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누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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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누나 상

순대국 0 2015 0 0

친구누나 상 

 

노종숙... 그녀의 이름이다.

이름은 좀 촌스럽지만... 그녀는 그야말로 미인 중의 미인이다. 읍내에서 소문난 미모... 동창생인 종균이의 누나인데, 나이는 스물여섯, 나보다 네 살이나 위이다.

그녀는 음대를 졸업하고 읍내에서 피아노 학원을 합니다. 서울에서 합니다는 걸 종균이 아버지가 결사반대해서이다. 시집갈 나이이니까 조신하게 집에 있어야 합니다는 엄명이었다.

그녀는 피아노 학원에서 먹고 자고 합니다. 피아노 학원에 방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종균이가 술에 취할 때면 아버지의 호령을 피해 누나의 피아노 학원 방을 찾아든다는 걸 안다. 거기에는 방이 또 하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종숙이 누나를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나는 종숙이 누나를 어떻게 해서든지 내 마누라로 삼을 작정을 했습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결심한 일이다.

내가 종균이와 친해지려고 마음먹은 것은 순전히 종숙이 누나 때문이다. 종숙이 누나한테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해 종균이와 친구가 된 것이다.

나는 일부러 종숙이 누나를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은 탓이다. 종숙이 누나가 서울에서 학원을 했습니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로 올라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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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래의 장인어른이신 종균이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종숙이 누나를 읍내로 붙잡아 두셨기 때문이다. 적어도 읍내에서는 종숙이 누나를 넘볼 넘은 없다. 왜냐면... 내가 가만 안 두니까...

나는 종숙이 누나 주변에 울타리를 쳐두었다. 읍내에서만은 주먹으로 나를 당할 넘은 없다. 그러니 누구든지 종숙이 누나를 깔짝거렸다간 그날 밤으로 골로 간다. 핑계도 좋지 않은가. 친구 누나를 넘봤으니 나한테 맞아도 싼 것이다. ㅋ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종균이는 많이 취했습니다. 내가 일부러 많이 마시게 유도한 것이다. 왜냐면... 종균이가 취해야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동숙이 누나의 학원 방으로 갈 수가 있으니깐.

종균이가 취하면 우리는 둘다 종숙이 누나의 학원에 딸린 방에서 자는 게 보통이었다. 착한 종숙이 누나는 그런 우리를 한번도 마다한 적이 없었고, 꿀물까지 타주는 친절함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흐이그... 착하기도 하지, 장래의 내 마누라...

그날도 우린 둘 다 꽤 취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종균이만 인사불성이었고, 나는 겉으로만 취했습니다. 나는 그날을 마음속으로 디데이로 삼고 있었다. 기어이 끝장을 보고야 말리라는 결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치밀한 작전까지 세워놓았다.

"아유, 어디서들 이렇게 마셨니? 이 술냄새좀 봐..."

종숙이 누나는 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나는 종균이를 건넌방에 뉘여 놓고 옷을 벗겨준 채 누나 방문을 두드렸다.

"찬호니? 왜? 꿀물 타주련?"

"아니...누나... 그보담... 할 말이 좀 있어서..."

"할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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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란 표정을 했습니다. 나는 머뭇거리는 척하다가 얼른 누나 방으로 들어갔다. 일단계는 성공...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게 첫걸음이라...

"왜? 무슨 고민있니?"

종숙이 누나는 내 표정에서 뭔가 심각한 것을 읽었는지 그렇게 물었다.

"네... 그래서 누나하고 의논좀 하려고..."

"그래? 그럼 앉아서 차분히 얘기해 봐. 누나가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누나밖엔 해결해 줄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나밖엔?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맨 정신으론 말 못하겠어요."

나는 미리 준비해 간 와인병을 꺼냈다. 그리고는 누나 말도 듣지 않고 얼른 병을 땄다. 종이컵은 이미 준비해 두었었다.

"너...술 취했잖아? 더 마셔도 돼?"

"하나도 안 취했어요. 종균이만 많이 마신 걸요 뭐..."

"그래? 그렇담 나는 딱 한잔만 할게. 알았지?"

"네. 나머진 제가 다 마실게요."

"좋아... 그렇담 한잔만 하고 찬호 얘길 들을까?"

누나는 스스럼없이 종이컵을 들었다.

"건배해요."

"호호호... 좋아, 원샷!"

하늘이 돕는다고... 누나가 원샷을 외쳤다. 나는 잔을 높이 쳐들고 쾌재를 불렀다. 와인 속에는 내가 미리 타놓은 약이 들어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비싼 값을 주고 어렵사리 구한 최음제였다.

최음제는 가만있는 여자도 흥분시킨다. 광고 문구에 따르면 그렇다. 그런데 종숙이 누나는 바로 며칠 후면 생리가 시작된다. 그만큼 약효는 즉발로 들을 것이다. 여자는 생리 전후가 되면 성감대가 예민해진다는 사실은 기본 상식 아닌가 말이다.

종숙이 누나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안 남자관계가 있었다면 약효는 즉발일 것이고... 왜냐하면 섹스의 맛을 아는 여자가 더 약발을 받을 테니깐... 설령 숫처녀라 하더라도 생리 전후라면 어느 정도는 몸이 뜨거워질 것이라는 게 내 계산이었던 것이다.

