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여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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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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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7


굳이 늦게까지 열강을 하고 새벽에야 들어갔다. 몸 전체의 신경이 곤두설대로 곤두서 있었지만 귀가하여 씻고 눕자 피곤이 쏟아졌다. 이런저런 생각에 밤을 새 봤자 별 수가 없으리라 생각하여 잠을 청하기로 했다. 일부러 (엊그제 관호랑 찬희가 아내를 범하던)쇼파 쪽이나 다른 곳, 심지어 아내의 소지품이나 옷장 쪽으로도 시선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전화기는 아예 멀찌감치 밀어놓았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처럼, 모든 것을 일단 미뤄둔 채 억지로 쉬기로 한다. 스멀대는 것들은 깊숙한 곳으로 잠시 갈무리해 두고 우선은 내일을 기약한다. 


갈 데까지 간 여자 7

그리고 아내가 나오는 꿈을 꾼다. 

나는 교복을 입은 채 고등학교로 돌아갔다. 교실에 앉은 채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하게 짜인 시간표를 따라, 그냥 폭력적이라기보다 새디스틱한 남자 선생들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곳이다. 중학교 때 담임이었던 젊은 선생이 들어와서는 금테 안경을 반짝대며 지휘봉으로 우리의 겨드랑이를 꾹꾹 찌르고, 교복 바지에 갇힌 사타구니를 막대 끝으로 건드리며 ‘원 좆도 좆만한 것들이......’ 비웃는다. 그가 팔뚝만한 지휘봉을 남근처럼 휘두르면, 우리는 말없는 자궁이 되어 하나하나 받아주어야 한다. 반항하면 더 큰 몽둥이가, 더 거대한 성기가 우리를 강간할 것이다. 

그때 아내가 나타난다. 여학교 교복을 입지는 않았고, 어느 쪽이냐면 선생님이나 그 비슷한 역할인가 보다. 나는 짧게 깎여버린 머리가 창피해서 고개를 수그린다. 

너희들의 시절은 힘들어. 

아내가 말한다. 

너희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너희의 것이어야 했던 행복을 미리 가불해서는 탕진해 버렸어. 슬프게도 너희한테 남은 것이 없구나. 너희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해. 아니면 그들이 너희의 것을 빼앗았듯 너희의 다음 세대를 약탈하거나. 

우린 괜찮아. 

내가 말한다. 그런데 목소리가 되어 나오지를 않는다. 아내는 그럼에도 알아들었다는 듯 내 쪽으로 눈웃음을 보인다. 그리고는 다시금 모른 척 우리 모두를 향한다. 

나는 너희가 너무 불쌍하구나. 

아내가 말한다. 

뭔가를 해주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꿈에서는 원래 장면 전환이 제멋대로다. 어느새 우리는 열을 지어 섰다. 벌을 서듯이 말이다. 윗도리는 교복을 단단히 차려입은 채, 아랫도리에는 입은 것이 없다. 훤하게 드러난 성기들이 하나같이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아니, 내 것만 그런가? 

이걸 기억해. 

누군가 우리의 성기를 어루만져 준다. 어루만져 주는 사람은 분명 한 명인데, 우리 모두가 한꺼번에 느낀다. 따뜻한 손길은 우리의 수치심까지 녹여 준다. 우리는 동시에 발기한다. 

아파트도 자동차도 미사일도, 알고 보면 그냥 이거야. 아무 것도 아니야. 이게 행복해하면 그걸로 된 거야. 모든 것을 가져도 이게 불행하면 영원히 불행해. 

아내다. 아내의 목소리고, 아내의 손길이며...... 아아, 아내의 입술이다. 내 요도구를 조심스레 찔러주는 젖은 혀. 

이 느낌을 기억해 줘. 행복했으면 좋겠어. 모두가, 모든 사람이. 

내 성기를 입에 문 아내가 나를 올려다본다. 천수관음(千手觀音), 아니 천구관음(千口觀音)? 아내의 입술이 나뿐 아니라 모두의 성기를, 동시에 달래준다. 

이래도 괜찮아? 자기야, 내가 이렇게 해도 괜찮겠어? 

아내가 내 성기를 입으로 오물거리고, 동시에 모든 남자들을 빨아주고. 

정말 이래도 괜찮아? 

