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나무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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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나무 상편

물담배 0 418 0 0

행운의 나무  상편 

 

사람들로 북적대던 무대는 이미 썰렁한 기운만이 자리하고, 청소를 시작하는 아주머니들의 진공 청소기 소리만이 들려오는 시간, 출연진들은 이미 삼삼오오 자리를 뜰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영식 선배, 안 갈거유? 누구 기다리는 사람 있나?’

‘아니, 나도 가야지. 오늘 수고들 했어. 오늘 목 쉰 사람들 없지? 감기들 걸리지 않게 조심들 하고….참, 그리고, 준현이는 아까 리허설 때 내가 지적했던 그 조명 문제 좀 내일 신경써서 마무리 해 줘…’

그러나, 모두들 대답은 건성 이었다. 이미 대본을 들고, 진행을 하는 단계는 졸업을 했고, 극을 상연해야 할 날짜가 다가오고 있어서 인지, 모두들 몸조심을 하느라 술들도 자제하는 형편이었다. 일반인 들은 연극만 잘 하면 됐지, 몸조심은 또 무어냐며, 물을런지 몰라도, 상연 일정을 앞두고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 이었다. 스폰서 측에서 대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베푼 저녁 식사에 식중독이 걸려 빤쓰에 똥을 지려 가면서 까지 공연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반복되는 연습으로 인해 당일에 가기도 전에 주인공이 목이 쉬어 버려 막을 여는 첫 날, 팜플렛과 다르게 제 2 진이 먼저 테이프를 끊는 일 등등,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사건들은 공연 직전에 도사리고 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적절했습니다.

‘모두들, 내일 연습 시간에 늦지들 말고, 3일 연빵, 총연습이다. 화띵!’

나를 뒤로 하고 극장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이 축 쳐진 어깨로 피곤을 호소하고…나는 청소가 끝날 때까지 객석에 앉아서 오늘 있었던 지적 사항들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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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그대는 누구뇨? 이 어두운 밤, 불도 밝히지 않은 채, 방황하는 쓰라린 심령을 찾아 헤매이는 늑대인가 아니면, 악마더냐?…..하하하….영식 선배, 나 어때?’

나는 구두 발자국 소리가 무대에서 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얼굴을 들었을 때, 무대 위에는 준서가 서 있었다. 이제는 연극 무대에 설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이른바 시셋말로 뜬 배우, 한준서가 그곳에 서 있었다.

‘아직 형은 이곳을 지키고 있구랴!’

‘바쁠 텐데, 어인 일로?’

‘응, 이곳 근처에서 사진 촬영이 있어서 들렸다가 형 생각이 나서 들려봤지. 여전한 모양 이우? 사람들 가고 난 다음에 극장 지키는 폼새를 보아하니….’

‘나야 뭐 달라질 게 뭐 있나? 뽕잎 밖에 먹을 줄 모르는 촌 놈인데….그건 그렇다 치고, 너 요즘 안 나오는 곳이 없드라?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도 시간에 구애 받질 않고 주야장창 도배를 하드만!’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됩디다. 술 한잔 할라우?’

‘어째 그 말이 않나오나 했습니다. 그래도 스타일은 옛날 그대로네? 안주는?’

준서는 어렵던 시절 처럼 양쪽 주머니에서 소주와 안주를 꺼냈다. 오징어도 비싸다고 뻥튀기 과자에 술을 들이키던 그 당시를 잊지는 않고 있었던 그 였다. 꺼낸 소주와 이제는 버젓이 사 들고 들어온 진공포장 오징어….

‘형, 그때는 어째 그리 돈이 없었을까? 밥 사먹을 돈도, 잘 곳도 없어서 빌빌대던 때가 엊그제 같네.’

‘너야 임마, 이제 좋은 곳으로 튕겨 나갔으니 그렇지, 아직까지 포스터 붙이고 다니면서 도둑질 하듯이 내빼기는 마찬가지야.’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포스터를 못 붙이게 눈에 불을 켜고 빗자루를 갈겨 대던 미화원 아저씨들의 서슬, 날씨는 들고 간 풀이 얼어붙을 정도로 오지기리 춥기도 추웠다. 선배들은 포스터를 다 못 붙이고 돌아오는 날에는 죽을 것을 각오하라고 을러댔고,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우리 극단의 포스터 쪼가리 하나만 눈에 띄는 날에는 그야말로 초박살이 나던 시기였다.

