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대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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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대학생활

정바라시 0 438 0 0

그의 대학생활 

 

그의 대학생활
 

1. 서울로

“걱정 마세요. 엄마. 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학교도 열심히 다닐게요.”

철하는 짐을 챙겨 서울로 올라가는 자신을 붙잡으며 우시는 어머니를 다독였다. 아들의 씩씩한 말에 어머니는 애써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아들을 먼 서울로 홀로 올려 보내기가 무척 가슴이 아프신 모양이다.

철하는 그런 어머니를 웃음으로 위로한 뒤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곧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하였고, 손을 흔드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 갔다.

차창 밖으로 자신이 살았던 고향의 풍경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가기 시작하자 철하는 깊은 감상에 빠졌다.

어릴 적부터 시골 촌구석에서만 자라온 철하에게 서울에 있는 대학교 합격은 놀라운 소식이며, 기쁨이었다. 비록 서울 변두리의 최하위권 대학이긴 하지만, 기대도 하지 않았던 그였다. 몇 차의 추가합격자를 거른 끝에 막바지에 겨우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집안 사정은 어렵지 않은 형편이기에 가족들도 모두 축하해주었고, 서울에 자취방을 얻어 철하 혼자서 대학생활을 하기로 동의하였다. 가족 모두들 어릴 적부터 어른스럽고, 혼자서 일 처리를 잘해나가던 철하를 믿은 것이었다.

그렇게 철하의 서울행은 결정이 난 것이었다.

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두 번의 휴게소를 들리고 철하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은 난생 처음 와보는 철하였다. 그에게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자신이 살던 시골의 가장 큰 오일장의 규모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사람들 모두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는 듯 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무겁고 커다란 짐을 양손에 든 철하를 거추장스럽다는 듯 힐끗 쳐다보며 스쳐지나갔다. 철하는 그런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빼어난 미모의 여자들이 사방 천지에 널린 것을 보고 감탄하였다. 여태껏 여자한번 사귀어 본적 없고, 예쁜 외모를 가진 여자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철하였다. 그나마 자신의 누나인 윤하누나가 예쁜 편이었지만, 서울의 여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모두들 부모님 몰래 다운 받아 보던 야한 동영상에나 나오는 여자들 같았다. 게다가 늦은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리 짧은 치마들이 많은지, 철하는 십여분이 지나도록 터미널에 서서 사람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지하철을 타고, 겨우 자신이 살 자취방에 오게 되었다. 겨울의 짧은 낮 탓에, 자취방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상태였다.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안내로 들어간 자취방은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다. 시골에서 인터넷으로 자취방은 모두 지저분하고 더러운 곳으로 알아본지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올라왔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다행이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비싼 돈을 들여 좋은 수준의 자취방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철하였다.

집에 안부전화를 하고, 방 청소와 짐정리를 하고 나자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냉장고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집 밖으로 나오자, 한창 집안 정리를 하다가 나온 탓에 늦겨울밤의 추위가 여느 때 보다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시골에서와는 달리 서울의 겨울은 그리 춥지 않은 것 같았다. 서울 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랄까? 철하는 굉장히 들뜬 기분이었다. 항상 서울 생활을 동경하며 살았던 그였다. 게다가 신나는 대학생활과 함께라니! 정말 철하에게는 이보다도 환상적인 일은 없었다.

두 팔을 벌리고 맑은 겨울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철하에게 갑자기 웃음소리가 들렸다.

“쿡쿡.”

