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소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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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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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 


귀소본능

 

‘당신 뭐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없어?’

눈에 불을 켜고 닥달을 시작하는 아내의 눈매가 사납기 그지 없었다. 가뜩이나 지치고 피곤한 몸 상태 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짜증을 낼 수조차 없는 상황.

‘왜 그래? 뭔 일이야?’

‘정말 당신 입으로 말 안 할거지?, 좋아, 그럼 어디 두고 보자구.’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슬금슬금 우리 두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아내는 식사 내내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인가 하며, 곰곰히 되짚어 봐도 알 수가 없었다. 술값이 밀린 것도 없었고, 그렇다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화가 나 있을 수가…. 혹시나 처가댁 식구나 장모님께 섭하게 한 것은 없는지 되새기기 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는 아닌 것 같았다. 만일 그랬다면 밥상머리라고 할지라도, 아이들이 있건 없건 간에, 너 잘났다로 시작해서 대번에 고함이 오갔을 테니….

‘자기야? 왜 그러는데? 이유나 좀 알자. 거, 답답해서 돌아 가시겄네.’

‘조용히 해. 아이들 재우고 나서 얘기 하자니깐?’

아쭈? 이제는 명령쪼로! 나는 기가 탁 막혔다. 아이들을 재우고, 집안이 조용해지자, 아내는 조용히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나에게 눈짓을 했고…방안에 들어서니 아내는 침대 옆에 나를 앉으라고 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아내는 화장대 옆에 놓여진 노트북 PC를 열고, 시동을 한다. 곧 이어 나타나는 익숙한 화면. 아내는 아주 힘들게 마우스의 움직임과 커서의 이동이 일상화 되지 않은 서투름을 보이면서 가까스로 주소란에 커서를 이동시키고, 독수리 타법으로 주소를 쳐넣는다.

‘내가 해줄까?’

‘나도 할 수 있어. 그런데, N자가 어디에 있는 거야?…’

기어이 아내는 주소를 다 입력했는지, 엔터키가 뻐개지도록 내리쳤다. 그러나, 그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었다. 컴맹이던 아내가 언제나 보아오던 화면이었기에. 내가 항시 뻔질나게 드나들던 싸이트의 초기화면 이었다. 나는 별거 아니란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머리를 꽝 때리는 것이 있었다. 항상 아뒤와 패스워드를 때려넣기 불편해서 설정해 두었던 아이디 기억 옵션이 바로 그것 이었다. 선명하게 보이는 나의 아이디와 *표시로 가려진 패스워드 부분…. 아내는 나를 돌아다 보며, 로그인을 마우스로 눌러 버렸다.

‘아아니, 그그…게….’

‘가만있어! 꼼짝하면 당신이랑 나랑 끝인 줄 알라구!’

아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내 심장은 쿵쿵 뛰기 시작했고, 가슴이 멍멍해 지고야 말았다. 다시 또 보여지는 초기화면의 모습. 그러나, 그것은 방금 전의 화면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나와 아내에게는 커다란 지각변동과도 같았다. 아뒤와 패스워드 란, 그리고 로그인 버튼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랑스럽게도 대문짝 만하게,

‘안녕하세요? 박아박아님’

이라고 적혀 있었고, 좇나 친절하게도 로그인 시간까지 표시되고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나는 불편하더라도 아뒤를 기억하는 옵션 따위는 선택하지 말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었지만 때는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아내는 내가 항상 하는 것처럼 내가 글을 올리는 야설란으로 메뉴를 이동했다. 화면에는 아니나 다를까 내 아뒤와 함께 작품평에 대한 선전 아이콘이 떠 올라와 있었다. 아내는 그 부분을 선택했다. 그 안에는 내가 시간을 쪼개고, 잠을 설쳐가며 올렸던 수많은 글들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고….

‘자 이걸 보고 당신,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들어보자.’

‘아, 그게 그러니까…’

나는 글을 올릴 때마다 개선 장군이 된 것처럼 올렸던 때를 생각하며, 내가 이렇게도 초췌해 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발끈 화가 치솟기까지 했다.

‘그게 뭐 어때서?’

