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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버스가 몇번 버스였는지, 시간대가 언제였는지, 그 지역이 어디였는지...알고싶다는......

머 그런 요지의 쪽지였다.

그 쪽지를 그냥 씹었다. 귀찮아서...

그 담에 또 쪽지가 왔다.

혹시...그 버스가 몇번 아니었느냐, 시간대가 언제였지 않느냐...그 버스탔던곳이 **아니었느냐...

이런 쪽지였다.

사실은 그 쪽지 그대로였다.

날아온 쪽지의 주인공은 남잔지 여잔지 알수없는 일반적인 아뒤였기때문에

"이사람이....그 당사자인지, 아니면 그 주위에 있었던 누구였는지....."

그 둘중 하나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답을 주었다.

"모두 맞는데요......그런데요?"하고...

다시 쪽지가 날아왔다....

그때 그 당사자가 자기라면서....

흐읍~하고 숨이 한번 가빠왔다.

머라고 답을 해야하나...

그냥 "그냥 그때의 기분이 어땠는지..."알고싶다고 답장했다.

당돌하게도 한번 봤으면한다고 했다.

그녀의 폰을 알려달라고했다.

폰이 적혀왔고, 다시 만났다.

그때 그 버스를 탔던 번화가 어느 주위의 조용한 레스토랑이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감미로울때.

요즘 유행하는 챙달리고 뒷쪽은 길게 느러뜨러진 털실로 짠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썬그라스인지, 아니면 색깔이 많이 들어간 안경인지 그걸 쓰고 그녀가 먼저 나와 있었다.

난 그저 아무날처럼 그렇게 입고 나갔다.

가벼운 날씨얘기부터 시작하면서 그녀를 요모조모 훓어보았다.

그녀도 살짝살짝 나를 관찰하며 또 그렇게 살짝살짝 웃었다.

빠알갛게 웃는 모습이 참 묘한 진동으로 내게 울려왔다.

요즘엔 내 처지에 걸맞지 않게 와인에 구미가 당긴 탓에 "CONCORD"를 주문했고,

적당한 안주가 더불어 도착했다.

이 이후 벌어질 어떤 일에 대해

서두를 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마냥 느긋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난,

두번째 섹스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단지 지금 그 분위기를 만끽하고싶었다.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어디에 사는지...

그런 귀찮은 사항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다.

묻는다고해서 있는 그대로 답할것같지도 않았고,

설령 답해준다고 해서 곧이 곧대로 말할것같지도 않았다.

거짓말을 듣는것보다는 차라리 아무 얘기도 듣지않는 편이 나을거라 생각했다.

그녀도 또한 마찬가지 이유에선지 내 프라이버시에 대해선 구차하게 묻질 않았다.

우리는 마치 연애를 갓 시작한 커플마냥

아무런 조건없이 서로 매우 설레였던 것같았고,

또한 내게는 한도 끝도 없이 그 분위기가 그대로였으면 좋았다.

많은 얘기는 하지않았고,

그녀 또한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수다스럽지 않았다.

와인 맛이 어떻다는둥, 연말을 어떻게 보냈냐는둥,

올 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빨리 와서 어떻다는둥,

"**"는 어떻게 알게되었으며,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어떻게 내 글을 보게 되었는지,

실내분위기가 어떻다는둥,

옷맵시가 그날도 그랬지만 오늘도 마찬가지로 단아하고 세련되어서 느낌이 좋다는둥,

썬그라스같은 안경은 왜 했냐는둥,

혹시 눈까풀 수술해서 쓴건 아니냐는둥...왠만하면 벗을수 없느냐는둥...

난 사람의 눈을 보는걸 좋아한다는둥...

(이 말을 그녀가 의식했는지 얘기 언제쯤부터인지 그녀가 이 안경을 벗었었다.)

콧대와 입술이 배치가 잘 되어있다는둥...

헤어스타일만 아니라면 <펄프픽션>의 우마서먼 닮았다는 소리 들어보지 않았냐는둥,

그런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소근대듯이 그렇게 주거니.......받거니.....그랬다.

난 계속 안경 너머 있을 것같은 그녀의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고,

그녀는 여전히 날 흘끔흘끔 보다가,

잔에 살짝살짝 입술을 가져가기도 했고,

엉덩이를 들어 테이블에 바싹 가져오기도 하고, 소파 깊숙히 모로 앉기도 했다.

그녀가 안주나 잔을 들기 위해 테이블에 다가오면

그때 버스에서 맡았던 향이 다시 내게 나비처럼 날아오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때마침 실내에서 Hooverphonic 밴드의 "Mad about You"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신경질적으로 부르는듯한 여자가수의 애절한 노래가

어떻게 저렇게 경쾌한 리듬 위에 실려서 조화로워질수 있을까도 잠깐 생각해보았지만,

어쨌든 그 노래가 우리를 한껏 들뜨게 만들어주는 것같았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녀가 훗~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와인을 다시 짚어 들었던 것같다.