누군가 아내를 눕히고, 올라탄다. 발기한 성기가 거진 제 가슴팍까지 치켜올라간 남자다. 그 엄청난 물건을 아내 안으로 밀어넣는데, 아내는 놀랍게도 그것을 다 받아낸다. 우릴 괴롭히던 선생들의 몽둥이만큼이나 길어진 성기가 아내의 질구로 끝까지, 뿌리까지 다 들어간다! 

나는 갑자기 화가 나고, 눈물이 솟구친다. 아내를 빼앗겼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불쌍해서다. 왜 그녀만 이런 짐을 져야 하는가? 알고 보면 그녀의 잘못도 아닌데. 

사랑해. 

남자가 아내 안에, 한 바가지는 될 법한 정액을 쏟아넣는다. 아내가 나를 향해 흐느낀다. 나는 무어라 소리치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눈앞이 부옇게 물들었다. 사내가 쏟아넣은 정액이 내 얼굴에 뒤덮인 것처럼. 

그리고 눈을 떴다. 

굉장히 피곤했는데, 시계를 보니 여섯 시간도 자지 못 하였다. 나는 잠결에 눈가를 덮은 눈물을 손으로 훔친다. 잠은 이미 멀찌감치 달아났다. 충전기에 꽂아놓은 핸드폰 쪽으로 간다. 핸드폰에는 서운하게시리 부재중 송신 전화도, 부재중 메세지도 없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아내의 번호로 전화를 걸고 만다. 

한참동안 신호가 가서, 단념하고 끊으려는 순간 기적처럼 아내가 전화를 받는다. 

“일어났어?” 

“응.” 

잠시 침묵. 무어라 안부를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 

“자고 있었어? 내가 깨웠나 보네. 그냥 더 잘래?” 

“아니.” 

말은 그래 하지만 사실 아내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졸음이 덕지덕지 묻었다. 나도 어쩐지 이대로 끊기가 싫다. 그래서 서로 말없이 한참을 전화기에 볼을 댄 채 있다. 

“자기 괜찮아?” 

아내가 말한다. 나는 공연히 눈물이 치밀려고 한다. 딱히 슬퍼할 일이 아닌데, 꿈 때문이다. 아내는 말하자면 놀이삼아 그들과 즐기러 나간 것인데, 꿈의 영향으로 나는 그녀가 말 못 할 희생을 감내하러 간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괜찮아. 자기는?” 

아내가 힘없이 웃는 얼굴이 언뜻 눈앞을 스친다. 

“나야 뭘. 근데 좀 피곤하네. 너무 무리했나 봐.” 

나는 캐묻지 않았다. 그냥 알겠다고, 피로할 테니 좀 더 자라고만 한다. 이게 아내를 걱정스럽게 만들었나 보다. 대개 이런 일이 있을 땐 내가 먼저 발정이 나가지고, 옆에 상대가 있든 없든 자세한 상황과 묘사를 요구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오지 말라 했는데도 굳이 차를 몰고 그곳에 갔던 적도 있다. 소리 죽여 들어간 그곳에서는 아내가 눈을 가린 채 남자들의 것을 몸에 받는 중이었고, 나는 조용히 다가가 그들과 함께...... 

“자기 정말 괜찮아? 왜 그래?” 

“아니 그냥.” 

내가 말한다. 

“보고 싶어서 그러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혼자 있으려니까 안 좋네.” 

“그러게.” 

아내가 비로소 웃는다. 

“금방 갈게. 조금만 기다려. 나도 자기 보고 싶어.” 

이럴 때 할 말은 하나뿐이다. 알고 보면 우리의 어휘도 참 빈약하다. 특히나 정말로, 정말로 마음에서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질 때는. 

“사랑해.” 

“응. 나도.” 

더 할 말이 없다. 전화를 끊는다. 오늘은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나중에 듣기로, 아내는 발가벗은 채 이부자리에서 겨우 몸만 뒤척여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커다란 펜션...... 이라기보다 민박에 가까운 방에는 이부자리 세 채가 좍 깔렸고, 아내를 포함해 여섯 명의 남녀가 말 그대로 거기에 널브러진 채였다. 당연히(?) 모두들 몸에 걸친 것이 없고...... 그 꼴이 훤한 햇살 아래 펼쳐지니 아내는 굉장히 창피하였다고 한다. 

