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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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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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2012년 12월 14일 오후 7시 20분 

 

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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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 거식을 불러 세우자 지혜와 미선이 인사를 하고 퇴근을 한다.

멋쩍은 상황에 머리를 끄적이는데..

"가죠.. "

"네? 어딜??"

"술!마!시!러!"

혜진이 장난끼스런 웃음을 보이더니 앞장을 선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다이아 귀걸이.

뒷머리를 쓸어 올려 정갈하게 묶여진 머리.

갈색의 코트 사이로 비치는 하얀 원피스의 혜진의 뒤를 따라가는 거식.

"미행 해요?.. 얼른 와요.."

"네?.. 아..네.."

혜진의 말에 거식이 빠른걸음으로 혜진의 옆에서 걷기 시작한다.

"오늘은 제 술 친구 좀 해줘요. 가능하죠?"

"네... "

혜진의 발걸음에 맞춰 걸어간다.

G백화점 주차장을 지나 골목길을 한참 걸어가던 혜진이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대복상회]

평생동안 한번도 안와봤을것 같은 아니 지금의 옷차림새와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혜진이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어? 왔어? 오랜만이네.."

"응.. 오빠.. 오늘도 손님 많네.."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응? 혼자 온거 아녔어?"

"아.. 그냥.. 아는 오빠야..."

혜진이 가게에 들어서자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아는척을 한다.

심플한 개량형 한복에 구렛나루.. 

그리고 덮수룩한 턱수염이 마치 옛날 훈장같은 느낌이다.

웨이브 된 머리카락은 어깨를 넘어 흘러내렸고 둥그스런 얼굴은 한마디로 남.자.처럼 생겼다.

그렇게 인사하는 혜진이 뒤로 거식이 멍하니 서있자 혜진은 아는 오빠라고 소개를 한다.

의아해 하면서도 이내 혜진이 빈곳을 찾아 자리에 앉고 거식 역시 마주 앉았다.

"뭐 먹을래?"

"막걸리 한주전자하고 파전 음.. 그리고 홍두깨.. 아.. 그리고 계란은 몇개 더 주고.."

"하하..OK.. 기다려.."

혜진이 사장에게 주문을 하자 화통한 웃음을 건네고 사라진다.

"여기는 자주 오시나 봐요?"

"혼자 술마시고 싶을때요.. "

"막걸리는 알겠는데 홍두깨는 뭐죠?"

"원래 홍합 두부두루치기인데..깨소금까지 뿌려 나와서.. 저는 홍두깨라고 불러요"

"큭큭.. 홍두깨.. 하긴.. 오삼두는 오징어삼겹살두루치기고.. 낙삼두인가 그런것도 있었던것 같고.. 아!! 힘내라동태찌게 인가에서 메뉴이름을 그렇게 졌던것 같은데??"

"힘내라 동태찌게요??"

"네.. 모르세요??"

"네.. 그게 뭔데요?? 동태찌게는 알겠는데.. 힘내라동태찌게면.. 뭐.. 인삼으로 끓인 동태찌게?? 아니면.. 비아그라라도 넣고 끓인건가??"

"하핫... 푸하하핫....비!아!그!라..정말 비아그라 넣고 끓인게 힘내라동태찌게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죠??. 큭큭.."

"호호.. 비아그라는 당연히 농담이죠...아니면.. 뭔데요..?"

"아.. 가게 이름이예요.. 기본 안주로 동태찌게가 나오죠..그냥 동태드시고 힘내라는 의미일거예요. 한 17-8년 전쯤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었는데 지금도 가끔 보이고요.."

 

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아.. 그렇구나.. 가게이름 참 재미있네요."

"요즘은 참 개성있는 이름이 많아요. 가게같은 경우에도 "미쳐버린 파닭","피리부는 똥집","태풍은 불어도 철가방은 간다"등등."

"호호.. 미쳐버린파닭.. 진짜 그런게 있어요? 호홋.."

혜진이 웃는 사이 막걸리와 파전이 나온다.

대접에 가득 술을 따라 주는 혜진.

새끼 손가락을 대접속에 담그고 서너바퀴 돌리는 혜진.

거식에게 잔을 건네고 새끼 손가락을 입에 넣고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 대는 모습이 몹시도 색스럽다.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예요.."

