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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가 근질근질하고 아침이면 팬티에 누런 액체가 묻어 나왔다. 화류계 생활(?) 십년만에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안하고 덤벼 들었다가 이런 좆같은 경우를 당하게 된 것이다. 두달 전 일이다. 향수 판매 전문 싸이트 개설을 위한 막바지 작업으로 이틀 철야를 한 나는, 솜 뭉치처럼 푹 퍼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에 대한 기대감때문이었는지, 비록 몸은 피곤 하였지만,의식은 투명할 듯 명료했고 기대감에 야릇한 흥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 순간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헤어진 직원들에게 연락을 하면 함께 마실 수 있었겠지만 그들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혼자서 조용히 한잔만 하기로하고 차를 압구정으로 돌렸다. 딱히 여기다 싶은 곳이 눈에 띄지 않아서 두세바퀴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Rock and Roll을 지나 주택가 쪽으로 들어가자 묘한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간판이나 네온도 없이 단지 모니터에 THE BAR라고만 적혀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듯 나는 온통이 시커먼 계단을 따라 THE BAR로 들어갔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아니, 인테리어라고 할 것도 없고 softcore한 누드 사진만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골때리는 술집이었다. 길죽한 네모꼴의 내부 구조를 따라 bar가 길게 있었고, 여느 술집에서나 볼수 있는 진열대 같은 것은 없었고, 달랑 맥주를 보관한 냉장고만 있었다 구렛나루를 지저분하게 기른 산적같은 주인은 이미 술에 취해 맛이 가 있었고 뽕을 맞은 듯한 멍한 눈에 환자처럼 창백한 얼굴을 한 여자 한명이 써빙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라곤 주인과 함께 술을 마시는 넥타이 부대 세명 뿐이었다. 순간 나갈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오히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맥주 한잔 하기에는 좋겠다는 생각에 그냥 눌러 앉기로 했다. 써빙을 하는 여자가 내 앞으로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냈지만, 내 대꾸가 시원치 않았는지 다시 돌아가 버렸다. 한두병을 마실때까지는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구상등으로 혼자 하는 시간이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술이 더 오르고 귀를 찢을 듯한 메탈 사운드가 기분을 up 시키자 대개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 들에게 관심이 갔다.



 



주인과 손님 셋은 주식에 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고, 알바생은 심심했는지 가스라이터를 가지고 on and off 반복하고 있었다. 얼굴처럼 손의 피부 역시 가는 혈관이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 라이터가 꺼지고 켜질때마다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야릇하게 나를 흥분 시켰다. 머리카락 하나를 라이터로 태울때는 그녀의 보지털에 불을 지르고 싶다는 변태적 욕구까지 들었다.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던 그녀는 가려웠던지 꽉 조이는 청바지위로 사타구니를 긁었다. 순간 보지를 만지며 자위를 하는 여성의 모습이 떠올라 bar를 뛰어 넘어가 그녀를 덮쳐버리고 싶었다. 사람이란게 참으로 묘한 동물이었다. 한번 그녀를 따먹고 싶다는 그런 쪽의 상상을 해버리자, 사업이나 결혼이나 그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어져버렸다. 들키지 않게 힐끗 힐끗 그녀의 동작을 관음하며, 머릿속으로 벗겨 놓은 그녀의 몸매와 벽에 붙어 있는 사진들과 비교해보기도 했다. 아랫배가 뻐근하며 배뇨의 욕구가 느껴지자 화장실로 갔다. 배수가 잘 안되었는지 남자 소변기는 누런 오줌이 차 있었다. 어차피 남녀 공용이기에 큰일 보는 곳에서 소변을 보기로 하고, 맥주 탓인지 한참을 쌌다. 그때 순간적으로 휴지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오기 전에 다른 손님도 거의 없었던 모양이었다.



