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모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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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모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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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모의 그늘 


진석은 현재 30세의 평범한 사회인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직장생활 

도 한 일년정도 해보고, 안되겠다 싶어 조그마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진석이 스물 두살때 2년간의 대학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군에 입대하였는데 

그 일년전 삼촌은 기나긴 노총각 신세를 면하고 결혼을 하였다. 그때 삼촌 

은 34세,숙모는 30세. 삼촌은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숙모는 학원강 

사로 근무하면서 대학원의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둘은 아는 사람의 소개 

로 만나 6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하였다. 

처음 삼촌이 가족에게 소개시키기 위해서 숙모를 데리고 왔을 때, 진석이 

가진 첫 인상은 차분함었다. 외모가 뛰어난 것은 아니고 평범하며 키도 보 

통에 약간 여윈 몸매였으나 깔끔한 옷차림에 조용조용한 음성이 진석으로 

하여금 차분함의 이미지를 가지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숙모의 그늘

그렇게 결혼을 하고 그후 일년뒤에 진석은 군에 입대하고 가끔씩 나오는 휴 

가때에 숙모를 볼 수 있었는데 결혼전에 비해 여윈 몸매는 약간 살이 올라 

보기 좋을 정도로 되고 석사과정을 마친 후 프리랜서로 집안일을 하면서 관 

련 일을 조금씩 하고 있었다. 

가끔씩 떠 오르는 여자의 이미지라고는 다소곳한 숙모의 모습이라 스스로 생 

각하고는 놀라 그만두려 다른 생각으로 돌리려 하였다. 

그후 군을 제대하고 학교에 복한한 후 나도 한 번 멋진 사랑을 해 볼까나 

하는 마음이 들어 몇번의 소개팅과 미팅에 참가했으나 썩 마음에 드는 여자 

를 만나지는 못하고 자포자기 심정에 공부나 열심히 하고 취직이나 잘 해야 

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전공 공부를 하면서 이것 저것 독서도 하며 

소일했으나 연말이다 뭐다 하여 시끌벅적 할 때에는 남들에게 당연한 일들 

이 진석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다. 

진석의 아버지는 진석이가 삼촌처럼 대기업에 취직하여 별 걱정없이 편하게 

살았으면 하시고 또한 삼촌이 늦게 결혼함에 질리셨는지 빨리 결혼해야 한 

다고 하시며 여자친구가 있는지도 물어셨다. 순간 진석은 가족들 앞에서 그 

런 물음을 듣자 죄를 진듯 얼굴이 벌개지면서 "아직 없어요. 나이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라고 대답하자 가족들이 모두 웃었다. 이미 진석의 성격 

을 잘 아는지라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얼굴을 붉히는 것이 재미 있었나 보다. 

삼촌은 작년에 태어난 애기를 ,그러니까 진석에게는 사촌이 되는 애기를 가 

족들에게 보이고 곧 이야기의 주 대상은 사촌에게로 넘어 갔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진석은 부모님에게 경제적 부담이나마 좀 덜어 드릴까 싶어 아르 

바이트 자리를 여기저기 구하게 되고 과외도 좋은 자리는 구하기 힘들어 일 

자리를 알아보는 중 프리랜서로 활동중인 선배가 이번에 프로젝트를 하나 

맡았는데 혼자 하기 힘들어 도와주면 어떠냐고 하기에 진석은 경험도 쌓을 

겸,용돈도 벌겸해서 맡게 되었는데 순수하게 전공 관련일이 아니라 다른분 

야도 제법 들어 있어 처음에는 힘이 좀 들었으나 남들이 해보 지 못하는 아 

르바이트를 학교 다닐때 해보는 것도 행운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자료를 찾 

고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문의도 하여 메꾸어 나갔다. 