아마도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기위함이리라.

잔을 소리나지않게 내려놓으면서

지긋하게 웃으면서 처음으로 내 눈 어딘가에

그녀의 시선이 정확하게 와 닿았다.

나 역시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치 눈과 눈이 탱고의 리듬을 타듯이

조금은 열정적이지만, 조금은 끈적거리면서 마주치고 있었던것같다.

그녀의 말이다.

"그날...

친구들과 술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자친구들끼리 수다를 떨면서

다들 커플끼리 보내지 못하고 여자들끼리 마시는 술이

즐겁기도, 또 외롭기도 했다.

1차 술, 2차 노래방을 갔다와서 집에 들어가려고 버스를 타는데

그날따라 버스가 너무 만원이었다.

"욜라게"

(이 말은 이 곳에서만 쓰는 말인지 나도 알수가 없지만

이 말을 하면서 그녀는 이 말뜻에 담긴 비어라는 분위기를 안다는듯 살짝 웃었다)

버스에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그 다음 버스를 타고싶었지만,

그 버스가 배차간격이 너무 길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엔 밤이 너무 늦었다.

겨우 버스를 탔고,

앞에는 남자들 몇명이, 그리고 뒤에는 누군가가 따라 더 타고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앞의 어떤 남자가 뒤를 슬쩍 보면서 자기를 보았다.

그 남자의 손이 자기의 치마 옆쪽, 그리고 앞 부분을 살며시 닿았다.

그 손을 피하려 살짝 몸을 틀었다.

그런데 알다시피 피할 공간이 마땅찮았다.

다시 그 사람 손이 다가왔고, 자신 한 손의 손목 언저리로 그 남자 손을 방어했는데

그 남자 손가락이 자기 손톱에 닿았단다.

손톱이 아니고 손가락이나 손등, 손바닥 어디쯤 자기 살을 만졌더라면 피했을텐데

별로 괜찮을 것같은 손톱이라 그냥 그 정도의 상황에선 그 정도의 터치는

용인"해줄수밖에" 없었다. (이 말을 믿어달라고했다.)"

난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까딱했다. 계속 말하라면서...

그런데, 약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 남자의 손가락이 자신의 손톱끝을 까딱까딱거리기만 하는데...

뭔가 알싸한 느낌이 들더라.

술 탓인가...

이상한 그 기분의 정체를 알수가 없어서 그냥, 단지, "정말로" 호기심에

(그녀는 다시 한번 이때 자기가 하려는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을수 있냐고 내게 물어왔고,

난 그럴거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이제는 안심이 된다는 듯이 편안하게 말을 이어가는듯했다.)

그 기분을 느껴보기로 했단다.

자기의 손톱끝을 까딱거리는 그 남자의 손가락의 따스함이 손톱끝을 타고오는것같기도 하고,

왠지 손톱끝을 까딱거릴때마다 머리카락까지도 쭈삣거리는게 참 "희한하다"는거였다.

그러자, 손톱끝을 만지던 그 남자의 손이 자신의 손등을, 그 담엔 손바닥으로 서서히 다가오드란다.

그런데, 묘한것이, 그 손을 피하려는 맘과 그 손이 자기 몸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 좀더 알고싶더란다.

(이때, 자신이 바이올린을 한다는거와 음악하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변태기가 있다는걸 내게 일깨워주었다.

"자신만"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는 투였다.)

그 손이 어느정도 주저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자신있게 다시 자신의 치마 앞부분으로 다가왔고,

그때는 심하게 "피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가만히 있었다던가, 거기에 호응한게 아니고...)

그의 손이 치마의 정중앙을 노골적으로 더듬을 때,

술기운탓인지...

(쑥쓰럽다는듯 또 한번 더 야릇하게 웃는다.

난 그녀의 웃음이 어찌나 저 얼굴과 저 몸매, 저 분위기에 저렇게 딱 어울릴까...를 생각했다)

몸이 달아오르더란다.

한참을 그렇게 비밀스런 움직임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어느순간 자신의 엉덩이쪽에 또다른 손길이 느껴지더란다.

분명히 자기 뒤에 어떤 여자들이 탄것같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흘끗 뒤를 보았더니 어떤 남자드란다.

그렇게 "위험해이지는 않은"

(또 한번 웃는다.....웃음띤 얼굴에 또 웃음이 한번더 겹쳐지니 장미의 그 진한 입사귀들이 겹쳐보이는듯했다.)

느낌이더란다.

