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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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누나야 0 657 0 0

청춘예찬 

 

청춘예찬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

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 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평소에 그리도 좋아했던 수필의 한부분이었다.청춘의 격동과 싱그러움을 표현한 이 수필.하지만 그 수필을 좋아

해서 달달 외우고 다녔던 승민은 절대 공감할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한창 청춘이라 말할수 있는

자신은 정작 듣기만해도 가슴설레는 청춘을 보내고 있다고 볼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이래야 되는건가...'

자신의 앞에 길게 펼쳐진 대기인수. 오늘은 유명한 토익학원의 수강접수일이다.공부를 하려고 줄서본 경험이 전

혀 없는 승민으로써는 그저 태어나 처음보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야 했다.

자신의 나이 방년 25세.그랬다.전형적인 군대다녀온 복학생의 모습이었다.물론 남들이 대부분 1학년을 마치고 가

는 것에 비해 자신은 조금 늦게 갔다는 것 뿐이랄까.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자신은 이제 곧 4학년이 되었고,취

업을 준비해야 한다.

'공대생이 취업준비하는데 왜 토익이 필요한 세상이 된거지?'

생각하면 할수록 알수 없는 일이다.승민은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아니,지나치게 좋은 편이었다.늘상 영재라는 소

리를 들으며 자랐다.가장 공대로 알아주는 대학에 가뿐히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고, 대학시절에도 한번도 장학

금을 놓친적이 없었다.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이후 세상은 너무 확 달라져 있었다. 과가 어디던,학교가 어디던,

토익점수는 입사시험에 어디든 반영되었다.아니,토익을 해두면 갈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진다고 해야 옳았다.

줄은 조금도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오히려 늘어나는 느낌마져 들정도로 승민은 지루하기 그지 없었다.

'전역하면...조금은 놀려고 했는데...'

누구나 군대에 있으면 드는 생각이다.평소에는 잘 나지 않던 여자생각도 나고,친구놈들과 술마시며 실없는 이야

기를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사실 승민의 경우에는 더 심했다. 그는 요즘세상에 참으로 드문, 여자 한번

못사귀어본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키가 작지도 않았다.그렇다고 얼굴이 곰보인것도 아니었다.오히려

적당한 키에 다리가 길어서 균형잡힌 느낌을 주는 체형이었고, 얼굴역시 남자답게 생긴 편이었다. 문제는 그가

남중 3년 남고 3년 군대2년 공대 4년의 '엘리트 솔로 12년 코스'를 밟고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일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느새 승민에게는 여자기피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자가 약간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가 되

어버린 것이다.

'이씨..어학은 잼병인데..'

드디어 인고의 기다림끝에 자신의 차례가 오자 승민은 기입사항을 꼼꼼히 적어나갔다.접수하는 학원직원이 기계

적으로 말을 하는것이 들린다.하기야...이 많은 인원을 대응하는데 친절을 기대하는게 무리였다.

"성함이...우승민씨...죠?"

"아..네."

"내일부터 등원하시면 되요."

글씨가 악필인 관계로 항상 이런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다.그녀는 살짝 한숨을 쉬더니 승민에게

영수증을 넘겨주었다.

'뜨헉!'

영수증을 받아본 승민은 눈알이 튀어나올뻔한것을 억지로 참아내었다.

'뭐가 이리...비싸...'

그 흔한 학원한번 다녀본적 없는 승민이었다.학교공부만 대충 해도 우등생인그가 돈을 들여 학원을 다닐 이유따

윈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생전 처음 수강신청을 할때만해도 십몇만원 하겠지 했던 그의 생각은 산산히 부서

져 내렸다.

'아부지가 카드 막 긁지 말라고 했는데....'

승민은 힘없이 카드 영수증을 주머니에 찔러넣고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순간 승민의 몸이 딱 하고

멈춰버렸다. 여러개의 창구로 나뉘어져 접수처가 이루어져 있었는데, 자신의 옆옆칸의 접수창구에서 접수를 하고

있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야..야하다...'

비록 햇살이 뜨겁다 한들 만연한 가을이거늘, 그여자는 너무도 야하게 옷을 입고 있다.푹패인 나시티에 짧은

치마.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하얀 목선과 그 밑으로 가슴계곡이 훤히 보인다.게다가 꽤나 미인이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복장과 어울리는 '야한'얼굴이었다. 토익학원과 어울리지 않는 흐뭇한 광경에 한참이나 그녀를 바라보

던 승민은 그녀의 고개가 자신의 쪽으로 돌아오자 뜨끔하며 고개를 돌렸다.

'익...너무 대놓고 봤나...들킨걸까?'

승민은 슬금슬금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가버렸겠지 하는데 그녀가 자신을 빤히 보고 있다.옆모습보다 앞모습이 

훨씬 섹시하게 생긴 미인이었다.그리고 한쪽눈이 살짝 감기는 그 모습하며...

'응?'

승민은 잠시 멍해졌다.분명 그녀는 자신에게 살짝 윙크를 했던 것이다.그리고는 앞에보이는 복도로 걸어나가 버

린다.

"저기요.접수다했으면 좀 비켜줄래요?"

뒤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에 승민은 그제서야 자신이 접수처 한쪽 라인을 막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연신 사과

를 하며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라...없네."

분명 그녀와 같은 출구로 나왔는데 그 여자는 없었다.뭐 있다한들 자신이 말을 걸었을리는 만무했지만,그녀가

있었다 한들 집에 혼자 돌아가는 것은 변함없었을 테지만 승민은 뭔가 모르게 아쉬웠다.

'집이나 가자...'

 

-

끼이이익.

언제나 처럼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린다.학교근처에 있는 승민의 원룸이었다.공대생 답게 두꺼운 책자들과 알수

없는 도면들로 가득한 방.그 나이또래 특유의 남자냄새도 난다.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승민은 오는길에

슈퍼를 들러 산 라면봉지를 내려놓고는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켰다.

-공대인들의 카페-

언제나처럼 남자만 우글거리는 자신의 과의 카페 홈페이지였다.여자 회원수 0명. 아마 지구상에 이런 인터넷카페

가 존재하기나 할까 하는 생각마져 든다.언제나처럼 공대생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로 가득한 게시물에,

어제는 어느 업소를 갔는데 여자가 끝내준다더라 하는 가십거리 글들이 가득했다. 승민이 여길 들어가는 이유는

단하나, 취업한 선배들이 올리는 글을 보고 참고하기 위해서 였다.

