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 그 황홀한 유혹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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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 그 황홀한 유혹 - 2부

딸기우유 0 483 0 0

간통, 그 황홀한 유혹 - 2부
 

"이 여자가 갑자기 바람이 났나. 골목에서 왠 팔짱야."

시오. 네?"

"피! 골목이 아니라 집 앞에서 팔짱을 끼면 어때?"

현숙은 그럴수록 민섭의 팔짱을 꼭 끼며 의식적으로 경쾌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럴수록 남

편에 대한 죄의식은 깊어만 갔다. 

"오늘 아침에는 해가 서쪽에서 떴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민섭은 말은 그래도 과히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런 점이 또 현숙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생각해 보니까. 결혼 후에 이처럼 팔짱을 끼고 외출을 해 본적이 없었던 같았다. 

"자기, 얼굴이 많이 부은 것 같애. 병원에 가 봐야 되는 거 아냐?"

현숙은 걸으면서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눈에 띄도록 얼굴이 부어 있었다. 몸살  기운이 

역력했다. 남편은 가족을 위해 몸이  아픈 지도 모르고 회사에 출근  한 사이에 김현세에게 

젖가슴을 허락했던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했다. 그렇지만 남편이 눈치 첼까 봐 은근

한 음성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 

"감기겠지 뭐! 그렇지 않아도 푸른 약국에서 감기약  지어 오는 길이니까. 약 먹고 좀 쉬면 

괜찮아 질 꺼야."

민섭은 몸이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고, 기운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

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조퇴를 한 것은 아랫배에 밀려오는 팽창감 때문이었다.  화

장실에 가도 소변이 찔금찔금 나올 뿐 아랫배에 가득한 팽창감은 몸 전체를 무기력하게 만

들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감기 약 정도는 안될 것 같은데. 요즈음 감기는 약 갖고 안  된다구.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된대."

"점심 먹고 약 먹은 후에 한숨 자고 나면 괜찮아 질 꺼야."

민섭은 골목에 불어오는 바람에 빨갛게 상기되어 있는 아내의 얼굴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그래도 안돼. 점심 먹고 나하고 같이 병원에 같이 가 보자 응?"

현숙은 마음속으로 울었다. 울면서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단 한푼이라도 아끼

기 위해 병원문 도 싫어하는 남편이 있는데 뭐가 부족하다고 김현세 같은 인간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는 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괜찮아. 걱정하지마.."

민섭은 일부러 명랑하게 대꾸하며 팔꿈치로 현숙의 젖가슴을 툭 쳤다. 모처럼 만에 결혼 전

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면서 오늘 저녁에는 아내를 뜨겁게 사랑해 주어야 갰다는 생각이 들

었다. 

"어머!"

현숙은 민섭이 일부러 젖가슴을 쳤다는 것을 알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김현세와 격렬하게 패팅한 것을 알고  일부로 그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다행이었다. 남편의 얼굴이 웃음이 피어나고 있는 것이 보이는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포

옥 내 쉬었다. 

"어어! 얼굴 빨개졌어?"

"내......내가 언제 빨개졌다고 그래?"

현숙은 민섭의 농담 섞인 목소리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며 삼층 짜리 연립 주택 앞에서 걸

음을 멈추었다. 다시 한번 민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민섭이 빙긋이 웃어 보였다. 휴....하고 

다시 한 번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남편이 모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는 남편의 건강이 아무래도 걱정스러웠다. 감기 몸살에 걸렸다고  해서 눈이 보일 정

도로 얼굴이 부을 리는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왜, 뽀뽀하고 싶냐?"

민섭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는 아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아프지 않게 찌르며 웃었다. 

"피. 해 달라고 할 때는 안 해주면서 생색내기는  과장님은 뭐래? 자기가 아파서 조퇴를 하

겠다고 말하니까."

"빨리 퇴근해서 콩나물국 얼큰하게 끓여서 고춧가루 잔뜩 풀어서 먹은 다음에 땀 좀 빼라고 

하더군."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은 삼층에 이었다. 현숙은 현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

단을 슬쩍 쳐다보았다. 

현숙은 금방이라도 김현세가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낼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지금까

지와 는 다르게 잔뜩 굳은 얼굴로 가능한 빠르게 계단을 올라갔다. 

