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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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다

방술 0 842 0 0

강을 건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학생처럼 짧은 머리에, 나는 정신 없이 어느 여인과 이별을 한다. 장면은 바뀌어 나는 온몸이 포승에 묶여 굴비두루미 처럼 사람들과 함께 산등성 길을 끌려 올라간다. 나는 탈출의 기회를 보면서 어느 사이 엔가 손 뒤의 끈을 풀고 있었다. 가파른 산자락을 돌았다고 여길 때 쯔음, 나는 길 옆의 계곡으로 몸을 날리고… 그 계곡이 깊음으로 인해 저 아래까지 이어져 있기를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얼마 구르지 못하고 넓직한 구릉에 다시 쳐 박히고 만다. 대열에서 튀어나간 나를 쫓아서 누런 군복을 입은 여남은 명의 군인이 언덕을 뒤따라 구릉으로 쳐내려 오고…그 중에서 상좌로 보이는 군관이 나를 향해 권총을 겨눈다. 나는 죽음을 직감한다. 곧 이어 뻥 하는 폭음과 이어져, 나는 왼쪽 가슴에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총알을 맞았음을 실감한다. 점차 아물어 들어가는 시선, 아마도 나는 죽어가는 가 보다. 이와 동시에 나는 소리를 냅다 치면서 꿈에서 일어난다. 옆에서 누워 있던 아내가 놀라서 온 몸에 땀 투성이로 꿈에서 일어난 나를 위로한다.

‘여보, 왜 그래? 또 그 꿈이야?’

‘응, 미안해…’

강을 건너다
 

‘당신 아무래도 병원에 한 번 가 봐야 할까 봐. 그렇지 않고서는 이 시절에 전쟁 꿈이 왠 말이야?’

언제나 그렇지만 아내는 나의 꿈에 대해서 걱정이 태산이다. 결혼 한지, 반년이 되어 가도록 그 꿈은 나를 여적 괴롭히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어렸을 적부터 꾸어오던 몇 가지의 꿈이 있었다. 그러나, 결혼 후에 다른 꿈들은 모두 나의 기억 저편으로 가라 앉았지만 그 꿈 만은 요즈음 더욱 생생하게 나를 괴롭힌다. 아내는 내가 너무 영화를 많이 보아서 그렇다고도 했고, 전에 읽은 소설이 너무 감명 깊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도대체 알 수 없었다. 결혼 한 이후로 나는 이 꿈이 더욱 생생하게 나를 뒤흔드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나는 병원을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멀쩡한 상태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간다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래도 내 꿈에 대한 의문을 전문가는 어느 정도 밝혀줄 수 있질 않을까 하는 한 가닥 희망 때문 이었다.

‘성함이 진효승씨? 어떻게 오셨습니까?

의사는 담담한 어조로 나에게 묻는다.

‘이런 말씀 드리면 그런데, 혹시 꿈에 대해서 말씀 드려도 될까요?’

‘괜찮습니다. 꿈도 현실과는 다르지만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정신세계 이니까 저희들의 분야 인 것 만은 확실하죠. 어떤 꿈인데요?’

‘어렸을 적부터 꾸던 꿈인데, 결혼 하고부터는 그 횟수가 너무 자주 여서 이렇게 찾아 뵌 것입니다.’

‘자주라, 얼마나 자주 꾸시죠?’

‘그게 그러니까, 대중없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요.’

‘정말 그러네요. 그럼 어떤 꿈인지 설명하실 수 있으세요?’

나는 항상 반복적으로 꾸는 꿈에 대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설명해 나갔다. 의사는 나의 꿈에 대해서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면서 무언가를 계속 적어 내려 갔다. 나의 설명이 끝나자, 그는 아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전에 본 영화나 책이 같은 내용이 없었느냐는 질문을 했고, 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며, 영화를 보더라도 전쟁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라고 대답했다. 또 하나, 꿈 속에서지만 너무나 확실했던 그 총알의 느낌에 대한 것도 다시 알려 주었다. 살이 타 들어 가는 것 같으면서 온 가슴을 통증으로 뒤덮었던 그 느낌과 아울러 숨이 답답해 지면서 죽음으로 접어드는 그 생생한 느낌에 대해서 나는 다시 한번 그에게 주지시켰다.

‘조금 복잡하네요. 자신이 겪지 않았던 일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난다는 것은, 그리고 반복적인 상황으로 꿈에 나타난 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어렸을 적의 기억이 주 된 원인일 수가 있는데 선생님의 나이로 볼 때 전쟁을 경험한 나이도 아닐 뿐더러 본인이 감명 깊게 본 내용도 아니라면 분석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지요.’

‘분석이라면 어떤?’

최면 요법 같은 것을 한번 권하고 싶네요.’

최면 요법 이라면?’

‘자신이 보고자, 혹은 알고자 하는 꿈속의 현상을 최면 속에서 재현한 뒤에 그 안에 객관화된 입장으로 그 꿈을 다시 한번 조감해 보는 것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그저 희미한 영상 같았던 꿈의 조각들이 현실의 견고한 기억으로 되돌아 올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잠재의식 속에서 꿈을 통한 표출수단을 포기하고 실제 기억 속으로 확실하게 존재할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 입니다. 사람의 정신세계는 그래서 미묘한 것이죠.’