자취방은 일하기에 좁아 부모님의 도움으로(후에 결혼자금의 일부라는 다짐 

을 받으시고) 원룸을 얻어 생활 공간도 넉넉해져 좋았다. 프로젝트의 한 부 

분을 맡아 진행하면서 선배의 전반적인 지도와 도움으로 조금씩 진척이 되 

어가는 기쁨에 열심히 일을 하여 여자문제에는 관심도 둘 겨를이 없어졌다. 

그렇게 일을 맡은 지 두달 정도 뒤에 새로운 분야의 일을 선배가 이것도 같 

이 해 보라며 덧붙여 주었는데 처음에는 걱정되다가 어쩔 수 없이 받아 들 

이게 되었다. 

막상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잘 알지 못하는 분야가 섞여 있어 누구한테 도움 

을 청하나 하고 걱정하였는데 갑자기 숙모가 생각났다. 숙모는 이 분야의 

일을 프리랜서로 하고 있어 조금의 도움만 얻으면 해낼수 있을 것 같아 숙 

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드렸는데 숙모는 일의 개요를 들으시고는 

흔쾌히 오케이 하셨다. 

일요일날 시간을 내어 삼촌댁에 들렀다. 삼촌은 늦은 나이에 본 아기라 그 

런지 몰라도 애기를 돌보시면서 즐거워하고 계셨고 숙모님은 설거지를 하고 

계셨다. 진석이 들어서면서 "삼촌,숙모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자 삼 

촌은 "어서와라. 요즘 아르바이트 한다면서? 힘들지?"라고 하셨고 숙모님도 

"어서와" 하셨다. 삼촌은 "너희 숙모한테 얘기 들었다. 모르는 것 있으면 

숙모한테 묻고 열심히 해봐라" 하고 격려하시면서 집안일도 조금 얘기 하시 

고는 아는 사람 결혼식이 있어 가봐야 된다고 하시면서 나가셨다. 

숙모님은 점심때도 되었다고 하시면서 식사를 내어 오시고,식사후 커피도 

한잔 타 주시면서 프로젝트에 관해 물으셨다. 진석이 일의 대충을 말씀드리 

자 숙모는 "그에 관해서는 내가 좀 알고 있고 자료도 있으니 잘 됐네. 내 

아는데까지 도와 줄께."하시면서 서재로 가자고 하셨다. 서재는 아담한 모 

양으로 아늑하게 꾸며져 있고 컴퓨터며 여러가지 사무도구들도 있어 일하기 

에는 좋아 보였는데 숙모의 성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아기는 자는 

듯 조용하고 숙모는 이것저것 자료를 꺼내 놓으시고는 옆에 앉아 설명을 하 

기 시작했는데 숙모의 조용한 화장내음이 진석의 후각을 살짝이 건드렸다. 

진석은 모르는 내용이라 열심히 들을려고 하며, 한편으로는 25년의 적지 않 

은 세월을 살아 오면서도 이렇게 가까이 옆에 여자가 앉아 있어 본 경험 

이 없는지라 어색함과 동시에 얼굴이 붉게 달아 오름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 

다. 

숙모는 단정히 빗은 머리에 깔끔한 브라우스에다가 긴 치마를 입고 계셨는 

데 아기를 놓으신 후라 그런지 전에 비해 가슴도 좀 부풀어 오른 것 같았다 

. 여러가지 설명을 하면서 자료도 보이고는 했는데 때때로 숙모의 몸도 가 

볍게 부딪히고, 그때마다 진석은 피하려는 마음 한켠에는 좀더 접촉했으면 

하는 마음도 일었다. 대략의 설명이 끝나고 거실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 

시면서 숙모는 " 진석이는 나와 닮은 점이 참 많은 것 같아... 아직 애인도 

없지? " 진석은 " 글쎄요... 여자 사귀는 게 쉽지 않네요. 아는 아가씨 있 

으면 한명 소개해 주세요. 숙모님" 하며 얼굴을 붉히자 숙모님은 잔잔히 웃 

으시며 "진석이 좀 봐. 그 이야길 하면서 얼굴을 붉히다니. 그래서 나하고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 호호... 그래 어떤 아가씨를 좋아하지?" 진석은 " 

... 저 그것이 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딱 이런 스타일이다 하고 말 

하기가... 아무튼 숙모님이 괜찮다 싶은 여자면 소개시켜 주세요. 그러면 

되요." 하자 숙모님은 " 그래. 내 알아볼께. 호호..." 하시었다. 