생각해 보라. 이십 대에서 삼십 대에 이르는 장정들이 팬티도 안 걸친 채 자빠졌다. 이부자리야 뭐 엉망진창인 게 당연하고, 보일러 열기에 대개는 이불을 차버린 상태로 보기 흉한 물건들이 어물전 생선들처럼 삐죽삐죽 방치되었다. 그 안에 유일한 여자가 아내였다. 아무리 피곤하다 한들 그 상태로, 더구나 자기도 홀딱 벗은 채 잠을 청할 수 있겠는가. 

아내는 그들이 깨지 않게 조심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먼저 벗어둔 속옷부터 챙겼다. 머리는 엉망으로 헝클어졌고, 벗은 아랫도리에는 다섯 명분의 정액이 허옇게 말라붙어 화이트소스로 범벅된 스파게티 꼴이더란다. 아내는 곧장 화장실로 가 한참동안 몸을 씻었다. 

무엇보다 속옷이 엉망이 되었더란다. 두 벌씩을 챙겨갔는데 둘 다 간밤에 체액으로 더러워졌다. 할 수 없이 샤워를 하면서 팬티랑 스타킹도 빨아야 했다. 

그런 채로 머리를 말리며 나오니 남자들은 여전히 고깃덩어리가 된 채 널브러졌다. 눅눅하고 꿉꿉한 냄새로 가득한 방을 살짝 환기하면서, 전날에 치우다 만 술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 딱히 그녀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상태로 남자들 틈에 들어가 잠을 청하기도, 달리 무엇을 하기도 애매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서 옷을 챙겨입자니 뭔가 반칙을 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전날 밤 다함께 속옷 차림이 되면서 우리 여기서는 터놓고 지내자! 괴상한 시대에 길을 잃고 소외되어 버린 가방끈들끼리 더 이상 뭘 감추고 체면을 차리고 하겠느냐, 뭐 이런 소리를 술김에 의기투합했었다. 남자들이 민망한 물건까지 고대로 (그 물건들은 전날 한 번씩은 그녀의 깊은 곳을 힘차게 거쳐 간 녀석들이다) 내놓은 채 자고 있는데 자기 혼자, 최소한 속옷 이상을 입는 건 약속을 어기는 일 같았다. 허나 팬티는 두 벌 다 빨아서 마르는 중이다. 결국 알몸에 브레지어 하나만을 채운 민망한 자태로 그릇을 씻을 수밖에 없었다. 나로 말하자면 그 이야기를 듣고 그 광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는 것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남자란 그런 광경이 펼쳐지는 앞에서 잠을 이룰 수 없다. 본능적으로다가 말이다. 아니나다를까 비칠비칠 일어나 다가오는 녀석이 있다. 용민이는 아내보다 두 학번이 아래로, 비쩍 마른 몸에 성기만이 길쭉하게 늘어진 녀석이다. 그 녀석이 쇠불알만한 것을 덜렁대며 아내를 향한다. 

“일어났니?” 

“네......” 

서로 뻘쭘하지 않을 리가 없다. 어제 낮까지 그들은 그냥 선후배였다. 함께 세미나를 하고 수업을 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겨울 햇살 아래 벌거벗은 채, 오픈된 공간에 있다. 용민이는 어색했겠지만 용기를 내어 다가왔고(나는 그 녀석으로 하여금 다가올 용기를 내게 만든 게 무엇이었을지 얼추 알 것 같다), 아내는 녀석을 보지 않은 채 짐짓 태연한 목소리를 냈다. 서로가 맨 엉덩이를 내놓은 상태에서 정말로 태연하기란 쉽지 않았겠지만. 

“왜 누나가 이걸 해요? 놔두세요. 제가 할게요.” 

“괜찮아. 거진 다 했는걸.” 

아내가 말한다. 그런데 이러면 쇠불알을 늘어뜨린 채 곁에 선 녀석이 더욱 어색해진다. 

“왜 벌써 일어났어? 더 자지 않고선.” 

“아니, 뭐 그냥요.” 

“피곤하지 않아? 어제 그렇게 달리더니 말이야.” 

아내가 웃는다. 녀석도 웃을 수밖에 없다. 

녀석의 웃음이 정말로 함박만하였으리라 나는 짐작한다. 그가 웃는 건 아내의 반 놀림때문이 아니다. 아내의 말은, 이 상황에 대한 긍정이다. 그들이 이미 몸을 섞었다는 상황, 그리고 필요하다면 또 다시 그럴 수도 있다는 것. 