강을 건너다
 

‘그럼, 결과에 따라서는 그 꿈속의 일들이 사실일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어느 분은 꿈속에 자신이 우주인에게 자꾸 납치되는 꿈 때문에 찾아 오셨는데, 최면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어렸을 적,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집에 돌려 보내졌던 그 무서웠던 기억이 그런 형태로 드러난 적이 있었지요 자신의 어린 시절, 당연히 키가 작았겠지요. 옆을 둘러보아도 자신을 데리고 집을 찾아 주었던 사람이 어른 이었기 때문에 긴 다리와 자신과 다른 건장한 체격으로만 보였을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을 납치하는 자가 다리가 긴 우주인 이었을 거라는 자신만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반복적인 설정을 통해 가시화 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선생님의 현실에 무언가를 전하고자 하는 잠재의식 속의 기억이 꿈이라는 다리를 통해 건너오려고 하는 어떤 의지가 포착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설명은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나도 그 꿈이 나에게 무언가를 암시하고 전하려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기꺼이 최면 요법을 받겠다고 했다. 그는 최면을 통해 환자의 입으로 나온 내용은 암시를 통해 현실의 기억으로 돌려지기 때문에 별 필요는 없지만 최면시술 시의 내용에 대해서는 녹음을 해서 돌려주겠다고 했다. 나는 일정을 예약한 뒤에 집에 돌아왔다. 아내에게 진단한 과정을 설명해 주고, 최면을 통해서 그 원인을 다소나마 밝힐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표정이었다. 나는 사흘 후에 병원으로 찾아갔다.

‘자, 이제부터 최면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편히 누우시고, 제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 보십시오.’

그는 내 눈 앞에 조그만 추 같은 것을 일정한 간격 으로 흔들고, 그 추를 점차 내 눈 앞에서 이마위로 이동시키면서 나즈막 하게 얘기했다.

‘이 추를 조금씩, ….조금씩….. 따라가면서 당신의…. 눈꺼풀은…. 점차…. 무거워집니다. 하나,둘,셋…당신은 이제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눈을… 뜰 수조차 없습니다. 당신의 온 몸은…. 점차…. 풀리고, 가라 앉아서…. 잠드는 것 처럼…. 깊은 곳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호흡이 느려지고,….. 온 몸은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하나,둘,셋… 당신은 지금, 깊이…. 깊이….. 예전의 꿈속으로…. 들어갑니다. 깊이 깊이…..’

그 이후로는 기억을 할 수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깨어났다. 의사는 나에게 오늘은 다른 주변 상황들을 알아보느라 꿈에 도달하질 못했다고 하면서 오늘 하루로서는 부족하니 다음 번에 한 번 더 최면 요법을 해보자고 했다. 오늘 녹음 한 내용은 분석을 위해서 당장은 돌려 줄 수가 없고 다음 번에 복사를 떠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다음 번에는 이번과 다르게 기억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최면을 마무리 하겠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무슨 얘기를 했을까? 나는 궁금했지만 다음 번 부터는 최면시의 상황을 기억하게 해 준다고 하니 그 때를 기다리면서 단념할 수밖에… 나는 그 다음의 치료가 기다려졌다. 그 사이에 나는 그 꿈을 다시 한번 꾸게 되었는데, 달라진 것은 그 꿈의 길이가 조금 길어지고, 영상들이 조금 확실해졌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었다. 나는 담당 의사를 만나서 치료 전에 그 얘기를 해주었다.

‘그래요? 아주 좋은 반응입니다. 대체로 꿈의 영상이 조금 정확한 초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잠재의식 속에서 현실로의 복귀가 스무스 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오늘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 그럼 시작하죠.’

다시 또 반복되는 최면의 과정.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방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주위가 어둡긴 했어도 정확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제 당신은 움직일 수는 없지만 나의 지시대로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습니다. 자, 당신이 가장 자주 꾸는 꿈속으로 가봅니다. 하나,둘,셋…이제 무엇이 보이죠?’

‘…문이 보입니다. 열리지는 않고… 제 앞에 …굳게 닫혀 있습니다.’

‘문을 열어 보십시오. 당신은 열 수 있습니다. 손잡이를 잡고…’

‘아니요, 열리질 않아요. 손잡이를 잡는데….이상한 것은 아주 빠르게 제가 변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려 지는 것 같아요….’

‘그것은 시간의 문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 전에는 열리질 않습니다. 자 , 그럼 이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하나,둘,셋…지금부터 10년 전으로 가봅니다. 지금 무엇이 보이죠?…. 네…..네…. 하나,둘,셋…그럼 거기에서 다시 10년 전으로 가봅시다. 지금 당신은 8살의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 속으로 가게 됩니다. 무엇이 보이죠?’

강을 건너다
 

나는 아이의 목소리를 내면서 8살 때 아버지를 따라서 목욕탕에 처음 갔던 때를 회상하고 있었다. 항상 엄마를 따라 갔다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간 목욕탕이 그 당시 나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던가 보다.

‘이제, 당신은 당신의 삶을 뛰어 넘어가 봅니다. 당신의 8살에서 더 과거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태어나기 이전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나,둘,셋…이제 문을 열어 보십시오.’

이제까지 열리지 않고 있던 문이 스스륵 열렸다. 나는 문을 열고 또 다른 공간으로 옮겨가는 중이었다.

‘…문이 열렸습니다….저는 아주 아늑한 공간에 있습니다. 여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저는 이미 죽은 것 같습니다.’

‘그곳은 당신이 죽은 다음에 이 생으로 태어나기 전에 거치는 휴식처 같은 곳 입니다. 그 곳에서 당신이 죽기 전에 가장 가슴에 남았던 부분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나,둘,셋….이제 무엇이 보입니까?’

‘저는 ….어느 집…. 마당에 서 있습니다. 새벽인 것 같아요. 바로…. 꿈에 보았던 그 곳 입니다.’

‘이제 부터는 다른 방법으로 당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장면의 당신을 제3자가 보는 것처럼 살펴 볼 수 있게 됩니다. 주변을 둘러 보십시오. 지금 있는 곳의 날짜나 시간을 확인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

‘…네, 안 찾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1950년 8월입니다.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고 있지요?’