"자기 좋아하는 갈치 사 왔다. "

현숙은 삼층까지 올라와서야 긴장에서 벗어나며 활짝 웃어 보였다.  손 지갑에서 키를 꺼내 

열쇠 구멍에 집어넣고 지긋이 돌렸다. 딸깍 소리가 나면서 손잡이가 돌아갔다. 

"요즘 갈치 비싸잖아. 돈도 없을 텐데 뭐하러 샀어."

"나하고 승혜 때문에 자기가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서 큰 맘 먹고 샀지 뭐."

"난 괜찮으니까. 자기나 먹고 싶은 거 참지 말고 사 먹어."

현숙 뒤에 따라 들어가던 민섭이 문을 잠그기 위해 등을 보이며 대답했다. 

"문 잠그지마. 승혜 올 시간 됐으니까."

현숙은 남편의 사랑에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바바리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보일러 

컨트롤 박스 앞으로 가서 외출로 되어 있는 온도를 난방으로  올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 민

섭이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콩나물국이 감기 몸살 약은 아니잖아. 그러니까 점심 먹고 꼭 병원에 가야 돼. 안  가면 나

한테 혼날 줄 일어. 알았지?"

현숙이 일부러 농담 스럽게 말하며 쥐어박는 흉내를 내 보였다. 

"옛날 사람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모두 그렇게 치료를 했다잖어."

민섭은 요의를 느끼고 양복을 벗어서 현숙에게 건네주고 화장실로 갔다. 방광이 꽉 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오줌 줄기가 시원치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힘을 주어 봤으나 

오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스트레스 때문인가?

민섭은 다음달에 있는 과장 진급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다. 

"자기 정말 병원 안 가 봐도 되는 거야?"

현숙은 탈진한 사람 같은 몸짓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민섭에게 가까이 가서 얼굴을 살펴보

았다. 별 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으나 가슴이 무척이나 아팠다. 이렇게 좋은 남편을 두고  김

현세와 그 짓을 했던 걸 생각하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기만 했다. 

"다음달에 있을 승진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지 속이 영 안 좋은 걸."

민섭은 방에 들어가 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신경 쓸건 뭐 있어. 이번엔 꼭 승진 할거라고 부장님이 장담까지 했다면서?"

현숙은 민섭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 장롱 을 열고 요와 이불을 깔아 주었다. 

"인사라는 게 뚜껑을 열어 봐야 확실하지 장담할 순 없는 거잖아."

민섭은 이불 속에 들어가기 전에 텔레비전 리모콘부터 찾았다.  생각 같아서는 점심도 먹지 

않고 한 숨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승혜가 오면 현숙의 성화에 결국 일어나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누워서 피곤하기는 하지만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리 뚜껑을 열어 보기 전에는 장담 할 순 없다지만, 신경 쓴다고 승진 안 될 사람이 되

고, 될 사람이 안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건강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반드시 보답을  하는 

법이라고. 그러니까 안 아픈 척  하지 말고 오후에 병원에 가서  진찰 받아 봐. 내 말  알았

지?"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괜한 걱정하지  말고, 간만에 집에 계신 서방님한테 입

맛 돋구는 식탁이나 차려 보라고. 그리고 잠깐 이리 와 봐"

민섭은 일부러 가볍게 말하고 나서 이불 위에 벌렁 누우며 손짓으로 오라고 했다. 

"왜?"

현숙은 남편이 김현세와 한 짓을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이 떨렸다. 입안의 침이 

마르도록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남편 옆에 앉았다. 

"사랑해!"

민섭은 현숙이 옆에 앉을 때까지 무심한 척 하며 텔레비전을  봤다. 그러다 현숙이 앉는 순

간 벌떡 일어나서 와락 껴 않고 방바닥에 뒹굴었다. 

"어머!"

현숙은 방안이 떠나갈 정도로 비명을 지르면서 남편의 입술을 받았다. 

"왜 그래?"

민섭이 입술을 떼고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현숙은 대답을 하지 않고 민섭

의 어깨에 매달리며 입술을 더듬었다. 민섭이 이내 마주 껴 않으며 담요 위에 눕혔다.  자기 

오늘은 더 뜨거운 거 같애. 민섭이 속삭이면서 블라우스를 치켜올렸다. 

"아!.......어......음."