철하는 자신을 향해 날렸을 웃음이 분명한 그 소리를 듣고는 재빠르게 팔을 내렸다. 그리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자 편의점 앞에서 청소를 하는 아르바이트 여학생이었다. 허리를 숙여 열심히 빗자루질을 하면서도 한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철하는 무안한 마음에 얼른 그곳을 스쳐지나갔다. 자신이 목표로 했던 편의점이었지만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다른 곳을 찾아 한참을 걸어 다녔다. 그러나 이미 느지막한 시간이라 문을 연 가게가 없었고, 편의점도 그곳 하나뿐이었다. 할 수 없이 동네 근처를 한 바퀴 돌고는 자연스럽게 아까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아까 자신을 보고 웃었던 여학생이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다. 철하도 얼떨결에 반응을 하여 꾸벅하고 인사를 하였다. 고개를 숙일 때 얼핏 쳐다보자,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이었다. 한 갈래로 올려 묶은 긴 연갈색의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철하가 같이 인사를 해주자 여학생은 또 다시 얼굴 한가득 미소를 지은 채, 철하가 물건을 사는 것을 쳐다보았다. 철하는 자꾸 그녀의 시선이 느껴지자, 시선이 닿지 않는 쪽의 진열대로 가서 쓸데없는 물건들을 집기 시작했다.

신경을 쓰기 싫은데, 자꾸자꾸 신경이 쓰인다. 어릴 적부터 철하는 여자아이가 자신을 쳐다보면 몸이 굳으며 행동이 굼떠지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어김없이 철하의 버릇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참 물건을 고르던 철하의 품엔 어느새 한 아름의 물건이 들려있었다. 그리고는 카운터에 물건을 내려놓자 여학생이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기 시작하였다.

여학생이 바코드를 찍는 동안 철하는 몰래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갸름하고 작은, 새하얀 얼굴에 오똑하게 솟아오른 이쁜 코. 립글로스를 발라 반짝이는 붉은 입술. 그리고 바코드를 찍느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갈색의 앞머리와 바코드 기계를 따라 왔다갔다 움직이는, 자신을 쳐다보는 검은 눈동자.

“앗!”

철하는 그녀를 몰래 훔쳐보다 눈동자가 마주치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녀는 눈을 찡긋거리며 귀엽게 입을 삐죽이더니 무신경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봉투 드려요?”

“예? 예엣.”

철하는 당황해하며 대답을 했고, 그녀는 봉투를 꺼내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삼만 팔천 사백원입니다.”

*

철하는 자취방으로 돌아와 물건을 방바닥에 던져놓듯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입술이 정말 예뻤는데….”

그날 밤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학생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2. 신입생 환영회

다음날 철하의 자취방에 컴퓨터가 도착하였다. 시골에서 사용하던 자신의 컴퓨터를 며칠 전 미리 이곳에 부쳐놓은 것이다. 철하는 우선 자신의 컴퓨터에 자료가 무사한지 확인해보았다. 자신이 애지중지 모은 게임들과 AV, 야설, 연예인 사진 등…. 시골에서 자라온 철하에게 성적인 문화는 이런 컴퓨터의 자료들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확인을 끝낸 철하는 자신이 합격한 대학교의 경제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 다행히도 철하의 자취방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서 통신선만 연결하면 인터넷을 할 수가 있었다.

“어라. 오늘이 22일…. 내일이 23일…. 내일 신입생 환영회 하네?”

신입생환영회…. 철하에게는 꿈만 같은 단어이다. 서울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서울에서 살던 아이들과 놀다니…. 서울생활을 환상적으로 동경하고 있던 그에게는 최고의 기회였다. 재미있는 남자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겠지만, 철하는 무엇보다도 예쁜 여학생들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철하는 여자를 무척 좋아하고, 성에 대해 밝히는 편이지만, 여자의 손을 제대로 잡아 본적은 중학교시절 체육시간의 포크댄스 활동 때뿐이었다.

큰 기대에 부풀은 철하는 벌써부터 내일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잔뜩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울 아이들이면 역시 세련되었겠지? 그럼 안 꿀리려면 뭘 입고 나가야 하지? 그래. 역시 대학생이 되었으니까 정장을 입고 나가는게 좋겠지?’

철하는 자신의 한 벌밖에 없는 검정색의 정장에 생각이 미치자 슬그머니 웃음이 피어올랐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자신의 말쑥한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생각만해도 내일 너무 기대된다!’