‘그게… 뭐… 어때서? 지금, 당신 그걸 사람 말이라고 하고 앉아있는 거야? 이게 정신병자들이나 미친갱이 들이 할 짓이지,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여자들 보지 쑤시고 다니는 얘기를 그것도 글 이랍시고 올리고 있대? 당신 혹시 미친 거 아냐?’

‘자기야!’

‘자기야고, 저기야고, 내가 또 물을게. 여기 올라 온 글, 내가 구역질 꾹꾹 참아가며, 다 읽어 봤는데, 여기 나오는 여자들, 내가 일부는 아니라도 다 한번쯤은 들어 본 사람들이고, 게다가 내가 화딱지가 나는 건, 어떻게 부부간에 있었던 섹스들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그리듯이 올렸냐는 거야. 당신 이래도 할말 있어? 나도 누구 누구들 처럼 사람들, 주욱 방안에 끌고 들여와서 중계방송 한번 할까나?’

‘아니, 글을 쓰다 보면 사실감 있게 써야 하니까 성적인 묘사 부분들이야 내 섹스경험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것들은 그 한계란 게 분명 있거덩. 그러니, 당신과의 섹스가 제일 만만하고, 그러니 삽입할 수 밖에….그리고, 내가 또 뭐 그렇게 적나라하게 쓴 것도 없네. 뭐 평소에 잘 쓰는 단어이긴 하지만 좇이네, 씹이네, 이런 말들이 좀 들어가서 그렇지… 어떤 사람들은 감동도 잘 받드구만, 괜히 그래!’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당신 또라이야? 국민학교도 않 나왔니? 사전이고 어디고 뒤져봐. 남자의 성기가 좆으로 나와있지, 좇으로 나와있나! 이제는 무식한 것 까지 동네방네 자랑 시키려고 지랄 복달을 떨어요, 글쎄.’

‘자기야, 누가 그걸 모르냐? 한글학회에서 알면 경을 치고 피를 토할 일이긴 허지만, 그거, 나도 다 알고 치는 고스톱 같은 거라니깐. 내 트레이드 마크야.’

‘얼씨구, 이제는 유명세까지 타실려구? 진정 허쇼, 제발.’

‘아니야. 그 좇 이라는 단어, 실은 내가 일부러 선택한 거야. 좇은 무얼 따라 다닌다, 뒤쫓다라는 의미의 좇다의 동사에서 내가 명사처럼 따서 쓰는 거거든.’

‘그런데?’

‘자기도 알다시피 내가 당신 보지 좋아서 따라 다니듯이, 좆은 씹을 찾아 주구장창 따라 댕기잖아? 그래서 좇을 좆 대신에 쓴 거구. 또….’

‘또 뭐? 그 구역질 나는 단어에 그리도 사연이 많아? 좋겠수!’

‘사실 당신, 우리 나라 글짜가 이집트나 중국 처럼 상형문자가 아니잖우? 그런데, 어느 날, 도화지에 좆이랑 좇이랑 크게 써놓고 살펴보고 있으려니, 글쎄 좇이란 글자의 ‘ㅊ’받침의 윗꼬다리가 발기된 좆대가리 처럼 보이지 않겠수?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써버린 거지. 이제는 당연히 손가락도 좆 하면, 자동으로 좇으로 쳐진다니깐 글쎄.’

‘어이그, 그것도 이유랍시고, 내가 미쳐…’

아까의 서슬이 조금은 누그러 든 것 같았지만 그건 나의 오산 이었다.

‘그리고, 당신, 글 속에 나와 있는 여자들 중에서 내가 당신과의 관계를 평소에 의심 했었던 여자들은 몽조리 잡아 잡수셨드만. 그 중에 분명코, 나는 사실이 수두룩 뻑뻑하게 존재한다고 봐. 이실직고 해. 만일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랑 더 살건지, 말건지, 친정 가서 곰곰히 생각해 볼 꺼니까 신중하게 대답해. 또 평소처럼 지금 이 순간만 넘기려고 얼렁뚱땅 해대지 말고….’