민섭의 말대로 현숙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민섭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그의 입술이며 혀를 애무했다. 민섭도 현숙이 덩달아서 흥분되는 것

을 느끼며 아내의 블라우스를 치켜올렸다. 

"아......여보......여보....헉......헉!"

현숙은 턱을 치켜올리며 갈증 들린 사람처럼 뜨거운 숨을 토해 내며 민섭의 어깨에 매달렸

다. 

"사랑해. 여보."

민섭은 요 근래에 들어서 아내가 이처럼 열광적으로 흥분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대낮이

란 분위기가 주는 것 때문에 그럴 거라며 허겁지겁 스커트를 벗겨 냈다. 

"여보, 여보. 아......나 미칠 거 같애."

현숙은 민섭이 스커트를 벗겨 내는  동안도 참을 수가 없었다. 민섭의  바지를 더듬어 굵게 

팽창되어 있는 심벌을 주물럭거렸다. 그러다 민섭이 팬티를 벗길  때는 같이 허겁지겁 바지

를 벗겼다. 

"허.....헉!"

현숙은 남편의 심벌이 꽃잎을 관통하는 순간 허리를 활처럼  휘면서 그의 어깨에 매달렸다. 

민섭의 심벌은 평소 때보다 월등하게 컸다. 그 뿐만 아니었다. 평소 같으면 꽃잎이 건조  해 

있을 터였다. 그러나 남편의 심벌이  삽입되어 오는 순간 벌써 흥건하게  젖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보, 여보 사랑해요. 헉...헉!"

현숙은 남편이 강하게 방아를 찧기 시작하자 자꾸만 아래로 내려갔다. 더 깊숙이 심벌을 받

아들이기 위해서 였다. 금방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면서 온 몸이 쾌감 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학!.....학!....학!....어.....어.....어"

민섭은 방바닥을 양손으로 집고 힘있게  방아를 찧었다. 그때마다 현숙은  자지러드는 듯한 

신음 소리를 흘려 냈다. 끝내고 현숙이의  맨 얼굴을 보았다. 부동산 갑부의 딸로서  아무런 

걱정 없이 생활하던 그녀 였다. 결혼한 후에는 박봉에 시달리느라 변변한 화장품 하나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그머니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봐, 어서 옷이나 입어. 승혜 올 시간야."

현숙은 화장지를 뜯어서 남편의 심벌을  소중하게 닦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은 팬티를 

입지 않고 스커트를 걸친 제 밖으로 나와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어서 꽃잎을 

씻어 내는 동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좋은 남편을 두고 김현세에

게 빠졌던 자신이 못내 원망스러웠다.  더구나 남편과 섹스를 하면서도  잠시나마 김현세를 

생각했다는 것은 남편에게 엄청난 죄를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상한 일이었

다. 남편에 대한 죄의식이 강하면 강할수록 자꾸만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현숙은  그게 

혼란스러웠다. 철이 들 무렵부터 지금까지 의식 속에 사로잡혀  있던 유일한 남자는 민섭밖

에 없었다. 민섭은 남편이자, 그녀의 영역 속에 존재하고 있는  단 한 명의 남자 였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남편한테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깊어 갈수록 김현세의 얼굴이 또

렷하게 떠올랐다. 그런 점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안돼!

현숙은 자꾸만 떠오르는 김현세의 얼굴을  지우려고 마음속으로 강하게 부르짖으며  밖으로 

나왔다. 사랑하는 딸 승혜가 돌아 올 시간이었다. 김현세와의 가슴 벅찬 키스 때문인지 몰라

도, 남편과의 한낮의 정사에 뺏긴 시간을 보충하려면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장에서 사 

온 떡볶이 재료를 거실 구석에 있는 식탁 위에 꺼내 놓고 있는데 승혜가 들어 왔다. 

"우리 승혜 오는구나. 많이 춥지, 어서 옷 갈아입고 보람이 불러와. 엄마가 떡볶이 해 줄게."

현숙은 승혜의 언 사과처럼 차가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주고 가방을 받았다. 

"알았어. 근데 엄마?"

승혜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돌아서서 현숙이 앉아 있는 식탁으로 

왔다. 

"왜?"

"종점 슈퍼 아줌마 싸운다. "

"싸워? 영이네 엄마가 싸운다구?"

"응. 이층 할머니하고 막 욕하고 싸워."

"왜 싸운데?"