 



큰 휴지통이 거의 비어 있었다. 버려진 몇장의 화장지 속에서 약간 두툼하게 싸여있는 화장지 하나를 발견했다. 순간 직감을 하고 화장실 문을 잠근 다음 조심스레 그 화장지를 건져냈다. 예상대로 그 화장지 속에는 정갈스럽게 말아져 있는 생리대가 있었다. 그냥 버려도 될 것을 돌돌 말고 다시 화장지로 싸서 버릴 정도면, 성격이 깔끔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보지와 접촉해 있었을 생리대를 펴보았다. 거의 끝나가고 있었는지 양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그녀의 보지 냄새라도 있을까해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 보았지만 비릿한 피 냄새만 날 뿐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이미 육욕에 사로 잡혀버린 나는 더럽다는 생각도 잊은 채 생리대로 좆을 감은채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행복한 시간도 끼익 쇳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넥타이 때문에 깨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리대를 말아서 휴지로 싸서 버리고는 아쉽게도 화장실을 나왔다. 다시 자리로 돌아 왔을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너무 실망 스러웠다. 알바가 끝나서 가버린 모양이었다. 뒤쫓아 나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부질없는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술이나 더 마시다 가기로 했다.



 



귀찮게 해서 떼어 버린 희연도 생각 났고, 섹스 파트너로는 딱이었던 영주도 아쉬웠다. 대충 마셨다 싶어서 일어 날려고 할때 빨간 점퍼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뒤를 따르는 남자가 없는 걸로 봐서 혼자온 것 같았다. 알바생이 가버리자 왠지 서운한 기분이었는데, 여자가 한명 들어오자 나가기가 싫어졌다. 어디에 자리를 할까 약간 망설이던 여자 손님은-유미- 나와 넥타이들의 사이에 앉았다. 주인하고도 반갑게 인사를 하는 걸로 봐서 단골인것 같았다. 느낌상 말을 붙이면 대화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병신 같은 나는 몇번이나 챤스를 놓쳐버렸다. "화상아~~화상아~~"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다시 용기를 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저...저희가 맥주 한잔 대접해도 될까요?" "좋아요." 누가 뾰쪽한 것이라도 빌려준다면 그 자식을 찍어 버리고 싶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선뜻 맥주를 받아 마시고, 넥타이와 수다를 떠는 유미에게,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며 기분이 더욱 가라앉았다. 술을 마시고는 있었지만, 귀는 그들의 대화에 집중 되어 있었다. 대충 분위기 조성이 됐다고 생각했는지, 넥타이가 승부수를 던졌다.



 



"우리 노래방가서 2차 하자,유미야." 염병.....어느새 말까지 놓고 있었다. "오늘은 혼자 생각할 것도 있고하니,우리 다음에 만나." 약간 머뭇거리던 넥타이는, "그래? 그럼 우린 이제 가야하니까 여기로 꼭 연락해. 멋지게 한잔 살게." 숫자도 안맞고 해서 약간 무리가 된다고 생각했는지 넥타이는 명함을 건내주며순순히 물러났다. 넥타이들이 가고 나서 조금 더 망설이던 나는,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걸로 봐서 100% 퇴짜를 맞을것으로 생각하고 씁쓸한 기분으로 THE BAR를 나왔다.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놔두고, 택시를 타려던 나는 뭐가 아쉬웠던지 다시 터벅터벅 압구정을 한바퀴 돌았다. 피곤이 몰려왔다. 그냥 집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고 로데오 거리 입구로 나오던 나는 앞에 빨간 점퍼를 입은 여자가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나는 그녀에게 달려갔다. "저기요...좀 전에 지하 바에 계셨던 분 맞죠?" "맞는데.... 누구세요?" "아, 저도 거기서 방금 나왔거든요. 옆에 분들하고 대화 나누시느라 저를 못 보신 모양이네요." "아, 제 오른쪽에 혼자 계셨던 분?" "네." 같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먼저 이야기를 해서, 다음엔 혼자 생각할 것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 그냥 나왔다는 사정 설명을하고 괜찮으면 술 한잔 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그래요? 그럼 소주나 한 잔 하죠." 다음 스토리는 뻔하다. 포장마차에서 진탕 소주를 마셨고-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도 안난다- 노래방을 갔다. 취할 대로 취한 그녀는 자주 내게 기대왔고, 그런 그녀를 슬며시 안으면서 자연스럽게 접촉을 해 나갔다. 함께 부르스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그녀가키스를 했고 난 키스를 하며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렀다. 맨살까지는 진도를 안뽑았고, 난 그녀에게 나가자고 제안을 했다. 달아 오를 대로 달아 오른 유미도 흔쾌히 나를 따랐다. 그리고 짐승처럼 서로가 본능에 몸을 맡겼다. 유미는 이혼녀였고 나와 동갑이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처녀 같았고, 애까지 낳았지만 보지도 맛있었다. 제왕 절개 수술 자국을 보기 전 까지는 나도 유미를 처녀로 알았다. 딱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유미와의 관계후 3일 정도가 되자 성병에 걸린 것 같은 임상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번도 VD(venereal diseases;성병)에 걸려본 적이 없는 나는 하늘이 두동강이가 난 듯한 절망에 빠져 들었다. 혹 앞으로 거시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 병원에 가서 쪽 팔릴 일도 너무 싫었다.