"손 씻으셨어요? 이거 어째 짤것 같은데..??"

"뭐예요? 제손 깨끗하거든요.. 치.."

"하하.. 자.. 한잔 드세요.."

건배와 함께 차거운 막걸리가 입안으로 들어간다.

차거운 느낌에 두세모금 마시지도 못하고 잔을 내려놓은 거식과 달리 혜진은 끝까지 잔을 비운다.

"꺼~~윽"

"하하... 이거 막걸리 제대로 드실줄 아시는데요?"

"이래뵈요.. 막걸리 경력 20년이거든요!!"

"아니.. 그럼.. 16살.. 중3때부터 막걸리를 드셨단 얘긴데?? 진짜예요?"

"아.. 20년은 안됐나?.. 어쨌든.. 그만큼 오래 됐다는 말이죠.... "

"큭큭.. 네.. "

"아까 하신말.. 술 친구 있다는것도 행복하고 지나고 보면 정말 힘들때 누군가 옆에 있었다는게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는 말..그리고 또 뭐였죠? 아.. 맞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때는 힘들때 아무도 곁에 없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때라고 했죠..?"

"아.. 네... 그랬습니다... 그냥 제 생각에 가장 힘든게 무관심 아닐까 생각해요. 세상어느 누구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면 죽은것과 다른게 뭐가 있겠어요?"

"그럼 전 오늘 행복하네요. 술.친.구가 있으니.."

"네! 저도 행복합니다. 술.친.구가 있으니..하하하.."

또다시 건배를 한 거식과 혜진..

이번엔 거식도 한잔을 비워 버린다.

사람마다 술의 취함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이 나온다.

어떤 사람은 어느정도 술에 취하면 세상 모르고 잠을 자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술에 취하면 주변을 무시한채 노래를 불러 제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술만 먹으면 호르몬분비가 과다해지는지 커플로 온사람에게도 찝적대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대범해져서 도시의 모든곳이 자신의 화장실, 안방으로 변하기도 하고..

 

나는 돌싱남 거식이 - 8부
 

술먹고 일어나면 늘 모텔에서 옷을 벗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제의 혜진은 술에 너무 취해서인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쓰러져 잠들었었고

오늘의 혜진은 쉴새없이 떠들어 댄다.

그런 모습중에도 속마음을 꺼내 놓지는 않는다.

아니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일반적인 사회이야기나 경제이야기.. 그리고 TV프로그램 이야기를 할뿐 개인적인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주전자.. 또 한주전자..또다시 한 주전자.. 

주전자에 빵구가 났는지 아니면 혜진과 거식이의 위가 거대한지 계속 비워낸다.

연신 마신 술에 취기가 몰려온다.

"근데... 부장옵빠... 뭐 하나 물어 봐도 돼??"

"네?? .. 물어보세요.."

"치... 옵뽜~가.. 나보다 나이도 훨~~~~월~~~씬.. 많으면서.. 회사 땡!! 하면.. 그냥 말 까!!!"

"하하.. 말 높이는게 편해요.. "

"어엇!! 좋아.. 그럼.. 명령이닷!!!.. 말까!!.. 안그럼.. 옵뽜.. 짤를꺼다.."

"하하...대표님.. 술.. 과하셨다.."

"어?????? 정말!!!.. 그럼.. 이제 술.친.구. 안해요."

"참.. 억지부리긴... 아.. 알았어요.. 그럽시다.. 아니.. 그래.. 말놀께.. 됐...냐?"

"응... 좋다.. 오~~옵~~뽜~~아.."

"왜~~애...애~"

남들이 보면 연인사이라 느낄만큼 마음껏 웃는 두사람이다.

"아.. 참.. 질문이 뭐냐면.. 에잇 어차피 궁금한건 못참으니까 까놓고 이야기 해야지.. 오빤 경력도 다양하던데.. 학원선생에.. 프로그램개발에.. 기자생활도 하고.. 마케팅에 홍보에.. 거기다 회사도 직접했었고.."

"....그랬지.."

"그런데 왜 언니한테 취직을 부탁했어?? 그정도 실력이면 어떤 회사든 충분히 들어갈것 같던데?? 물론 나야 좋지만.."