이층 할머니라면 변호사 아들과, 대학 교수 며느리를 둔 경상도 할머니를 말하는  것이었다. 

현숙은 가끔 아들 내외가 방문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바깥출입이 드문 그녀가 영이네  하고 

싸울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몰라. 막 이상한 욕하고 싸웠어. 하지만 엄마가 싸움  구경 하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그래

서 나는 보람이하고 그냥 집으로 왔어."

승혜는 나 착하지 하는 얼굴로 현숙을 빤히 쳐다보았다. 

"잘했어. 착한 아이는 어른들이 싸우는 거 구경하는 거 아니란다"

"이상하다. 경상도 할머니가 상소리를 하며 싸울 리가 없을 텐데......."

현숙이 보람이를 칭찬 해 주고 하는데 민섭이  화장실에서 가려는 듯 방에서 나오며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 아빠 벌써 왔네. 오늘 토요일 아니잖아."

승혜가 민섭에게 반갑다는 얼굴로 달려들었다. 

"승혜야. 어서 보람이 데리고 와야지. 아빠 몸이 아파서  일찍 오신 거니까. 귀찮게 하지 말

고 빨리 보람이나 데리고 와."

현숙은 파를 다듬으면서 민섭의 얼굴을 살폈다. 골목에서 봤을 때는 환자처럼 보이더니,  지

금은 멀쩡해 보였다. 문득 뜨겁게 사랑을 나누느라 감기 기운이 도망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

각이 들면서 귀밑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 공주님 엄마가 떡볶이 해 준다고 했니?"

민섭은 현숙의 말을 한 귀로 흘려 보내고 활짝 웃으며 승혜를 불끈 들어 안았다. 볼에 뽀뽀

를 해 주고 바닥에 내려놓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볍게 비벼 주었다. 

"응. 짜파케티도 해 준다고 했어. 엄마  나 보람이네 집에 갔다 온다.  근데 아빠 많이 아픈 

거야.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아빠 병원에 갈 때 나도 따라 가도 되지?"

승혜가 밖으로 뛰어 나가려다 생각났다는 얼굴로 뒤 돌아서서 민섭에게 물었다. 

"안 아퍼. 조금 피곤 할 뿐야. 그러니까 아빠 병원에 안 가도 돼."

민섭은 허리를 숙여 승혜의 볼을 톡톡 쳐주며 웃어 주고 나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알았어. 아빠 병원에 안 가면, 나도 병원에 안 갈 꺼야. 엄마 나 보람이네 집에 같다 올께."

"옷은 갈아입고 가야지."

"아냐. 그냥 갈 꺼야. 보람이가 기다릴지도 모르잖아."

"안돼, 친구 집에 가더라도 옷을 단정히 입고 가야지."

"이 옷도 깨끗한데 뭘?"

"엄마 말 잘 들어야 착한 아이라고 아빠가 분명히 말했지."

현숙은 귀찮아하는 승혜를 억지로 이끌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런  생각 없이 승혜가 옷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다가 문득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어 멍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람이네 집이라면 김현세가 있는 집이었다. 그 집에 가는 딸에게 옷을 갈아 

입힐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딸에게 옷을 갈아 입힐 생각을 했다

는 게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엄마, 이 옷 입어?"

승혜가 내복 차림으로 현숙이 건네주는 멜빵바지를 들고 물었다. 

"아.....아냐 그냥 가도 되겠다. ........"

현숙은 그때서야 김현세를 염두에 두고 딸의 옷을 갈아 입히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다. 당황

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며 멜빵 바지를 도로 받아서 옷걸이에 걸었다. 

"치! 엄마 오늘 이상하다. ......."

현숙은 투덜거리는 승혜를 다독거려서 거실로 데리고  나왔다. 민섭이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현숙을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승혜 옷을 갈아 입히려다. ......."

현숙은 민섭의 시선을 피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승혜를 문 밖까지 배웅해 주고 나서 싱크대 

앞으로 갔다. 금방이라도 민섭이 자기, 오늘 왜 그래? 하고 물을 것 만 같아서 일부러  수돗

물 을 강하게 틀고 부지런을 떨었다. 

"작가 선생도 부르지 그래?"

민섭은 감기 몸살 기운이 어느 정도 가신 것 같은 기분 속에 식탁 앞에 앉아서 아내의 뒷모

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뭐라구요?"

