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스 여행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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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스 여행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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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버스 여행기 1부 

 

 

기철은 버스여행을 떠날 것을 결심하고 짐을 꾸려 무작정 터미널로 나갔다. 1월의 찬바람이 두툼한 코트 깃을 더 단단히 여미게 하는 매서운 날씨였다.

동해를 목적지로 잡고 창구에서 표를 끊는데 매표소 아가씨가 표를 건네며 의미 있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기철은 그 매표소 아가씨의 웃음의 의미도 모르는 채 미소로 답한 후 차에 올랐다. 버스 안에는 기철을 포함하여 승객이 5명밖에 없었다. 기철의 자리는 버스 뒤편의 창쪽이었는데 이미 창쪽에 웬 아가씨 하나가 앉아 창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기철은 말없이 그 아가씨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의 버스 여행기 1부
 

버스는 승객 5명을 끝으로 더 이상의 승객이 없이 출발을 하였고 버스기사는 버스가 출발한지 채 5분이 못되어 VTR로 영화를 상영하여 주었다. 요즘 흥행에 성공한 최신 비디오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승객들이 모두들 앞자리로 나아가 앉았기 때문에 버스 뒤편에는 기철과 옆에 앉은 아가씨만이 남아 있었다. 좌석을 앞으로 옮긴 승객들은 저마다 차 내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만족하지 못하는지 저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볼륨을 크게 높이고 있었다.

기철은 시선을 돌려 옆에 앉은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여전히 시선을 창쪽으로 둔 채 눈을 감고 뭔가 상념에 잠겨 있는 듯 했다. 기철에게는 차라리 그것이 더 편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칠 수 있는 여건이었다면 그 아가씨의 모습을 더 자세히 관찰하기가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에... 긴 생머리의 아가씨는 코트를 벗어 선반에 얹어놓은 상태였기에 몸매까지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갸름하고 하얀 피부의 얼굴과 날씬한 몸매에 비하여 볼륨 있는 가슴이 선정적으로 도드라져 있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슴부위를 가리고 있는 옷은 얇고 부드러운 흰색의 실크 블라우스였다. 블라우스의 아랫깃을 속으로 집어넣은 스커트는 그다지 짧지는 않았으나 앉아있는 상태에서는 무릎 위쪽으로 한 뼘 정도는 드러내 놓고 있었기 때문에 스커트 아래로 가지런히 놓인 갈색 빛의 스타킹에 가려진 각선미를 부분적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었다.

무릎 위에 얹어놓은 핸드백과 그 핸드백 위에 얹어 마주잡은 손이 무릎 위쪽의 살결을 가리고 있었다.

'이 아가씨는 어떤 여자일까?'

20 여분이나 지났을까? 기철이 잠시 잠들었다가 어깨에 압박감을 느껴 문득 눈을 떠보니 아가씨가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고 상체를 기철에게 기댄 채 참이 들어있었다. 아가씨는 잠이 깊이 들었는지 핸드백을 잡고있던 두 손 중 기철이 있는 쪽 손을 자신의 허벅지 옆에 내려놓고 있었으며 코 밑부분을 기철의 어깨에 기대고 잠이 들어 있었다. 기철은 비로소 아가씨의 얼굴을 앞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깨끗한 피부에 화장기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짙은 눈썹과 긴 속눈썹이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져 보이지 않는 입술은 또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지만 기철은 행여 아가씨가 잠에서 깰까봐 숨도 마음놓고 쉴 수가 없었다. 입술이 기철의 어깨에 기대어진 아가씨의 상체 부분이 기철 쪽으로 돌아서 있었기 때문에 풍만한 가슴이 어깨로 전달이 되어오고 있었다. 아가씨의 가슴과 기철의 어깨 사이에 가로막힌 것이라고는 기철의 노란색 폴라티 하나와 아가씨의 블라우스 그리고 블라우스 속에 입었을 브래지어가 전부였다. 브래지어 라인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아가씨는 그런 불편한 자세를 한 상태로 흔들리는 차안에서도 좀체 깨지 않고 자고 있었다. 차가 한차례 크게 덜컹거리자 허벅지 옆에 놓여있던 아가씨의 손이 허공에 떠오르는가 싶더니 기철의 허벅지위에 얹혀졌다. 기철은 혹 버스의 움직임 때문에 아가씨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는지를 살폈으나 여전히 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기철의 허벅지 위에 놓여진 아가씨의 손은 기철의 사타구니로부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기에 기철의 바지 속에서는 야릇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고 이어 기철의 팬티 속에서는 남성이 크게 발기하기 시작하였다. 기철의 남성은 바지의 앞섶을 불룩하게 만들고는 허리띠 부분까지 팽창되어 허리띠 사이를 뚫고 나올 기세였지만 기철은 행여 지금 맛보고 있는 행운이 사라질 까봐 섣불리 움직이지도 못한 채 육감적인 아가씨와의 접촉에 의한 짜릿함을 즐기고있었다.