그후 모르는것이 있으면 삼촌댁에 들러 숙모에게 물어보고 하면서 다른 일 

이나 세상살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하여 자주 숙모를 만나게 되고 

어떨때는 숙모가 진석의 원룸으로 찾아와 도움을 주곤 하였다. 

7월의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하루는 숙모가 " 진석아. 숙모하고 데이트 할 

래?"라고 물었는데 진석은 " 네?, 데이트요?" 하고 놀라며 묻자 숙모는 "그 

래. 나하고 데이트 할래? 이번주에 삼촌은 일주일동안 출장가고 해서 아직 

결혼 안한 친구와 바닷 바람 좀 쐬려고 하는데 여자들만 가기 좀 뭣해서... 

진석이가 따라가 주면 좋을텐데.." 진석은 " 한마디로 짐꾼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시군요. 

어떡한다?" 진석이 생각해보니 요 몇달간 공부하면서 일하랴 여유도 없이 

보낸것 같아 이참에 바다 바람이라도 좀 쐬고 오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을 

것 같아 "좋습니다. 숙모님과의 데이트라면 즐겁게 받아 들여야죠 짐꾼 곧 

대령합니다." 숙모님은 " 진석이도 농담도 할줄 알고... 많이 늘었네?! 훗 

..." 숙모의 웃으면서 살짝 패인 보조개가 아름답다. 

이틀후 짐을 꾸려 숙모님의 친구와 함께 동해안으로 떠났는데 삼촌차로 이 

동하고 운전은 진석이가 맡아 하여 동해안에 도착한 후 미리 예약한 방 둘 

에 여장을 풀고 창문을 여니 7월의 밤바다가 실어다 주는 시원한 해풍이 진 

석의 머릿결을 쓰다듬어 잠시 고단함도 잊고 어선의 불빛과 해수욕장의 불 

빛을 제외하고는 바다가 보일리 만무하건만 그래도 진석은 바다쪽을 향해 

파도소리가 바다인양 바라보고는... 

다음날 세명은 해수욕장으로 해수욕을 나갔는데 숙모 친구분은 비키니에 모 

자까지 한껏 멋을 부렸으나 숙모님은 가벼운 옷차림에 수영은 못하신다면서 

구경하는게 더 재미 있다고 하여 친구분으로부터 "예전이나 지금이나..."하 

며 핀잔을 들으셨다.진석은 그래도 수영은 자신 있는지라 바다에 들어가 맘 

껏 태양과 바다의 정취를 흠뻑 느끼었다. 저녁에 숙모친구분은 아는 친구들 

도 따로 여기 왔다면서 그들을 만나봐야 된다고 나가고 진석은 무료하게 티 

브이를 보고 있는데 방문 노크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숙모님이 서 계셨다. 

진석이 "숙모님?" 하자 숙모님은 "친구도 없고 따분해서... 진석아 바닷가 

에 나가자." 

바닷가에 나오니 아직도 여기저기 사람들이 밤바다 구경을 하고 있고 한쪽 

에서는 연인들이 무슨 정담을 나누는지 열심이다. 진석은 숙모님과 모래밭 

을 밟으면서 천천히 거닐고, 둘이는 아무 말이 없다. 여름이래도 밤바람은 

약간은 서늘하다. 한동안 그렇게 걷다가 해수욕장 어귀 바위에 앉아 진석은 

"숙모님. 추우시죠?" 

숙모님은 "아니. 시원하고 좋은걸... 오랫만에 이런 여유라니. 진석이하고 

이렇게 데이트하니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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