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도 없었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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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일도 없었다 1편

도시꾼 0 698 0 0

아무일도 없었다 1편 

 

짧은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천천히 팬티를 내리면서 그녀는 가능한 한 느릿느릿하게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넓게 다리를 벌리면서 그곳에 힘을 주었다.

솨아-.

오줌줄기가 분수처럼 솟구쳐 나왔다. 시원했습니다. 짜릿한 쾌감이 빈 방광을 가득 채우며 몰려들었다.

볼일을 마치자 그녀는 엉거주춤 일어선 채 준비해 온 티슈로 거웃이며 은밀한 살갗에 묻은 오줌 방울을 가볍게 찍어 훔쳤다. 그리고는 마치 무언가를 찾기라도 하듯 은밀한 곳을 손가락으로 벌려 잠시 들여다보고는 천천히 팬티를 끌어올렸다.

그녀는 그런 일련의 일을 진행하는 동안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섬?한 쾌감에 내내 몸을 떨고 있었다.

누군가가 훔쳐보고 있다!

아무일도 없었다  1편
 

그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쾌감의 원천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는 화장실 벽에 난 아주 작은 구멍이 언제 누가 무슨 목적으로 뚫어놓은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재래식 변기의 정면을 향해 총알 자국처럼 뚫린 그 구멍, 그 구멍으로 비쳐드는 한 줄기 가느다란 햇빛을 차단하는 그림자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 날 문득 그 구멍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그 순간부터 짜릿한 전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행위를 몰래 들여다보는 눈길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보다는 흥분으로 그녀에게 다가들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누군가가 담배꽁초나 화장지 따위로 구멍을 막아버리거나 하면 얼른 그것을 제거하여 구멍을 열어놓곤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일을 볼 때 그림자의 존재를 느끼면 일부러 천천히, 가능한 한 비밀스런 부분을 오래 드러내며 일을 보곤 했습니다.

인간에게는 훔쳐보고 싶은 욕망과 동시에 그 대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던가.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 잠들어 있는 욕망이 그 구멍을 통하여 불길처럼 살아오르는 것을 느꼈고, 하루라도 그 불길을 맛보지 않으면 허전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그 구멍에서 전율을 느끼기 시작한 이후로 남편과의 잠자리에서조차 누군가가 훔쳐봐 주었으면 더 짜릿하리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욕망을 채워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 또한 눈치챘고, 그 존재가 바로 화장실에 구멍을 뚫은 바로 그 존재와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과의 잠자리에서도 그 눈길을 향해 의도적인 노출을 시도하곤 했습니다. 커튼 한 구석을 일부러 덜 닫아놓기도 했으며, 때로는 방안에 불을 환하게 켜놓은 채 그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창문 쪽에서 훔쳐보기에 좋은 그림이 되도록 자세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그녀는 더욱 높고 깊은 오르가슴을 맛볼 수가 있었다. 적나라한 모습을 누군가에게 노출시키고 있다는 수치심이 쾌락의 중추를 훨씬 더 예민하게 만들어 주곤 했던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스커트를 여미자 잠시 뜸을 들이고는 화장실을 나왔다. 그림자로 하여금 몸을 숨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배려였다.

그녀가 사는 집은 이른바 다세대 주택이었다. 오밀조밀 붙은 단칸방이며 상하방이 길게 이어진, 오직 세를 놓을 목적으로 지어진 가옥이었다. 주인네까지 모두 합쳐 일곱 가구가 살았는데, 그녀는 그 중 맨 가장자리에 붙은 단칸방을 차지하고 남편과 단둘이 살았다.

남편은 공사장을 맡아 지키는 관리소장이었는데 그녀와는 나이 차이가 무려 열일곱살이었다. 남편은 쉰하나, 그녀는 서른넷이었던 것이다.

그녀와 남편은 청주에서 만났다. 그녀가 변두리의 한 다방에서 차를 나르고 있을 때 마침 남편은 근처의 공사장 관리소장 일을 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하여 차를 나르는 레지와 손님으로 만나 어느 사이에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하고 여관에 드나들기도 하다가 어느 날 문득 함께 살자는 남편의 청을 받아들여 이곳 성남시의 변두리에 방을 얻게 된 것이었다.