나는 종숙이 누나의 생리일을 알기 위해 엄청 노력을 했습니다. 종균이 핑계로 드나들면서 화장실이며 쓰레기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종숙이 누나가 쓰는 생리대가 언제 나오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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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몇 번의 관찰 끝에 종숙이 누나가 정확히 한달 주기의 생리를 하고 있으며 것도 25일을 전후해 시작하고 약 사흘에 걸쳐서 생리를 지속한 후 끝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누나는 주로 <화이트>를 사용하며 날개 달린 제품을 선호합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치밀한 준비 끝에 오늘을 디데이로 잡고 일을 계획한 것이었다. 그리고 착착 맞아 떨어져, 종균이는 지금 인사불성이 된 채 옆방에 골아 떨어져 있고 누나는 강권하지 않았는데도 약이 든 와인을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마신 것이다.

"누나... 한잔만 더해. 나만 취한 것 같아서... 얘기하기가 영 쑥스러워서 그래..."

나는 은근슬쩍 눙치며 종숙이 누나가 비운 잔에 얼른 와인을 채웠다.

"얘는... 하나도 안 취했습니다며..."

누나는 의심없이 잔을 받았다. 그리고는 또 홀짝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자... 말해봐, 이젠..."

"저... 그게..."

나는 약효가 오르기를 기다리며 뜸을 들였다.

"뭔데 그래? 무슨 문제야? 누군데?"

누나는 내가 어떤 여자를 좋아해서 상사병이라도 생긴 줄 아는 모양이었다. 지레짐작으로 누구냐고 묻는 것이...

"실은..."

나는 일부러 자꾸만 뜸을 들였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응..."

"실은 누나... 나는..."

"그래... 말해봐..."

"누굴 디게 좋아하거든..."

"흠... 글쿠나... 누군데?"

"근데 그게..."

"짜식... 디게 뜸들이네... 속 시원하게 말해봐... 누나가 도와줄게."

"정말?"

"그럼 정말이잖구."

"정말 누나가 도와줄 수 있어?"

"그렇다니깐."

"누나만 도와주면 아주 간단한 일이거든..."

"그래? 내가 아는 애니?"

"알다마다..."

"그으래? 누구지...?"

종숙이 누나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또래 중에는... 내가 친한 애가 별루 없는데...?"

"내 또래가 아니구..."

"그럼... 내 친구들 중에?"

"응..."

"어머, 욘석 봐라... 연상의 여잘 짝사랑하는구나?"

"응... 사실... 그렇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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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데?"

"실은 아주 오래 되었거든..."

"그으래? 누굴까? 민숙이? 경자?"

"아니..."

"그럼... 선옥이? 희영이?"

"아니..."

"그래? 그럼 누구...?"

"실은... 누나..."

"누구?"

"누나..."

"얘는... 부르지만 말고 누군지 말해 보라니깐..."

"누나... 바로 누나야..."

"뭐?"

동숙이 누나가 황당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너...."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되어 누나의 눈치만 살폈다. 그러면서 어서 약효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너... 그말... 정말이니?"

"응..."

"나참... 기가 막혀서..."

종숙이 누나는 진짜 기가 막히다는 듯 와인잔을 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는 내가 따라주지도 않았는데 자기 손으로 또 한잔을 가득 채우더니 벌컥벌컥 물 마시듯 비우는 것이었다.

"종균이도 알아?"

"아니..."

"너... 어리게만 봤더니 이게... 내참..."

"누나... 나는 진심이야..."

"진심이고 뭐고... 네가 내 상대나 된다고 생각하니? 내참... 웃겨서..."

"뭐가 웃기는데?"

"햐.. 요 쪼그만 게..."

"나도 다큰 성인 남자라구요..."

"내 눈엔 어린애야."

"난... 기어이 누나하고 결혼할 거야..."

"뭐? 얘가 점점..."

"두고봐. 맹세할 수 있어."

"내가 안하겠다는데 네가 무슨 수로? 웃겼어, 증말... 호호호..."

"웃지마, 누나. 남은 어렵게 고백하는데..."

"그래... 어렵게 하는 고백이겠지만... 찬호 너... 지금 몇살이니?"

"그야... 스물둘..."

"내가 몇살인지나 알어?"

"스물 여섯..."

"아네? 그런데도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하니?"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너, 나 호강시켜줄 수 있어? 내가 얼마나 사치스러운 여잔 줄 알어? 네가 날 만족시켜 줄 자신 있어? 호호호"

"있어!"

"호호호... 얘 찬호야. 네 맘은 고맙지만... 난 아냐... 그러니 너한테 어울리는 네 또래 아이를 찾아봐. 응? 그럼 누나가 정말로 도와줄게."

"누나... 난 누나 아니면 결혼 안해. 오래 전부터 그렇게 결심했고.... 변하지 않을 거야... 내 결심은 아주 확고해."

"아무리 그래도... 안돼."

"누나!"

"얘, 찬호야. 넌 어디까지나 종균이 친구일 뿐이야. 난 널 남자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러니... 괜히 네 마음만 더 상하기 전에 눈 돌려, 응?"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종숙이 누나를 쳐다보았다.

"누나... 결국은 내 말대로 될거야. 세상 누구도 날 말리진 못해."

종숙이 누나는 어쩐지 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것 같았다. 단순한 술기운 뿐만은 아닌 게 분명해 보였다. 서서히 약기운이 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 결행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아니라,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성공하면 종숙이 누나는 내 것이 될 것이고 실패합니다면 나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없을 것이었다.

"아유... 그런데 왜 이렇게 덥지? 와인 세잔에 술이 오르나? 호호호. 찬호 네가 하도 어이없는 소릴 해서 그런가부다. 얘 문좀 열어줄래?"

동숙이 누나가 덥다는 듯 손부채질을 했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자위 역시 열기로 충혈된 것 같았다. 나는 드디어 약효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는 걸 확인하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문을 여는 대신 무릎걸음으로 동숙이 누나한테 한걸음 다가가며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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