'취업이라...'

승민은 의자 깊숙히 몸을 기댔다.생각해보면 자신은 꿈이 없었다. 그래서 남들처럼 똑같이 취업이라는 막연한

꿈을 따라가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공대생에게 있어 최대의 성공이 무엇일까.아니,성공을 원하고 있기는 한것일

까. 학교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어서 드는 적적함까지 더해져 승민은 문득 짜증이 솟는 기분을

느꼈다.한참이나 삐걱거리는 책상의자에 기대서 궁상을 떨어대던 승민이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인터넷창을 꺼버

린 승민은 한참이나 숨겨진 폴더에 들어갔다.파일 하나를 클릭하자 익숙한 선정적인 화면이 뜨기 시작했다.컴퓨

터는 여러번 바꿨지만 그동안 한번도 버리지 못했던 바로 그 야동들이었다. 전체화면으로 키워진 화면안에 미끈

하게 빠진 여자가 남자의 자지를 물고 열심히 고개를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섹스경험이 없는 승민은 금새 흥분

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일지 몰라도 여자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낙제생인 승민이었다. 스피커

밖으로 흘러나오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승민은 참지 못하고 지퍼를 열고 거대하게 발기된 성기를 꺼내들었다.

항상 사우나를 갈때마다 뭇 친구들과 남성들의 부러움을 샀던 자지지만,쓸일이 없으니 부러움을 받아도 별 소용

없는것 아니겠는가.아무리 머리가 좋고, 보통이상으로 생겼다 할지라도 여자운이란건 그것과 별반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누구..누구를...'

승민은 한참 고민했다.자위를 할때는 상상속의 여성과 하게 되는법 아니겠는가.보통 섹시한 연예인이 주로 상상

의 대상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흥이 나지 않는다.한참을 무의미한 손놀림을 하던 승민의 머릿속에 한 여성이 떠올

랐다.

'그래...그 여자...'

아까 학원 접수창구에서 보았던 그 섹시한 여성.가슴굴곡을 훤히 보여주는 나시티에 짧은 스커트.다리밑으로 너

무나 잘빠진 다리. 잠깐 스쳐갈때 당돌하게도 윙크를 했던 그녀가 상상속에서 알몸으로 등장한다.그리고 자신은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그녀의 반짝 거리는 핑크빛입술 사이로 천천히 진입하는 자신의 자지....

"으윽..."

원래 이렇게 빠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사정을 빨리 해 버린다.비록 사정을 했지만 상상속의 그녀는 승

민의 정액을 뒤집어쓰고는 거친숨을 몰아쉬고 있다.한참이나 의자위에서 바지를 내린체 멍하니 앉아있던 승민

은 자신의 체액들을 휴지로 닦아내고는 휴지통에 버려버렸다.

-딩동-

왠만해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이 없을건데,벨이 울린다.승민은 같은 과 동기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고는 바지춤

을 올렸다.자신과 같은 우울한 공대생인 동기들은 종종 자신의 집에 맥주같은것을 가져오거나,아니면 과제토론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곤 했기 때문이었다. 대충 지퍼를 올린 승민은 현관문을 열었다.

"대낮부터 무슨일...."

승민은 말을 잇지 못하고 딱 멎어 버렸다.밖에 서있는 사람은 자신의 동기 공대생이 아닌, 귀엽게 생긴 여자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타이트한 회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녀.하얀 얼굴에 동그란 눈이 너무나 귀엽게

생긴 여성이었다.약간 작은듯한 키도 귀여움과 어울려 앳된 느낌을 주었지만 타이트한 트레이닝복안으로 볼록

튀어나온가슴은 절대 그냥 아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만사가 귀찮은

무표정이었다.

"이번달 집세.입금 안되서 왔어요."

"아...저기...부모님께서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안들어왔다니까요."

무어가 그리 불만인지 틱틱 거리는 말투.그녀는 이 건물 주인집 딸인 최가을 이었다. 우습게도 이 건물주인은

네 명의 남매를 두고 있었고 이름들은 모두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었다. 첫째 봄이와 셋째 가을이만 여자였는데

두명다 꽤나 귀여워서 여기사는 남자들의 관심이 대상이 된적이 있었다.물론 늘상 귀찮아 보이는 표정과 차가움

에 다들 포기한지 오래지만...

"죄송해요.제가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이번주 안에 통장에 넣어드릴게요."

"부탁드릴게요.엄마 심부름하는것도 지겹거든요."

"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승민의 방안에서 교태섞인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돌아서려던 가을은 깜짝 놀

라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차...동영상을 안껐구나..'

애초에 대학동기들인줄 알고 전혀 신경안쓴것이 화근이었다. 신음소리의 정체를 파악한 가을은 똥씹은 표정으로

홱 돌아서 버렸다.

 

청춘예찬
 

"아.짜증나."

돌아서면서 들려오는 가을의 목소리에 승민은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진짜...최악이다....'

또다시 끼이익 하는 철문이 닫히며 승민은 터덜터덜 방안으로 걸어들어왔다.생각만해도 쪽팔리기 짝이 없었다.

주인집 딸내미에게 야동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들킨 꼴이라니.그것도 집세 안내서 재촉하러 온 목적인 여자

에게 걸렸다.물론 가을을 좋아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자기보다 어린 여자애게 들킨 그 기분은 전혀 유쾌하지 않았

다.

"어이 우등생.혼자 뭐하고 있냐?"

힘없이 돌아본곳에 과 동기인 형준이 보였다.공대에서는 유일무이하게 여자친구가 끊이지 않는 녀석이었다.승민

이 기계과인데에 비해 화학쪽에 있는 그는 두뇌도 명석한 인물이었는데, 늘상 승민이 있는곳에 찾아오는 녀석이

었다.

"에휴 말도마라.진짜 오늘하루 안풀린다."

"왜.딸딸이 치다가 가을이한테 걸리기라도 했냐."

물한잔 마시려던 승민은 형준의 중얼거림에 앞으로 물을 뿜을 뻔할 것을 참아내었다. 형준은 가져온 봉지에서 빵

을 하나 꺼내더니 베어물었다.

"왜?맞나보네?"

"비슷하다..."

"그니까 조심좀 하지.문잠궈놓고 쳐 임마."

"에휴.니 맘대로 이야기 해라.근데 갑자기 무슨일이냐?"

