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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교실에 다니게 된 건, 그때까지 그저 취미로 즐기던 어떤 것을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취미로 즐기던 어떤 것'이라고 이렇게 불분명하게 말하는 이유는, 그녀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싶어서다. 그저 무슨 '작품'인가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까지만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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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는 둘 다 이미 결혼한 몸이었지만, 그 이유가 아니어도 같이 자면 안 될 사이였다. 강사와 학생이라는 관계가 무슨, 결코 같이 자면 안 될 사이는 아니지 않느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강좌가 끝나고도 단순히 강사와 학생이라는 관계보다는 스승과 제자라는 사이로 만나곤 했던 그녀와 내가 같이 자게 될 줄은 우리 둘 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녀는 나보다 7살이 많았다. 그 교실에서 첫 강의를 기다리던 날, 막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창밖에 시선을 돌리다가 청바지를 입은 한 여자의 뒷모습을 봤다. 뒷모습만으로는 내 또래로 보이던 여자였다. 작은 엉덩이와 가느다란 허벅지를 빈틈없이 감싼 청바지가 잘 어울렸다. 급히 걸어가느라 갈색으로 물들인 긴 머리가 바람에 마구 헝클어졌다. 교실에 들어와 화이트보드 앞에 선 그녀가 자신을 소개하던 말들, 그리고 첫 수업에서 오리엔테이션처럼 하는 말들 속에서 나는 그녀가 나보다 7살 정도가 많다는 걸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는 그녀가 외국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녀가 입던 청바지가 기네스진이라고 불리던 스타일이라는 걸 알고 나중에야 연상한 것일지도 몰랐다.

강좌가 끝나기 전까지도 우리는 그렇게 친하진 않았다. 가끔 그녀는 내 작품이 특이하다며 칭찬을 해 주곤 했지만 그뿐이었다. 수업 시간에 가끔 마주치던 시선도 그때의 우린 서로 의미 없는 것으로 여기곤 했습니다. 종강하던 날, 2차까지 이어진 뒤풀이가 끝나고 남은 사람들 중 누군가가 우리들을 끌고 노래방에 갔다. 대부분이 30, 40대의 여자들인 학생들 사이에서, 노래방까지 따라온 남자는 나 하나뿐이었다. 그녀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술에 많이 취해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소곳하게 강의 내용 외에는 별 말이 없던 그녀도 많이 취했던 것 같았다. 누군가가 마이크를 넘겨주자 일어서서 유행하던 댄스곡을 불렀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깔깔대면서 웃었고, 나도 그녀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고 있었을 때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내 무릎에 앉았다. 그 노래를 부르던 가수가 노래를 끝낼 때 하던 동작을 그대로 장난스럽게 흉내 내는 그녀를 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그녀의 엉덩이가 내 무릎위에 놓였던 아주 짧은 시간동안 느꼈던 그녀의 온기를 나는 오랫동안 기억했습니다.