나는 이 부분에서 잘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못 했다가는 그 동안 알게 모르게 거쳐갔던 수많은 여자들과의 엽색행각이 뽀록이 날 테고, 그렇게 된다면 결과야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유명한 작가들이 꼭 그걸 경험해야 다 쓴다고 믿고 있니, 지금? 내 참 답답해서리….이름? 그거 좀 도용했다 치자, 그렇다고 내가 그 많은 보지들을 무슨 수로 다 까서 잡쉈겠느냐 이 말이야! 이건 상식적으로도-그러나, 그 많은 보지를 꿰차는 요식행위는 나의 상식선 이었다. 쓰벌!- 이해가 않 되는 일 아니야?’

‘상식? 상식 있는 인간이 저런 데에 꼴 같지 않은 글이나 올리고 자랑스럽게 배 뚜드리고 앉아 계셨다? 내 정말 기가 막혀서….’

‘자기야, 그래도 말이 좀 심하다. 목숨 거는 것 까지는 아니라도, 그 곳에 글을 올리는 많은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 이라구!, 실명이 아니라서 그렇지 작가들과 관련 있었던 여자들 중에는 그 글만 읽고도 그게 누군지 대번에 짐작하는 사람도 있을 걸?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글을 올린다는 것은 독자들 앞에서 챙피를 무릅쓰고 빨가벗는 것과도 같은 처지로 자신을 몰아간 다는 것인데, 말만 들어도 가상치 않냐?’

‘가상씩이나! 가당치도 않네, 이 사람아! 왜, 또 얘기를 삼천포로 빠지게 만들어 만들긴?’

‘너 입조심 해라. 사람들이 무심코 쓰는 그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에 삼천포 주민이 공영방송에서 그 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냈다는 말, 못 들어 봤어? 말 조심을 해야지, 째진 입이라고….’

‘왜? 글 속에서 처럼 아내 입도, 아가리라고 해보시지 그러셔?’

아내는 내 글을 샅샅이, 꼼꼼히도 읽었던 모양이었다. 내가 잘 쓰는 단어와 어투까지 환하게 꿰차고 있는 걸 보면…..

‘당신 같은 사람들, 변태속물들 때문에 정신 차리라고 탈무드 같은 지침서가 아직도 읽히고 있는 거 알아? 당신도 탈무드 좀 읽어야 해.’

‘내가 무슨! 이 나이에, 랍비될 일 있냐? 그리고, 살아갈 세월도 빠듯한 이 판국에, 짧기나 하나? 스무권 에다 , 1만2천 페이지나 넘는 탈무드를 무슨 수로 읽누?’

‘누가 원전을 다 읽으래? 포켓북 같은 스타일로 된 것 이라도 사서 읽어. 당신이 써대는 개똥 같은 글보다 백배 천배나 삶에 도움이 되니까설랑. 탈무드에서 그랬어. 섹스는 생명의 샘물 같은 거라고, 당신이 써대는 글들은 섹스도 아니고, 샘물도 아닌, 그저 쓰레기 자체인 거야, 알아?’

약자의 심정으로 참담하게 아내의 윽박지름을 듣고 있는 나 자신이 처량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내 딴에는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글보다는 좀 다른 스타일을 올려 보자는, 우매한 목표를 가지고 덤볐던 것인데, 아무리 비밀로 쓰다가 걸렸다 손 치더라도, 이렇게까지 모욕을 당할 줄이야….

‘내가 또 한마디 해? 벌이도 신통 찮으면서, 남들 다하는 진급도 번번히 파리 낙상에, 주변머리, 소갈머리 제대로 갖춘 것 하나도 없는 인간이, 글속에서는 어찌 그리 유능한 사람으로 자신을 뺑끼 치고 앉았누?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아무리 지어내는 글이라고 그렇게 까지 뻥을 쳐대나, 쳐대길? 그리고, 당신이 컴퓨터 랍시고 앉아서 하는 짓이 대체 뭐야? 주야장창, 그 놈의 딴 년, 보지구녕 사진 아니면, 좇대가리로 쑤셔대는 사진 보려고 들락이는 거 이외에 뭐 하나 생산적인 일에 컴퓨터 써 본 일이 있으면 있다고 말 쫌 해봐. 입이 있으면…난 또, 날밤 까 재끼면서 컴퓨터 두들기고 앉아 있길래, 무슨 대단한 발명이나 하는 줄 알고, 우리도 얼마 있지 않아서 애들 아버지 덕에 조만간 돈방석쯤 에나 앉을 것 같다고 친구들에게 뻥까지 치고 다녔는데… 애들 보기 챙피한 줄을 알아야지 말이야.’

