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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라 컴플렉스 VOL. 0.120 상택은 치마보다 짧은 에이프런을 두르고 설걷이를 하는 향숙이를 보고선 물었다. 평소와 달라진건 없건만 왠지 유난히 섹시해 보이기 때문이었다. "어디 쓸만한 녀석이라도 건진거야? 오늘따라 야하게 보인다." "그런말씀 마세요. 전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걸요. 아빠야 말로 무슨 일 있으세요? 집에선 술 안드셨 잖아요." 어느새 설걷이를 끝내곤 커피한잔을 상택의 앞에 놓으며 향숙은 걱정어린 표정으로 아빨 바라 보았다. 상택이 집에서 술을 마신 일이라곤 아내가 죽고난 날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들 뿐이었으니 그런 걱정어린 시선이 이상할리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오늘 낮에 천우를 만났다. 너도 알지?" "아! 그 속옷 입어보라고 주시던 분요? 요즘은 왜 안오신데요?" "지난 겨울에 다니던 회살 관 두고 용인 근처에다 까페 하날 차린 모양이야. 장사가 잘 되는지 어쩐진 몰라도 근사한 고급차를 몰고 나타났더구나."



 



"음... 부러우세요?" "솔찍히, 조금은..." "그럼 아빠도 차 바꾸시면 되 잖아요?" "요점이 빗나갔어." "쉬시고 싶으신거군요." "훗! 눈치 빠른 녀석 같으니라구... 그래. 십년만에 부장이란 직함을 달았으니 열씸히 일 했다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이것도 저것도 다 싫구나. 단 몇달만이라도 좀 푹 쉬고싶어. 힘든건 아니지만... 그래. 지쳤단 표현이 적당할거 같군."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 꺼에요. 아빤 잘 모르시겠지만. 엄마 돌아가시고 난 후부턴 늘 아빠 혼자셨잖아요." "후. 내가 혼자였었니?""엄만 아빠 맘 속에 살아있다고 말 하실 참이시죠?" "아니... 이젠 레퍼토리 좀 바꿔야 겠지." "어떻게요?" "고맙구나. 나 땜에 네가 고생이 많지? 요 근래엔 네 엄마도 별로 생각이 안나더구나. 다 네가 잘하기 때문이야. 정말 고맙다." "아빠......" 이 순간. 향숙의 너른 가슴을 내 달리는 감정이 있으니. 폭풍이라 할까, 익스플로즌, 폭발이라 해야 할까. 감정은 그 넓고 아름다운 들판에 깊고 깊은 상처를 남겼다. 참혹하리만치 심각한 상처를. 시리고 아린 상처의 아픔 때문이었을까. 향숙의 눈에서 한방울의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 속엔 많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아빠. 고마워요.



 



이런 말을 하실 줄 아는 아빠니까 제가 사랑하는 거에요." "사실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저라고 집안일이 즐거울 리는 없으니까요. 이런 말은 제게 많은 힘이 돼요. 고마워요. 아빠." 라는 생각이 순간에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말 한마디는 정말이지 지금 흐르는 눈물과 함께 삼켜야만 하는 것이다. "제가 엄마대신 못하는게 단 하나 있어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할 수 없는 일이죠. 그 때문에 제 마음이 이리도 시리고 쓰려도 말이에요." 눈물을 훔치며 향숙이는 아빠에게 오랜만에 어리광을 부려 보려 했다. "말로만요?" "그럼, 뭐가필요한거니?" "키스해 줘요. 보답으로 전 입맞춤을 원해요." "그래? 그럼." 상택은 향숙의 빰에다 쪽 소리 나게 입을 맞추었다. "치! 그게 뭐에요? 시시해." "어라? 이 늙은 아빠에게 뭘 더 바라는 거야?" "아빠가 늙긴 왜 늙어요? 그러시지 말고 좀더 인심을 쓰세요. 이왕 하실꺼." 라며 입술을 쭉 내미는 향숙의 모습이 사랑 스럽기 그지 없는 상택이었다. 생각해 보라.



 



아리따운 여인이 플레어 미니 스커트에 민소매 셔츠를 입고선 입술을 내밀고 있다. 늘씬한 미녀가 말이다. 목석이나 돌부처가 아닌 이상 사내들에겐 치명적인 유혹일 테다. 하지만 상택에겐 어디까지나 딸일 뿐이었다. 아주 아름다운 딸 말이다. 상택은 가벼이 딸 아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그저 가져다 대었다가 뗐다. "됐니?" 입술이 닿은 순간. 가벼이 풍기는 커피향이 너무나 달콤했다. 그 부드러운 감촉도 감촉이지만 그 대상이 아빠라는 단 하나의 이유 만으로도 향숙은 왈칵 음액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표시가 나지 않길 바라며 향숙은 아빠에게 술을 권했다. 일말의 희망을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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