‘…저는 그러니까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그리고 혁대가 보입니다. 혁대는 무슨 마크 같은 것이 새겨져 있는데…아, 나는 대학생 입니다. 맞아요, 나는 대학생입니다.’

‘그 집에 왜 서있지요? 주변에 누가 있습니까?’

‘….네. 어떤 젊은 여자가 저에게 울면서 무슨 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 가슴이 너무나 아파 옵니다.’

‘그 여자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하나,둘,셋….이제 그 여자의 말소리와 당신의 대화가 들리게 됩니다. 말씀해 보세요.’

‘잘 들리진 않지만 …저에게 …도련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도……제 형수님인가 봅니다. …..저보고 빨리 …..떠나라고 합니다. 저는 …….떠날 수 없다고 하고요. 형수와 …….제가 부등켜 안고 울고 있습니다.’

‘그럼 형이 있을 텐데요, 형은 어떻게 되었지요?’

‘…형은, 형은… 한달 전에……인민재판에서 …..공개처형… 되었습니다. 형은 그러니까 동사무소 서기였습니다. 형수는 제가 ….숨어있는 것을 ….공산군이 …알게 될거라면서 어서 피하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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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지금 있는 곳의 주소를 알 수 있나 둘러 보십시오. 하나,둘,셋…이제 그 곳의 주소가 보일 겁니다.’

‘….문패가 잘 보이지는 않는데 희미하게 이성윤 인지, 운인지, 마지막 글자는 확실치 않네요. 아! 이 이름은 형의 이름이에요. 주소는….종로구….사직동….25번지 인 것 같아요.’

‘형수의 이름은 알 수 있습니까? 나이도 함께 알아보십시오. 하나,둘,셋…. 이제 알 수가 있습니다.’

‘형수의 이름은, 이름은 서…복…..례, 맞아요, 서복례 예요. 나이는 스물, 셋인가 넷인가 그쯤입니다.’

‘그럼, 이제 당신이 그 생애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때로 가 봅니다. 하나,둘,셋… 이제 당신은 죽기 직전으로 와 있습니다. 무엇이 보이죠?’

그 다음은 내가 꿈에서 본 그대로 였다. 나는 도망치다가 공산군에게 체포되어 인민군에 입대하라는 명령을 거부해서 산으로 처형 당하러 가는 도중에 탈출을 시도하다가 사살된 것이었다.

‘자, 이제, 제가 숫자를 세면 당신은 현실로 돌아옵니다. 숫자를 세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을 모두 기억하게 됩니다. 하나…둘…셋…’

나는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내가 최면 속에서 보고 들은 것은 너무나 놀라운 나의 전생이었다. 나의 꿈이 주는 메시지의 목적은 알 수 없었지만 그 꿈의 원천이 나의 전생에서 연유되었다는 것은 의문점에서 해방되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정말 놀랍지요? 학계에서는 이러한 최면으로 얻어진 전생의 결과에 대해서 의견이 양분 되어 있지만 저는 이런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평소의 악몽 이라든가 환청, 환영,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 등에서 씻은듯이 해방되는 것을 많이 보아 왔지요.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해도, 전생의 기억이 새로이 육신을 받아 태어난다고 해도 결코 어떤 부분들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보고 들으신 결과에 대해서 확인을 해본다든가 하는 것은 본인의 숙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의 치료는 여기까지 입니다. 아마도 내일 부터는 그 꿈을 꾸지 않으실 것 같네요.’

‘또 꾸게 되면 어쩌죠?’

‘그럼 방법 하나를 알려드릴 께요. 쉽진 않지만. 사람들은 꿈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얘기들 하시는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까 최면 때처럼, 꿈속에서도 동일한 의지를 갖고서 명령도, 객관화도 가능합니다. 그 꿈의 뒤를 쫓을 수도 있고, 아까처럼 자기가 처한 상황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 알아낼 수도 있지요. 만일 꿈을 또 꾸시게 된다면 꿈을 다룰 수 있다는 확신을 이용해서 좀더 광대한 영역과 시간 속에서 꿈을 한번 조정해 보십시오. 쉽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그러마 하고 병원을 나왔다. 최면 속에서 보았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살아 숨쉬는 나의 기억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나는 왠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모든 것들이 전생의 기억이었다고 치더라도 어째서 지금의 나에게 이렇듯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낸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전쟁을 모른다. 그저 교과서 에서나 혹은 다큐멘타리를 통해서 육이오의 실상에 대해서 보고 들었을 뿐이고, 역사적인 사실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동떨어진 얘기로만 알고 살았는데…아무튼 나는 의사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나는 병원에서 있었던 최면 이야기로 아내와 밤이 늦도록 얘기를 주고 받았다. 내일의 출근 때문에 나는 서둘러 얘기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그 꿈에 휩싸이고 만다. 예전보다 더욱 또렷하게 그리고 이제는 그 형수라는 여자의 말소리까지 정확하게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나는 내 앞에서 울고 있는 형수도 아랑곳 하질 않고 꿈속이었지만, 의사의 지시대로 꿈속을 한번 거닐어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나의 하반신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꿈속에서 내가 의지를 표명해 본다는 것은 생전 처음 겪어보는 실험정신 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공산군이 쳐들어오는 6월 25일로 가고싶다…’

강을 건너다
 

나는 그렇게 명령했다. 눈 앞의 것이 희미해 지는 것 같더니만 내 앞에는 생전 꿈에서 보지 못하던 장면들이 이어지고 끊어지고 하면서 나의 시선을 어지럽혔다. 마치 영화를 고속으로 돌리면서 중간 중간에 끊어지는 것처럼 나의 시선에는 무지막지한 사건들이 펼쳐졌다. 그러나, 정확하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 없이, 너무도 빠르게만 지나가고…나는 마음속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내가 알아 볼 수 있는 속도로 느려지기를 기원했다. 그러자, 자동차의 엔진이 푸드득 꺼지는 것 마냥, 내 앞에는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1950년의 무더운 6월 25일 이른 아침으로 시선이 고정되었다. 나는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아마도 잠을 자고 있었지 싶다.