강좌가 끝나고 나서야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그녀를 보던 시간들을 내가 많이 그리워했습니다는 걸 알게 됐다. 또, 강좌를 듣던 시간동안은 주말마다 괜히 몸이 지칠 때까지 돌아다니곤 했던 몹쓸 병에도 시달리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강좌가 끝나자 나는 예전처럼 다시 주말이 되면 혼자서 정처 없이 걸어 다녔다. 주로 아무 목적 없이 헤매고 다녔고, H가 살던 동네, K가 살던 동네까지 찾아다녔다. 발이 아파 도저히 걸을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버스를 탔다가 아무데서나 내린 다음, 거기서부터 다시 걸었다. 이런 짓을 거의 매 주마다 반복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아내도 내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묻는 걸 포기한 뒤였다. 한 번, 비를 맞고 들어온 날에 그저 비는 맞지 말고 다니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녀의 작품이 어느 공모전에선가 대상을 탔다는 건 인사동을 헤매고 다니던 주말에 알게 됐다. 공모 기념전 전시회 포스터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미 날짜가 꽤 지나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축하의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내게 아직도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를 물었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녀는 강의를 하던 때엔 말해주지 못했는데, 네게는 재능이 있다면서 작품을 손에서 놓지 말라는 말을 해 주었다. 그 일을 계기로 우린 메일을 주고받게 됐다. 나는 다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완성되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녀는 때론 칭찬을, 때론 냉정하게 평을 해 주었다. 만날 때마다 우아하고 고상한 옷차림새뿐만 아니라, 말투며 행동까지 그랬던 그녀는 나하고는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았다. 나는 실제로 만났을 때뿐만 아니라 메일에서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우리가 주고받던 메일의 화제가 왜 모텔로 옮겨가게 됐는지는 기억이 확실치 않다. 여주인이 직접 서빙을 하던 인사동의 어느 작은 까페에서 '룸메이트'라는 말을 듣고 나서였을 수도 있다. 한낮이었지만 막 비가 쏟아질 것처럼 어두워진 날, 우리는 몇 번 들른 적이 있었던 까페에 앉아 창밖을 보면서 강좌의 첫날을 조용히 회상하고 있었다. 여주인이 다가와 조용히 얘기하는 게 보기 좋다며 혹시 방해는 안 됐는지 물으면서 커피를 내려놓다가 룸메이트 어쩌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이었다. 우리는 얼굴을 붉히며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대답했는데, 이후부터 어쩐지 말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날 밤 그녀에게 보낸 메일에서 나는 도대체 왜 꺼내게 됐는지 모를, 원인이라면 바로 그날 낮에 있었던 그 일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모텔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H와 갔던 동네의 모텔, K와 같던 동네의 모텔 얘기를 그녀에게 해 주었고, 그녀는 그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믿기 힘들었을 대답 - 모텔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는 - 을 했습니다. 그녀를 자세히 알게 전이었다면 그런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하는 제일 심한 욕이 '이 녀석들이!'라는 것, 운전을 하다가 남이 끼어들 때 하는 욕은 '저런 나쁜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된 다음에는 왠지 그녀의 말이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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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얘기를 시작하게 된 뒤부터 우리 둘의 메일에는 조금씩 야한 얘기가 섞였다. 그렇지만 주로는 내가 야한 얘기를 쓰면 그녀가 그런 얘기가 있냐는 대답, 나는 그녀의 대답에 어떻게 이런 여자가 있을까 해서 더 놀라게 되는 식이었다.

그날은 그녀와 만나던 시간까지도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았다. 같이 작품에 대한 말을 하지 않은 것도, 작품을 보러 돌아다니지 않고 바로 술부터 마시게 된 것도, 이제 생각하면 같이 자게 될 일의 전조였다고 하면 우스울까. 그녀는 강의가 끝나던 날처럼 술에 취했고, 나도 그랬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때처럼 조금은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집을 나와서 찻집을 찾던 우리는 시간이 꽤 깊어서 찻집이 모두 문을 닫았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가 갔던 까페는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었지만 둘 다 거긴 가기 싫어했습니다. 몇 군데를 찾다가 모두 문을 닫은 것을 확인했고, 4월의 늦은 밤 날씨도 꽤나 차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늦게 들어가도 괜찮냐는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어떤 곳을 바라보면서 저기에라도 들어가지 않겠냐고 작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찻집을 찾을 때마다 내 눈앞에 들어왔던 모텔의 간판들... 나는 메일로 그녀에게 했던 모텔 얘기들을 애써 지우려 노력했는데,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나도 가고 싶었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방에 들어서서 그녀를 안은 다음에야 나는 그녀가 아주 작은, 아주 아담한 여자라는 걸 알았다. 그전까진 아마 앞에서 작품에 대해 강의를 하던 강사, 그리고 여자로 느끼기엔 너무 멀리 있는 선생님이라는 그런 관계가 한정해 놓은 관계, 그런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를 안고 서 있던 꽤 오랜 시간까지도 사실 나는 낯선 느낌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를 안은 채 긴 머리를 한참 쓰다듬고 난 뒤에야, 그리고 그녀의 향수가 방 안의 따뜻한 공기에 조금씩 섞여 갈 때쯤에야 나는 비로소 그녀를 여자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바지 속에서 내 것이 천천히 일어섰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그녀는 키스를 피했습니다. 처음엔 키 차이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