그때 아가씨의 입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기철의 어깨로 가려진 아가씨의 입술사이로 나온 것은 언어가 아니었다. 단지 가느다란 신음소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가씨가 하는 말은 같은 말이 계속 반복되었고 기철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기철의 어깨에 입술을 대고있던 그녀는 호흡이 곤란했는지 고개를 돌려 볼을 기대는 모양으로 바뀌었고 그제야 그녀의 잠꼬대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널 사랑해. 그러니 날 용서하고 제발 떠나가지 마. 내 곁에 있어 줘'그녀는 '떠나가지 마'라는 말을 할 때마다 기철의 허벅지 위에 얹힌 손으로 기철을 안으려는 듯 움직이고 있었으나 손이 허리를 감지는 못하고 계속 올라와 기철의 발기된 사타구니를 지나 혁대 위에 얹힌 채 손가락을 움직여 기철의 폴라티 아랫부분을 움켜잡으려 하고 있었다. 기철은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손아귀에 넣어보고 싶어서 손을 가져갔지만 차마 손을 댈 수는 없었다. 다만 블라우스의 감촉만을 손끝에 묻혀 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깊은 잠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는지 기철의 행동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철은 다시 용기를 내어 그녀의 어깨라인으로부터 허리를 지나 엉덩이에 이르는 가녀린 몸매를 손끝으로 가볍게 쓸어내려 보았다.

그때 마침 버스는 큰 요동을 하면서 한쪽으로 기우뚱하였다.

"이런 씨팔. 갑자기 끼여들고 지랄이야."

그 바람에 그녀의 상체는 기철의 품에 와락 안겼고 기철도 그녀의 상체를 힘있게 끌어안고 말았다.

"어멋..."

한번의 소동이 기철을 환상으로부터 깨어나도록 하였고 지금 안고있는 아가씨에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난감한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어머..."

잠에서 깨어난 아가씨도 현재 자신에게 닥쳐져 있는 상황을 살피는지 잠시 기철의 품에 안기어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기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죄.. 죄송해요. 어.. 어떻게 이렇게..."

기철로서는 아가씨의 첫마디가 여간 다행이 아니었다. 아가씨가 먼저 사과하지 않았다면 기철이 늘어놓을 변명이 궁색했기 때문이었다.

"많이 피곤하셨었나봐요."

"네.. 좀. 어머, 이를 어째... 옷에 루즈 자국이..."

기철의 어깨와 가슴에는 그녀가 남긴 루즈 자국이 붉게 남아 있었다.

"괜찮아요. 빨면 되죠 뭐."

"그래도... 죄송해서..."

나의 버스 여행기 1부
 

"신경 쓰시지 마세요. 코트 입으면 안 보이는 걸요 뭐."

"어디까지 가세요?"

"동해까지 가요."

"무슨 일로...?"

"그냥 여행이죠. 사실은 사귀던 여자아이와 헤어졌어요."

"어머, 그러세요? 저와 조금 비슷 하시네요."

"먼저 통성명이나 하죠. 저는 손 기철이라고 해요. 지금 학생이구요. 아가씨는요?"

아가씨는 22살로 이름은 권 현지였다. 지난해 봄 홍익 전문대에서 미술학과 졸업하고, 졸업과 동시에 만화영화를 제작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약 11개월째 근무를 하고 있었다.

기철도 자신의 소개를 했다. 경희 대학교 경제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올해 2월에 졸업을 하게 된다는 것을 먼저 말하고, 현지의 실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에 자신이 당한 실연을 먼저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해야 현지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재작년부터 사귀던 스튜어디스가 있었는데, 작년 10월에 외국을 다녀오는 도중 마약 밀매업자로부터 강간을 당하게 되었어요. 그 충격으로 스튜어디스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다시 의사로부터 강간을 당하게 되자 병실에서 자살소동을 벌이게 되었지요."

"그 아가씨 엄청 미인이었나 봐요. 그렇게 남자들의 시선을 받았을 정도라면..."