““도련님, 빨리 일어나세요. 난리가 났어요. 북쪽에서 군인들이 쳐내려 온데요, 이내 문산을 향해 오고 있대나 봐요. 라디오에서 난리법석 이에요. 형님은 벌써 동회에 나가셨구요.””

““형수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리 라뇨? 전쟁이라도 났어요?””

““네, 저 소리 들리시죠? 포성이 새벽과 다르게 점점 가까워 져요. 형님은 서류를 정리하신 다면서 나가 셨구요. 저희 더러는 짐 싸서 피난 갈 준비를 하라고 하셨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그러나, 그 장면이 다 였다. 곧 이어서 형은 경찰과 공무원 가족들이 먼저 대피할 수 있었던 마지막 트럭을 마다하고 동회를 지키다가 공산군을 맞았고, 우리 식구는 피난도 가지 못한 채, 꼼짝없이 집안에 갇히는 상황이 보여졌다. 꿈속의 나는 대학생 이었고, 8살 터울이던 형과 나 사이에 형수와는 나이가 4살 차이밖에 안되었었다. 꿈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것은 아마도 일찍 돌아가셨고, 나는 형의 손에 의해 키워졌지 싶었다. 형수는 인민군에게 잡힌 형의 소식을 전해 듣고는 나에게 집안에 숨으라고 일러 주었다. 나는 천장을 뜯고 올라가 다락과 지붕 사이에 쥐 죽은 듯이 웅크려 숨었고, 형수는 급한 와중에도 풀을 쑤어서 천장의 뜯어진 부분을 발랐다. 그리고는 구석에 조그맣게 쥐구멍처럼 구멍 하나만을 남겨 놓는 것이 보였다. 보여지는 영상 속에서 형수는 귀찮지도 않은지, 계속해서 천장을 뜯었다가는 다시 붙이고 뜯었다가는 다시 붙이는 일을 마다하질 않았다. 아마도 밤중에 뜯어서 밥을 먹이고, 볼일을 보게 하고는 다시 천장에 숨게 한 뒤에는 또다시 뜯어진 자리를 붙이는 모양이었다. 꿈속 이었지만 찌는 듯이 더운 초여름의 날씨 속에 있는 것 마냥, 꿈을 꾸고있는 나 자신이 땀을 바짝바짝 흘리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형이 죽는 날로 옮겨가려고 마음 먹었다. 그 날은 형수가 평소보다 아주 늦게 천장을 뜯는 바람에 오줌을 참지 못한 내가 옷에다 그냥 실례를 한 날이었다. 천장을 뜯고 나는 다락에서 내려와 온통 얼굴이 매 자국에 온 몸은 피투성이인 형수를 대하게 된다.

강을 건너다
 

““형수, 어쩐 일이에요? 무슨 일 있었어요?””

““도련님, 이제 어쩌면 좋아요? 형님이 오늘, 대로변 광장에서 그만….””

형수는 울기만 할 뿐, 한동안 대답을 하질 않았다. 형은 인민재판에 회부되어 인민의 적이라는 붉은 깃발을 등에 꽂고서 꿇어 앉은 채로 한마디도 못한 채, 총살형에 처해 졌고, 자기는 남편인 형을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된다고 자아비판과 함께 성토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에 울면서 형을 죽이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처음에 못하겠다고 하는 형수를 군화발로 밟고 때리고 해서 할 수 없이 그렇게 했다면서 자기가 미친 년 이라면서 형수는 못내 서럽게 울었다. 그러나, 시절이 하수상한 인민군 점령치하 였던 관계로 형수는 울음을 내내 꺽꺽 거리며 참아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부등켜 안고 계속해서 울고만 있었다. 그때 였다. 그 영상이 차츰 사라지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다음 장면으로 옮겨갔다. 흡사 내가 가장 원하던 곳으로 본능적으로 옮겨 가듯이….그 날은 비가 하루종일 왔다. 지붕에 숨어 있는 내 귓가로 기와지붕과 함석 챙을 때리는 빗줄기 소리가 쟁쟁하게 들렸으니까…그 날 저녁에 일찌감치 형수가 천장을 뜯었다. 지난 밤에 올려 보냈던 주먹밥도 다 먹어 치우고, 생리현상 만을 해결할 욕심으로 기다리던 차에 형수는 반갑게 천장을 평소보다 이르게 뜯었다.

““형수 오늘은 어쩐 일 이세요? 이렇게 일찍?””

““지붕에 너무 오래 계시니 제가 미안 해서요. 오늘은 좀 씻으셔야죠. 제가 부엌에 물도 뎁혀 놨어요. 어서 목욕부터 하세요. 그리고 오늘은 위에서 주먹밥 드시지 말고 안방에서 저랑 같이 먹어요. 저녁 차려 놓을꼐요.””

나는 번개같이 누가 볼까하여 오랜만에 목욕을 해치우고는 방안에 그림자같이 스며 들었다. 방안에는 평소 형이 입던 잠옷과 내의가 얌전하게 개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밥을 먹었다. 흡사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 마냥, 입안에 음식을 퍼 넣는 형상으로…밥상을 치우는데, 아직까지 형수의 왼쪽 팔에 있는 붉은 색 완장이 눈에 들어왔다.

““형수 그 완장은 뭐요?””

““아, 이거요? 저 요즈음 인민군이 시키는 부역에 동원되고 있어요. 그래서 하루종일 밖에 나가 있는 거에요. 이렇게 오늘 도련님께 식사랑 목욕을 권한 것은 다름이 아니고, 오늘 밖에서 들은 것이 있어서요.””