"아.이거.니가 알아봐달라고 했던 자료."

형준이 내민것은 수북한 양의 방대한 서류철이었다. 무언가 하고 바라보던 승민도 생각이 났는지 형준이 내민서

류를 받아들었다.

"근데.졸업논문 준비하는거냐 그거?"

"어.화학쪽 자료가 필요해서."

"솔직히 뭐 대충써도 되지 않냐?성적도 거의 만점에.게다가 니가 연구한게 사이언스지에 실리기도 했잖아.대충

해도 탄탄대로 겠구만 뭘그러냐?"

"휴.요즘세상은 그렇지가 않더라."

승민의 말에 형준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가져온 봉지를 승민의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다.

"야.암튼 먹을거 사왔으니까 먹어라.엉아는 가볼란다."

"뭘 오자마자 가냐?"

"아.이몸은 데이트가 있어서.사실 한 일주일 작업한 여자가 있는데 말이야.존나 잘하게 생겼는데 몸을 안주는

거야.그래서 내가 말이지.."

"됐어.알았으니까 가봐."

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승민을 보며 형준은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렸다.

"그니까 이 형이 여자소개시켜 준다니까..쯧.암튼 알았어.다음주 연구실에서 보자."

또다시 철문의 듣기싫은 마찰음이 울렸다.천천히 어두워지는 느낌마져 들면서 집안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또다시 풍겨오는 퀘퀘한 남자내음.

"아....진짜....최악이야...."

-

누가 대학생활이 낭만적이라고 했던가.물론 그럴수도 있다.성적에 신경안쓰고 여자와 어울려 놀고,미팅하고,당구

치고,술마시는 것들이 어찌보면 한때의 낭만이 될수도 있다.하지만 승민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그

는 군대에 가기전이나 후나, 연구실에만 쳐박혀 있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졸업을 위해서는 끝내주는 논문

이 하나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서는 온갖 실헝을 감행해야 했다.게다가, 학교에서 나서면 이제는 토익학원까지 

가야하는 상황이 된것이다.

"에휴..그러고보니까 밥도 못먹었잖아."

학원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승민은 연신 꼬르륵 거리는 배를 움켜쥐어야 했다.배가 고프다 보니 손에 든 책의 내

용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배고픔을 참느라 잠깐 책에서 눈을 뗀 승민은 문쪽에 서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여자쪽으로 눈길이 갔다. 순간 승민은 초가을치고는 너무나 더운 이 날씨에 감사해야했다.무릎위로 한참올라가야

치마의 끝자락이 있을정도로 짧은 치마.굴곡있는 허리곡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짧은 반팔. 전역하고 느끼는 거지

만 정말 이렇게 미인이 많을 줄은 승민도 몰랐던 일이었다.물론 그런생각을 할때마다 이렇게 많은 미인들이 있는

데도 스물다섯이 될때까지 여자한번 못사귀어본 자신의 처지가 짜증나기도 했지만.

'윽..안돼..여긴 지하철 안이야...안돼..'

점점 자신의 청바지를 점점 위로 올리고 있는 아랫도리의 존재감이 느껴진다.승민은 화들짝 놀라 갖고 있던 책

으로 하반신을 눌러버렸다. 그여자에게 꽂혀있던 시선도 딴곳으로 돌렸다.다행히도 시기 적절하게 학원이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너무 일찍 와버렸나.'

첫 수업이라 늦지 말아야 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지 생각보다 40분이나 먼저 와버렸다.그냥 자습실같은곳에서

책이나 읽을까 하던 승민은 뱃속에 울려퍼지는 교향곡에 생각을 고쳐 먹었다.

'밥...밥부터 먹자...'

어떤 남자나 다 그렇듯이 혼자밥먹는게 정말 싫은 승민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따질 여력이 없을정도로 배

가 고팠다.하지만 역에서 내려서 바라보니 그닥 혼자가서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초저녁부터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거나 아구찜집에서 혼자 소주를 먹을수도 없는일이었다.한참을 둘러보니 페스트푸드점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저기라면 혼자 먹는게 덜 어색할수도 있겠다.'

여자앞에서는 잘 말을 못하는 승민인지라 여자 알바생에게 하는 주문도 힘이 들었다.배고파서 거의 두셋트라도

먹어치울수 있을거 같았지만 왠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냥 적당한 세트를 하나 주문했다. 일때문에 친절한 것

인데도 왠지 승민은 여자 알바생의 미소가 기분이 좋아졌다.

'쳇 그래봐야 뭐...어차피 업무용미소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북적이고 있었다.창가쪽에는 혼자먹는 사람이 꽤나 많은것

같았지만....

'응?'

승민의 시선이 커졌다.섹시한 차림으로 혼자 햄버거를 먹고 있는 아가씨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옷차림이 자

극적이어서가 아니다.그여자는 분명....

'틀림없다!그때 윙크했던 그여자...'

학원에서 자극적인 옷차림으로 자신의 시선을 빼앗았던 여자였다.그리고 상상속에서는 자신의 정액을 맛있게 먹

던...

'으으으으!이러지 말자.난 유망한 천재 연구원이라고! 이러다가 미칠지도 몰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승민은 그녀와 약간 떨어진데에 자리잡고는 앞부분에 책을 펼쳤다.그리고는 햄버거 포장지

를 뜯어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앞만보고 있자니 책도 눈에 좀 들어오는거 같다.케찹에 감자튀김을 찍어먹으려는

데 약간의 케찹이 청바지 위로 떨어져 버린다.승민은 책에서 눈을떼고는 밑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에이썅...그래도 청바지위에 떨어졌으니 자국은 안남겠군. 하필이면 엔진쪽 구조를 보고 있는 중요한 순간에 

떨어지는 이유는 뭐야...그러고 보니 옆에 여자는 치마가 짧아서 케찹을 떨어뜨려도 다리에 묻겠네..그냥 물티슈

로 싹 닦으면 되겠.....응?'

뭔가 이상한 기분에 승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옆에 있는 여자의 다리를 지나 날렵하게 뻗은 허리곡선,그리고

가슴을 지나 하얀얼굴로 향한다.약간은 크면서 섹시하게 뻗은 두눈과 오똑한 코.그리고 반들반들한 입술...

"뜨헉!"

분명 그 여자였다. 윙크를 했던 바로 그여자.잘 피해서 떨어져 왔다고 생각했거늘 왜 그 여자가 자신의 옆에 있

는 것일까?