"현지씨도 못지 않은 걸요? 후후후."

"아이 놀리지 말아요. 그래서요?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나요?"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제 자취방에서 간호를 해 주었는데, 남자에게서 받은 충격이 심했던 탓인지 저까지도 피하고 두려워하는 거예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 아가씨의 언니에게 맡기게 되었죠."

"그래도 오빠는... 오빠라고 해도 되죠?"

"오빠? 그거 듣기 좋으네요."

"그래도 오빠는 그 아가씨에게 할 도리는 다 해준 셈이네요.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왠지 해야할 도리를 다 하지는 못한 것 같아서 아직도 못내 마음이 아파요."

"오빠. 말 편하게 하세요."

"그.. 그래요. 내가 편한 대로할게요. 편해지면 말을 놓도록 해 볼게요. 그러면 되죠?"

"네 좋아요.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현지씨는 어떻게..."

그때 마침 버스는 휴게실로 들어서고 있었고, 기사아저씨의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통하여 들려왔다.

"이곳은 문막 휴게소입니다. 이곳에서 약 15분 쉬었다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은 코트를 걸치고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뜨거운 국물이 있는 가락국수를 한 그릇씩 시켜서 먹었다.

"동해에 가시면 누구 아는 사람 있어요?"

"아니오. 현지씨는요?"

"저도 당근 없지요."

"하하. 그래요? 그럼 우리 여행 마칠 때까지 동행할 까요?"

"제가 바라던 바예요. 사실 외딴곳에 가면 좀 두렵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같이 실연 당한 사람끼리 의기투합해서 좋은 여행이 되도록 해 봅시다."

"좋아요."

가락국수를 한 그릇씩 비운 두 사람은 뜨거운 커피를 한 잔씩 사 가지고 차에 올랐다. 차안에는 이미 다른 승객들이 모두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채 15분이 되지는 않았지만 승객을 모두 태운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다. 창밖으로는 눈 덮인 시골풍경이 뒤로 달려가고 있었다.

"자, 커피 들어요. 겨울엔 뭐니뭐니해도 뜨거운 게 최고니까. 마실것도 방도 그리고 사랑도... 후후후."

"제가 이야기할 차례죠?"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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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은 '네'도 아니고 '응'도 아닌 애매한 발음으로 현지의 물음에 답하였다. 현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였다.

"저, 이상하고 지저분한 계집애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약속하시죠?"

"음."

"사귀던 애인은 1학년 MT에서 만났었어요. 졸업할 때까지 서로를 알고싶어하고 점점 좋아하는 감정에서 사랑하는 감정으로 발전한 그런 사랑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애를 그리고 그 애도 저를 사랑했지만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그 애는 저의 소중한 것을 지켜 주었어요. 사실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말이에요."

현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다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자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만화영화 제작소 쪽으로 인연이 닿았어요. 그 회사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였는데 기본 줄거리와 캐릭터가 오면 이곳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는 작업을 하는 거였죠. 그런데 그건 배경그림만 그렇게 하고 사람의 움직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를 하는데 사람의 몸에 센서를 달아서 움직임을 잡아 그 데이터에 캐릭터를 넣어 그것을 다시 배경 밑그림에 삽입을 하는 절차로 만들어지는 거예요. 좀 복잡하죠? 이해하시겠어요?"

"잘은 몰라도 개략적인 절차는 이해가 가네... 요."

"후후후. 말 그냥 편하게 하세요. 여하간..."

현지는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스커트를 무릎 쪽으로 한 차례 쓸어 내리고 기철의 얼굴을 한번 쳐다본 후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그 영화사에서는 주로 외설영화를 제작하는 거였어요. 물론 처음에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들어갔죠.

5개월 동안은 배경그림만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거기 직원은 몇 명이나 되는데?"

"많지는 않아요. 한국 지사장님, 감독 두 분, 총무직원 두 명, 그리고 실제 작업하는 사람이 15명 정도죠. 다 합해서 20명밖에 안 되요. 제 아래로 남자직원 2명을 제외하고는 여직원 중에서는 제가 제일 막내예요. 남자직원이 9명이니까 거의 반반이라고 볼 수 있죠."

"흠, 그래서?"