그날 밤, 다음 날 있을 신입생 환영회가 자구 떠올라,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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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정장에 하얀색 와이셔츠. 게다가 배 아래까지 내려오는 검은색의 굵은 넥타이…. 정장을 구입할 때 어머니께서 앞으로 더 자랄지 모르니 넉넉하게 입으라며 골라준 큰 사이즈 덕분에 헐렁한 어깨와 허벅지 근처까지 길게 내려오는 기장.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철하의 모습을 한번쯤 돌아보았지만, 철하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약도를 그려온 메모지를 바라보며 신입생 환영회의 장소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불빛들과 네온사인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해당 술집을 찾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그나마 학교 앞이라 다행이었지만, 그곳조차도 철하에게는 아마존의 정글과도 같았다.

한참을 찾은 끝에 겨우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는 술집을 찾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하자 옆에 서있던 남학생이 제지했다.

“어 뭐야. 너 경제학과 신입생이냐? 02학번?”

“아. 예.”

“그래 잘왔다. 얼른 들어가라. 근데 웬 정장을 입고 왔냐?”

경제학과 선배인 듯한 그 사람은 문을 열어주며 철하의 등을 살짝 밀어주었다. 술집에 들어서자 시선이 일제히 철하에게 쏠렸다. 이날 술집을 과가 빌린 듯, 모두 학생들뿐이었다.

자신에게 시선이 쏟아지자 철하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재빨리 빈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보니 모두들 깔끔하게 캐주얼 차림을 하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이 괜시리 부끄러워졌다.

“안녕?”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말을 걸어왔다. 단정하게 다듬은 머리에 굉장히 잘생긴 이목구비를 가진 남학생이었다.

“으응. 안녕.”

“신입생이지? 나도 신입생이야. 친하게 지내보자. 내 이름은 최진원이라고 해. 잘 부탁해.”

자신의 이름을 진원이라고 밝힌 남학생은 밝은 얼굴로 선뜻 악수를 청해 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서슴없이 인사를 하고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보아 붙임성이 좋은 학생이었다. 철하도 반갑게 진원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다.

“응. 그래. 반가워. 나는 김철하야. 나도 잘 부탁한다.”

옆에 앉아 있는 동기 남학생과 인사를 나누고 앞을 본 철하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천사의 미모를 가진 여학생이 자신의 대각선 방향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서클렌즈를 꼈는지 커다란 검은 눈동자와 등에 가려 어디까지 내려오는지 모를 긴 검은 생머리는 그녀의 순백의 피부를 더욱더 투명하리만치 하얗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높지 않고 약간은 낮은 코이지만 오히려 부드러운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 코였다. 연분홍 빛을 살짝 띠는 입술은 약간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야말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여고생 얼짱 사진을 눈앞에서 보는 듯 했다.

넋을 잃은 철하는 그녀의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고, 일순간 그녀의 눈동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황급히 눈동자를 피했지만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야. 김철하라고 했냐? 앞에 앉은 나도 좀 봐줄래?”

고개를 숙인 철하에게 앞에 앉은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자 턱에 손을 괸 여학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고양이 같은 눈 주위에 검은색 아이라인을 짙게 그린 대다가 화장도 짙어 굉장히 섹시하게 보이는 여학생이었다. 게다가 몸에 착 달라붙어 몸의 굴곡을 드러내는 검은색 청자켓에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어서 여우 같으면서도 터프해 보이는 첫 인상이었다. 엄청나게 이쁜 여학생의 옆에 있어서 그렇지 이 여학생도 많이 이쁜 편이었다.

“아. 안녕? 미안….”

철하는 자신이 넋 놓고 있던 것을 들켜 더욱더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 검은색 모자를 쓴 여학생은 옆에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웃으며 말했다.

“깔깔. 지희야. 얘봐. 너한테 완전 빠졌는데?”

지희라 불린 여학생은 곤란한 듯 자신을 놀리는 여학생을 보며 눈을 찡긋했고, 철하를 보며 인사를 했다.

“안녕? 난 신지희라고 해. 잘 부탁한다.”

“응. 잘 부탁해.”