그런데 형수는 그 말과 동시에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왜요, 형수, 뭐가 잘 못 되었어요?””

강을 건너다
 

““내일부터 대대적인 색출작전이 시작 된데요.””

“색출작전 이라니요?””“

““아직 서울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숨어있는 반동분자 들을 잡아들이기 위해서 인민군들이 가가호호 수색을 한다는 군요. 천장은 물론이고, 땅을 파고 숨어 들어가 있는 사람들 하며, 광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찾아낸다고 그러드라구요. 그래서 이 밤에 도망가는 사람들도 많구요. 그러니 도련님도 이 밤이 밝기 전에 여기를 뜨셔야 되요.””

““제가 가면 형수는 어떻하구요?, 저는 그렇게는 못해요.””

““도련님이 붙잡히면 저희 둘 다 죽어요. 그렇지만 도련님이 도망가시면 저나 도련님이나 이 하늘아래 어디에선가 에서는 목숨을 부지하고 이 어려운 때를 넘기고 나면 다시 만날 날이 있질 않겠어요?””

““그래도 그렇지요, 일가 친척도 변변히 없는 제가 도망을 간들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

““돌아가신 형님도 도련님이 잡혀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바라고 계시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야 무슨 일이야 있겠어요? 빨갱이들이 쳐들어 왔어도 이렇게 버젓이 살아가잖아요? 걱정마세요.””

꿈속에서 나는 희미하기만 했던 형수의 모습을 보다 확실하게 알아 볼 수 있었다. 조실부모한 형에게 시집와서 그 집안 살림이고, 시동생 건사며, 이런 저런 고생을 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던 형수였는데 하는 뭉클한 심정이 꿈속 에서조차 느껴지고 있었다. 밥상을 치우고, 형수는 나와 마주 앉았다.

““사람들에게 의심 받을 수 있으니 깨끗한 옷을 입고 가세요. 옷은 제가 빨아 놓았어요.””

형수는 자리를 깔았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을 잘 것 같았다. 그런데, 이불을 하나만 깐 뒤에, 베개는 두개를 놓았고…꿈속의 형수는 나를 향해 앉았다.

““이제 이렇게 밤이 지나고 나면 언제 만날지 모릅니다. 어디에 계시더라도 살아 계세요. 형님과 사이에 아이가 없어서 무척이나 걱정 했는데 이렇게나마 형님의 소원을 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형님도 저 세상에서 나마 이해 하실 거에요. 아무도 앞 날을 예측할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하질 않는다면 제가 살아 남는다고 할지라도 형님과 도련님께서 이 세상에 살았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를 것 같아서요.””

나는 이제까지 꿈속에서 내가 죽는 순간에 반드시 등장하는 형수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 왔었다. 그것을 오늘에서야 발견하게 된다. 형수는 내 앞에서 천천히 옷고름을 푼다. 그리고, 치마를 벗고….불을 끈다. 바깥에서는 낮에 오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형수는 알몸으로 내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꿈속의 나는 갈등하고 있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채 가라 앉기도 전에 형수와의 이별을 앞두고 이런 일들을 거쳐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선득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 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심을 한 듯이 옷을 벗고, 형수를 안는다. 꿈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생생한 형수의 맨살. 형수는 나의 등을 거세게 껴안으면서 이불위로 쓰러지고, 나도 따라서 형수와 함께 이불위로 눕는다. 고즈넉하게 들리던 빗소리도 점차 잦아들고, 나는 형수의 여린 나신을 보듬 듯이 쓸고 지나간다. 중간에 멈칫 하면서 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형의 아내라는 사실로 인하지 싶다.

““도련님, 제가 별로 이쁘질 않죠?””

““아뇨, 형수님은 엄마 없이 자란 저에게는 유일한 여자 였습니다. 이제는 저를 지켜 주는 단 하나의 수호령 이구요. 형님을 생각한다면 이럴 수는 없는 것인데…””

저어하는 마음도 잠깐, 나는 형수와 평소에는 꿈도 꿀 수 없는 길고 깊은 입맞춤을 한다. 형수의 입술은 뜨거웠다. 입 안에서 탁주의 비릿한 내음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형수도 꽤나 용기가 필요했었던가 보다. 꿈속에서 나는 내가 보이면서도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음의 쾌감까지도 같이 경험하고 있었고…

““도련님, 살아 계셔야 되요, 꼭, 다시 만나서 이렇게 불행했던 시간들을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반드시, 반드시 살아계셔야 되요.””

나는 꿈 속에서 이미 나란 사람은 죽었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나의 전생에 거쳐왔던 이 쓰라린 기억을 한 풀이나마 접을 수 있는 길은 그 것 뿐이었는데, 나를 바라보고 있는 현실의 나는 잠자코 과거의 시간이 흘러가는 순간을 목도하고만 있었다.

““형수님, 온 몸이 너무 뜨거워요. 손 댈 수 없을 것처럼…””

강을 건너다
 

8월 한여름의 무더위와 하루종일 내리는 빗줄기가 가져다 주는 여름날의 눅눅함과 아울러 방문을 열 수 없는, 점령치하가 주는 방안의 긴장은 섹스의 기대감보다도 무겁게 두 사람을 짓누르고 있었고…내가 천천히 형수의 유선을 탐 할 때, 형수는 슬그머니 이불로 얼굴을 가린다. 아마도 자신이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던가 보다. 형도 아닌 시동생에게 몸을 내어주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에 대한 경황도 없이, 달아오르고 있는 자신의 육체가 나에게 화냥년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 이었던가? 나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아이를 갖지 않은 형수의 젖꼭지는 작고 유순했다. 자신의 의지를 포기한 것처럼 내 혀가 가는 대로 이리저리 그 발기된 돌기를 내 맡기면서 스스로 그 탄력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젖은 부풀고 있었고…

““형수, 내가 이렇게 빨고 있는데 안 아파요?””