 



그래서 약국으로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병원이나 약국이나 쪽 팔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기왕이면 병원가서 정확한 검사를 받고 주사라도 한 대맞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의 병원으로 갔다가 훗날 의사나 간호사라도 마주치게 될까 염려되서, 집에서 좀 떨어진 화양리 근처의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오갈때는 자주 눈에 띄던 비뇨기과가 아쉬워서 찾으니까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한참 동안 헤매다니다가 [이 현수 비뇨기과]라는 간판을 드디어 발견 하였다. 병원 현관에서 좀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어차피 당해야 할 것, 떳떳하게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막상 병원안에 들어가자 온 몸에 힘이 빠지고 기가 팍 죽는 느낌이 들었다. 소파에 앉아 있는 다른 환자들도 마치 죄라도 지은것 처럼 고개를 떨구고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을려고 했다. 대기하는 환자들이 신문이나 잡지를 그렇게들 열심히 읽고 있는 병원은 비뇨기과 뿐일 것이다. 멈칫거리며 접수창구로 다가 갔다. "보험 있으세요?" 보험이야 당연히 있었지만, 의료보험 카드에 병원이름이 나올 수도 있고, 또 이름은 안 나온다하더라도 숫자등에 의해서 비뇨기과를 찾은게 들통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반으로 처리했다.



 



"여기에 소변 받아서 저쪽 구멍으로 넣어주시고,소파에서 기다리세요." 플라스틱 컵을 들고 화장실로 가다가, 나보다 먼저 소변을 받아 가지고 나오던 남자와, 서로 손에 컵을 들고 엉거주춤 눈이 마주쳤을때,흐미....쪽 팔려 죽는 줄 알았다. 소변을 건내고 소파에 앉자 자연스럽게 신문을 펼쳐 들고 얼굴을 숙이게 됐다. 그냥 볼 만한 잡지를 고를것을, 하필이면 집에서 구독하는 것과 같은 신문이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 지루하게 여겨졌다. 잡지보단 가벼워서 얼굴 가리기는 더 편한 점도 있었다. 수인 번호 처럼 내 이름이 호명되자--조용히 불러도 될 것을 일부러 엿먹으라고 더 크게 부르는 건가?-- 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진료실로 들어갔다. 오!!!!! 마이 갓~~~~~~~ [의학박사 이 현수]라는 명패 뒤에는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흰 가운을 입고 앉아 있었고, 아무리 살펴봐도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표정의 환자를 한 두번 본게 아니었던지 능숙하게 대처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여성분들도 남자 의사가 하는 산부인과에 떳떳하게 잘 가잖아요." --으...유미 그 년땜시 개쪽을 다 당하는구나... .--- 의사가 여자라고 다시 나간다는 것도 창피한 일이고 해서 그냥 앉았다. "증세가 어떠시죠?" "좀 따끔거리고, 팬티에 뭐가 묻는것 같아요...." "며칠 정도 되셨죠?" "어제부터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관계를 갖은게..." "음... 한 5일 됐습니다." 간호사가 소변 체취한 것을 가지고 왔고, 그녀는 책상 한 구석에 놓인 전자 현미경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비임균성 요도염입니다. 그리 심하지는 않고, 2주 정도 통원치료 하시면 완치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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