우리 둘이 아무 일 없이 인사를 나누자 검은색 모자를 쓴 여학생은 재미없다는 듯 얼굴을 구기곤 철하에게 인사를 하였다.

“난 진이슬이야.”

*

한 테이블에 앉은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처음부터 죽이 잘 맞기 시작했다. 넷 모두 술을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이었고, 철하도 처음 낯가림만 조금 있는 편이지 친해지면 활발한 성격이기에 점점 그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었다. 분위기 주도는 대부분 진원과 이슬이 해나갔다. 이슬이는 여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왁자지껄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술집 전체에 인사를 하는 시간에서 철하는 둘의 환상적인 몸매를 볼 수가 있었다. 지희는 165cm 정도 되는 키에 전체적으로 마른 편이었다. 다리 라인을 완전히 드러내주는 회색의 스키니진을 입었는데, 다리가 굉장히 길고 이뻤다.

이슬이는 지희와 비슷한 키에 조금 더 살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몸에 달라붙는 청자켓과 짧은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볼록한 가슴이 보기 좋게 솟아나 있었고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허리라인이 일품이었다. 허벅지는 약간 두꺼운 편이었지만 미끈하고 길게 뻗은 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는 다리였다.

취기가 오르는 철하는 점점 머릿속으로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버리고는 잊어버렸다.

‘내가 요즘 AV를 많이 봐서 이상해 졌나….’

“야. 김철하! 너 지희한테 관심 있냐! 왜 자꾸 뚫어지게 쳐다봐!”

술을 꽤 많이 마신 이슬이가 철하를 보며 놀려대기 시작했다. 지희도 술이 조금 들어가 웃으며 이슬이의 팔을 살짝 때렸다. 진원이도 옆에서 철하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철하는 무슨 소리하냐는 듯 크게 부정해놓고선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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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이제는 슬슬 분위기가 흐트러져 자리도 이리저리 옮기고, 따로 테이블을 만들어 이야기도 하고, 심지어 밖에 나가 펑펑 우는 여학생도 있었다.

철하의 테이블에도 진원이는 어느새 다른 테이블에가 다른 동기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있었고, 지희는 밖에 나가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슬이는 철하의 옆에 앉았다.

철하는 보통 여자아이들과 이야기를 잘 못하는 편이었지만 이슬이가 워낙 성격이 밝은 아이라 그녀와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이슬이는 철하의 옆으로 오며 약간 난폭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끌어당겼다. 철하의 어깨에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와 닿았다. 철하는 어깨에 닿은 느낌이 단순히 브래지어 때문이 아니라, 꽤 가슴이 큰 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탱탱하고 말캉말캉한 느낌이 들자 철하는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철하야! 너 어디사냐?”

“…지방에서 살다가 이번에 혼자 올라와서 자취하고 있어.”

철하가 자취한다는 말에 그녀는 무척 반가워했다.

“그래? 좋겠다. 언제 한번 나도 놀러 갈래. 나도 무지무지하게 혼자 살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하셔.”

“그, 그래.”

철하는 이슬이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는 있었지만 어깨로 느껴지는 그녀의 가슴의 감촉과 시선으로 느껴지는 다리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그녀는 술을 꽤 많이 마셨는지 상당히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고, 자리에 급하게 앉느라 짧은 검은색 미니스커트가 조금 올라간 편이었다. 게다가 다리를 꼭 붙이고 앉지 않은 그녀의 눈부신 다리는 엄청난 도발로 다가왔다.

“꺄아! 약속한거다?”

그녀는 기쁘게 외치며 철하를 끌어안았고, 철하도 얼떨결에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굉장히 가늘고 부드러운 곡선의 허리라인이었다. 그는 무의식중에 그녀의 허리라인을 느껴보려고 손을 약간 움직였다. 그러자 이슬이는 약간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바로 떨어졌다.

“하하. 철하야 다음에 꼭 놀러갈게?”

“…응.”