결혼이라고 해 봐야 그저 서류 한 장 달랑 구청에 밀어 넣고 살림만 합친 터라 별다를 것도 없었다. 꼬박꼬박 적지 않은 봉급이며 보너스를 가져다주는 남편은 집에서 자는 날보다 현장에서 지내는 날이 많았으므로 그녀는 나름대로 여유 있게 저축을 해가면서 한가로운 여염여자의 생활을 한껏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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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철들자마자 집을 나와 이곳저곳 다방이며 술집을 전전해 다니던 생활이 몸에 밴 그녀였기에 가정주부의 역할은 일견 한가로운 점은 있었지만 그만큼 답답하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그녀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 게 바로 화장실의 구멍이었다. 그녀는 주인네를 뺀 여섯 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비좁고 냄새나는 허름한 재래식 화장실이 그때만큼 고맙게 여겨진 적이 없었다. 그래서 가끔은 부엌 수채구멍 위에 앉아 일을 보던 습관에서 거짓말처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화장실을 나오자 슬그머니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그림자의 종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재빨리 몸을 감춘 게 틀림없었다.

‘후훗···.’

그녀는 웃음을 베물고는 자신의 단칸방을 향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서 커튼 틈으로 바깥 동정을 살폈다.

한 오분이나 지났을까. 화장실로 면해 이어진 담벼락 뒤에서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이 있었다. 주인집과 붙은 상하방에 사는 중학생 석구였다. 그리고 뒤를 이어 낄낄거리며 나오는 녀석은 그녀의 바로 옆방에 사는 봉열이었다.

‘어, 봉열이까지?’

그녀는 가슴이 철렁, 하며 두방망이질 쳤다.

석구는 2학년, 봉열이는 그보다 한 학년이 높은 3학년이었다. 석구는 전형적인 개구쟁이 타입으로 여드름 가득한 얼굴에 항상 장난기가 흘렀으나 봉열이는 나이답지 않게 조숙해 보이는 데다 누가 봐도 헌칠하게 생긴 미장부였다.

‘봉열이 저 자식도 나를 훔쳐보았구나. 언제부터지?’

그녀는 더욱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봉열이의 잘생긴 얼굴이 자신을 훔쳐보는 상상을 하자 석구를 떠올렸을 때보다 훨씬 자극적이었다.

두 녀석은 그녀의 방을 힐끗거리며 지들끼리 의미 있는 웃음을 주고받으면서 석구네 방을 향해 사라졌다.

그녀는 커튼에서 떨어져 방안에 덜퍼덕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까 보다 만 만화책을 펼쳐들었다. 그러나 그림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느낀 짜릿한 쾌감이 아직도 아랫배에 흥건히 고여 있었다.

‘옘병할 영감탱이는 주말이나 되어야 올 텐데···.’

그녀는 문득 사타구니를 간지럽히는 뭉클한 욕망에 저도 몰래 손을 갖다댔다. 불길이 일어난 것처럼 뜨거웠다.

‘몸 한 번 씨원하게 풀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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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럴 때마다 옛날 생활이 그리웠다. 아무 때고 맘만 먹으면 즐비하게 늘어선 게 사내들이었다. 눈치만 슬쩍 내비쳐도 침을 질질 흘리며 게걸스럽게 달려드는 사내들이 나래비를 서 있었다. 서른이 넘은 나이였음에도 어느 다방에서나 흔쾌히 써 줄 만큼 제법 반반한 얼굴과 몸매를 갖춘 그녀였기에 그녀는 언제나 영계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었다. 게다가 농익은 기교와 끈적한 욕망으로 무장했으니 어떤 남자가 마달 것인가. 남편이 목매 청혼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보니 그녀는 언제나 욕구불만이 계속되었다. 쉰이 넘은 남편은 그녀를 충분히 식혀주질 못했습니다. 더구나 한달이면 보름 이상을 현장에서 보내는 남편이었으니 더했습니다.

그녀가 결혼을 결심하고 또 용케 답답한 생활을 참고 견디는 것은 오직 자신의 나이 때문이었다. 물론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도 있었지만 이제 몇 년 안 있으면 화류계에서도 정년퇴직해야 합니다는 강박관념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후-. 그래도 정말이지 이건 완존히 쌩거미줄 치겠어···.’

그녀는 벌렁 드러누워 달아오른 자신의 샅을 힘껏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석구···. 봉열이···.’

