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의 하렘(4) 

두 여인은 신부의 입장으로 신분이 바뀌어 새로운 남편 진수 앞에 왔다. 

이런 경우에는 결혼식을 거창하게 알리거나 잔치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방법이 어떻게 되었더라도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이제부터 진수는 두 사람의 남편인 것이다. 

아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과거에는 자기집의 더부살이 하던 아랫사람이었으나 지금은 관계가 새롭게 정립된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 여인은 잘 알아서 행동하고 있었다.

남편으로서 진수의 첫 마디는 얼굴을 가린 천을 벗으라고 하였다. 

"이제 가족이 되었으니 얼굴을 보여 주세요. "

이제 새로운 남편이 된 진수 앞에서 그들은 얼굴을 가린 천을 벗었다. 그래서 진수는 그들의 얼굴을 처음으로 볼수가 있었다.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으로 부부가 되었지만 지금부터 서로 사랑하면서 좋은 가정을 만들고 잘 살아갑시다.

 저를 남편으로 믿고 따라준다면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수의 말에 두 사람은 감격을 하였다. 사실 진수가 두 사람을 싫어하거나 버리게 되면 

매우 곤란한 입장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도 진수에게 "정성을 다하여 남편을 섬기고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하겠어요"라는 다짐을 하였다. 

이제 남편이 된 연하의 젊은 진수에게 두 사람은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자기를 소개하였다.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회교권의 남편의 권위는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얌전한 얼굴의 나이가 든 여인의 이름은 사바라고 했고, 좀 더 젊은 여인은 이름이 두나라고 소개를 하였다. 

두나는 매우 뛰어난 미모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세 사람은 모두 쑥스럼움으로 말이 제대로 잘 이어지지 못하고 침묵속에서 한동안의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진수에게 사바는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였다.

 자기들은 지금부터 남편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하산이 살아있을 때에는 진수의 식사는 가게에서 하산이 가져다 준 음식을 혼자서 먹었다.

이곳의 관습은 친척이 아닌 사람과 아내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머나먼 나라에서 장사를 배우기 위해 가게에서 살아가는 어린 종업원에서 

두 여인의 적법한 남편이라는 위치로 바뀌었다.

사바와 두나는 조심스럽게 음식을 가져와서 식탁에 차렸다. 그리고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진수의 행동을 쳐다보고 있었다. 전혀 파악하지 못한 남편 진수의 식성과 취향을 알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만일 음식의 맛이 없다고 아내를 때리는 남편들도 많은 남성우위의 사회였기에 

두 사람은 조용히 진수가 식사를 하는 동안 단정한 자세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식탁주위에서 조용히 서있는 두 사람에게 진수는 식탁으로 불렀다. 왜 서있지요 우리 함께 식사를 합시다.

 나는 입맛이 까다로워 음식을 가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이곳의 풍습을 잘 모릅니다. 

두 사람이 잘 도와주면 빨리 적응할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우리는 집안에서 될 수있는 대로 자유롭게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즐겁게 함께 식사합시다. 이 말에 두 사람은 모두 까다롭지 않은 남편을 섬기게

 되었다고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들은 모두 식탁에 둘러 앉아서 

즐겁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처음으로 가족이 된 사람들은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잘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북부에서 죽은 하산은 이렇게 하여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