"안녕 변태씨."

"에에?"

승민의 반응에 그 여자는 쿡쿡 하고 웃었다. 승민은 왜 자신이 변태라고 불렸을까 한참을 생각해봐야만 했다.

"평소엔 여자 훔쳐보는 변태생활에 음식은 KFC에서 세트메뉴라..좀 안어울리는데?"

"저기...이봐요 난 변태가 아..."

"아 뭐.괜찮아요.변태치고는 얼굴이 깔끔해서 맘에 드네."

"아 고마워요.아니 고마워요가 아니라..왜 내 옆자리로..."

"재밌어 보이니까."

마치 고양이처럼 싱긋 웃는다.승민은 맹세코 이렇게 가까이 여자옆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먹을수가 없었다.무엇보다 뜬금없이 갑자기 자신의옆에 온것도 궁금했지만 말을 걸수 없었다.하지만 그

녀쪽에서 먼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살?"

"에?저요?"

"여기 그쪽말고 또 누가 있나?"

"스물다섯인데요."

왜 반말이야...라는 생각은 감히 꺼내지도 못하는 승민이었다.

"흠...나랑 동갑일줄 알았는데...좀 삭았네."

순간 승민의 미간이 확 구겨졌지만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그..그럼 그쪽은 몇이신데요?"

"나?스물일곱."

"와..."

"뭐야 그 감탄사는?기분나쁘게."

사실 승민의 감탄사는 그녀가 의외로 어려보여서 나온것이었지만,그녀는 자신의 나이가 많아서 한 감탄사로 오해

한 모양이다.

"아..아니 난 그게 아니라.."

"됐어.밥이나 드셔."

"이건 빵인데요."

"....나랑 장난하니?"

승민은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않고 고개를 묻고 음식섭취에 열중했다.뭐라 말을 걸진 못해서 한동안 정적이 흘렀

다.

"아씨..재미없어.너 여자친구 없지?"

"네?없는데요.."

그녀는 알겠다는듯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없지.여자는 재밌게 해주는 남자한테 끌린다고.알았어?"

"아..그런가요."

승민은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녀가 말할때마다 힐끔힐끔 보이는 가슴굴곡 때문에 시선을 두기가 힘들었다.

"근데 토익은 왜 듣는거야?취업?"

"아..네..."

"흠...과가 뭔데?"

"기계공학과요."

"윽...듣기만 해도 재미없다."

네..그래서 과에 여자도 없어요...라는 말을 하려다가 승민은 참아버렸다.안그래도 변태라고 부르는데 그런

말해서 좋을게 없어보였다.

"저기..그..쪽은요?"

"나?비서학과."

"아..근데 왜 아직 취업을?"

"좀 휴학을 자주해서 이제 졸업반됐어.무슨 심문하냐."

"...."

승민은 그냥 입을 다물어 버렸다.하지만 나쁘진 않았다.알고 지낸 여자가 아닌 여자와 이렇게 대화를 해보는건

처음이었다.기분이 그닥 나쁘진 않았다.물론 그녀에 의해 주도되는 대화였지만. 승민은 말이 끊기자 슬쩍 또 옆

을 바라보았다.얼굴이 워낙 이뻤지만 가슴쪽으로 시선이 가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만 쳐다봐.내 가슴 빵구나겠다."

"으윽.."

태연하게 치킨을 한조각 베어무는 그녀였지만 승민은 그녀의 말을 누가 들었을까봐 좌우를 황급히 둘러봐야 했다

그녀는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왜 토익따위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말도, 자신의 대학에 변태교수때문에

수업을 듣기 싫었다는 말도. 승민은 그저 열심히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가슴보다가 지적을 당한탓

에 그저 앞만 보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만 들어가자.수업시작할거 아냐."

"아..네..."

"근데...너 이름이 뭐지?"

"아.."

생각해보니 통성명도 안하고 삼십여분을 떠들어댔던 것이다.

"우승민이요."

"아.이름은 안촌스럽네.."

그녀의 중얼거림에 승민은 또 한번 작게 한숨을 쉬었다.

 

청춘예찬
 

"그쪽은요?"

"자꾸 그쪽그쪽 하기는. 난 슬기나라고 해."

"슬씨도 있어요?"

진심으로 물어본 승민이지만 슬기나는 어이없다는듯 그를 바라보더니 쿡쿡하고 웃었다.

"박슬기나.그리고 그쪽그쪽 하지말고 누나라고 불러."

"아..네..."

승민은 멋적게 머리를 긁적거렸다.공대쪽에선 아무리 자신이 넘을수 없는 벽취급을 받는 천재였지만, 여자와 대

화하는건 너무나 어려웠다.그녀가 활발한 성격이라 대화를 유도한것이 어쩌면 다행이었다.

"들어가자 첫수업늦겠다."

슬기나는 쓰레기통에 먹은 음식들을 대충 밀어넣더니 밖으로 나갔다. 정직하게 분리수거로 버리고 있던 승민은

그녀가 한참 멀어져가자 대충 음식물을 밀어넣고는 후다닥 뛰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섹시한 뒷모습이 점점 가까

워 온다. 승민은 여자와 난생처음 오래한 대화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왠지...토익학원을 등록한게 잘된 일인거 같은데....'

 

1부-단 둘만의 술자리.

승민은 첫수업부터 신경쓰여 죽을 지경이었다.첫수업은 R/C.그러니까 독해 수업이었다.머리가 명석한 승민이 영

어가 어려워 죽을맛이라는것이 아니다.바로 자신의 옆에 붙어 앉은 슬기나 때문이었다. 살짝만 움직여도 가슴골

이 보인다.게다가 시선을 조금만 떨구면 하얀 허벅지가 눈에 들어온다.왠지 고개를 조금 앞으로 숙이면 그녀의 

팬티컬러를 확인하는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뭐어때?아는사람도 없는데 같이 앉자.-

사실 아까 그런말을 했을때 굉장히 설렜던 자신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적잖이 후회를 하는것도 없지 않았다.우선

강의실의 남자들의 시선이 꼭 슬기나의 복장을 향했다가 다시 자신을 향한다는것만 봐도 알수 있었다.우선 슬기

나의 몸매와 얼굴에 시선이 갔다가 다시 자신을 보며 왜 저런 놈이랑 앉아있지 라는 뉘앙스일 것이다.

