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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첫경험 실패 이후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성 앞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내 팬티를 내렸던 일이 약간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고 여자의 옷을 다 벗겨 놓고 갈 때까지 가 놓고서 삽입에 실패했다는 말 못할 부끄러움 앞에 고개가 떨궈졌던 것이다. 이 사실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것이고, 누구와 상담을 할 것이란 말인가. 



그 날 이후에도 현지와 나는 다정하게 지냈다. 남들의 눈을 피해 은밀한 장소에서 키스를 주고 받았고 현지의 웃옷은 내 앞에서 계속해서 수없이 벗겨지곤 했다. 그 날 이후, 나는 용기를 얻어 자주 그녀의 아래옷을 벗기곤 했지만 한번 상한 자존심에 내 하의는 절대 벗지 않았다. 늘 나는 상체만 알몸이 된채 그녀는 팬티까지 다 벗기곤 엔조이를 하곤 했다. 



처음에 내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을 망설이던 현지도 익숙해져가는지, 아니면 옷을 벗어도 내가 내 옷을 벗지 않고 늘 애무만 하는 까닭에 마음이 놓였는지, 키스와 애무 끝에 자신의 옷을 실오라니 하나 남기지 않고 벗겨내는 내 손길에 아무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17살 된 현지의 알몸. 지금도 그 몸은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15년이 지난 때의 기억이지만, 몇달전 만난 여자의 몸매처럼 기억이 또렷하다. 현지의 피부는 까무잡잡했다.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탓에 보기 좋게 그을러진 피부였다. 몸에는 군살 하나 없이 날씬했다. 현지의 유방을 눈 앞에서 본 뒤 15년 동안 많은 여자들의 유방을 볼 수 있었지만, 그녀의 유방처럼 아름답게 보였던 여자의 가슴은 별로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현지의 가슴은 딱 한주먹에 들어오는 앙증 맞은 사이즈였다. 아마 이 때부터 내가 알맞은 사이즈의 가슴을 좋아했고, 징그럽게 덜렁거리도록 큰 유방을 싫어했던 것 같다. 



그녀의 키는 매우 작은 편이었다. 나란히 섰을 때 내 가슴 깨 머리가 와 닿았고, 그녀는 항상 나를 올려다 보았다. 키는 작았지만 몸 전체 비율에 비해 하체가 길어 몸매가 보기 좋았다. 날씬한 다리를 지녔었고, 대한민국 여자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펑퍼짐하게 내려 앉는 엉덩이가 없었고 삐죽하게 위를 향해 솟은 엉덩이를 갖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 처음 만끽했던 여자의 몸이 이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몸매였기에 이 후 보아온 왠만한 여자의 몸매에도 감탄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학교 분위기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등학교 졸업반 정도 되면 캠퍼스에서 선생들이 지나가든 말든 커플끼리 포응을 하고 키스를 하고 애무까지 하곤 한다. 개방적인 미국의 문화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던 현지와 나. 교내에서도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물론, 전교에서도 현지와 내가 서로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선생들도 나를 보면 네 여친 현지는 잘 지내냐는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현지와 나는 캠퍼스에서도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걸어다녔고 점심 시간에는 캠퍼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뽀뽀를 하다가 한국 학생들에게 들켜 "우와 그림 좋네~"라는 장난끼 섞인 야유를 듣곤 했었다.



현지 덕분에 내 고등학교 마지막 2년은 행복하고 즐거웠고, 또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외롭지 않았다. 지금도 현지라는 그 아이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부분은, 자칫 외롭고, 그 때문에 힘들기 쉬운 학창 시절을 그녀 덕분에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고, 내 학창 시절 친구들이 학창 시절에 고민하던 이성 문제에 나는 해당 사항 없음 이라는 꼬리표를 늘 달고 다닐 수가 있었다는 부분이다. 



주말이면 현지와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고, 특별한 날이면 단둘이 이벤트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특히, 그녀의 아버지가 한국에서 잘 나가는 공인회계사셨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이나 이벤트 비용은 늘 걱정이 없었다. 



그렇게 지내던 현지와 나는 곧 졸업을 맞게 되었다. 나는 우리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현지는 뉴욕에 있는 패션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나는 현지에게 LA에도 좋은 패션 대학이 많은데 왜 그곳까지 굳이 가려느냐고 우겼고, 그녀는 내가 전공하려는 신문방송학은 뉴욕에도 얼마든지 좋은 대학이 많은데 왜 한 동네에 있는 대학을 가려느냐고 우겼다.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자란 현지와 나여서 그랬는지, 이성교제 보다는 각자의 앞날을 먼저 생각했고, 우리는 각자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각자의 결정대로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방학 때 마다 다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을 약속하며... 