나는 목을 더듬는 내게 두 팔을 감고 안긴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바쁘게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동안 이렇게 하고 싶었던 욕망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작은 등을 휘젓는 내 손길 때문에 그녀는 조금씩 신음을 흘렸다.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옷을 벗겼다. 그녀는 옷을 벗길 때도, 내가 일어서서 옷을 벗을 때도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브래지어를 벗겨낼 때, 나는 노래방에서 내 무릎에 그녀가 앉았을 때처럼 놀랐다. 그녀의 가슴은 나보다 7살 많은, 중년 여자의 그것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을 정도였다. 전체적인 모양과 젖꼭지의 색깔 등이 마치 나보다 어린 여자애의 것 같았다. 내 손에 느껴지던 탄력도 꼭 그랬다. 누워서도 그 정도로 허물어지지 않은 유방은 어쩌면 수술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고, 지금은 회상하지만 그때는 사실 그렇게 손에서 놓고 있을 여유도 없었다. 나는 게걸스럽게 그녀의 젖꼭지를 빨아댔고, 그녀도 허벅지를 모으면서 조금씩 몸을 뒤틀고 있었다. 그녀의 팬티를 내리고 틈 사이를 헤집었지만 그녀는 반응과는 다르게 아직 젖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빨리 그녀의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단단히 꼴려있는 상태였다. 이미 투명한 물이 흐르기 시작해서, 나는 그것으로 그녀의 틈을 적시려고 몸을 세운다음 내 것을 잡고 그녀의 살을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검붉게 피가 몰려 잔뜩 꼴린 내 것에서 흐르는 물을 그녀 것에 열심히 바르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우린 모텔 방에 들어와서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그녀가 눈을 뜨고 나를 똑바로 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빨리 박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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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그 말에 어떤 충격을 받았던가! 그렇게 고상하고 우아한 여자의 입에서 이런 쌍스러운 말이 나오다니! 게다가 내 선생님의 입에서! 이런 실망감보다는 이제부터 넌 내 여자, 내 여자가 나를 이렇게 원하고 있다는 그런 만족감이 주는 묘한 흥분에 휩싸였다. 순간 나는 어이없게도 사정, 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정액을 조금 흘리고 말았다. 희끄무레한 액체가 그녀의 속살 틈 사이를 흘렀다. 완전히 싼 것은 아니어서, 다행히 내 것은 아직도 충분히 단단했습니다. 잘못하면 그녀 안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끝날 뻔했지만 오히려 조금 흐른 정액이 그녀의 그곳을 충분히 적셨기 때문에 나는 쉽게 그녀 안으로 들어갔다. 허벅지를 들어 올려 깊게 박고 나서 천천히 허리를 놀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애무할 때와는 다른 신음소릴 내기 시작했습니다. 웃음소린지, 울음소린지 잘 알 수 없는 특이한 신음이었다.

"누나, 좋아?"

나는 그때까지 깍듯하게 하던 존댓말도,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다 버리고 감히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좋냐고 물었다.

"응..."

나는 그녀의 부탁대로 내 것을 박아 넣은 채로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다시 유방을 찾아 젖꼭지를 깨물고 빨았다. 목을 타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았지만 역시 그녀는 내 머리를 감싸면서 키스는 허락하지 않았다. 점점 거칠고 빨라지는 내 엉덩이를 부여잡고 그녀는 또 나를 흥분시키는 말을 했습니다.

"안에다 싸도 돼."

