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여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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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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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간 여자 5


연말은 바쁘다. 송년회나 연내 마감 날짜에 그리 상관이 없는 우리 부부도 바빴다. 크리스마스에, 아내는 군부대 ‘위문’을 다녀왔다. 일이 다 끝났고 집에 도착할 때쯤에는 먼동이 밝아왔다. 25일내내 아내는 잠만 잤고, 나 역시 괴상한 흥분의 여파로 아내의 입안에 오래 참은 정액을 터뜨린 후에는 아내의 

곁에서 휴일 내내 퍼져 있었다. 난방이 잘되는 아파트에서, 숱한 남자들의 몸 냄새로 더럽혀진 아내와 단둘이 꿈속에 잠기는 휴일은 퇴폐적이고 

평온하였다. 행복이란 그냥 이렇게 격한 흥분 뒤 하루 종일 방바닥에 껌처럼 들러붙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갈 데까지 간 여자 5

아내의 거의 유일한 송년 일정인 과 엠티는 12월 30일에 잡혀 있었다. (지난번에 29일이라 했던 것 같은데 관호의 착각이었다) 27일에는 관호와 찬희가 집에 찾아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또한 26일, 동창 친구들의 모임에 나는 반 강제로 아내를 데려갔다. 

연말의 동창 모임이란 게 어떻겠는가. 서로 1년에 한두 번 만나기도 힘든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만나서는 어색함을 감추느라 과도하게 친한 척을 한다. 그간 서로의 안부, 근황을 묻고 말하지만 그건 다섯 번에 네 번은 그냥 인사치레로, 한 화제가 5분도 지속되기 전에 대개는 지루해진다. 우리가 정말로 뭉치는 건 대개 옛날이야기를 할 때다. 벌써 열다섯 번은 우려먹은 이야기들, 케케묵은 일화들을 끄집어내고 또 끄집어내어 한때나마 우리가 하나였음을 상기한다. 잠시나마 그때로 퇴행함으로써 우리가 여전히 단짝들인 척 술기운과 함께 하룻밤 연기를 하고는 다시금 서로를 핸드폰 메모리 속 오래된 전화번호로만 남겨놓게 된다. 

그러니 당사자들이야 퇴행적인 즐거움이라도 있지 어쩌다 합석하는 배우자나 제 3자한테는 참 지루하지 않겠는가. 한두 번은 배우자의 옛 모습을 상상해 보는 재미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듭될수록 ‘쟤들은 왜 저래 똑같은 이야기들만 해 대지?’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다. 설사 나 역시 내 동창들과 만나서는 똑같은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금방 끝날 거야!’ 채근하며 아내를 그곳에 끌고 갔다. 나 말고 배우자를 데려온 녀석이 둘, 그것도 하나는 일찍 자리를 떴다. 동창들은 다들 남자들인지라 데려온 배우자들은 소외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친구들은 아내에게 특히 곰살궂게 대해준다. 권하는 술잔이 끊이지 않고, 아내를 어떻게든 화제에 넣어주고자 한다. 제법 매너 있는 녀석들이다...... 라고 아내나 다른 이들은 생각하였겠지만. 

사실 저 녀석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저 중에 특히 세 녀석. 

그 놈들은 이미 아내의 속살을 보았다. 아내가 알지 못 하는 사이에. 

“제수씨, 뭐해요, 한 잔 하시죠.” 

1년 전(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도영이에게 내 아내를 허락하였다. 처음으로 군인들과의 일이 있던 무렵이다. 도영이한테, 아내가 애를 원하는데 내 정자에 문제가 있는지 소식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 다음 아내를 시내의 모 모텔에 데려가 미리 약속한 대로 눈가리개를 시키고 모자까지 눌러 씌웠다. 걸친 것이라고는 그 눈가리개와 모자밖에 없는 아내의 몸을 잔뜩 데워놓은 다음 바깥에서 기다리던 도영이를 안에 들였다. ‘절대로 목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도영이한테 주의를 주었었지만, 처음 접하는 아내의 알몸에 도영이는 목소리커녕 숨소리도 내지 못 하였었다. 

처음 이야기를 꺼낼 때의 망설임, 주저가 무색하도록 도영이는 거의 내 사인을 넘어서서 아내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내 아내 몸 안에 마음껏 정액을 들이 부었다. 친구의 우정과 열정이 느껴지도록 많은 양을, 깊숙이 또 깊숙이. 

“제수씨, 좋은 소식 들려줄 때 슬슬 되지 않았어요?” 