작가 선생이라는 말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 속에 현숙이 반문했다. 작가 선생이

라면 김현세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을  초대한다니 그건 말도 안돼는 소리 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전에 키스를 했는가 하면, 젖가슴을  내 맡기고... 나중에는 꽃잎을 지긋이 

누르기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아....안돼.......승혜는 가슴이 떨려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작가 선생도 어차피 점심 먹어야 할꺼 아녀? 보람이도  승혜 친구니까. 이 참에 서로 인사

나 하고 지내지 뭐."

"자기 오늘 왜 그래. 어른이 떡볶이 먹으로 오겠어요. 술안주도 아니고......."

현숙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 볼 수가 없었다. 가슴이 마구  떨려 오는 것을 간신히 진정시키

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여전히 입안이 바짝 마르는 듯한 긴장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긴....떡볶이 먹으러 오라고 하기가 약간 남살스럽긴 하군."

"자기 이제 괜찮은 거야. 병원에 안 가 봐도 돼는 거예요."

현숙은 남편이 또 김현세 이야기를 꺼낼까 봐, 얼른 화재를 바꾸고 두 귀를 활짝 열었다. 남

편이 또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괜찮아. 자기하고 화끈하게 사랑을 했더니 감쪽같이 낳았는걸...우후후 앞으로 감기 몸살 나

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으로 와야 갰어."

주말이 아니고 평일이 주는 낯설음 때문일까, 민섭은 오늘 따라  아내 현숙의 모든 것이 사

랑스럽기만 했다. 더구나 조금 전에 유난히 뜨거웠던 아내의  속살을 생각하니 외음부 쪽이 

움찔거리는 우리한 쾌감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았다. 

"저 웃음소리 좀 봐. 엉큼하고 징그러운 웃음소리가 따로 없네......."

현숙은 식탁 위에 있는 파를 다듬기 위해 마른행주에 손을 닦으며 돌아섰다. 슬쩍 쳐다보는 

남편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겨우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

었다. 

"후후...나도 지하층 작가 선생처럼 글이나 쓸까? 그럼 언제든지 자기하고 하고 싶으면 시간

을 가릴 필요가 없잖아."

"자기 오늘 왜.. .자꾸 김선생님을 들먹거리는 거야. 좀 이상한데......"

도둑이 제 발 저린 다는 말이 있다. 현숙은 공연히 신경질을 내며  파를 다듬다 말고 할 일 

도 없으면서 일어섰다. 남편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였다. 

현숙의 비밀을 알리 없는 민섭은 그런 아내가 오늘따라 더 사랑스럽게 보여서 싱글벙글 거

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어..자기야 말로 왠 과민 반응이야. 남자 혼자 살면서 보람이를 잘도 키운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할 때는 언제고......"

"전화 왔나 봐."

현숙이는 할 말이 없었다. 김현세와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자주  김현세를 칭찬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을 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구세

주가 따로 없는 셈이었다. 

"회사에서 왔나?"

민섭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현숙은 식탁 앞에 앉아서 

파를 다듬기 시작했다. 파를 다듬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느낌  속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남편이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자신을  시험 해 보기 위해 그러

는 줄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설마......

그 시간에 남편은 회사에 있었다. 중요한 것은 김현세의 집에서 황급하게 빠져 나오는 자신

의 모습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알고 있을지 

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휴........

현숙은 다듬은 파를 들고 도마 앞으로 가면서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문득 남편 모르게 다

른 남자들과 정을 통하는 여자들이  부러운 생각이 드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림도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자신만큼은 절대로 그런 일에 휩쓸려  가지 않을 것 

같아서 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그것도 틀렸나 보군. 

현숙이 떡볶이를 하려고 후라이 팬을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고 있을 때 민섭이 밖으로 나오

면서 투덜거렸다. 

"왜? 회사에 나가 봐야 하는 거예요?"

"회사 일 때문이 아냐. 승수한테 전화가 왔는데 중학교  선생하는 기호 어머님이 조금 전에 

돌아가셨다는 거야. 지금 병원이래."

"어머, 그 분 지난해 겨울에 뵈었을 때만 해도 정정하시더니..... 어쩜!"

승수나, 기호 모두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현숙은 

깜짝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민섭 앞으로 갔다. 

"원래 위암을 앓으셨나 봐. 그러다 갑자기 재발이 되서 병원에 입원했더니 이 주일 만에 돌

아가셨대."