‘형……. 많이 아프다던데, 이렇게 술 마셔도 되우?’

‘하루 이틀이냐? 멀쩡하던 다리도 못쓰게 된 지가 여러 해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잖냐? 나 이래 뵈도 연극 올리기 전에, 이번에는 여성 잡지사 두 곳에서 인터뷰까지 왔었다, 알아? 너만 매스컴 탈 쭐 알았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연극의 연출을 맡은 사령탑으로서 나의 존재는 별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세인의 이목을 집중 시킴 으로서 한 사람이라도 관객수를 늘릴 수 있지나 않을까 해서 쾌히 승낙한 인터뷰 인걸 알면, 준서가 꽤나 우스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너 스캔들 장난이 아니던데, 그거 다 사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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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그걸 다 믿우? 속칭 잘 나간다는 애들에게 빠다 발르는 거지 뭐겠어? 인기 떨어질 세라, 없던 스캔들도 갔다가 붙이고, 매니져란 인간이 얼마나 설레발을 떨고 다니는지,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내가 딴년 보지 꿰찬 걸로 신문에 실리니 이거야 원…’

‘모두 거짓말은 아니겠지?’

‘뭐 꼭 그런 건 아니지. 나도 사람인데, 물 좋은 나이트에서 부킹도 받을 수 있는 건데, 그렇게 모르는 여자 만날 때는 찍소리도 없다가, 드라마 내용 때문에 방송국 근처에서 주연 여배우랑 차 마시고 있으면 벌떼 같이 달겨 들어서 무슨 관계 아니냐는 둥, 언제 결혼 발표가 이루어질 것 같냐는 둥… 정말 돌아버리겠다 니깐두루.’

‘행복한 고민이네…이렇게 여유 있어도 되는 거냐? 오늘 녹화나 다른 스케쥴 없냐? 워낙 너야 바쁘신 몸인데…’

‘형, 제발 그러지 마우. 나야 이곳이 내 터전 이었는데, 길거리의 쇼 윈도우 보듯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우? 형 얼굴도 보고 싶어서 이렇게 소주도 사 들고 왔는데, 손님 대접이 이거 영, 타박 놀음이네 그랴…’

‘미안, 미안, 그렇게 들렸다면 내 사과할게. 요즈음 최종 연습 막바지라 신경이 곤두선 모양이야, 이해해라. 너도 잘 알잖아?’

두 사람에게는 교감이 흐르고 있었다.

‘……민영씨….소식은… 뭐, 들은 거라도 있수? 공연 때 오기는 와?’

준서가 나즈막한 소리로 소주를 털어 넣으며, 물었다.

‘글쎄, 나야 조명이랑 같이 올라가 있으니 객석에 누가 와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이 몸을 해 가지고 커튼콜 받으러 나가기도 뭐 해서 언제나 조연출 시키거든, 너 종철이라고 알지? 걔가 요즈음 큰 몫 합니다.’

‘그랬구나.’

두 사람은 말없이 소주를 털어 넣으며, 오징어 얘기를 했습니다. 술 사먹을 돈도, 안주 걸칠 돈도 척박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 올리며…..

‘병원에서는 뭐래? 계속 않 좋아 진데, 아니면 희망이 있데?’

‘맨날 하는 소리가 똑같지 뭐, 나도 그 로렌조 오일인가 하는 영화처럼 혜택 받는 환자이고 싶던 희망도 이제는 접었다. 어차피 치료약 하나 변변히 없는 근무력증 인데, 무슨 덕 볼일 있다고 비벼 대겠냐? 그저, 매스컴에서 장애자가 연극 연출을 합니다는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서 그걸로 버티고 있는 실정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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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래도, 이 쌍판대기에 나 이번 연극에서, 연출 끝발로 한자리 배역 합니다구. 종철이가 극구 부추켜서 한거지만 서도….’

‘대사 엄청 짧겠구만. 혹시 지나가는 행인 B 아니면, 멀리서 혀를 차는 동네 주민 C 같은 거 아니우?’