"어느 날 지사장님이 주관을 해서 회식을 했어요. 1차 소주파티하고 2차 맥주 그리고 3차는 단란주점으로 가서 노래를 부르며 양주를 마셨는데 부르스곡 한 곡 부르고 나니까 거의 쌍쌍이 앉게 되었어요. 짝이 없는 사람은 여사원 두 명밖에 없었죠. 저는 지사장님과 짝이 되었구요. 그런데 그 회사는 거의 분위기가 술자리에서는 거의 그렇게 쌍쌍으로 노는 분위기인가 보더라구요."현지는 거기까지 이야기하고 나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승객들은 비디오를 보느라 이곳 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제 아래에 남자직원 두 명을 제외하고 다른 남자직원들은 각각 자기 옆에 앉은 여직원을 은근히 만지고 총무직원은 아예 키스도 하고 막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지사장님이 근무소감을 물어보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속으로 손이 들어오는 거예요. 저 혼자만 당하는 것 같으면 못하게 할텐데 여직원들이 모두 당하는 거라 말을 꺼내기조차 힘이 드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지사장님 옆에 다른 한 여직원이 앉았었는데 그 여직원은 아예 스커트를 팬티가 드러날 정도로 끌어올려진 채로 팬티 속에 지사장님의 손이 들어가 있는데도 웃으며 지사장님과 저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듣고 있었어요. 저는 바지를 입고있었는데 갑자기 지사장님이 지퍼를 끌어내리려 하는 거였어요. 제가 놀라며 두 무릎을 붙이고 움찔하니까 센서 작업을 해 보았느냐고 물어 보더라구요. 아직은 해보지 못했다고 하니까 감독 한 분에게 센서작업실 구경을 시켜 주라고 지시는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감독님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가 싶더니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지사장님이 저의 몸에는 손을 안 대지 않더라구요. 그 대신 옆에 앉아있던 선배언니가 지사장님의 무릎 위에 올라가 앉아서 기분을 맞추어 주는데 아마 나중에는 팬티 아랫부분을 옆으로 젖혀놓고 섹스까지 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여직원을 상대로 단란주점에서 섹스까지? 그건 너무하군 안 그래? 도대체 그 지사장이 몇 살이나 되었는데?"

"남자직원들이 모두 젊어요. 지사장님은 38, 감독님은 38 한 분하고 33한 분. 거의 30대 예요. 작업실 직원 한 명이 26살 이구요. 그 남자직원은 오자마자 바로 센서 작업실에서 일하더라구요."

"그 센서 작업실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 건데?"

"그.. 그게. 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시면 아실 수 있어요. 여하간 그렇게 회식이 끝나고 아까 지사장님의 지시를 받았던 감독님이 갑자기 제 팔을 잡으시더니 사무실로 잠깐 가자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벌써 2시가 넘었는데..'하고 말하니까 '꼭 보여주어야 할 것이 있으니...' 하면서 술에 취한 저를 데리고 가시더라구요. 저희 작업실은 2층에 있었는데 맨 위층인 5층으로 데리고 가시더라구요. 거기에 센서작업실이 있거든요. 그리고는 몸에 부착하는 장비를 보여주고 나서 PC를 한 대 켜시면서 저에게 그 장비를 착용해 보라는 거예요.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색다른 것 같아서 착용해 보기로 하였죠. 그런데 당황스러웠던 것은 간단한 복장 외에는 모두 벗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감독님의 그 이야기에 제가 머뭇거리니까 술 때문에 판단능력과 방어능력이 없는 제게 다가와서는 갑자기 주사 하나를 놔주더니 옷을 하나 둘씩 벗기는 거였어요. 그 주사를 맞으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저항해야 겠다는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상의가 다 벗겨지고 브래지어만 남게되니까 등과 팔, 목,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관절부분에 장치를 설치하고 나서는 하체부분에 설치를 해야 한다면서 바지를 벗으라는 거예요."

"그.. 그래서 벗었어?"

"저는 안 벗으려 했었는데 손가락 마디마다 부착된 장치 때문에 제대로 저항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거의 반 강제로 벗겨졌죠. 제가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차림이 되니까 다시 허리와 무릎, 발목과 발가락 하나 하나에 모두 부착을 하더라구요. 그 즈음이 되니까 지사장님이 그 장치를 온 몸에 부착을 하고 센서작업실로 들어오시는 거예요. 놀란 것은 지사장님은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있었고 게다가 거기에다가도 미세한 장치를 설치했더라구요."

"거기? 사타구니... 사이... 달린 성기 말이야?"

"네. 거기."