"자.이 문제.아까 자주나온다고 말씀드렸죠? 보기부터 봐야 시간단축된다는거..잊지 않으셨죠?"

계속해서 강의는 펼쳐지고 승민은 조용히 강사의 말을 경청했다.생각보다 토익이라는거 그닥 어렵지 않았다.비록

어학쪽에 흥미가 없는 그였지만 워낙 머리가 좋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헉...'

문득 옆을 본 승민은 어이없음에 입을 쩍 벌려야 했다.한동안 집중하나 싶더니 슬기나는 턱을괴고 잠들어 있었

다.긴속눈썹이 감겨 있으니 더더욱 섹시해 보인다.하지만 승민이 놀라운것은 그 자세로 엄청난 숙면을 취하는 그

녀의 집중력이었다.

'강의를 저렇게 들었으면 토익 900점은 찍을텐데..'

승민은 쓸대없는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계속해서 남학생들의 시선이 슬기나의 몸을 훑고 있자

조금은 그녀가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왔다.승민은 조용히 옆에 벗어둔 얇은 가디건을 꺼내들었다. 낮에는 덥지만

냉방이 강한 실내에 있거나 저녁에 돌아다닐때는 꽤나 춥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었다. 승민은 살짝 가디건

을 그녀의 다리 위에 덮어주었다. 주변에서 아쉬움과 원망에 가득찬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처음사귄 학원친구인

그녀가 그런 취급을 당하는것은 별로였다.

'물론....내가 보는건 싫지 않지만..'

자신도 슬기나를 바라보지 않게 되자 승민역시 집중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집중력만큼은 공대생을 따라올자가

없을것이다.연구하나 들어가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쳐박혀 있지 않는가. 승민은 비싼돈을 들인만큼 한글자라도 놓

칠까봐 집중해서 강의를 들었다.

"자 오늘은.여기까지 하지요.과제로 내드린 모의고사 풀어오시구요.다음주 제시간에 체점할게요."

왠지 강사가 끝낼때 슬기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한다는 느낌에 승민은 덩달아 민망해졌다.때문에 승민

은 강사가 교실을 나가자마자 슬기나를 흔들어 깨웠다.

"누나.일어나봐요."

"응?으으음...끝났어?"

슬기나는 입가를 닦으며 눈가를 비볐다.승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책가방을 챙겨들었다.

"끝났어요.두시간내내 자다니 엄청난 집중력이네요."

"뭐?수업이 아예 끝난거야?"

"네."

슬기나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기지개를 폈다.졸지에 슬기나의 가슴굴곡을 가장좋은 시야에서 감상하게 된 승민

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라?이거 니가 덮었어?"

문득 슬기나는 자신의 다리사이에 덮여있는 가디건을 집어 들었다.승민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가디건만을 받아들

었다. 그녀는 뭐가 우스운지 고개를 숙이고 쿡쿡거리며 웃었다.

"왜 웃어요?"

"뭐.제법인데."

"뭐가요?"

"옳타쿠나 하고 계속 침질질 흘리면서 감상할줄 알았는데 가디건도 덮어주고."

"쳇.그런거 안해요."

"아까 KFC에서는 뚫어져라 봤잖아."

"으윽.."

승민은 뭐라 말할려다가 그만두었다.애초에 공부빼놓고 쑥맥인 자신이 말싸움으로 슬기나를 이길리가 만무했다.

"암튼 뭐...다음주에 봐요."

승민은 책가방을 챙겨 먼저 나갔다.밤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저녁에 시작했으니 벌써 해가 떨어지고도 남을시간

이기도 했다.환절기이니 일교차가 컸다.그는 아까 슬기나를 덮어주었던 가디건을 주섬주섬 챙겨입었다. 잠깐 한

시간 덮어주었을 뿐인데 여자의 향기가 났다.왠지 한번도 맡아본적 없는 그 내음에 승민은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어디가?"

한참이나 흐뭇한 표정을 짓던 승민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어디가냐고."

노출이 심한 슬기나의 옷차림이 심히 추워보였다. 하기사 팔이 훤히 드러나는 나시티를 입었으니 밤바람이 차갑

게 느껴질만도 할거 같았다.

"저야뭐..집에 가죠."

"흠...어딘데?"

승민은 왜 이여자가 그런것을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자신의 집 위치를 설명해주었다.

"진짜?우리집이랑 가깝네?나 거기 뒤에 4단지 사는데."

"아...그래요?"

"그럼 뭐.같이가자.너나나나 학원에 친구도 없는데 왕따같이 가면 그렇잖아?"

승민은 한동안 슬기나의 말의 앞뒤관계를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했고 그녀는 멍해있는 승민을 잡아 끌고 정류장

으로 향했다. 바로 버스가 왔고,슬기나를 뒤따라 버스를 타던 승민은 코피가 터질뻔한 것을 참아내야 했다.그녀

가 계단을 오르면서 치마속 팬티가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승민이 좋던 싫던 그것의 컬러가 검정색이라는 것은

이미 그의 머릿속에 쏙 들어와 있었다. 버스를 타는 그 순간에도 슬기나의 차림새는 탑승객들(대부분남자)의 눈

길을 잡아 끌고 있었다.키가크고 쭉쭉 뻗은 미녀가 그런 복장으로 타니 눈길이 아예 안갈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야!여기타자!"

슬기나가 가르킨 곳은 맨뒷자리 였다. 때문에 승민은 슬기나가 뒷자리로 올라가는 그순간에 다시한번 30초전의

보았던 팬티컬러를 다시 볼수 있었다.오늘 좋은 구경을 많이 하는것 같아 왠지 행복해 지는 그였다.

"근데 왜 맨 뒷자리에요?"

"여기가 편하잖아."

"왜요?여기는 공간역학 상으로보나 관성이 작용하면 가장많이 피해를 입는 자린데요."

"......알기 쉽게 말해줄래?"

"사고나면 젤 크게 다치는 자리라구요."

"소심하긴."

승민은 앉으려다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보통 여자들 같으면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자리에 앉으면 가방이라도

다리위에 올려 가리는 법이거늘 슬기나는 신경도 안쓰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요."

"왜?"

"다리안가려요?"

"아..이거?"

슬기나는 개의치 않는다는듯 아래를 쳐다보더니 장난스럽게 씨익 웃었다.

"보여줘?"

"아..네......네???"