*

밤이 늦어지자 신입생 환영회 자리는 곧 끝이 났다. 많은 학생들이 서로 친해진 친구들은 물론 동기들과 선배들에게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느라 분주했다. 철하도 진원, 진희, 이슬외에도 몇 명의 친구와 선배들과 핸드폰 번호를 교환할 수 있었다. 이슬이는 철하와 꽤 친해진 듯 옆에 꼭 붙어서 계속 신나게 이야기하였고, 진원이와 진희도 웃으며 둘과 대화하였다.

*

집에 돌아온 철하는 자리에 눕자 오늘 본 둘을 떠올렸다. 이슬이도 이쁘고 섹시하였지만, 자신의 마음에 꽂힌 건은 지희였다. 지희도 밝은 성격이었지만 이슬이 보다는 많이 조용한 편이라 긴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철하는 굉장히 아쉬워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리던 중 이슬이와 약간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순간 아랫도리에 엄청난 피가 쏠리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날 밤, 지희의 예쁜 얼굴과 어깨에 남아있는 이슬이의 말캉한 가슴의 느낌, 살이 약간 붙어있어 더욱더 섹시해 보이는 다리, 잠깐이나마 만질 수 있었던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라인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3. 오리엔테이션

‘내일이 오티 구나….’

달력을 보던 철하는 오티가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느끼고 무척 설레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오티에 대한 글을 보면 과 동기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고 다 같이 어울려 한방에서 자다보면 재미있는 사건들도 많이 벌어진다고 했다.

며칠 전 신입생 환영회 때 자기만 촌스러운 정장을 입고가 쪽팔림을 당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어제 부랴부랴 깔끔한 캐주얼 옷 몇 개를 사두었다.

‘음…. 내 준비물이 라면, 참치, 쌀, 세면도구, 편한 옷. 그러고 보니 라면과 참치를 안 사놨네. 사러가야겠다.’

철하는 집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 연갈색 머리가 잘 어울리는 예쁜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 그는 들어가기 전 여학생이 있나 없나 살펴보았다. 녹색의 편의점 유니폼을 입고 잡지책을 보며 무언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안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 철하는 용기를 내어 문을 밀고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어김없이 아르바이트 여학생의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꾸벅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는 재빨리 라면과 참치를 사가지고 카운터로 왔다. 여학생은 철하가 가지고 온 물건을 바코드에 찍으며 입을 열었다.

“근데 왜 자꾸 같이 인사하세요?”

철하는 갑자기 여학생이 자기에게 말을 걸자 깜짝 놀랐다.

“아? 예…. 인사해주면 당연히 같이 인사해야죠….”

“하하하. 재미있으신건가 순진하신건가. 이천 이백 오십원입니다.”

철하는 얼른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주었다. 여학생은 거스름돈을 계산하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근데 이사오신거예요? 전에는 못 뵈었는데.”

“예. 얼마전에 학교 때문에 저기 앞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아. 학생이시구나. 여기 이백 오십원이요.”

철하는 여학생이 내미는 거스름 돈을 받았다. 여학생의 손은 굉장히 희고 가늘었다.

“안녕히계세요.”

철하는 돈을 받아들고는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 급하게 자리를 나갔다. 아직 친하지 않은 여자와는 말을 제대로 하기 힘든 그였다. 철하의 등 뒤로 그녀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히가세요!”

*

오티 장소로 향하는 버스. 철하는 진원이와 앉았고 뒷 좌석에는 지희와 이슬이가 타고 있었다. 넷은 신입생 환영회가 끝난 뒤에도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꽤 친해진 상태였다. 넷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철하와 진원이가 아예 의자위에 올라가 뒤로 돌아서 이야기 꽃을 피운 것이다.

철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슬이의 다리에 시선이 자꾸 갔다. 지희는 청바지에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왔지만, 이슬이는 춥지도 않은지 굉장히 짧은 롤업팬츠를 입고 온 것이다. 게다가 약간 살이 있는 허벅지 탓에 꽉 낀 팬츠가 철하를 더욱더 자극 시켰다.