자라나는 아이들 보기 챙피할 거라는 지적에는 나도 할 말이 없었다. 어디에 내어 놔도, 니 아빠, 야설작가 라던데, 씹질, 좇질 얘기, 좇나 잘 쓰더라는 투의 얘기를, 아그들이 밖에서 듣고 들어왔다면 가히, 난리에 그런 난리가 또 없었을 것도 같았다.

‘자기야, 그래도 나 여러모로 애 많이 썼다니깐! 공포야설, 향토야설, 추리야설, 코메디야설, 무협야설, SF야설…정말 다양하게 써 왔다니깐. 재미는 별로 였지만….’

‘그래, 그랬다 치자, 돈이나 쫌 되게 그것도 친절하게 연락하고 쪽지 날리는, 거 뭤이냐 모바일 업체의 제안이나 냉큼 냉큼 집어먹지, 지가 무슨 콧대 높은 유명작가 랍시고 뻐팅기기는 왜 뻐팅겨? 당신이 받은 쪽지함 뒤져 보니까, 많이도 왔었더구만. 내가 미친다니깐. 하여튼 평생 돈 버는 거에는 보탬이 안돼요, 글쎄, 보아하니 출판도 되고, 로또 당첨 처럼 인생역전한 사람들도 꽤 있드구만, 대체 무슨 속심으로 이제까지 그렇게 발광해가며 글 써댔데? 돈 벌 생각은 꿈에도 없으면서?’

‘난 그렇게는 못해. 내가 쓴 글, 당신은 구역질 나네, 뭐하네 해도, 다 내 새끼 같은 것들 뿐인데 내가 그걸 어떻게 팔아 치워? 게다가 예를 들어, 야간학교 다니는 애들을 방송출연 시킵네 하고, 외국인 학교로 부랴부랴 전학 보내면, 갸들이 외국 사람처럼 바로 솰라솰라 하면서 제대로 영어 할 수나 있데? 누에는 뽕잎을 먹고 살아야지, 남한테 잘 보이려고, 같이 있을 때, 멀쩡하던 손가락 두어가 잘라서 의수로 끼우고 나서, 남한테는 우리 건강한 아이들 좀 보소 라고 떠벌리면 사람들이 웃지, 가만 있겠어? 난 그런 짓 못해. 나도 자존심이 있는데…애초에 돈 벌려고 작심 했으면, 글에다가 이 글보고 돈 된다 싶은 사람, 빨리 연락 허쇼 라고 코멘트 해놓지, 내가 미쳤나? 이 쌩고생 하고 앉아있게?’

‘하이고 째진 입이라고 말은!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그래도 난 말이야, 내 글 보고 댓글에, 추천 눌러주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 없다니깐. 자기야, 구역질 나서 그럴 리가 없겠지만…..’

나는 그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 아뒤로 들어갔다면 삭제도 마음대로 였을 텐데, 어떻게 몽땅 지우지 않았을까 라고 말이다. 그 알량한 글이라도 나의 프라이버시라고 존중해준 걸까?

‘그 따우 글을 읽고, 감탄하는 인간들이나, 그런 글을 줄창 써 대는 당신 같은 사람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 소똥에 그 개똥이지, 뭐긴 뭐겠어? 그렇다 하더라도, 자긴 왜 그리 속 좁은 짓을 그렇게 하고 다니냐?’

‘내가 뭘?’

‘사람이 글을 읽다 보면 좋은 소리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꼭 좋은 소리에만 고맙네, 어쩌구 하면서 뼈아프게 지적하는 사람 한테는 대꾸도 않 해요, 글쎄. 그게 속 좁은 행동이 아니고 뭐냔 말이지?’