‘아니야, 그래도 대사가 지문 포함해서 두 페이지 라니깐? 남들 연기 지도한답시고 퍼질리고 앉았다가 막상 내가 할려니 혀가 꼬이질 않나, 목청이 막히질 않나, 몇 번이고 고사하려다가 하는 건지 몰라. 뭐 기념 이라나 뭐라나…’

‘기념은 또 무슨 얘기유?’

‘자기 친구 중에 애로 쪽으로 내노라 하는 찍사가 있는데, 내가 출연하는 날, 맞춰서 예술 하러 온다나봐. 우리 연극을 비디오에 담아서 준다나 뭐라나…..공짜라고 해서 옳커니 했지 뭐.’

‘…..그때가……. 형이 소품 담당 이던 때였지, 아마? …..그땐…. 펄펄 날았는데….’

준서는 가지고 온 나머지 소주 한 병을 다시 이빨로 따면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엊그제 같긴 하네. 너야 빨래판이 그럴싸하니 맨 처음부터 무대에 섰지만 서도, 뭐 나야 그렇냐? 형들 뒤치닥 거리에, 청소에, 품팔이에, 말이 소품 담당이지, 따까리 라는 단어가 딱 맞았지, 뭐.’

군대에서 잘 쓰던 그 따까리 라는 단어가 그렇게 슬프게 들렸던 적은 없었다. 가족들에게는 미친 놈 소리 들어가며, 전공도 몽조리 내팽개치고 연극판에 나와 앉아 있는 나를 가르켜, 돌아가신 아버님 께서는 미친개한테 던져줘도 아깝지 않을 놈이라고 하셨었다. 돌아가실 때에도 병실에 들어오지 말라는 엄명 때문에 문을 빼꼼히 열고, 임종을 지켜봐야 했던 나로서는 이 길로 인해 담겨진 상처가 적지 않았기에…..가족들은 언제나 나를 얘기할 때마다 연극판에서 일취월장한 성공사례로 준서의 연예계 진출을 화두로 삼곤 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은 잘나고 볼 일이라는 칭찬 에서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오기를 부려도 안된다는 각설에서부터 나를 안주 삼아 아버님의 지병과 돌아가심의 연유를 몽조리 나와 결부시켜 씹어 돌리는 것이 일상 이었으니까. 그나마 연출이라는 직책이 그럴듯하게 버티고 있어서 체면을 살려 주는가 싶었지만 그게 그렇게 녹녹하게 내 앞에 차려질 밥상만은 아니었던가 싶다.

‘형, 그때 뭔가 느낀 것 없었수? 그 근력 좋던 사람이 밤샘 며칠 했습니다고 픽 쓰러지더니 일어나서 물그릇 하나 들지 못하게 되는 걸 보고, 난 형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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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력증은 그렇게 나를 갑작스럽게 쓰러 트렸다.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영양보충이 병세 진전을 막을 수 있다는 열쇠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그걸 추스릴 상황이 되질 못했었다. 불어터진 라면도 감사하게 먹어야 했고, 추운 연습실 구섞 에서 신문지에 돌돌 말려 새우잠을 자기 일 쑤 였던 나의 건강은 그야말로 폭발물 같은 처지 였음을 나 자신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갑자기 다가온 개막 일정으로 인해서 눈에 불을 켜고 밤샘 연습을 하던 내 시야가 까매지면서 땅바닥이 내 눈 앞으로 벌떡 일어나던 것이 기억의 마지막 이었다. 얼굴을 다 갈아 붙이고 깨어난 나에게 내려진 병명은 처음에는 영양실조 였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숨고르기가 끝난 병세는 이제까지 너무 기다렸다는 듯이 나의 몸을 거세게 쓰러트리기 시작했고….

‘그때, 형이 쓰러지고 나서 민영씨가 얼마나 울고불고 했었는지, 형 모르지?’

나는 얘기로만 전해 들었던 그 후담. 언제나, 조용하지만 낭랑한 음색으로 조연의 역할을 멋들어지게 해내던 그녀….나는 그녀의 대사가 이어질 때, 내 손으로 비추던 조명 아래에서 꿈을 꾸는 듯한 눈동자로 연기를 하던 그녀의 분위기를 더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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