"그럼 자기 병원부터 들렸다 가 봐요. 지기도 몸이 안 좋잖아."

현숙은 남편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안 좋아  조퇴한 남편이 영안실에 가서 찬

바람이라도 맞게 되면 더 안 좋아 질 것 같아서 였다. 

"알았어. 병원에 들렸다가 집에 안 들리고 곧장 그쪽으로 갈게."

"몇 시쯤 올 건데?"

"오늘은 못 들어 올 꺼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기호 어머님인데 밤샘 해줘야지.  새벽에 옷 

갈아 입으로나 들어올게."

"안돼요. 그러다 자기부터  병원에 입원하겠다.  그러니까. 대충 눈치  봐서 일찍  들어와요. 

네?"

현숙은 걱정스럽게 말하고 나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장롱에서 두툼한 오리털  파카에다 속 

내외를 내 놓으며 남편을 바라보았다. 조퇴를 하고 집에 들어  올 때보다는 혈색이 많이 좋

아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만은 내 말대로 오늘 저녁에 들어와. 알았지?"

"나 혼자만 쏙 빠지면 나중에 친구들한테 욕먹는다고.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일찍 들어올게. 

근데 보람이 데리러 간 승혜는 왜 안 오는 거야."

민섭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안실에 가면 내일 새벽에나 빠져 나올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

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바꾸기 의해 승혜를 찾았다. 

"만화책보고 있겠지 뭐. 김선생 집에  가면 만화책이 널려 있잖아.  승혜 걱정은 하지 말고. 

오늘 일찍 들어오는 거다. 자 약속 해."

현숙은 옷을 갈아입고 있는 민섭의 손을 잡아 당겨서 억지로 손가락을 걸었다. 

"알았어. 노력 해 볼게."

"고집 피울 때나 피우라고. 몸이 안 좋아서 회사에서 조퇴까지 했으면서 도대체 왜 그래?"

현숙은 슬며시 화가 났다. 몸도 정상이 아니면서 엉뚱한  고집을 피우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내 몸 내가 관리해. 자긴 떡볶이 늘어붙는 거나 관리하라고. 내 코 로는 늘어 붙는 게 아니

고 타는 것 같은데."

"어머머, 내 정신 좀 봐. 떡볶이 올려놨는데." 

현숙은 화들짝 놀라며 밖으로 나왔다.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았던 후라이펜에 있는 떡볶이는 

막 늘어붙기 일보 직전이었다. 얼른  물을 부어서 떡볶이를 뒤집고 있는  대 민섭이 밖으로 

나왔다. 

"같다 올게."

"점심은 먹고 가야지. 거기 가면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길텐데."

민섭은 벌써 신발을 신고 있었다. 현숙은 그런 민섭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차피 모두 점심 안 먹고 모일텐데. 나 만 점심 먹고 왔다고 할 수 없잖아."

민섭은 그 말을 남겨 놓고 밖으로 나갔다. 현숙은 모처럼  평일날 집에 있는 남편에게 점심

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한 자신의 무관심을 탓하며 닫힌  문을 한참 동안이나 쳐다봤다. 가

슴이 아스라하게 젖어 오는 것을 느끼며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 끝에 창문 앞으로 갔다. 

"스.......승혜......"

현숙은 창문을 열고 막 일층 현관문을 빠져 나오는 남편을 부르다가 말꼬리를 흐리고 말았

다. 김현세가 종점 슈퍼에서 무엇인가를 사 가지고 오다가 민섭이 있는 쪽으로 슬슬 걸어오

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안녕 하십니까?"

뻔뻔하기도 하지. 김현세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남편에게 인사를 하는 게 보였다.  이

어서 남편이 골목 밖을 손짓하며 무언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창문을 닫았다. 그

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지 않아도, 김현세는 낮에 웬일이냐고 물었을 것이고, 남편은  몸이 

안 좋아 일찍 들어왔다가 갑자기 초상을 당한 친구가 있어 가는 길이라고 말했을 것이 틀림

없었다. 

왜 하필이면.....거기서......

현숙은 그 동안 남편의 건강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김현세의 얼굴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

해서 손놀림이 한없이 더디기만 했다. 그러면..... 안돼, 나는 승혜와 남편이 있잖어.  그 사람

은 다혜가 있고.......지우려고 해도 김현세의 감촉이 자꾸  떠올라서 스스로를 꾸짖으며 가스

렌지의 불을 껐다. 