그러나 계속해서 그곳에 시선을 둘 순 없는 법. 철하는 애써 외면하며 그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신경 썼다.

*

오티 첫날, 철하는 대학 신입생답게, 준비된 프로그램에 따라 열심히 활동했다. 그 와중에 과 동기애들과 상당히 친해질 수 있었다. 철하는 너무 재미있었다. 자신이 대학생 생활을 하며 이렇게 즐겁게 웃고 떠들고 놀 수 있을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오길 잘 했다고 내심 생각하는 철하였다.

첫날 밤, 대학생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술판이 어김없이 벌어졌다. 모두들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철하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진원이 등이 앉아있는 곳으로 갔다. 도착한 철하는 입을 딱 벌렸다. 지희는 그냥 편한 옷을 입었지만 이슬이의 옷차림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얼핏 보면 편안한 티와 트레이닝 바지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의는 가슴이 꽤 파인 하얀색 티였다. 이슬이의 가슴은 청자켓에 가려있을 때는 몰랐지만 하얀색 티 한 장만 달랑 입으니 꽤 큰 편이었다. 허리를 숙일 때마다 옷 사이로 그녀의 가슴골이 얼핏 얼핏 눈에 띄었다. 게다가 얇은 하얀색 티라 브래지어 라인이 뚜렷이 나타났다.

하지만 철하를 더욱 미치게 한 것은 이슬이의 트레이닝 바지였다. 골반에 간신히 걸치는 분홍색의 바지…. 게다가 굉장히 꽉 끼는 바지라 한쪽 무릎을 세운 자세로 앉은 이슬이의 자세는 철하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뭐하고 있어? 앉아.”

이슬이는 넋을 잃고 있는 철하에게 얼른 앉으라고 했다. 퍼뜩 놀란 철하는 진원이와 이슬이의 사이에 앉았다. 앞에는 지희가 앉아 있었다.

“난 술 마시는 자리가 제일 좋더라.”

이슬이는 계속 과자를 집어먹으며 말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정면에 앉지 못하자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과자를 집을 때마다 보이는 하얀색의 가슴골을 못 보는게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진원이의 자리가 내심 부러웠다. 하지만 진원이는 모르는지 모르는 척을 하는지 지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진원아. 저 과자 좀 집어줘.”

이슬이는 진원이 쪽에 있는 과자를 집으려 상체를 앞으로 크게 숙였다. 그때 철하는 이슬이의 뒤쪽에서 엄청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상체를 앞으로 크게 숙인 탓에 하얀색의 짧은 티셔츠는 올라갔고, 골반에 간신히 걸치는 그녀의 분홍색 트레이닝 바지 탓에 그녀의 엉덩이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설마 노팬티?’

철하는 그녀의 바지위로 살짝 드러난 엉덩이 골을 보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팬티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팬티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눈부시도록 새하얀 엉덩이에 약간 갈라진 틈만 보일뿐이었다. 그러나 좋은 구경도 잠시 이내 과자를 집은 이슬이는 자신의 자세를 바로 잡았고 자신의 티를 아래로 끌어 당겼다.

철하는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분명히 팬티가 보여야 할 위치였는데 팬티는 걸쳐져 있지 않았다.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철하가 이상한지 지희가 말을 걸었다.

“철하야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안색이 좋지 않은데?”

“아, 아냐. 괜찮아. 여기 난방이 강해서 그런가봐.”

 

그의 대학생활
 

술자리는 밤 늦도록 이어졌다. 술자리가 깊어지자 몇몇 친한 학생들끼리 따로 방을 가져서 술자리를 가지기 시작했다. 철하도 진원, 지희, 이슬이와 함께 방 구석에서 술자리를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여기서 신입생 환영회 때와는 다른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진원이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서울에서 자라온 서울 토박이였다. 운동을 좋아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게다가 얼굴이 엄청나게 잘 생겼다.

철하는 지희에 대해 알아가면서 가장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지희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저렇게 예쁜 얼굴이니 남자친구가 없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희는 왠지 남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 왠지 모를 어두운 얼굴이었다.