나는 몸을 일으키고 붉게 충혈된 그녀의 속살을 들락거리는 내 것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가 박을 때마다 흔들리는 그녀의 하얀 유방, 잘록한 허리와 날씬한 아랫배...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다시 그녀 위에 엎어져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바깥엔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한 번 같이 잤기 때문에 너는 내 여자가 되고 나는 네 남자가 됐다, 뭐 이런 건 아니었고 어쨌든 나는 곧 말을 놓았다. 그녀는 나에게 내가 4번째로 잔 남자라는 걸 고백했습니다. 첫 번째는 남편이었지만 2, 3번째는 다른 남자였다는 사실이, 그것도 결혼 이후였다는 말을 믿기 힘들었다. 다른 여자도 아니고, 그녀가... 모텔에 가 본 적도 없다고 하지 않았냐고 물으니까 대부분은 남자의 집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아니, 이건 역시 프라이버시를 지켜야 하니까 말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녀는 내게 자기가 몇 번째 여자냐고 물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사랑하거나 최소한 좋아해서 잔 여자는 그녀가 4번째였지만, 왠지 그렇게 말하기가 싫어서 11번째라고 아무렇게나 말해버렸다. 그녀가 내 키스를 피했던 생각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실제로 술집 여자나 인터넷에서 원나잇으로 만난 여자하고 잔 것 까지 합치면 대략 맞는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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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남편과의 소극적인 섹스에 대해 얘기해 줬다. 어느 밤엔가, 그녀가 남편을 눕히고 위에서 하려고 하자 남편이 '당신은 안 그렇게 생겨서 왜 그렇게 밝히냐'고 했단다. 할 말이 없는 남편이다. 이후에 잔 남자들하고도 정상위로만 해 봤단다. 그 외에는 어떤 것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모텔에 온 것도 오늘이 처음이다. 믿을 수 없는 얘기들이다.

우리는 그런 얘길 나누면서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잠이 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밖엔 비가 퍼붓고 있었다.

"누나가 못 해 본 거 다 하게 해 줄게."

나는 잠에서 깨어 다시 힘차게 일어선 내 것을 그녀의 얼굴 앞에 내밀었다. 그녀는 내 것을 잡고 서툴게 빨기 시작했습니다. 서툴긴 했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맛있게 먹는 걸 내려다보니까 너무 흥분되어 곧 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입에서 내 것을 빼냈다. 그녀의 침이 범벅이 되어 번질거리는, 계속 끄덕이는 걸 잡은 채 남자의 성기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어디가 성감대고 어디를 어떻게 해주면 기분이 좋다는 둥... 그리고 그녀를 엎드리게 하고 하늘을 향한 엉덩이 틈을 벌려 내 것이 드나들던 그 속살들과 항문을 오랫동안 빨아주고 그 자세에서 천천히 넣어 박아주었다. 그녀는 다시 그 특이한 신음소리를 냈다.

내가 눕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내 위에 올라타고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해 줄 것이 많은데... 그런 생각들은 그녀가 내 몸에 자신의 아래를 밀착시키고 거칠게 문지르기 시작하자 그만 희미해져버렸다. 창밖이 번쩍이면서 천둥이 치기 시작하던 순간, 나는 오랫동안 꾸역꾸역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씻으러 욕실에 들어간 사이, 나는 런닝을 찾아 입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댄 채였다. 샤워를 끝내고 어느새 옷까지 입은 그녀가 내 옆에 앉아 내 머리를 품에 안았다. 나는 그녀의 따뜻한 목덜미와 가슴에 입을 맞췄다. 그녀가 내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런닝 돌려 입었어."

밖에 나와서 우린 그 비를 맞으면서 헤어졌다. 그녀가 택시를 타고 사라졌고, 나도 택시를 타려다가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들어 지갑을 살폈는데, 그야말로 텅 비어있었다. 내리는 빗물만 대책 없이 빈 지갑 속으로 쏟아지고 있었다고나 할까. 나는 비를 피하려고 문을 닫은 가게들의 차양과 차양 사이를 뛰어다녔지만 곧 포기했습니다. 시간은 12시를 넘어, 내가 매 주 미친 듯이 헤매고 다니던 주말이 됐으니까. 나는 비가 쏟아지는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그렇게 퍼붓던 그날 밤, 아니 새벽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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