"언니한테 취직을 부탁한건.. 놀고 있었으니 그랬고...실력이라.. 글쎄.. 실력..."

거식은 잠시 고민한 후 말을 이어갔다.

"옛말에 이런말 있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말.. 처음에 학원에서 강사를 하는데.. 너무 떨리더라.. 모두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것 같고.. 그래도 해야겠기에 수업전에 3-4시간씩 혼자 연습하고 들어갔었지.. 몇분쯤 어떤 예제를 내고 몇분쯤엔 어떤 농담을 던지고.. 그렇게 연습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되더라..

프로그램이야 매일 밤새가며 파고 들었으니 시간이 해결해주는걸테고 기자도 시작하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틀만 알면 어렵지 않은게 기자야. 특히 인물이나 상품 관련 기사는 형식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서 한 6개월만 죽어라 기사 보면서 작문해대면 왠만하면 할 수 있고.. 요즘엔 검색이 워낙 쉬우니까 용어나 단어도 쉽게 쓸수 있고..

마케팅이나 홍보도 마찬가지야. 어차피 사.람.이 하는것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했느냐에 따라 달려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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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럼 왜 다른 회사를 안들어가고??"

"사실 갈만한 곳이 없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들어가고 싶은데 고졸이라는 선입견때문에 이력서 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엔 죽어라 일하고 돈도 안되고.. 그 와중에 경쟁은 또 얼마나 심하고.. 들어갔다고 다가 아니라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 말로 표현 못할껄?"

"....."

"상위 3%가 나라의 모든 경제권을 쥐고 있다고들 하지 그런데 알고보면 하위60%가 하루 하루 먹고 살기위해 일 하는것의 부산물일 따름이야.. 그런 반면에 취업이나 모든 정책은 하위60%는 늘 무시되어 있지."

"아.. 괜히 이야기 했다.. 짜증나.."

"너 한테는 짜증이지만.. 지금 저쪽테이블이나.. 네 뒤에 있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나랑 똑같을껄?? 지금 회사 짤리면 또다시 회사를 찾기 위해 오랜시간이 흐르지.. 물론 일의 조건이나 급여수준을 따지지 않는다면 보름안에 일을 찾을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다는것은 때로는 6개월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결국 시간과 돈에 쫒겨 재미 없는 일을 택하기도 하고..."

"재미 없는 일??"

"훗.. 누가 그러더라.. 어떻게 맨날 1등만 하냐고.. 그러니깐 답변을 뭐라냐면 자긴 1등하는게 재미있대.."

"뭐??? 누가???"

"글쎄.. 어쨌든 1등하는게 재미있다 보니까 1등 할려고 계속 노력하다 보니까 계속 1등하게 된다는 거지.. 일도 마찬가지라고 봐.. 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재미있는일.. 가장 자신 있는 일을 하는게 그만큼 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오빤.. 지금 하는 일은 어때??"

"솔직히 재미있어.. 내가 직접 회사를 차렸을땐 돈이 없어서 매일 돈때문에 고민하고 그러다 보면 일을 제대로 못했거든.. 누구를 만나거나 제품을 생산하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펼칠 수 있는게 없다 보니 늘 힘들었었지.."

"좋아.. 그럼... 내가 오빠 팍팍 밀어줄께.. 잘해봐.. 그럼 나도 금방 부자 되겠다.."

"야.. 그게 나 혼자 되냐..같이 하는거지.. 그러니깐 너도 신경 바짝써.."

다시금 건배를 하는 혜진..

거식과 혜진은 술에 잔뜩 취한채로 막걸리집을 나왔고 자신이 아는 BAR가 있다며 혜진이 또 다른곳을 가려 하자 거식이 혜진을 만류한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잘 아는 곳이 있다며 택시를 타고 이동한 두사람.

두사람이 찾은곳은 다름아닌 7080이었다.

지난 2009년 한 기자를 통해서 알게된 7080은.. 새벽까지 음악을 틀어대며 마음껏 춤을 추는 공간이었다.

술에 취한 여인을 낚으러 숫컷들이 몰려오고 또는 술에 취한 호구를 낚으러 주점 여인들이 자주 찾는 공간..

그 공간에 들어서자 혜진은 정신없이 음악의 선율에 온몸을 흔들었다.