‘아니야, 나 그런 일, 없었……없었나? 글쎄? 그래도 나는 그러지 않을 려고 노력 한다니깐 !! 절필은 고사하고 악플도 얼씨구나 할 판인데…자기야, 악플을 올리는 사람도 궁극적으로는 내 글을 한번은 읽었다는 거 아냐, 바꿔 말하면…. 그렇지? 그래 주니 고맙지 뭐유! 칭찬 받을 려고만 했으면 애저녁에 관뒀어. 내가 일기장에 별표 많이 받으려고 잔대가리 굴리는 초등학교 1학년생도 아닌 마당에, 거 무신….’

‘암튼, 앞으로 어찌 할 꺼야? 당신 입으로 말해, 어서!’

‘뭘?’

나는 다 암시롱 뭘 어쩌자는 것이냐는 얼굴로 되물어 버렸다.

‘하, 이 사람이 새고기를 자셨나? 글 쓸거냐, 말거냐, 이 말이지, 뭐겠어? 당신 생각해 봐. 애들이 언제까지나 저 나이로 있겠어? 곧 있어서 당신처럼, 여자 보지 사진에, 그 놈의 구역질 나는 야설에, 눈을 휘번덕 대며, 인터넷을 뒤지며 다닐 텐데, 당신의 그 비밀이 영원히 독자들과 당신사이 에서만의 밀약처럼 지켜질 것 같애? 그리고, 평범하리라고 예상했던, 집에서는 올바른 행동만 하라고 설교하는 아버지가, 익명을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터넷 상에서 남의 여자 보지나 까발리고, 쑤셔대는 개차반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당신의 말이 씨알이나 멕혀 들어가겠느냐 이 말이야! 게다가 당신이 써대는 글들의 주제가 뭐야? 근친상간에, 떼씹에, 스와핑에, 삼섬에, 불륜에, 거기다가 동성애랑 강간 같은 범죄 행위까지….도덕률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 볼 수도 없잖아? 정신 차리셔요, 아자씨!, 제발요….’

‘당신도 그렇다, 당신이 얘기하는 것은 섹스의 다양한 장르지, 내 글이 지향하는 모토는 아니라니깐! 내 글은 엄밀히 따지자면,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나? 아, 그렇지, 계몽야설 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거야. 그냥 섹스에만 집착하는 줄거리나 패턴이 아니고, 섹스를 걸구치되, 그 안에서 세상 사는 얘기들을 진솔하게 엮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살이에 있어서, 섹스가 중요한 삶의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인간의 틀을 벗어나지 말기를 간곡히 계몽하는 그런 부류란 말이지. 이를테면 감동을 전달해 주는 섹스.. 그게 내가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 라니깐!’

‘하이구, 아자씨? 목표 씩이나? 암튼 이 자리에서 결단을 내리든가, 아니면, 내가 이 시간 부로 당장 짐 보따리 싸들고 친정으로 가든가…..’

이런 날이 올 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리도 빨리 닥칠 줄은 몰랐다. 아무리 내 혼자 좋아서, 밤잠 설치면서 까지 올려 대던 글쭐 이었다 할지라도, 가정 생활을 무너뜨리면서 까지 올려야 될 당위성은 어디 에고 찾을 수 없었기에…

‘알았어, 알았다니깐. 다시는 글 안 쓸게. 그래도 그 동안 내 글을 보아 준 독자 분들게 인사는 하고, 그만 둬도 그만 둬야 할 거 아니겠어?’

‘정말이지? 그렇담 그 정도의 아량쯤은 내가 가상하게 봐 줄 수 있지. 정말 약속 해야 돼? 그리고, 내가 수시로 당신 아이디로 그 싸이트에 들어가 볼 거야. 만일 어느 날, 어제까지도 멀쩡하던 당신의 그 아이디가 이유 없이 들어먹질 않는다, 그러면, 그때는 정말 깨끗이 갈라서는 거야, 두 말 없이, 알았지? 나만 들으면 됐지, 딴 사람들 에게서 까지 당신 같은 변태속물은 처음 보겠다는 소리는 내 생전 듣고 싶질 않으니까 말이야, 동의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속으로는 아니에요 하면서-

‘그렇다고 섹스도 금기인가?’