도영이가 입가로 웃음을 흘리며 슬그머니 나를 곁눈질한다. 그 표정이 비굴해 보인다. 도영이와 아내와의 일은 딱 두 번이었다. 물론 도영이에게 이야기한 바와 달리 아내의 임신 소식은 없었고...... 도영이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성공할 수 있는데!’ 강변하고 싶은가 보다. 눈을 가린 채 누군지 모를 남자 밑에 깔려 헐떡대던 아내는, 그의 정액으로 도합 네 번이나 질구를 채웠음에도 그것의 임자가 도영이임을 알지 못 한다. 그래서 도영이의 덕담을 가장한 끈끈한 작업(?)에 어색하게 웃으며 넘길 따름이다. 

임신 이야기를 아내한테 안 하기를 천만다행이다. 미지의 남자로 하여금 아내를 안게 한 핑계가 임신 작업임을 알았다면 도영이의 말에 무언가 눈치를 채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게. 인제 애 없는 집이 여기 하나뿐이잖아. 결혼은 그래 일찍 했는데. 잘 생각해 봐. 너무 늦게 낳으면 나중에 건사할 일이 고역이라니까.” 

끼어드는 녀석이 있다. 영수다. 꽉 막히고 답답해 뵈는 도영이에 비해 영수는 어릴 적부터 여성스러우면서도 센스가 있고 여자를 잘 홀렸다. 시쳇말로 참 쿨한 녀석이었다. 이제는 녀석도 나이가 들어, 둘째를 보면서부터 불어난 뱃살과 얼굴이 예전 모습을 무색케 하지만 말이다. 

이쯤 되면 짐작하였겠지? 그렇다. 나는 영수한테도 내 아내 몰래 그녀의 몸을 허락하였다. 도영이 때와 똑같았다. 실은 도영이가 아내의 몸에 너무 집착하는 듯 보여서, 이대로 계속하다간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였다. 말하자면 선수교체. 과연 영수는 도영이와 달라서, 처음부터 별로 망설이지 않은 채 침착하였다. 

제수씨는 주로 어떻게 해주는 걸 좋아하는데? 

거의 학구적으로 보일 만치 진지하게 물어 왔다. 그래서 나는 내 학교동창에게 내 아내의 신체적 특징과 성감대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마치 중학교 때 도색잡지를 나누어 보면서 여성의 신체 구조에 대해 지식을 넓히듯이 말이다. 그때는 ‘여자들은 어디어디를 어떻게 해주면 좋아한대. 많이 좋아지면 여자도 뭐뭐를 질질......’ 지금은 ‘응, 아내는 말이야, 주로......’ 

그리고 도영이 때와 똑같은 과정. 영수는 임신이나 수태 가능성 같은 건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도 않았다. 대신에 눈만을 가린 채 누운 내 아내의 몸을 말 그대로 샅샅이 훑었다. 아내에게 ‘선수 교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아내 역시 이후에도 거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십중팔구 아내는 자기를 탐하는 미지의 남자가 지난번 남자와 동일인이 아님을 눈치 채었을 것이다. 도영이가 무작정 아내 안으로 들어가 피스톤질에 심취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영수는 혀끝과 손끝을 이용하여 끝끝내 아내의 비명소리를 듣고야 말았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제 것을 꺼내어놓는 방식이었다. (대신에 삽입 후 버티는 시간은 도영이에 비해 짧았다) 

......이렇게 나는 내가 몰랐던 내 친구들의 섹스 스타일까지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이런 게 진짜 우정이 아닐까? 연말에만 만나서 술이나 퍼먹는 게 아니라 말이다. 

하지만 영수도 내 생각만큼 쿨하지는 않았다. 그 녀석이 내 생각만큼 선수라면 1년이나 지나서 또 출산 타이밍 운운하며 침을 질질 흘려 대서는 안 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걸 알아야지! 아내는 겸연쩍었는지 술잔만 비운다. 두 녀석은 계속해서 나를 곁눈질해댄다. 꼭 주인이 밥 먹는 자리에 서성대면서 혀 내밀고 할딱대는 강아지들 같다. 

나는 문득 불안해진다. 이 발정난 개새끼들이 행여 우리의 비밀을 들통 나게 만들기라도 하면 어쩌지? 술이 들어갈수록 놈들의 눈초리가 더 끈적끈적해진다. 눈앞의 아내 몸을 마음속으로 발가벗기는 듯하다. 아내는 모르지만, 이 놈들은 그녀의 속살을 다 안다. 그녀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촉촉한지, 심지어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 은밀한 곳에 뿌리를 박았을 때 그 내부가 우리의 심장부를 얼마나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껴안아주는지도. 아내는 그때 몸 안에 들어오던 성기들의 임자가 저들임을 모른다. 하지만 저 놈들은 자기들이 껴안고 핥아먹으며 제 씨를 깊숙이 뿌려대던 몸뚱이가 눈앞에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그녀가 차려입은 정장을 한꺼풀 벗기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그때 건너편 테이블의 규철이와 시선이 마주친다. 규철이가 눈으로만 내게 웃어 보인다. 그리고 제 술잔을 살짝 들어 보인다. 나도 멀리서 술잔만을 들어 보이며 웃는다. 