내일 새벽에나 옷 갈아 입으로 올게.

김현세 생각에 속이 답답한 것 같아서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먹으려 할 때 였다. 갑자기 남

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김현세 얼굴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려고 노력하는 도중에 남편이 말이 생각난 것은 의식과 

반대로 본능은 자꾸 그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일 꺼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현숙은 혼란스

러움 속에서도 승혜와 보람이에게 정성껏 떡볶이와 짜파케티를 맛있게 만들어 주었다. 설거

지를 하고 나서 집에 가만히 있으려니도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안돼......

그녀는 일부러 아래층의 다솔이네 집에 갔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면서 부러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때쯤에서야 집으로 왔다. 

"승혜야!"

집에 있어야 할 승혜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짜증이 났다. 보나마나 숙제를 한답시고 보람이

네 집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거나, 오락을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혼내 주어야 겠어!

다솔이네 집에 가면서 다른 곳에 가지 말고 보람이와 집에서 동화책을 보면서 놀고 있으라

고 했던 말이 떠오르면서 속이 상했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보람이네 집에 가서 저녁 먹

을 때가 됐는데도 돌아오지 않느냐 하는 점이 짜증스럽기도 했다. 

아냐......승혜가 무슨 잘못이 있어.

팔짱을 끼고 거실을 맴돌며 승혜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지 어린 승혜야 잘못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아파  왔다. 이래서 죄를 

짓고는 못산다는 말이 있나 봐. 혼자 중얼거리면서 식탁  앞에 앉았다. 벽시계를 봤다. 오늘 

따라 시간이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벌써 일곱 시가 넘은 시간이었

다. 창문밖에는 어느 틈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안되겠어.

현숙은 김현세의 얼굴 보기가 민망스러워서 마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 만 없다고 생각

했다. 이럴 때 전화번호라도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며 내키지 않는 걸음

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승혜만 데리고 나오면 돼지. 뭐!

지하층까지는 내려오긴 했지만 막상 벨을  누르려니까 김현세의 얼굴이 또  떠올랐다.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눈빛이 선명하게 살아 오르는 것 같아서 슬며시 손을 내렸

다. 그러다 승혜가 있는데 설마 이상한 생각이야 하려고 하는  생각이 들어 용기 있게 벨을 

눌렀다. 

"어, 현숙씨!"

문을 열어 준 사람은 예상했던 대로 김현세 였다. 그는  집안이라 그런지 츄리닝 바지에 소

매가 짧은 티셔츠 차림이었다. 

"우리, 승혜......."

현숙은 자신이 잘못한 건 없으니까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목소리가 떨려 나오

는 걸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아하! 내 정신 좀 봐라. 우리 보람이하고 하도 맛있게 낮잠을 자길래 저녁때나 깨워 보낸다

고 생각했었는데 깜박 잊었군요."

"우리 승혜가 잔다구요. 이놈의 계집애가......"

현숙은 김현세가 보기가 미안해서 승혜에게 짜증을 돌렸다. 졸리면 집에 와서 자든지  하지, 

남의 집에서 왜 자느냐 하는 점보다는 자신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어느 방에 있어요. 보람이 방에 있나요?"

현숙은 김현세에 대한 감정을 추스르며 신발을 벗었다. 거실을 오른편으로 하고 왼편으로는 

안방과 목욕탕이 있었고, 보람이의 방은 주방과 벽을 가로로 한 오른쪽에 있었다. 

"아뇨. 저 방에 있을 겁니다. "

김현세가 안 방을 가리켰다. 현숙은 김현세가 잠을 자는  안방이라는 생각에 약간 머뭇거리

긴 했지만 이내 그쪽으로 갔다. 

"없잖아요?"

현숙이 막 안방으로 들어갔을 때 였다. 뒤 따라 오던 김현세가 뒤 따라 와서 방문을 닫았다. 

현숙은 김현세의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현숙씨........"

"안돼요.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얼마나 후회를 하고 있다구요."

현숙은 김현세가 뭘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문을  열기 위해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몸짓이 김현세에게 안겨 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김현

세는 그때까지 문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침처럼 그냥 키스만 허락  해 주십

시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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