승민의 반응이 재밌는지 슬기나는 깔깔 거리고 웃었다.

'아...나 이 여자가 왠지 날 갖고 놀고 있는거 같은 느낌이...'

승민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만,생애 처음으로 여자와 같이 붙어서 버스를 탄것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그

러고 보니 자신은 참 스물다섯이 되도록 남들은 다 하는걸 안해봤다는 생각이 들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라?'

승민은 어깨위로 올려지는 감촉에 깜짝 놀라 살짝 곁눈질로 옆을 바라보았다.그 짧은 순간에 슬기나는 자신의 어

깨에 기대 잠이 들어버린것이다.향긋한 샴푸냄새가 코를 찔렀다.덧붙여서 가슴굴곡이 이제 대놓고 보인다.브라도

팬티와 셋트인 색깔이었다.자신도 첫날 슬기나를 보고 나서 집에와서 그녀가 자신을 빨아주는 상상을 하지 않았

던가.상상속에서 자신의 자지를 입에 물고 흔들던 그녀의 촉촉한 입술이 바로 자신의 앞에 있다. 천천히 아랫도

리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오우노.안돼..여기서 이러면...'

황급히 다른생각을 하려 애쓰는 승민이었지만 한창때의 발기가 어디 죽이기 쉬운가.거대하게 부풀어 올라버린 자

신의 청바지를 보며 어쩔줄 몰라할때쯤에 목적지에 도착할때쯤이 되어 있었다.

"저기요.누나."

"응?으음..."

왠지 데자뷰의 느낌이 든다.

'아 그래..아까 학원에서도 이렇게 깨웠지.'

슬기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살짝 하품을 했다.

"벌써 왔어?"

"네.내려야 해요."

"아...그럼 먼저 내..."

말을 잇던 슬기나는 불룩한 승민의 앞부분을 보더니 말을 멈춘다.

"뭐..뭘 그렇게 쳐다봐요!"

슬기나의 무표정한 시선이 꽂히자 자지도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남자새끼 아니랄까봐..."

승민은 쪽팔림에 슬금슬금 옆으로 다가갔다.

"근데 생각외로 크네..."

마지막 그녀의 한마디에 끝까지 한숨을 푹 쉬는 승민이었다.

이제는 초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기분좋게 불어왔다.슬기나는 가는 내내 어깨를 잡고 추워했다.

"야.남자면 가디건좀 벗어주고 그래야 되는거 아니냐?"

"아...드릴까요?"

"됐어.멋대가리 없기는."

승민은 도대체 왜 자신이 이렇게 핀잔을 만들어서 들어먹고 있을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야만 했다.하지만 분명

한것은 가을거리를 이렇게 이쁜여자와 걷는 기분은 승민으로써는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

"근데 승민이 넌 집이 어디야?"

"아.저쪽에 보이는 건물이에요."

"우와.무지하게 가깝네?"

승민으로써는 조잘조잘 잘 이야기하는 슬기나가 고마웠다.여자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모르는 자신

에 비해 슬기나는 거의 처음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과 신기하리만큼 대화를 잘 이끌어 가고 있었다.

한참 걷고 있을때 멀리 불빛이 보였다.편의점이 있는 사거리였다. 덧붙여서 슬기나가 가는 방향과 딱 갈라지는

교차점 이기도 했다.

 

청춘예찬
 

"난 편의점 들렀다 갈란다.술이나 한잔 하고 자야지."

"아 네.담에 학원에서 봐요."

승민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아파트로 가는 길로 발길을 옮겼다.확실히 즐거웠다. 처음 자신이 연구를 해

서 성과를 거뒀을때의 설레임보다 백배는 큰 설레임이었다.단지 여자와 이야기 하면서 걸었을뿐인데 이게 이리

좋은 것인줄은 그도 몰랐다.

"야!"

뒤에서 들리는 슬기나의 목소리에 승민은 걸음을 멈추고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그녀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

정을 짓고 있었다.

"왜요?"

"보통은 여자가 술마신다고 하면...혼자 마시나요? 왜 혼자 먹나요?요 정도는 물어봐야 하는거 아니냐?"

승민은 멋적게 머리를 긁적였다.어리버리하기 까지 보이는 그 모습에 슬기나는 귀여운지 실소를 터트렸다.

"됐다 됐어.너 오늘 할일 있어?"

"음..."

사실 연구과제가 하나 있어요 하려다가 그만둔 승민이었다.만약 그렇게 대답한다면 왠지 자신은 평생 여자와

이야기 할 기회가 없어질것만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뇨.별로.."

"그럼 누나네 집에서 술한잔 할래?"

 

-

마치 복날 끌려가는 개마냥 승민은 조용히 슬기나의 뒤를 따랐다.

'이거..내가 여자랑 지금 술마시러 가는거야?'

승민은 편의점에서 깜짝 놀랐었다.그녀가 사는 술의 양은 결코 2인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가족들이랑 같이 사세요?"

"아니?혼자 사는데?"

단둘이 마신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는 승민이었다.슬기나가 사는 아파트는 전형적인 소형 아파트였다.신축된

지 얼마 안되서 상당히 깔끔했지만,확실히 4인가족이 살기엔 약간 좁은 감이 있는 곳이었다. 승민은 일단 자신의

집보다 깨끗한 아파트의 외관에 조금 놀라야만 했다.게다가 현관문은 자신의 집처럼 끼이익하는 철문의 기분나쁜

소리가 들려오지도 않았다.

'윽...겁나...더럽네..'

슬기나의 집안을 들어간 승민은 입을 쩍 벌렸다.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 -그것도 야한-옷가지들.식탁위에는 온통

맥주캔이 잔뜩 올려져 있었다.그래도 공부는 하는 모양인지 책상위에도 여기저기 책이 흐트러져 있었다.승민은

정리해주고 싶은 충동을 참고는 그나마 앉을 자리가 있는 침대위에 걸터 앉았다.

"이쪽 보지마."

"왜요....헉!"

대답하려던 승민은 고개를 획 돌렸다.슬기나가 치마를 내리더니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으려던 찰나였기 때

문이었다.위에 나시티는 편한지 갈아입지 않았지만,승민은 졸지에 슬기나의 팬티를 제대로 목격해버렸다.

"윽..그렇게 갑자기 갈아입으면 어떡해요."

"왜?내집에서 내가 입는다는데."

"그래도 제가 볼수도 있잖아요."