그렇게 이별이 다가올 것을 알면서 우리는 졸업식을 준비했다.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롬(PROM)이라는 대대적인 졸업 파티다. 졸업생들은 성인들처럼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입고, 각자의 파트너를 정해 호텔이나 유람선상에서 벌어지는 프롬 파티에 참석한다. 학교측에서도 의례 이 행사는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 관례로 보고 매우 개방적인 분위기의 파티로 주최하곤 한다. 



나는 검정색 턱시도를 차려 입고 대절한 리무진을 타고 현지의 집 앞으로 현지를 데리러 갔다. 초인종을 울리자 어깨가 드러난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현지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의 모습 같았다. 대절한 리무진을 운전하던 기사가 차 문을 열어주려 기다리고 있다가 "너희들은 정말 천사 커플 같다 (YOU GUYS LOOK LIKE A COUPLE OF ANGELS.)"라는 칭찬을 해주었다. 



우리 학교의 프롬 파티는 LA 다운타운의 보나벤쳐 호텔에서 열렸다. 이 호텔은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수준 있는 호텔로 손꼽히는 곳이다. 호텔에 도착해 파티장으로 들어섰고, 고막을 터뜨릴듯한 음악에 몸을 흔들며, 교장선생님의 축하 메시지를 들으며, 각양각색의 사진 촬영에 임하며 우리는 파티를 즐겼다. 



파티가 끝나고 한국 학생들끼리 뭉쳤다. 몇몇 아이들이 몰래 맥주와 와인 등을 준비했고 호텔의 방 하나를 빌려 놓았다. 애프터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18살, 고딩의 딱지를 막 뗀 우리들은 신나게 마시고 떠들며 그 밤을 즐겼다. 나름대로 커플을 이룬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도 했다. 쟤네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 결국 둘이 파트너가 되었군 싶었던 아이들도 있었고, 전혀 예상을 뒤엎고 짝을 이룬 커플도 있었다. 



아이들은 붉그래 술에 취해 한커플 두커플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나와 현지도 호텔방을 나왔다. 택시를 타고 현지의 집으로 향했다. 와인 두어잔을 마신 현지는 기분이 업 되었는지 콧노래를 흥얼 거렸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현지의 집은 비어 있었다. 현지의 오빠도 학기말이어서 뉴욕에 있는 본교에 가 있는 중이었다. 택시비를 지불하고 현지의 손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 들어가자 현지가 입고 있는 드레스가 불편해 죽겠다며 먼저 옷을 갈아입겠단다. 나도 현지의 옷장 안에 감춰 놓은 츄리닝 바지와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현지의 오빠가 사다 놓은 맥주가 보였고 나는 현지가 옷을 갈아 입는 사이 식탁 위에 맥주 마실 준비를 했다. 



식탁에 앉아 맥주를 한두잔 더 마셨고, 언제 끝나나 싶었던 고교시절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구나 등등 두런두런 대화를 주고 받았다. 



"나 졸려."



현지가 눈을 비비며 말을 했다. 



"응? 졸려? 가서 화장 지우고 자."



"화장 지우는게 문제가 아니고 샤워 하고 싶은데."



"그래. 그럼."



"기다릴래?"



"그럴게."



나는 계속 식탁에 앉아 남은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현지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안에서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 들렸고 현지가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하지 않은 취기에, 현지가 샤워하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이상한 기분이 몰려왔다. 발걸음을 화장실 앞으로 향했고 문고리를 틀어봤다. 현지는 문을 잠그지 않았다. 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겠지.



안으로 들어가 샤워 커텐을 살짝 젖히고 물기에 젖어 있는 현지의 몸을 구경했다. 현지가 비누칠을 마치고 물줄기를 맞으러 몸을 돌리다가 커텐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랜다.



"어, 야. 깜짝 놀랬잖아."



"응? 왜?"



"너 같으면 안 놀래겠어? 시커먼 얼굴이 쳐다보고 있는데?"



"치..."



샤워를 마친 현지가 샤워장 밖으로 나왔고 내가 타월을 들어 현지의 몸을 닦아 주었다. 현지가 부끄럽다며 몸을 꼬았다. 나는 뽀송뽀송한 타월로 현지의 작고 귀여운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 주었다. 몸을 닦은 뒤 현지를 끌어 안았다. 현지가 알몸 상태로 내게 안겨왔고 내 목에 두 팔을 돌리고 몸을 밀착해주었다. 



한동안 진한 키스를 주고 받다가 나는 현지를 벌쩍 들어 안고 현지의 침대로 향했다. 현지가 부끄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야. 우리 무슨 신혼부부 같다."



"ㅎㅎㅎ"



현지를 침대 위로 바로 눕혀 놓고 나는 그녀의 몸을 한번 내려본 뒤, 그녀의 몸을 정성스럽게 손과 혀로 애무해 주었다. 지난번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를 오늘은 풀고 싶었다. 포르노 영화를 보면 남자의 그것이 여자의 아래로 쑤욱 들어가던데, 도대체 그 구멍이 어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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