그녀는 자신을 훔쳐보는 아이들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상상하며 팬티 위를 문질렀다. 그러다가 문득 그 아이들의 벗은 몸을 떠올리고는 키득거렸다.

석구도 봉열이도 요즘 아이들답게 키가 크고 덩치도 제법 어른스러웠다. 코밑에 거뭇한 수염이 굼실거리는 걸 보면 아랫도리에도 수풀이 울창하게 우거졌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자의 그것, 그것 역시 어른 못지않게 다 자랐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애들이나 가지고 놀아볼까···?’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하다가 코웃음을 쳤다.

‘아서라. 애들이 구멍이나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몰라.’

그러나 우스운 일이었다. 그녀는 한 번 그런 생각을 하자 석구나 봉열이를 볼 때마다 은근히 남자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봉열이를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더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과 자신은 은밀한 곳이며 오줌 누는 모습을 하루에도 여러 번씩 들여다보고 보여주는 사이였다. 그래선지 그녀는 아이들이 어쩐지 멀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아주 친밀한 사이처럼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녀는 무료한 나머지 깜박 낮잠이 들었다가 심상치 않은 두런거림에 문득 잠을 깨었다.

봉열이네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벽에 귀를 댔다. 쿨쩍거리는 소녀의 울음소리와 낮게 으르렁거리는 봉열이의 목소리가 제법 뚜렷이 들려왔다.

“씨발, 조용히 안해? 니가 암만 울고불고 해봐야 암도 없어.”

“오빠··· 그래도 제발, 이것만은···”

“이게 콱, 어서 안 벗어?”

“오빠··· 제발··· 응? 오빠···”

“시끄러, 씨발년아. 그러려면 뭐하러 따라왔어.”

이어서 퍽, 하는 소리와 아이쿠 엄마, 하는 비명이 이어지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저, 저런···.’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봉열이네 방에서 벌어지고 있을 장면이 눈앞에 선했습니다. 모두가 맞벌이를 하는 집들이었으니 낮에는 그야말로 텅 빈 집안이었다. 유일하게 살림만 하는 그녀가 있었으나 낮잠을 자고 있었으니 봉열이는 집안에 아무도 없다고 판단하고 여학생을 끌어들인 것이 틀림없었다.

“아앗! 엄마! 아파!”

다급한 소녀의 비명에 이어 씨근거리는 남자의 호흡이 역력하게 들려왔다. 뒤이어 방바닥에 부딪는 둔탁한 울림이 몇 번인가 이어졌다.

“야, 안되겠어. 잡아.”

‘석구도?’

그녀는 아연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석구와 봉열이 함께 작당을 하고 일을 벌이는 것 같았다.

“알았어, 씨발. 이년 되게 지랄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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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엄마! 흑흑···”

소녀의 흐느낌이 한층 기세를 꺾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는지 거칠고 규칙적인 숨소리가 잠시 이어졌고, 야, 이번엔 네 차례야, 하는 봉열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으! 아파! 오빠, 제발··· 살살 좀··· 흑흑···”

소녀는 체념한 듯했습니다. 이미 봉열이한테 일을 당하고 석구한테까지 당하면서 제발 살살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저, 저런 못된 새끼들···.’

그녀는 분노에 치를 떨면서도 이상하게 달아오르는 자신을 느꼈다. 마치 소녀가 자신인 양 은밀한 그곳이 움찔거리는 듯한 기분에 몸을 떨었다. 가서 말려야 합니다는 생각은 애저녁에 들지도 않았다. 그저 숨이 뜨겁게 차오르고 아랫입술이 벌름거리는 것만 같았다.

‘나쁜 새끼들. 차라리 나를 그럴 일이지.’

그녀는 애꿎은 소녀가 당하는 게 안타까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가 스스로 놀라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그러나 어쨌든 석구나 봉열이가 보통내기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중학생인 주제에 벌써부터 계집애를 데려다 윤간이나 하고 있으니 그 인생도 알 쪼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애들로만 봤더니 이것들이 이제 보니 순 살쾡이 새끼들이야.’

그녀는 자신을 훔쳐보는 녀석들의 음험한 눈빛을 떠올리고는 흠칫, 몸을 떨었다. 마치 녀석들이 자신을 강간하려 들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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