우리가 은밀히 건배하는 술잔은 바로 내 아내의 몸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규철이는 돌아온 싱글, 이혼남이다. 그런데 우리 중에서 어쩌면 가장 이성한테 인기가 좋다. 딱히 잘생긴 건 아니고, 사실 뚱뚱하고 머리숱도 적은데다가 경망스러운 데가 있어서 ‘어째서?’ 싶다. 다만 입담이 좋은 편이고 토실토실한 몸과 얼굴이 덕스러워 보인달까 뭔가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어쨌든 남을 웃게 만드는 데는 자질이 있는 녀석이다. 

친구들에게 내 아내를 맛보게 만드는 일을 그만둔 건 규철이 때문이었다. 규철이가 뭔가를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한 번의 일이 있은 후, 나는 녀석에게만은 지속적으로 아내를 허락해줄까 생각을 했었다. 규철이는 대단했다. 뚱뚱한 남자는 성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속설이 무색하도록 규철이는 정신없이 내 아내를 탐하였다. 그는 하룻밤에 딱 네 번 내 아내의 질안으로 사정하였다. 정말로 임신을 시키는 게 내 목적이었다면 내 아내의 아이 아버지는 규철이가 되었을런지 모른다. 

응? 됐다. 한 번이면 족해. 이런 게 되풀이되면 정이 들어 버릴지도 몰라. 

규철이는 평소의 경망스러움과 달리 의젓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건...... 내가 말하니까 좀 그렇긴 한데 그만하는 게 좋겠다. 별로 안 좋은 방법이야. 나는...... 사실 전부터 제수씨를 꼭 한 번 품어보고 싶었어. 그래서 결국 해 버렸지만, 두 번은 안 돼. 헤어나지 못 할 거야. 잘못하면 서로한테 아주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그리고는 또 한 마디. 

어쨌든 고맙다. 평생소원을 푼 것 같은 기분이야. 죽을 때까지 추억으로 간직하마. 그래도 다시는 다른 마음 품지 않을게. 

한 때 가장 문란한 녀석으로 알았던 내 친구를 위해, 건배. 

결국 아내는 술자리에서, 그녀의 몸을 샅샅이 알아버린 남자들 셋 사이에 끼여 앉은 것이었다. 그들이 아내를 범했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짐승 같은 숨소리로 그녀의 몸 안에 자기들 씨를 뿌렸다. 아내는 그걸 모른다. 모른 채로 녀석들이 권하는 술을 받아먹는다. 녀석들이 내 아내를 훑는다. 아내 역시 끈적한 시선은 느끼겠지. 하지만 그 시선들이 이미, 실제로 자기 몸 안에 진한 흔적을, 거친 도장을 찍었다는 것은 알지 못 한다. 

나는 상상한다. 저 녀석들과, 이런 번잡한 술집이 아닌 그럴싸한 곳에서 술을 마신다면? 룸을 잡고 술을 마시고 있자면, 바로 내 아내가 나타나 그들을 접대한다. 그들은 아무렇잖게 아내의 몸을 더듬고, 안주를 먹여주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제 아랫도리로 끌어당긴다. 남자들끼리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건배를 하고 있노라면, 아내가 테이블 아래에서 그들의 성기를 하나씩 빨아주고...... 우리의 건배. 아내의 몸 안에 차례대로 뿜어놓는 우리의 옛 시절. 

나는 몸서리를 친다. 겨드랑이가 으슬으슬 떨린다.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정말로 실현될지도 모른다. 4, 5년 전까지만 해도 이 모든 일들이 현실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었다. 지금 그저 꿈꾸는 일들이 언젠가는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욕구는 결국에 무슨 일이든 해내고야 만다. 

언젠가는. 

아내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 또 다른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27일은 바로 관호와 찬희가 집에 오기로 한 날이었다. 

“나 뭐 입을까?” 

저녁, 아이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아내가 말한다. 갓 씻은 아내는 얼굴이 바알갛고, 거기에 살짝 화장을 했다. 아내의 살결은 막 서빙되려는 요리처럼 신선하고, 어떤 기대감으로 탱탱하게 물기를 머금었다. 나는 뜨겁게 미소 짓는다. 나는 내 것을 예쁘게 맛있게 요리하여 손님들에게 내놓는 요리장이다. 