테이블위의 양주를 연신 들이키며 브루스 타임을 제외 하고는 계속 홀로 나가 춤을 추는 혜진이었다.

그런 혜진의 주위에 늑대들이 몰려들고 나름 방어전을 구사했지만 끈쩍한 손길과 눈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혜진은 그런 늑대들이 재미있는지 나중에는 거식을 버려둔채 테이블을 돌아 다니며 술을 얻어 마셨다.

어느 순간..

한무리의 늑대가 혜진을 데려 나가려 실강이를 벌이던 찰나 그나마 거식과 안면있던 사장으로 인해 겨우 무마시키고 혜진을 부둥켜 안고 밖으로 나온다.

새벽2시가 넘은 시간..

거식은 인사불성의 혜진과 함께 택시를 탄다.

핑크빛의 궁전..

그리고 핑크 침대위에 혜진이 쓰러져 있다.

갈색코트는 풀어 헤쳐진채 하얀 원피스가 어둠속에서 빛을 뽐내고 있다.

하얀 원피스 위쪽 단추는 두개가 풀어져 있고 그 사이로 분홍빛의 브래지어가 탐스러운 젖가슴을 감싸고 있다.

大자로 뻗은 혜진이었기에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거식은 천천히 한쪽 손을잡고 코트를 힘겹게 벗겨낸다.

자리를 이동해 혜진이 다른쪽 팔을 벗겨내는 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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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의 몸을 살짝 밀어내자 몸이 회전 되고 거식은 코트를 끄집어 낸다.

반대편으로 이동한 거식이 혜진을 바라본다.

거식의 눈에 브래지어가 채 감싸지 못한 혜진의 왼쪽 가슴이 살짝 보인다.

"흠.후..우...."

거식은 크게 한숨을 내쉰다.

그동안 야동과 야설을 통해 골뱅이를 많이 경험한 거식이었다.

더군다나 이 집은 혜진이 혼자 사는 집이 아니던가??

눈 앞에 나 잡아 먹으세요.. 하고 잠이든 혜진..

거식이 손을 뻗어 혜진의 머리카락을 정리하는듯 쓸어 올리는데..

그 순간.. 적막을 뚫고 인기척이 흐른다.

순간적으로 놀란 거식이 혜진의 방에서 빠져나오고 불이 켜진 현관엔 다름 아닌 혜숙이 서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침묵..

잠시의 시간이었지만 엄청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현관의 불이 꺼진 후 또 다시 시간이 흐른다.

"후우...."

혜숙이 거식에게 들릴정도로 큰 한숨소리를 내더니 이내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간다.

죄라도 진것 마냥 혜숙의 그림자를 쫒던 거식의 눈은 혜숙이 사라진 안방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또 다시 칠흑같은 시간이 흘러간다.

마냥 안방을 바라보던 거식이 신발을 신으려 움직이는데 혜숙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깐.만.요.."

혜숙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거식..

검은 외투에 하얀색 목도리를 두르고 들어왔던 혜숙은 하늘색 추리닝을 입은채 거식을 부르고 있었다.

"잠깐.. 이야기 좀 해요.."

"..네..."

거식이 다시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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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물을 드실래요? 아니면 술..을.. 한잔 더 하실래요??"

"네?? 아.. 괜찮습니다.. 아.. 물.을.. 한잔.."

"괜찮으시면 술 한잔 더 하실래요?"

"네?.. 아.. 네.. 뭐.. 그러죠.."

혜숙의 말에 거식은 왠지 모르게 그래야만 한다고 술한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숙이 술이 가득한 장식장에서 이것저것 살펴 보더니 한병의 양주를 꺼내고 이내 부엌으로 몸을 움직인다.

혜숙의 뒷모습이 소파에 앉은 거식의 눈에 자꾸만 들어온다.

하늘색 츄리링이 풍만한 엉덩이를 감추지 못하겠다는 듯 꽈악 달라 붙어 있다.

몸을 움직일때마다 머리카락이 찰랑거린다.

마치 한편의 CF를 보는듯 하다.

금새 뒤돌아서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는 멘트를 날릴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느새 혜숙은 쟁반위에 양주한병과 과일 그리고 우유를 들고 거식의 앞에 마주 앉는다.

거실의 시계가 빠르게 3시 30분을 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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