“누나가 진짜...... 누난 괜찮아요?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 

아내가 설거지를 마치고 손을 씻는다. 

“나야 가만 누워만 있었는걸. 힘을 써댄 건 너희들이지. 특히나 넌 징하더라, 정말.” 

“어...... 그랬나요?” 

“내가 좀 힘들었다면 순전히 너 때문이야. 너만 슬그머니 두 번을 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니?” 

“어, 알았어요?” 

“당연하지! 니꺼는...... 음, 어쨌든, 정말 안 피곤해? 나중엔 거의 숨이 넘어갈 것 같던데.” 

“안 피곤하고요. 오히려, 또 이렇게 되었는걸요.” 

용민이가 애매한 미소를 짓고, 아내는 그의 미안하다는 듯 뻔뻔스러운 입가가 향하는 곳에 눈을 둔다. 그곳에는 남달리 커다란 그의 성기가 그 위용을 자랑하며 창처럼 꼿꼿하다. 

“어머나.” 

아내는 정말로 놀랐다고 한다. 실제로 용민이가 전날 밤의 다섯 남자들 중 가장 격하고 집요하였다. (그리고 사정도 두 번을 했다) 헌데 용민이란 녀석은 원래 과 남자들 중에 제일 약골로, 조금만 신경이 거슬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죽을 듯 아파하면서 세미나나 수업을 제끼고 집에 쓰러져 버리는 위인이다. 곱게 커서인지 사람이 너무 연약하다고 선후배들 모두가 걱정하였었다. 생긴 것도 막대기 같은 체구에 한없이 섬세한 샌님 같고. 

그런 녀석의 성기가 이렇게 단단한데다가 정력으로 충만하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왜 또 이렇게 됐니?” 

“그야 누나가 너무...... 예뻐서......” 

섬세하고, 연약하고, 남자답지 않을 만치 나긋나긋한 목소리. 

그 아래 외눈을 치켜뜬 물건은 완전히 흉기인데 말이다. 아내는 새삼 그의 앞에 훤히 드러난 음모 부위가 창피하였다. 

용민이는 슬그머니 아내의 손을 잡아다 제 성기 위로 가져온다. 그것의 감촉이 또한 도무지, 몇 시간 전에 두 번 연거푸 힘차게 사정하였던 물건 같지 않더란다. 뜨겁고, 딱딱하고, 맥박에 맞춰 불끈거리고. 

아내는 습관처럼 그것을 천천히 어루만져줄 수밖에 없다. 도중에 그만두기에도 그녀의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그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하면서 배가 고파 보이고. 

결국 그 위로 살짝 새어나온 액체까지 엄지손가락으로 비벼준다. 미끌거리는 손가락이 귀두 아래의 예민한 부위를 쓸어내림에 용민이는 뜨거운 한숨을 내쉬고. 

“만져봐도 돼요?” 

용민이가 묻는다. 아내는 하마터면 ‘어디를?’ 되물을 뻔하였지만. 

“안 돼.” 

매몰차게 말한다. 그리고 용민이가 서운한 표정을 지을 사이도 없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사실은 그의 앞에 고스란히 드러난 음부가 창피해서였다고 한다. 돌아서자니 엉덩이 쪽은 더 부끄럽고. 아니, 사실 진짜 부끄러운 부위는 엉덩이 쪽에서 더 빤히 드러나 보일 것이고. 

그의 앞에서 몸을 움츠려 부끄러운 쪽을 가린 대신, 그의 성난 남근으로 얼굴을 가져가 준다. 

그의 성기를 손에 쥐고, 얼굴 쪽에 가져오고, 마치 그 앞에서 포즈를 취하듯이 웃으며 그 물건의 주인을 올려다본다. 아내는 웃고, 용민이는 얼굴이 굳는다. 용민이의 얼굴이 굳는 것은 갈망 때문이다. 그는 원한다, 간절하게. 

그러면 아내는 그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 

용민이가 이를 악물며 고개를 젖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아내는 올려다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그의 성기가 작은 용민이로 변신하여 그녀의 입안에서 꿈틀거린다. 그녀는 작은 용민이를 희롱하고, 깨물고, 혀로 맛을 본다. 부르르 떠는 작은 용민이를 입술로 묶어버리고, 조금씩 새어나오는 분비물을 빨아먹는다. 