초인종이 울린다. 현관으로 먼저 나서는 건 내 아내다. 내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굳이 자기가 문을 열어주기로 했다. 그 편이 덜 부끄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기야, 그 상태로 문을 열어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 내가 문을 열어주고, 그들이 들어와 아내의 차림새를 확인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오는 동안 기다리고 선 자리가 얼마나 겸연쩍겠는가? 자기 집에서 어딘가로 숨어 있을 수도 없고) 아내가 직접 아무렇잖게 문을 열어준다면 그녀의 차림새도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모아놓은 스포츠 브라와, 어딘지 소녀 같아 보이는 면 팬티. (그리고 그것뿐) 

아내가 속옷 바람으로 문을 열어주매 녀석들의 입이 헤벌어진다. 바깥이 추운지 놈들의 입으로 뽀얀 입김이 새어 나온다. 아내는 관호와 찬희의 얼굴이 버얼겋게 상기된 걸 짐짓 모른 척, 브레지어와 팬티 바람인 채 그들을 거실에 들이고 술상을 차려 내 온다. 

“란제리 바에 온 것 같아요, 꼭.” 

관호는 술이 오르더니 꼭 이런 소리를 입 밖에 내고야 만다. 다행인 건 내 아내가 사실상 자기를 접대부 취급하는 말이건만 언짢아하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뭐야, 그런 데도 가니? 애 아빠가 말이야!” 

“애 아빠니까 가죠. 나름 접대할 일이 많아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어떤 인간들은 그냥 룸살롱 같은 데 데려가주면 되는데, 또 어떤 축은 꼭 나이트에 데려다가 부킹도 해 주어야 하고...... 란제리바 같은 델 원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귀찮지만 어떡해요. 맞춰줘야죠.” 

“란제리 바면, 니네도 벗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러고 보니까 나만 이러고 있네.” 

“에이, 누나가 그런 데 안 가봐서 모르는구나. 원래 손님은 안 벗어요. 일하는 언니들만 벗고 있지.” 

“룸살롱도 마찬가지지.” 

“어라, 자기도 그런 데 갔단 말야?” 

아내가 내 팔뚝을 꼬집는다. 아내 앞에서 꺼낼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왠지 이 화제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아내도 장난인 척해도 내심 놀랐는지 집요하게 캐어묻는다. 질투심일까? 아니면...... 혹시나 내 안에 넝쿨을 엮기 시작한 음습한 욕구를 벌써 눈치 챈 것이 아닐까? 

그게 어떤 욕구냐면. 

“도대체 그런 데는 여자들이 어떻게 해 주길래?” 

아내도 술이 제법 취했나 보다. 세세한 걸 말하도록 요구한다. 관호와 찬희는 오히려 조마조마해서 눈치만 보고 있는데, 나는 아무렇잖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천천히 관호가 거든다. 그런 곳의 여자들이 어떻게 남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지 묘사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한단 말이지?” 

아내가 제 브레지어 호크를 푼다. 아내의 젖가슴이 번연히 드러난다. 말해두지만 나라면 업소 여자들의 실리콘 유방이나 만지면서 돈을 쓰느니 저것에 집중하겠다. 우리 사회가 괜히 그런 데 동행하지 않음을 공동체 의식이 부재한 것이라 치부하고 왕따시키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자기 파트너 것만 만지는 거야, 아니면 아무 거나 손 닿는대로 만지는 거야?” 

나는 여기서 살짝 거짓말을 한다. 그것은 관호나 찬희로 하여금 합법적으로 내 아내의 가슴을 만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과연 아내의 젖가슴이 양쪽으로 두 남자의 장난감이 된다. 그녀는 그 녀석들이 제 젖꼭지를 희롱하든 말든 나만을 추궁해 댄다. 

“그리고 또 어떤 걸 해주는데?” 

나는 슬그머니 북창동의 놀이 문화와 마지막 오럴 피니쉬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자기도 그런 데서 쌌단 말야? 그 언니들 입안에?” 

“아니.” 

내가 말한다. 

“사실은 서지도 않았어. 거기 언니가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 전혀 반응을 안 하니까 내가 괜히 미안해지더라.” 

“거짓말.” 

아내가 말한다. 

“여긴 벌써 이렇게 됐구먼. 이렇게 뻔뻔스러운 애가 꼼짝도 안 했다고?” 

“정말로 그랬어.” 

내가 정색을 한다. 

“내 꺼는 당신한테만 반응해. 알잖아.” 

아내가 내 눈을 쳐다본다. 나는 그녀에게 눈을 맞춘다. 

아내가 눈을 내리깐다. ‘응, 그건 그랬지’ 입안으로 중얼댄다는 걸 나는 알 수가 있다. 

“너희들은 어땠어? 니네도 그런 데 가면 안 서던?” 

“에이, 우리는 아무 때나 서요.” 

찬희가 너스레를 떤다.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어디 봐봐.” 

녀석들이 주저 없이, 찬희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해 보이면, 

“응, 그러면 이렇게 해 준단 말이지? 언니들이.” 

아내가 이렇게 말하며 그들 쪽으로 상체를 수그린다. 그녀가 허리를 굽히매 치켜 올라간 엉덩이로 내가 손을 내민다. 

아내는 이미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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