나는 형수의 끄덕거림이 이불위로 느껴졌다. 형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꿈속의 나도, 현실의 나 또한, 그것이 궁금했다. 형수의 옆구리를 핥기 시작하면서 형수는 이불 안에서 자그마한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검게 뒤덮고 있는 겨드랑이의 털에서 탁한 땀냄새가 솟아 올라오고, 나는 형수의 팔을 치켜들게 하고 장롱 속을 뒤지듯이 겨드랑이의 주변을 쉴 새 없이 빨아 주었다. 멈칫 멈칫 형수의 팔이 오그라들고, 나는 끊임없이 형수의 젖무덤을 입안에 물고, 핥고….어두운 방안 이었지만 왠간히 어둠에 익숙해 졌는지 형수의 젖과 가슴 주위에는 내가 남겨 놓은 입맞춤의 자욱이 멍처럼 흩어지고, 나는 형수의 배를 타고 점차 아래로 내 혀를 옮겨갔다. 형수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흥분 때문 이었는지, 아니면 나와의 섹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런 형수가 가엽기도 하면서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살집이 없이 푹 꺼져 들어간 형수의 아랫배. 매일 매일의 노력동원에 끌려 다녀서 인지 형수의 살갗은 거칠기만 하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었다. 나는 힘을 주고 있는 형수의 두 다리가 부담스러 웠던지 혀를 아랫배에서 발끝으로 옮겼다. 뒤꿈치에는 굳은 살이 배겨 있고, 발톱은 보기 흉할 정도로 눌려있어 그 모습을 보는 것 만 해도 울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나는 형수의 발가락을 빨았다. 안된다며, 더럽다고 뿌리치는 형수도 아랑곳 하질 않고 나는 지쳐있는 형수의 두 발을 정성스럽게 핥았다. 발을 타고 형수의 무릎으로 혀를 옮기는 도중에 형수는 이불 속에서 손을 내어서 슬며시 발기된 내 좇을 잡았다. 잡았다가는 놓고, 잡았다가는 놓고, 형수나 나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행위에 대한 두려움으로 곧장 행위를 진전치 못하는 저어함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고…형수는 내가 넓적다리를 핥아나가자, 그제서야, 두 손으로 내 좇을 거머쥐고, 쓰다듬는다. 숨이 막히는지, 이제는 이불을 걷고서 내 아랫도리를 향해 머리를 가까이 해 온다. 나는 무릎을 세운 채, 형수를 빨다 말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채로 나의 좇에 입을 살며시 대어보는 형수를 내려다 보고 있다. 형수는 차마 내 좇을 입안에 머금지 못한다. 그저 내 좇의 주변을 핥으면서 불알을 거머쥔 채로 침을 묻히는 형상이었고, 나는 형수를 내려다 보면서 아까와는 다르게 풍만하게 커져 있는 형수의 젖을 몽글몽글 주무르고만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저 아래, 깊이를 알 수 없을 것 같은 형수의 계곡이 보였다. 그 주위를 둘러싼 음모는 나를 오라는 듯이 퍼져있는 것이 추수를 앞둔 보리밭의 일렁임 같아 보였다. 나는 형수에게 내 좇을 맡긴 채, 자세를 틀어서 형수의 둔덕으로 턱을 내밀었다. 펴고 있던 두 다리를 팔로 기어이 벌리자, 형수의 넓적다리는 힘없이 나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나는 형수의 보지에 혀끝을 대 보았다. 다리를 감싸고 벌려 놓은 형수의 보지는 어둠 속에서 분간이 힘들었음에도 벌려진 음구 사이로 피어 오르는 열기로 인해 단박에 그 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형수, 너무 아름다워요. 저 여자 것은 처음 봐요.””

형수는 대답 대신에 불알을 붙들고 있던 손을 뻗쳐서 내 등을 쓰다듬는다. 마치 그렇게 얘기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처럼…나는 사람의 피부 중에서 이렇게 매끌한 부분도 있는가에 대해서 형수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형수는 이제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내 좇을 빠는 도중에도 간간히 웃기까지 한다. 생전 처음 맡아본 형수의 보지냄새에 대해서 나는 꿈 속에서 극찬을 하고 있었다. 공알을 건드릴 때마다 움찔하면서 오그라 들었다가 펴지는 형수의 씹구멍은 말미잘의 그 것과 너무도 흡사하다고 얘기해 주고…나는 이미 발기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좇을 빨고 있는 형수가 그 크기와 함께 목구멍으로 밀쳐 들어오는 내 엉덩이의 율동으로 인해 조금씩 헛구역질 까지 하고 있었으니…

““형수, 이제 바로 누워 봐요.””

강을 건너다
 

나는 이제 형수에게 몸을 합할 생각인가 보다. 형의 아내를 범하고 있다는 가슴 한 구섞의 두려움은 이제 나 자신의 섹스를 부추키는 흥분제의 역할로 변해가고 있었다.

““도련님, 잊지마세요, 반드시 살아계셔야 해요, 반드시…””

형수는 또다시 마지막 당부를 한다. 시동생의 좇이 자신의 나신을 열어 재끼고 열락의 기쁨을 선사하는 그 순간에도…나는 대답대신 발끈 서버린 내 좇을 사정없이 형수의 보지 사이로 침몰 시킨다. 혼자 좇을 주무르더라도 이런 느낌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는 듯이 꿈속의 나는 이런 일은 처음이야,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라며 형수의 씹에 담근 좇을 움직일 줄 몰랐다. 형수는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형수의 씹 안에 좇이 담겨 진 채로 나는 형수의 몸 위에 내 몸을 실었다. 형수는 나의 등과 내 둔부를 적당한 속도로 쓰다듬고, 나는 그에 맞추어 온 몸의 뜨거움보다 더 나의 좇을 지져 대는 것 같은 형수의 보지 안을 천천히 보조를 맞추어 가면서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너무 축축해져서 챙피해요, 도련님.””