앞쪽의 남자가 자기의 거기를 만지고 (거기가 어디냐고 조금은 짓굳게 물어봤다. "거기요..."하면서 대답했다. 거기를 좀더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했다. 잠시 망설이더니 그녀가 얘기를 이어갔다.)

첨엔 그 남자의 손바닥 전체가 앞부분을 살며시 닿는듯하더니,

손가락을 구부려 "예민한 부위" 어디쯤에서 배회하더니 곧바로 "한 지점"을 정확하게도 공격하더란다.

참.....그 남자 많이 해본 솜씨인가보다...생각이 들더란다.

처음엔 그 부분 위쪽이어서 그냥 당황스런 기분만 들었는데

그 손가락이 구부러져서 정확하게 그곳을 건드리기 시작한 이후엔 정신을 못차리겠단다.

그때쯤 뒤에선 또 다른 남자가 엉덩이를.......그리고 연달아서 차츰 아래로 들어오고...

참 난감하더란다...

앞쪽 남자의 손과 뒤쪽 남자의 손이 한 지점에서 곧 만날것만같더란다.

기분이 천갈래 만갈래라는 표현이 그때가 딱 제격이라고 했다.

자기의 기분, 버스의 주위상황, 당황스러워 발개질 것같은 자기의 얼굴,

앞뒤 남자들의 손이 맞닥뜨릴 것같은 어쩔 수없는 상황...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처럼 난처한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그때 정말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 생겼단다.

뒤의 남자가 자기의 치마를 들추면서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내리더란다.

심장이 멎는줄 알았단다.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단다.

눈물이 날 것같기도 하고 소리를 질러야할 것같기도 하고

오금이 저린것같기도하고, 온통 머리가 얼기설기 얽혀버리더란다.

도대체 상황정리가 안되고, 도무지 어찌해야할지 도저히 분간이 안되더란다.

"숨막힐 것같다"는 말은 그냥 과격한 표현인줄만 알았단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을지는 그때서야 알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녀의 얼굴에선 웃음이 그때 처음으로 사라졌던것같다.)

그때, 생각해낸 방법이랄것도 없지만 생각이 겨우 이거였단다.

앞의 팬티스타킹은 적어도 내려가지 않게해야겠다는거...

갑자기 팬티스타킹과 팬티가 훌러덩 내려가버린다면 앞의 남자의 손이

다이렉트로 자신의 거기에 닿아버릴것이고,

그건만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같았고, 또한

그 남자도 무언가 뒤에서 벌어지는걸 알아차려버린다면,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할 것같기도 했단다.

버스안에서 그 이상한 변화가 표면화되어버리는 날엔.....

아무튼 그래서

엉덩이 뒷부분은 팬티스타킹과 팬티가 엉덩이 반쯤에서 걸리고

앞 부분은 자기 손으로 어중간하게 잡고 있는 상황...그 언제쯤인가

뒤의 남자가 자기의 엉덩이를 살짝 뒤로 당기더란다.

참.....그 전에 그 남자의 뜨거운 "그거"가 느껴졌더란다.

첨엔 설마......설마.....손가락이겠지......했는데.....그게 아니더란다.

(그게 아닌지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그냥 웃음으로 넘겨버렸다.)

그래서 자기의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상황이 되자,

그 앞의 남자의 손이 자기 몸에서 떨어져나갔고,

그 남자는 그 다음부터는 자기를 건드리지 않더란다.

(왜 그때 그 남자가 자기를 더 이상 만지지 않았는지 나중에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는데...

아마도 그녀가 더이상 원치 않아서 엉덩이를 뒤로 빼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그 남자가 했었던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이제부터는 앞의 남자가 아니고

갑자기 뒤늦게 끼어든 뒤의 남자와의 신경전이 되어버렸단다.

앞의 남자가 덩치도 크고 믿음직스러웠다면,

뒤의 남자는 더욱 세밀하면서도 더욱 "용감"했단다. (키득~ 그녀가 웃었다.)

두 남자의 손이 한 지점에서 마주치는 이상한 상황은 그렇게 해서 어쨌던 해결이 되었지만,

더욱 난감한건 그 남자의 그것이 마구마구 들어오더란다.

참으로 그 남자 용맹스럽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때쯤엔 자신의 거기에서 흘러나올 물이 쑥쓰러웠단다.

아시죠, 그때?

(그러면서 그때 그 상황에서 그녀의 거기에서 흘러나온 물에 대해 내게 답을 원하는 듯했고,

난 간단하게 "알다시피...^^"하고 넘어갔다.

난 그때 테이블로 몸을 당겨 턱에 두 손을 괴고 그 전에 안경이 사라진 그녀의 눈동자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었다.