‘그건 아니지. 우리 신랑, 요럴땐 얼마나 구여운데…당신이 글을 접는다고 하니까 내 오늘 신나게 빨아 줄게. 어여 이리와.’

아내는 내 앞에 서서 씨근덕 거리다 말고, 내 옆에 앉아서 나에게 살며시 안겨온다. 옷을 벗는데 보니 언간새 뒷물도 하고 왔다. 아마도 나의 반응과 태도를 몽조리 짐작하고서, 내가 수긍하면 좇나 해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았다.

‘나 이뻐?’

‘응, 증말로!-징그럽게시리, 쓰가발…쩝쩝-‘

아내가 나의 잠옷 바지를 벗겨 내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고서 내 좇을 두 손으로 보듬는다. 나는 아내가 내 좇을 빠는 모습이 긴 머리 결에 가리워 보이지 않을 까봐, 머리채를 쓸어 올려 잡고 있다.

‘쩝쩝.쭉쭉…’

평소 보다 볼따구니가 쪽 들어가도록 열심히 빨아주는 그녀. 내가 내려다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자,

‘글 속에서 보다 이뻐 보여?’

‘고롬!’

사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글속에서 보다 아내의 모습은 더욱 고혹적이고, 아름답다. 그저 글이 나타내는 한계는 분명히 있어서, 내가 느끼는 장황한 흥분의 열락을 미처 표현 못하고 흘려 보내는, 나의 아둔한 머리와 표현력이 안타까울 뿐이지만…

‘불알도 좀 핥아 줘. 으으으으’

내가 침대 위로 여자 처럼 두 다리를 들어 댄다. 아내는 흡사 내가 아내의 보지를 빨아먹을 때처럼 나의 좇이며, 불알, 똥꾸멍 까지 혀끝으로 속이 다 타도록 쩝쩝대며, 빨아대고…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그래, 글 백줄 쓰는 것보다 요런 황금 같은 실제 섹스, 한 자락이 더 값진 것 아녀?’

그러나, 머릿속은 복잡했다. 더 이상 나의 곁에 둘 수 없는 수많은 몽상과 경험 속에 어우러 졌던 여인들의, 그 줄줄이 사탕 같은, 찹쌀보지와 물찬보지 들과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왔다.

‘여보, 우리 같이 하자.’

아내가 내 위로 몸을 덮쳐 온다. 눈 앞에 쩍 하니 벌려져 있는 아내의 보지. 씹살의 그 세세한 주름까지도 나는 다 사랑하고 있다. 오물조물 해대는 아내의 똥꼬 주름의 앙증맞음과 곧 피가 비쳐 나올 듯 싶은 그 선홍색 씹살의 싱싱함…. 나는 그런 것들을 글로나마 적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심 뿐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당신, 이제 그만 털도 길렀으면 좋겠다. 너무 밋밋한 거 같애.’

빽좇을 빨고 있는 아내의 첨언. 그래 이젠 모모양 에게도 가지 말아야 되겠지…

‘여보, 나도 문신이나 하나 해 볼까? 윽윽윽….’

‘헉헉… 어떤 걸로?’

‘그거 있잖아? 야광으로 뱀이랑, 사꾸라가 뒤 덮힌…..’

‘안 그래도 이뻐… 헉헉… 좀 더 쎄게 빨아 봐.’

‘흑흑, 내일 아침에는 겉절이 좀 해줄까? 흑흑, 아! 보지 안이 벌렁거려. 나 좀 빨랑 빨랑 쑤셔 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아내의 다리를 세우게 하고 상체를 난짝 엎드리게 했다. 눈 앞으로 펼쳐지는 허연 아내의 둔부와 쩍 벌려져 내 침과 함께 씹물을 가랑이 사이로 줄줄 흘려대고 있는 아내의 벌렁거리는 씹보지…

‘거울 좀 봐. 얼마나 아름다운가! 당신의 보지에 박히는 내 좇보다 당신이 섹스에 흠뻑 취해있는 그 모습이 더 섹쉬 하다니깐?’