형수의 보지는 이제 쩔걱 거리는 내 좇과 씹 살의 마찰로 인해 아마도 그 주위로 형수의 씹물을 흥건히 뿌려대는 것 같았다. 깊이 박아대면 좇 끝으로 형수의 자궁이 느껴지고, 그 자궁을 좇 으로 건드리며, 허리를 올려 치면 형수는 자지러 졌다.

““하악…하악…..도련님…. 그렇게…. 그렇게…. 해주세….””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나는 또다시 좇으로 형수의 보지 밑둥을 쳐 올리고 있었다. 나는 형수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주무르면서 까발리고, 형수도 이제는 나의 살갗을 손톱으로 마구 파 재끼는 데에 정신을 놓았다.

““도련님, 저, 저, 잊으면 안되요. 억억…..서복례, 아흑…제 이름, 촌스럽다고 윽윽윽…언젠가 그러셨죠. 아휴, 아흑….촌스러워도 잊으시면 안되요. 절대로, 윽윽윽….복례, 서 복례…””

단지 형수의 이름 석자만 뇌리에 가득하고 나는 나의 이 행위를 배운 적도 없는데 어찌 이리도 잘 해나가는지 의문이었다. 나는 형수의 두 다리를 내 가슴 앞으로 모아서 어깨로 올렸다. 두 다리가 머리 위까지 제껴 지면서 형수의 보지는 바로 하늘을 향하고 나는 그 보지를 아래로 내려 찍어 누르듯이 좇을 품었다. 척척 대는 소리와 함께 두 다리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형수는 윽윽 하는 비명만을 토하고 있었고, 나는 내 아랫도리를 내칠 듯이 반동 시키는 형수의 탄력 있는 둔부와 보지 주변의 살집으로 인해 내가 내리 찍어 누르는 것에 대하여 반작용처럼 전달되는 형수의 반동력에 사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형수, 형수, 사랑해…사랑… 아윽….아윽….아윽….””

나는 기어이 형수의 씹 안에 정액을 토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의 가슴속은 만감이 교차하고, 과거이기는 했어도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꿈속의 나는 확연히 읽을 수 있었다. 형수는 내 머리를 끌어안고 내 귀에 자그마하게 속삭이고 있었다.

““도련님, 서복례, 잊지 마서요. 저도 도련님 이름 안 잊을게요. 이성준, 이성준…””

나는 그때 서야 내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생전의 이름, 이성준. 그 와 동시에 나는 척척한 느낌에 불현듯 꿈에서 깨어 일어났다. 일어나 보니 팬티 안이 온통 정액 투성이다. 마치 몽정을 한 것처럼, 꿈속에서의 섹스가 사정으로 이어진 듯…꿈을 깨고 나서 예전과 다르게 평온한 마음으로 잠을 깬 나는 새벽이 어스름한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입 냄새가 텁텁하고, 잠이 깬 와중에 붙인 새벽 담배로 인해 나는 눈물이 핑 돌만큼 심한 헛구역질까지 해대면서도 못내 담배를 끝까지 다 피웠다.

아내에게는 밤사이의 그 놀라왔던 경험을 얘기하지는 못했다. 다만 나는 날이 밝자마자, 회사에 나가 월차를 신청하고, 경찰청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동창생 상식이 에게 전화를 넣었다.

‘아니, 동창회에 코빼기도 안 비치던 놈이 무쉰 바람이 불어 전화질이냐?’

‘다른 게 아니고 사람 좀 찾으려고 하는데, 그건 네가 전문 이잖냐?’

‘효승이, 네 이놈! 내가 무슨 흥신소 사람이냐? 그리고 그건 정보 과에 정식으로 의뢰해야 하고 우리 쪽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어려운데, 그냥 주민등록 번호로 전과 사실 정도 조회는 해 줄 수 있지만 말이야. 시청에 알아 보는 게 어때?’

‘야, 친구 좋다는 게 다 뭐냐, 사사로운 일에 국록을 낭비하는 것이 깨름직 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내 사정 좀 봐 주라. 시간도 없고…이번 한 번만 부탁할게. 안 되는 줄 알지만 내 이렇게 사정 하잖아? 내가 한 번, 술 한잔, 거하게 쏠게.’

‘술은 됐고, 다음 달 동창회가 12일이야. 그때, 얼굴이나 좀 보자, 저 번에 김 선생님께서 네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알긋냐? 그건 그렇고 누군데 그렇게 목을 매?’

‘응, 좀 오래 된 사람인데 혹시 죽었을 지도 모르고, 이름은 서복례, 625당시의 주소가 정확치는 않은데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25번지, 그 당시 호주가 이성윤 인가, 이성운 인가 그래.동거인은 동생인데 이성준 이고. 그 여자의 그 당시 나이가 스물 셋인가 스물 넷 그러니까 지금 나이가 일흔 일곱이나 그쯤 되지 않았을까 싶어., 좀 부탁해.’

‘야, 이거 연식이 꽤 오래 되서 찾을 수 있을 랑가 모르 겄네. 아무튼 전화 끊고 기둘려 봐.’