이슬이는 역시 털털한 성격의 여자아이였다. 예전에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단다. 그러면서 철하를 보며 크게 씨익 웃는다. 이슬이의 웃음을 받은 철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

“응. 너.”

자신을 가리키며 반문하는 철하를 향해 이슬이는 왠지 모를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진원이와 지희는 놀라며 한마디씩 했다.

“야. 김철하. 너 좋겠다.”

“어머. 이슬아. 정말이야?”

지희의 말에 이슬이는 술잔을 들며 말했다.

“아냐. 그냥 지금은 귀엽고 순진해보여서 관심만 있어. 좋아하는건 아냐."

이슬이의 말에 철하도 질세라 술잔을 들었다.

“쳇. 누군 좋아하는 줄 아냐? 나도 관심 없어.”

진원이와 지희도 둘이 재밌는지 웃으며 술잔을 들었고, 그렇게 넷의 밤은 깊어만 갔다.

*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넷의 술자리는 끝이 날 수 있었다. 넷은 그날 취하도록 마셨고, 특히 이슬이는 만취가 되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모두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엎어져 잠이 들었다.

한참 잠을 자던 철하는 자신의 이마위에 무언가가 올라옴을 느끼고 눈을 떴다. 손을 들어 만져보니 부드러운 면의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이슬이의 다리였다. 철하는 이슬이의 다리를 살짝 잡아 내려놓고 상체를 일으켰다.

한쪽 벽에 은은하게 밝혀져 있는 조명에 의지해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넷은 말할 것도 없었고 모두들 술에 취해 술병과 안주에 둘러 쌓여 정신없이 뒹굴고 있었다. 간간히 토사물도 보였다.

‘으웩.’

철하는 다시 자신의 머리에 다리를 올려놨던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정말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었다. 짧게 틀어 올렸던 긴 갈색의 머리는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고 한쪽 손은 하얀색 티 안으로 집어넣어 배가 드러나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침이 저절로 꿀꺽 삼켜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여성의 배를 실제로 보는 것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처음이었다. 철하는 얼굴을 가까이 하여 조금더 자세히 관찰하였다.

이슬이의 배는 굉장히 예뻤다. 하얀색의 깨끗한 피부에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 아담한 느낌을 주었고, 세로로 이쁘게 갈라진 배꼽과 군살하나 없이 살짝 발달된 복근은 그녀의 배를 한층 더 섹시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이의 배에 손을 갖다 대었다. 조금 쓰다듬어 보니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안돼!’

철하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손을 재빨리 떼었다.

‘미쳤어. 미쳤어. 김철하. 너 미쳤어.’

철하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쳤다. 자신이 정말 미친것 같았다. 일본 AV를 너무 많이 보다보니 자신이 정말 변태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의 아랫도리는 이미 크게 부풀어진 상태였다. 편하고 얇은 바지를 입어서 더욱 크게 부풀은 것처럼 보였다.

“젠장.”

철하는 짧게 욕지거리를 하며 이슬이의 손을 빼고 하얀색 티를 내려주고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흥분할 데로 흥분한 상태에서 잠이 제대로 올 리가 없었다. 뜬 눈으로 몸을 돌리던 철하는 자신의 가늘게 이어오던 이성의 실이 끊어짐을 느꼈다.

눈 앞에는 이슬이의 분홍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가랑이 사이가 보였다. 한쪽 무릎을 세운 채로 자고 있어서 가랑이 사이가 더욱더 잘 보였다.

철하는 아까 술자리에서 본 이슬이의 살짝 드러난 엉덩이가 떠올랐다. 팬티가 걸쳐져 있어야 할 자리에 분명히 팬티가 없었고, 게다가 약간 갈라진 틈까지 보였었다.

‘정말 노팬티일까….’

흥분할 데로 흥분한 철하는 약간 고개를 들어 머리를 이슬이의 가랑이쪽으로 두었다.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가 더욱더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꽉 끼이는 분홍색의 트레이닝 바지가 약간 말려 올라간 탓에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는 살에 착 달라붙었는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정말, 정말 노팬티일까….’