사실 용민이의 것은 그다지 좋은 맛이 아니었다. 그는 깨어나자마자 곧장 그녀에게 다가온 것이니, 따로 씻거나 했을 리가 없다. 씻지 않은 그 물건은 어젯밤 그녀의 질구를 두 번이나 왕복하며 헤집어댄 것이다. 두 번 분의 정액과, 두 번 분의 그녀 자신의 분비물이 말라붙은 채다. 얼굴 근처로 가져온 다음에야 아차, 싶었지만 이제 와서 가서 씻고 오라 하기도 그랬단다. 그래서 찝찔하고 씁쓸한 맛이 나는 것을 입안 가득 빨아들였다. 말하자면 아내는 어젯밤 삽입의 뒷처리까지를 입으로 깔끔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용민이의 숨소리가 급박해진다. 

“사정...... 하고 싶니?” 

아내가 작은 용민이를 잠시 쉬게 해주면서 말한다. 

“아뇨.” 

용민이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한다. 

“저는 누나 거기에다가 하고 싶어요. 아껴두었다가, 누나 뱃속에다가 잔뜩 쌀래요.” 

“지금? 지금은 좀 그런데.” 

“쫌 이따가라도 돼요.” 

“그럼 그만할까? 이건.” 

“아뇨, 아뇨.” 

용민이가 황급히 말린다. 

“조금만 더 해주세요. 안 쌀 테니까.” 

“알았어.” 

아내가 웃음을 참으며 다시금 그의 것으로 입을 가져간다. 

그때 다시금 인기척이 났다. 언제 일어났는지, 찬희가 그들 쪽으로 다가와 있었다. 물론 찬희 역시, 알몸인 채 제 물건을 자랑스레 내놓았다. 

찬희의 웃음 띈 눈이 아내와 마주쳤다. 아내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한다. 

지난 밤 맨 먼저 아내의 몸을 탐한 것도 찬희였다. 사실 다른 남자들은 거진 벗은 채 그녀와 술자리를 가지면서도 정작 나서서 액션을 취하지는 못 하였다. 그러기에는 함께 학교를 다닌 여러 해의 관성이 너무 강했을 것이다. 이부자리를 펴고 누우면서도 그녀를 먼저 덮치는 남자는 없었다. 단둘이었다면 모르되,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잘못하면 강간이나 윤간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때 슬그머니 아내의 이불 속으로 파고든 게 찬희였다. 아내 입장에선 이미 웬만치는 익숙해진 찬희의 몸을 거부하기도 애매하였을 것이다. 그는 여유롭게 아내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 먼저 제 팬티부터 벗어서는 다른 녀석들이 보란 듯이 이불 바깥으로 던져 버렸다. 이어 아내의 브레지어가, 그리고 팬티가 이불 바깥으로 던져졌다. 방에는 이미 불이 꺼져 있었고, 남자들은 하나같이 자는 척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이불 안에서 찬희의 성기가 아내의 것을 찾아 들어갈 때에도, 이불 안에서 그들의 몸이 들썩이기 시작했을 때에도. 모른 척 조용하게, 숨 막히는 관전. 

이번에도 찬희는 주저하지 않았다. 다소 몸이 굳어버린 용민이와 그를 외면하는 아내 앞으로, 거침없이 다가간다. 그리고 용민이의 성기와 만나고 있는 아내의 얼굴 쪽으로, 자기 것을 내민다. 말하자면 용민이와 나란히 선 채. 찬희의 성기는 딱 반 정도만 발기되어 있었다. 

아내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처음에는 찬희를 막듯 손을 올려서, 결국에는 찬희의 것을 잡고야 만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용민이의 것을 천천히 오물거렸다. 귀두를 머금고 요도구를 빨아들이면서. 마지막으로 혀끝으로 귀두 아래를 특히 정성스레 애무해준 다음, 용민이의 것에서 입을 뗀다. 그리고, 여전히 시선을 내리깐 채 서서히 찬희의 것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그것은 그녀의 손아귀 안에서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중이었고. 

찬희의 것이 그녀의 입안으로 완전히 들어왔을 무렵, 아내는 이부자리 쪽에서 하나 둘 움직이는 인기척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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