‘또 그 소리! 헉헉…윽…..그렇게, 그렇게…..푹푹, 그렇지…. 쑥쑥 좀 쑤셔 봐. 보지 근질거려 미치겠네. 당신 좇이 언제나 나를 미치게 하는 거 알아?’

‘모르겠는데, 이건 또 어때? 요건? 읏쌰!’

나는 요건 어때, 조건 어때 하면서 간헐적으로 보지 끝까지 꿰져라 좇을 격하게 박아넣었다. 아내는 급작 스럽게 간격을 두고 박혀지는 좇대의 강건함으로, 삽입이 이루어 질 때마다 비명을 질러댔고, 좇이 후진 할 때 마다 한숨을 폭폭 내 쉬었다.

‘윽…윽…억….억….당신…. 또… 어느 구석에서 내 보지랑 당신 좇이랑 쑤셔 박히는 거, 찍고 있는 거 아니지? 나 믿어도 돼지? 윽윽윽’

‘믿어!-믿는 도끼는 언제나 발등을 찍는다니깐-‘

‘아….음….자기야! 왜 당신이 내 보지에 당신 좇이 박혀지는데, 윽윽, 억억…..코 안이 이렇게나 가렵지? 알러진가?’

‘방안이 너무 건조해서 그래. 내일은 빨래나 좀 방안에 갔다 놔.’

‘참 당신, 어제 새로 사온 청바지….아흑, 아흑, 아흑… 보지가 다 헤지는 것 같아……물 억수로 빠지더라니깐…..’

‘그거 락스에 넣지마. 물 좇나 빠져…. 윽윽윽……….’

‘다음 달에 당신, 일본으로 출장 갈 때, 나 따라가면 안 될까? 아휴, 아휴… 보지에서 불나네, 어쩜 오늘 그렇게도 잘 쑤셔? 빨리 싸지도 않고?’

‘일본 물가가 얼마나 비싼데! 갔다 와서 사진 찍은 거나 잘 봐 둬. 내가 놀러 가냐? 일하러 가지?’

‘여보! 여보! 으---흑, 으----흑…….아--------ㄱ…..’

아내의 비명과 교성이 소프라노 여가수 처럼 고음의 영역을 끝끝내 뒤흔들고야 만다. 나 또한 아내의 엉덩이를 쥐어짜듯이 움켜 쥐면서 상체가 마구 재껴지는 사정의 역동적인 휘날레를 맞이하고…….그 밤, 아내와 나는 서로의 합의점을 섹스로 마무리 한 채, 자리에 누웠다. 아내는 내 품에 안겨 팔벼개를 한 채로 새근새근 잠이 들었고, 나는 한가지 생각에 골똘히 잠겨 눈이 말똥말똥 해져 왔다.

‘그럼, 다른 아뒤로 지난 주부터 자작 앨범란에 캡춰샷 으로 올려 놓기 시작한, 집사람 과의 섹스 몰카는 어쩐다지? 내가 아직까지 그 새 아뒤랑, 패스워드 입력을 손수 했기에 망정이지 그것까지 걸렸더라면 큰 경칠 뻔 했네그랴…그래도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는데, 어쩐다?’

나는 아내 모르게 글을 절필을 하게 되었을 지언정, 몰카를 통해 싸이트와의 안녕 대신, 더욱 은밀한 복귀를 했다고 쾌재를 부르고 있었지만, 정작 나는 그때까지 아내의 진짜 아뒤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어줍잖은 글을 올리기 훨씬 전부터, 아내는 10무드라는 아뒤로 활동하는 인기 야설작가 이자, 자작앨범의 셀프샷 으로 종전의 히트를 날리고 있던 10토라 가 그녀 였음을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아내처럼 닥달을 하거나 아는 체를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나나 아내나, 그 귀소본능을 백분 발휘하여, 자신들의 원하는 보금자리를 잃지 않았을 뿐더러, 또 다시 안전하게 돌아온 격이 되어 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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