"어차피 버스에서 내 뒤에 탈때 봤을거 아냐."

"으윽..."

도저히 말로는 슬기나를 절대로 이길수 없는 승민이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기도 했다.왜 슬기나처럼

이쁜여자가 만난지 딱 하루된 자신과 함께 술을 먹자고 한것일까?

'잠깐..이거...혹시 유혹인가?아냐.괜히 나혼자 김칫국 마시는거 아냐?'

슬기나가 편한 트레이닝 복을 입고 술을 마시기 위해 조그만 상을 가져오는 동안 승민은 혼자서 이런저런 가설속

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

-야.여자가 혼자있는 집에 오라는건 백퍼 따먹을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거야 임마.하긴 니가 그럴일이 있을리가

없기는 하겠지만...-

공대사이에서는 여자후리기의 달인이라 평가받는 형준이 해준 말이 생각난다.

"좀만 기다려.편하게 화장좀 지울게."

"네?아네.."

"놀지만 말고 상좀 닦고 있어봐."

"...."

세면대의 물이 켜지는 소리를 듣고 승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기야...너무 앞서나가서 좋을거 없지.그냥 사람을 잘 사귀는 성격같은데..'

한참 닦고 있을때 책상위에 시선이 갔다.어지럽게 늘어져있는 책들.문득 토익강의가 시작된지 삼분만에 잠드는

그녀가 무슨책을 공부할까 하는 생각에 궁금증이 커졌다.승민은 상을 대충 닦고는 일어나 책상위를 살펴보았다.

'수학?'

꽤나 까다로운 수학문제들이 널부러져 있었다.승민에게는 가볍게 암산으로 해결될 것들이었지만, 슬기나에게는

상당히 고역이었던 모양인지, 연습장에는 광대한 양의 낙서와 함께 그녀가 문제를 풀었을때의 고뇌를 대변해 주

는 공식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뭐보고 있어?"

"아..이 수학문제들...."

말을 하려던 승민의 입술이 뚝 하고 멎었다.화장을 지우고 나온 슬기나를 보고 놀랐기 때문이었다,약간은 두꺼웠

던 화장속에는 너무나 청순한 얼굴이 잠재되어 있었다.게다가 너무나 뽀얀 피부.승민은 한동안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봐야만 했다.

"뭘 그렇게봐?너무 이뻐?"

"아..네..."

넋놓고 고개를 끄덕이는 승민의 모습에 슬기나는 쿡쿡 거리고 웃었다.

"풉.근데 그 책은 왜보는거야?"

"아...비서학과가 수학을 한다는 사실은 몰랐거든요."

"아 그거...진짜 졸라 짜증나.공통과목 재수강인데 내가 왜 이걸 해야하는거야."

슬기나는 생각만해도 짜증난다는듯 얼굴을 찡그리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청순한 얼굴에 빵빵한 가슴이 부각되는

나시티를 입고 담배를 피우는모습이 언벨런스 하면서도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흠...그닥 어려운건 아니군요."

"뭐?"

"흠...이런건 편미분으로 접근하면 좀 쉬워요.일반 미분공식은 대입이 안될거에요 아마."

"저기....쉽게 말해줄래."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거 답이 삼번이라는 거죠."

"그냥 찍은거지?"

"아뇨.말씀드렸다싶이 편미분을 이용하면.."

"아아!됐으니까 결론은...니가 이걸 암산으로 풀었다는거야?연습장없이?"

"흠...네."

별거 아니라는듯 머리를 긁적이는 승민을 보며 슬기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순식간에 슬기나가

푸는데 한 다섯시간을 예상했던 10개의 문제들이 승민에 의해 단 5분만에 해결되는 과정을 본 슬기나는 더더욱

굳어져 버렸다.

"와...너 머리 짱좋구나..."

"아..그런건 아니지만...전공이 기계쪽이다 보니 말이죠."

"와..진짜 짱이야.짱."

승민은 멋적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슬기나는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듯 멍하니 바라보더니 이내 승민

을 잡아 끌었다.

"자자.한잔 마시자.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아 네.."

마치 어른하고 마시는듯 두손으로 받는 승민을 보며 슬기나는 쿡쿡 거리고 웃었다.웃을때마다 나시티 안에서 리

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가슴.승민은 또 야한생각이 들어올까봐 받자마자 원샷했다.

"뭐야...짠~도 안하고 말야.다시 받아."

이번엔 승민은 아예 시선을 딴곳에 두고 술잔을 받았다.슬기나는 피식 웃고는 승민의 잔에 건배했다.

"크아~~~역시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마시는 소주는 꿀맛이라니까."

"근데 늘상 혼자 마셔요?"

"늘은 아니지만 거의."

'그럼 오늘은 저한테 왜 마시자고 했어요?"

"혼자먹기 심심하기도 하고...."

슬기나는 한동안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안주를 집어 먹더니 이내 담배불을 재털이에 비벼껐다.

"니가 나름 귀여워서."

귀엽다라...여자에게 귀엽다라는 말은 들어본 역사가 없는 그였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같이 이야기했던 적이

별로 없다고 해야 옳은것일까? 슬기나는 예전부터 승민을 쭉 알아왔던 사이처럼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를 했다.

왠지 처음봤을때 날라리 이미지 보다는 그냥 활발한 여자인 듯한 기분이 드는 승민이었다.그는 열심히 머리를 끄

덕여 주며 슬기나의 말을 들어주었다.

"근데 너 그 학교 다녔었어?"

"아..네.거기 기계공학과요."

"우와.그럼 말로만 듣던 엘리트 공대생?"

"하하...뭐 그런건 아니지만요."

"너..머리 꽤나 좋던데?아까 수학푸는거 보고 나 깜짝 놀랐다."

"뭐...주구장창...그것만 했으니까요."

왠지 말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드는 승민이었다.꽤나 술을 잘 마시는 편인 승민이지만, 대부분 술자리는 동기

남자들과 있는 자리 뿐이었다. 승민의 표정에서 씁쓸함을 느낀 슬기나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그럼 여자친구도 안사귀고...대학 공부만 한거야?"

"음...네."

"정말?그럼 한번도 안사귀어 봤어?"

"네.남중에 남고를 나왔거든요.뭐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와 이렇게 오래 대화한것도 오늘이 첨이에요.아 덧붙여

서 단둘이 술마신것도."