철하는 자신의 손가락을 뻗어 만져보려 했다.

‘아, 안돼! 정말 넌 그럼 미친놈이야. 범죄자야. 다시 이슬이 얼굴 어떻게 보려고 그래. 친구야. 이제 앞으로 대학생활 같이 할 동기란 말이야!’

철하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채찍질 했지만, 흥분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에서 몸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철하는 만져보기로 했다.

‘딱 한번만. 한번만 만져보는 거다.’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를 향해 가는 철하의 손가락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자신의 심장이 터질듯이 쿵쾅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게다가 커질 대로 커진 자신의 자지에서 조금씩 축축하게 물이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윽고 철하의 손가락은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에 닿았다. 분홍색 트레이닝복의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살짝 들어가는 살의 느낌…. 이것은 한번도 여자의 몸을 만져본 적이 없는 철하도 뚜렷이 알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였다. 분명히 노팬티다. 트레이닝복과 보지 사이에는 아무런 천조가리도 없다.

‘노팬티야. 정말 노팬티였어.’

철하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다. 아예 몸을 옆으로 누이고는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번 눌러본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점점 행동이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철하의 손가락은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에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AV에서 남자배우들이 여자배우들의 팬티위에 하는 것처럼 갈라진 틈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하의 손가락 끝에 확연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옷 밖으로였지만 태어나 평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여자의 보지였다.

손가락을 따라 조금씩 옷이 말려 들어가며 갈라진 모습이 조금씩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갈라진 틈을 만드는 것은 무척 자극적인 일이었다. 계속해서 갈라진 틈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던 철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조금씩 이슬이의 분홍 트레이닝복 색이 짙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손가락을 따라 갈라진 틈이 조금씩 젖어오는 것이었다.

놀란 철하는 점점 더 대담하게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갈라진 틈을 따라 손톱으로 긁어보기도 하고 원을 그리며 문지르기도 하였다. 작은 범위였지만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는 다른 곳과 달리 색이 확연히 틀려지고 있었다.

한참을 만지던 철하는 손가락을 떼어 자신의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왠지 모를 향기로운 냄새…. 이것이 여자의 냄새구나…. 살짝 혀에 갖다 대보았다. 옷 위로 살짝 만져서 그런지 약간 짠맛 이외에는 나지 않았다.

“응….”

이슬이의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빨리 자세를 바로하고 눈을 감았다. 무언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철하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커질대로 커졌던 자신의 자지도 긴장한 마음에 순식간에 원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살짝 눈을 떠 바라보자 이슬이가 한손으로 머리를 감싸 잡으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 뭐야 너무 마셨나. 정신없어 죽겠네…. 근데 왜 깬거지.”

이슬이는 자신의 가랑이 사이가 축축함을 느끼고 고개를 숙여 바라보았다. 분홍색 트레이닝복이 약간 젖어서 자신의 갈라진 보지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앗. 뭐야. 또 옛날 꿈 꾸었나보네.”

철하는 작게 중얼거리며 재빨리 화장실로 가는 이슬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상한 생각을 하였다.

‘뭐? 옛날 꿈을 꾸었다고?’

*

2박 3일간의 오티는 아무런 사고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 오티 동안 철하는 이슬이를 볼 때마다 그날 밤의 일이 떠올라서 미칠 것만 같았다. 게다가 자꾸 스스럼없이 팔짱을 껴오는 바람에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그녀의 말캉하고 탱탱한 가슴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이슬이와는 점점 더 친해졌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지희와는 많은 말을 하지 못하였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이것이 아쉽다고 생각한 철하였다. 그래도 이제 대학생활은 갓 시작이니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이 셋과 함께 하는 대학생활을 떠올려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철하였다.

“뭐가 좋아 그렇게 웃냐.”

“아, 아냐.”

옆에 앉은 진원은 실없이 웃는 철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의 대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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