순간 기철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나의 버스 여행기 1부
 

"감독님이 팬티와 브래지어는 입어도 된다고 한 처음의 말과는 달리 지사장님이 들어오시니까 팬티와 브래지어까지 모두 벗겨버리는 제 거기에도 장치를 하는 거예요. 장치가 다 되고 나니까 지사장님이 다가와서는 갑자기 일본말로 뭐라고 지껄이면서 저의 몸을 탐닉하는 거예요. 완강하게 저항하는 저를 첨에는 온 몸을 애무하듯이 자극하시더니 나중에는... 아시죠? 끝까지 간 거예요."

기철이 현지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부드러운 블라우스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그 속에 숨어있을 보드라운 살결을 연상하면서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어깨를 안았다.

"저 이상한 계집애죠? 오늘 처음인데 어깨를 만져도 저항도 하지 않고..."

"난 이해할 수 있어. 실연 당한 여인의 마음을... 그리고 나에 대하여 맘을 열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런 이야기까지 할 수 있었겠어? 그렇지 않아?"

현지는 잠시 창밖을 내다보다가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일이 한 번 있고 난 후부터는 매 회식 때와 한 달에도 두어 번씩은 그 장치를 하고 섹스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매번 그 상대 남자가 바뀌는 것이었어요. 회사 내에 있는 남자들과는 모두 한번씩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일본 본사에 있는 바이어들이 올 때마다 그들에게도 몸을 주어야만 하는 그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거예요."

"이런 고약한 일이...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

기철은 현지가 당한 일에 대하여 분노를 표시하고는 한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남자친구와는 왜 헤어졌어? 스스로 죄책감 때문이었나? 그러한 사실을 먼저 말 해버린거야?"

"한 번 그렇게 되고 나니까 감독님 두 분과 총무직원 두 명은 거의 노골적으로 매일 상대를 하나씩 찍어서 섹스를 즐기기 시작한 거예요. 사실은 제가 입사하던 때부터 그런 분위기가 있었는데 순진했던 저는 그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거지요. 처음 여사원이 입사를 하게 되면 그렇게 남자들에게 한 번씩 몸을 주게될 때까지는 직원들이 그런 사실을 은밀히 감추고 있다가 일단 그런 일을 당하고 나면 직원들끼리 자유롭게 섹스를 즐기는 거예요. 거의 대부분은 센서작업실에서 이루어지지만 가끔은 야근을 하거나 할 때에 사무실에서도 그런 일이 생기고 근무시간이라 하더라고 화장실에서 그 짓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26살 먹은 남자직원하고 화장실에서 하고 나오는데 마침 애인이 와 있었어요. 장미 한 다발을 들고서... 그런데 눈치 없는 여직원 하나가 '현지야 어때 내 말이 맞지? 그 녀석 자지는 정말 대단하다니까? 내가 지난번에 센서작업실에서 그 녀석하고 할 때는 아주 죽는 줄 알았다니까?' 하고 말하는 거예요. 그 때 제 눈앞에 그 사람의 모습이 나타난 거예요.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는 그 남자의 모습은... 흑흑흑."현지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기철은 어깨 위에 얹은 손에 다시 힘을 주어 감싸안았다. 현지는 이제 너무도 익숙해진 기철의 품에 얼굴을 묻고는 한동안 슬픔 속에 빠진 채 흐느끼고 있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저는 걸레 같은 년이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은 제가 스스로 허락을 해서 했던 일도 아니고 단지 할 때마다 어깨에 주입하는 약 때문이었는데... 아마도 마약과 같은 거였겠죠?"

기철은 현지가 살아온 지난날들이 성적으로 자유롭고 특이한 체험을 했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흥분에 사로잡혀 있었으나 그로 인한 애인과의 결별을 들으면서 그런 흥분감 보다는 안타까움이 밀려와 흥분되었던 기철의 성기는 다시 이성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었고, 기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있던 현지도 기철의 그러한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에게는 직장의 동료들로부터 당한 성적인 유린보다는 애인과의 결별이 아픈 상처로 다가왔고 며칠간을 일도 못하고 방황하였다. 이러한 모습을 본 감독이 3개월 치의 봉급에 해당되는 돈을 건네며 10일간의 휴가를 허락해 주었고 현지는 여행을 통하여 아픈 가슴을 달래려고 계획을 잡았던 것이었다.

현지의 상세한 지난 경험담 이야기를 듣다보니 버스는 이미 동해시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 다 왔구나."

"어머, 저 바다..."

현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금방 생기를 되찾았고 상큼하고도 환한 미소까지 모든 것을 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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