슬기나는 마치 다른세상의 외계인이야기를 듣는것처럼 입을 벌리고 놀라워 했다.

"야..그럼..총각이야?"

"네?그렇죠.결혼안했으니까요."

"미치겠다....그 의미 말고."

"그럼 뭐가 있는데요?"

"섹스 해봤냐고."

너무나 노골적인 말에 승민은 동상처럼 딱 굳어버렸다.청순한 여자의 입술이 열리며 섹스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아..안해봤어요.누나는요?"

"나?"

"네."

슬기나는 대답대신 피식 웃었다.

"많지."

"윽..그렇군요."

승민은 왠지 약간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여자와 야한 대화라니.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어..얼마나 자주 해요?"

"음...지금은 남친이 없으니까.주로 혼자 해결하지."

"헉.."

간단명료하면서도 명쾌한 그녀의 답에 승민은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동시 다발적으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쉴새없이 신음을 뿜으며 자위를 하는 슬기나의 모습이 영상처럼 펼쳐지고있었다.

'윽..안돼!이건 안돼!'

다행히 슬기나는 아직 승민의 신체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와 그나저나...너 진짜 천연기념물이다.그렇게 못난것도 아닌데. 완전 총각이라니.."

슬기나는 승민과는 다른종류의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뭐...솔직히 여자랑 말도 할 기회도 없었고,있었어도 잘 못했으니까요."

"근데 너 자지는 꽤 커보이던데."

"풉!"

소주를 마시려던 승민은 슬기나의 말에 그대로 뿜어버렸다. 슬기나는 뭐가 우스운지 깔깔 거리며 웃는다.

'진짜 무서운 여자다...그런 단어를 노골적으로..'

하지만 싫진 않다.아니,오히려 좋았다. 25년동안 동정으로 살았던 그에게 있어서 여자는 신비의 성역 그 자체다.

여자에 대한 욕구를 공부로,연구로 눌러왔던 그였지만 지금 슬기나의 얼굴과 복장, 그리고 자극적인 대화들은

승민에게 있어 흥분 그 자체였다.

"그러면...그 흔한 사창가도 안가봤어?"

"네.가보려고는 했지만.왠지 싫더라구요."

"어째서?"

"모르겠어요 그냥..."

"흠..설마 첫경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겠어...이런 구시대적인 발상은 아니겠지?"

"윽...비..비슷해요."

"와...너 진짜 짱 귀엽다."

"에?"

동글동글한 눈을 하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슬기나의 시선이 왠지 부담스러운 승민이었다.

'근데...이쁘다...'

확실히 슬기나는 이뻤다.화장을 하면 섹시해지는 얼굴이지만, 지운 그 상태의 청순함도 이뻤다.게다가 처음보는

남자와 꺼리낌없이 대화하고, 게다가 자신의 집에서 털털하게 화장을 지우는 모습이 왠지 자신이 갖고 있지 않

는 활달함을 가진거 같아 약간은 부럽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밤이 깊어갔다.슬기나는 대충 상

을 발로 밀어 한쪽 구석으로 몰아버렸다.

"으하아암.졸립다.난 이쪽에서 잘게."

"네 그러시면야 고맙...네??"

"난 침대 아니면 못자거든.바닥에 이불있으니까 그걸 깔고 자."

"여기서...자..자고 가라구요?"

"뭐...가려면 가던가.근데 귀찮지 않아?니 맘대로 해.갈꺼면 문 잘 닫고 가구."

자고간다...자고간다...승민의 머릿속에서 단어들이 뱅뱅 울리기 시작했다.자신이 알기로는 수위가 높은 영화에

서 여자가 자고가라는 의미는 그날밤 뜨거운 밤을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호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저기 누나.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그렇게 말을...."

슬기나쪽에 시선이 갔을때 그녀는 이미 완전히 골아 떨어져 있었다.

'정말 신에 가까운 취침능력이다.'

어쩌면 저렇게 눈을 감자마자 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승민은 경이로움과 함께 실망이 몰려왔다.현실은

수위높은 영화처럼 흘러가지 않는 모양이다.

승민은 곤히 잠든 슬기나를 바라보았다.정말 짧은시간에 너무나 잘자고 있었다.너무나 뽀얀 피부.그리고 봉긋 솟

은 가슴...

'만지고 싶다...'

자기가 보던 AV속에서나 나올법한 섹시한 몸매의 여성이 바로 앞에 잠들어 있다. 그것도 누가봐도 벌떡 일어설

만한 차림새가 아닌가.

'조금만 만져봐도...'

손을 들자마자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렸다.봉긋한 나시위로 손을 올려보았다.너무나 탄력있게 손안에 잡히는 가

슴. 승민의 머리속에서 이성이 점점 달아나기 시작했다.이제 노골적으로 청바지위로 자지가 불룩 튀어나왔다.

심장뛰는 소리가 자신에게도 들렸다.

"흐음..."

슬기나가 뒤척이자 승민은 얼른 손을 떼었다.하지만 자신쪽으로 뒤척인 탓에 가슴굴곡은 더욱 노골적으로 보였

다.

'으으...미치겠다.'

승민은 참을수 없어 바지를 내렸다.슬기나가 자는 모습은 그야말로 유혹 그 자체였다.야한동영상을 보면서 자위

한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실물을 앞에서 본적은 없었다.승민의 손에 의해 자지가 꺼내지는 과정은 체 몇초도 걸리

지 않았다. 어제 자신의 상상속에서 자신을 빨아주었던 인물이 자신의 앞에 있었다.그것도 부드러운 가슴굴곡을

훤히 보여주는 체로....

"으윽..."

요란하게 좆물이 튀었다.우드로 된 슬기나의 방바닥에 하얀궤적을 그리며 투두둑 소리를 내는 그의 분신들...

흥분했는지 슬기나의 바지위로도 약간 튀어나가 있었다.

'나..뭐한거냐..'

늘상 그렇듯 허무함이 밀려왔다.왠지 여자랑 술을 먹어도 관계까지는 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는 그였다.

'청소하고 자자..'

자신의 흔적들을 대충 닦아내고 슬기나가 가리킨 이불을 덮고 누웠다.난생처음 여자와 함께 보내는 밤은 혼자

보내는 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승민은 왠지 옆에서 쎄근거리는 슬기나의 호흡소리가 너무나 감미롭게 느껴

졌다.

'에휴...내가 그렇지 뭐....'

 

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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