두 시간이 지났을까?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도중에 상식이 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찾았다. 내내 서울에 있었네. 노친 네, 명도 질기지. 전쟁 당시의 호주랑, 동거인은 사망으로 나와 있고….지금 주소가 영등포구 00동 000-00이고, 동거인은 아들로 되어 있는데 성이 달라. 입양했는가 보네. 이만하면 됐냐? 반장이 날 죽일 려고 든다. 으이그…’

나는 고맙다는 말도 할 겨를이 없이 차를 몰았다. 살아있다니, 살아있다니….형수가…..나는 그 집으로 향하는 도중에 신호가 무슨 색인지, 교차로가 어떤지 전혀 분간하질 못해 하마터면 접촉사고를 낼 뻔 했다. 물어 물어 찾아간 주소는 언젠가 한번, 회사 동료들과 가 본 적이 있는 국밥 집 이었다. 주소를 눈 여겨 봐 둘 필요도 없었고, 그 간의 사정에서 깨우친 관계를 알 턱이 없었던 그때는 이 곳이 형수가 하는 국밥 집 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머리 편육이 쫄깃하고 감칠맛이 있어 그 근처에서는 유명한 식당이었고, 꽤 규모가 큰 것이 주변에서는 국밥 집 할매 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며, 식당으로 일군 부를 이용해서 장학재단과 보호시설에 거금을 쾌척 해서 명성이 자자하던 곳이었는데…나는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나,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카운터에도 형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고, 손님을 맞이하던 그 아들이라는 사람도 식당 어디에서고 보이질 않았다. 나는 플로워에 있는 메니저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할머님은 안계세요?’

‘누구신데요? 할머님께서는 반년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지금 병원에 계신데, 상태가 않 좋으셔서 지금 사장님도 병원에 가 계세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신데요? 장학재단에서 오셨어요?’

나는 병원이 어디냐고 물었다. 병원은 목동의 0대 병원 이란다. 나는 정신 없이 병원으로 달려 갔다. 병원에 당도하고 나는 깊게 심호흡을 들이키면서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중환자실로 향하는 나의 가슴은 두근 반, 세근 반 정신없이 뛰고 있었고, 세월을 뛰어 넘어서 이렇게 왔다는 것을 믿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알지만 그래도 형수의 얼굴이나마 한번 보기 위해서 나는 중 환자실의 당직 데스크에서 형수의 이름을 찾았다. 그러자, 중환자 실에서 연락을 받고, 건장한 장년의 남자가 보호자 가운을 입은 채, 중환자 실에서 나왔다.

‘누구시죠?’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모자랐다.

‘예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할머님께서 편찮으시 다기에 이렇게 찾아 뵈었습니다. 얼굴이라도 보고 가려 구요.’

‘지금 상태가 많이 않 좋으십니다. 오늘을 넘기기 힘드 실 것 같다는 의사들 얘긴데….’

‘아드님 되십니까? 저번에 식당에서 잠깐 뵌 것 같아서…’

‘그러셨군요. 어머님께서 고아원에 있는 저를 입양하셨지요. 오래전 얘기지만… 전쟁 때, 부군을 공산군의 총칼에 잃으시고 시동생 마저 도망 시키고 나서 임신한 아이가 빨갱이들의 고문과 발길질에 사산이 된 뒤로는, 한동안 혼자 사시다가 식당 일이 번창하면서 누군가에게는 물려주고 가야 한다면서요. 저에게는 어머님 이상이었죠. 친 부모도 그렇게는 못했을 겁니다, 아참, 들어가 보세요. 보호자 면회는 한 사람 뿐이니, 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씀하시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는 산소마스크를 들치고 귀를 갖다 대셔야 겨우 들으실 수 있으니 알고 계세요.’

나는 가운을 들려 입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분명히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고, 그 간의 얘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은 짧았다. 나는 저 멀리 환자들이 주루륵 누워있는 중환자 실의 문을 열고 들어 갔다. 병원 특유의 냄새와 함께 침대 옆에 가득한 기계들과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미미한 맥박의 파동음 만이 가득찬 병실 안을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형수는 침대에 누워서 눈을 껌벅이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았다. 슬며시 형수의 얼굴이 나를 향해 돌려지고 그 눈과 마주치는 순간, 나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두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내렸고, 이제는 말라서 앙상하게 뼈만 남은 형수의 손을 쥐어 볼 뿐이었다. 그렇듯 고왔는데…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냥 말없이 울고 있는 나를 쳐다보는 형수의 눈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점차 빨라지는 파동 음이 들리고, 호흡이 가빠오는지 산소마스크 안으로 습기가 끼었다가 사라지고, 끼었다, 사라 지고를 아주 빠르게 반복했다. 그때였다. 정상 수치를 넘어선 맥박이었는지 간호사와 닥터들이 뛰어오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들이 튀어 들어왔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뒤로 물러섰다. 아들은 사태가 심상 찮음을 눈치챘는지 산소마스크를 벗기고 조그만 소리로 말을 이어가는 형수의 입에 잔뜩 긴장한 채로 귀를 갖다 대고 있었다.

‘저 선생님, 어머님께서 도련님이라고 하시는데요.’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마지막 힘을 다해 나를 바라보는 형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들과 다른 쪽에 서서 형수의 손을 쥐어 주었다. 그리고, 형수의 귀에 대고 나도 마지막으로 말을 했다.

‘형수, 이렇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나는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누군가 그랬던가, 이승을 마지막으로 건너는 레테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죽음도 망각도 이룰 수 없다고. 나는 죽음을 앞에 두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나에게 그 한마디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던 형수의 그 의지가 놀라울 뿐이었다. 곧 이어서 삐하는 신호음과 함께 형수는 이생 에서의 기나긴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곱디 고왔던 얼굴은 이제 호호백발의 주름이 깊게 패인 할머니로 변해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 8월의 무덥던 한밤에 나를 애끓게 했던 아리따운 형수의 모습 그대로 였다. 눈가에 미처 흐르다 만 형수의 눈물을 훔쳐주면서 나는 그날 새벽, 나를 보내며 등을 떠밀던 그 눈물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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