작지 않은 눈,

봉황 꼬리처럼 살짝 굽이치듯 흘러나가는 눈꼬리,

총총한 총기가 뚝뚝 떨어질 것처럼 생기있는 눈동자,

생글생글거릴때 마다 더욱 커져보이는 눈 아래의 애교살,

다듬은건지 원래 그런건지 말끔하게 정돈된 눈썹 끝...

그녀가 살며시 보조개가 들어갈듯 웃으면서 "그렇게" 보지말라고 한다.

알았다고 하면서 몸을 뒤로 해서 소파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껸채

그녀의 말이 주는 울림의 변화에 재미를 느꼈고,

그녀의 웃음과, 입매의 변화와 이마의 움직임, 손놀림과 눈매의 오르내림을 지켜보았다.

우연히 부딪힌 첫만남과, 서로 다를지도 모를 어떤 뜻으로 다시 만난 두번째 만남,

그리고 이렇게 마주앉아 서로를 탐색하듯, 어루만지듯 이뤄지는 대화와 눈마춤...

모든게.....참......가슴시리게 신비스러웠다.

그때 레스토랑엔 Eminem의 "Stan"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Eminem과 그 곡의 원곡("Thnak You")을 부른 영국의 신예 가수 Dido가 함께 그 노래를 부르는걸

뮤비로 본 적이 있다.

난 내가 마치 저돌적으로 열창하는 Eminem이고,

그녀는 영국의 그 귀여운 금발 아가씨같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고있었다.)

그쯤에선 그 남자의 그것이 자신의 그것 언저리에서 자꾸자꾸 방황하는게

오히려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었단다.

그리고 반쯤 엉덩이에 걸린 팬티와 스타킹을 더 아래로 내리려는데

참......많이 갈등했단다.

앞에 자기 손으로 잡고 있는 팬티, 스타킹을 놓을지 계속 잡고 있을지...

다행이었는지 불행이었는지 그날은 가임기간이 아니었단다.

두려움 반, 설마...하는 심정 반으로

.....그 손을 놓았다고 했다.

그 남자의 거기가 어느 순간 자기에게 들오기시작했고,

엉덩이가 뒤로 빼꼼히 제쳐지자 자기의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고

어정쭝하게 중심잡기가 힘들어지고

손으로 어딘가로 자기 상체를 지탱해야할것같은데...

그때...자기 어디서 그런 용기인지 뭔지 모를 생각이 났는지...

그 뒷남자의 용맹함에 용기를 얻었는지

그 앞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어버렸단다.

(그랬다고 했다...자신이 하고싶었던게 결코 아니었고,

정녕코 버스 안에서 설마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못했고,

더군다나 하고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그 남자의 용맹스러움이라고 했다.

그 남자의 용맹스러움에 "감염"되었다고 했다.

믿어달라 했다. 변명같지만 정녕코 믿어달라했다.

"알겠다"고 내가 대답했다.)

그 앞남자가 자기를 뒤돌아보지 않은게 천만 다행스러웠다고 했다.

그 뒷 남자의 그것이 뜨겁게,

정말 뜨겁더란다.....뜨겁다는 표현 이외엔 다른 생각은 안들더란다.

크기나 굵기.....그런건 별로 모르겠는데

정말로 뜨거웠단다.

뜨거운게 그남자거였는지 자기 몸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아무튼 거기서 느끼던 느낌은 뜨거웠단다.

정말로...정말로...

(그녀는 그때...잠시 말을 쉬며, 냉수를 마셨던 것같다.

두 손으로 보라색이 뒤섞인 홍시같은 그 볼을 감싼다.

그녀는 참으로 감수성있는 여자같았다.

말투며, 말의 고저장단하며, 그 말이 빠르게 또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호흡을 가다듬으며 쉬고,

어느 연설가의 웅변보다도 더욱 재미있게끔 빠져들게 하는 말솜씨를 가지고있었다.

그 말과 더불어 얼굴 표정이 시시각각 예민하게 움직이는것하며,

입이 오물오물거리기도 하고, 활짝 펴지기도하고, 꼬옥 다물어졌다가...

그 라인 선명한 오돔톰한 입술의 움직임은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손놀림을 떠올리게 했다.)

그 남자의 사정 전에 자신이 훨씬 전에 그 오르가즘이란걸 느꼈고,

오르가즘이란 말이 그 상황에선 빈약했다고했다.

그냥.....오르가즘이라는 말은 그 상황에선 참 하찮다고했다.

그 상황을 어떻게 견뎌냈는지...자기도 불가사의하다고했다.

오르가즘이라는게 자기는 한번 느끼고나면 그 다음은 사그라지는건줄 알았단다.

그런데, 오르가즘에 도달했다고 느낀 순간,

좀 이상한 느낌이 들더란다.

그 남자의 그것이 더욱 뜨거워지고, 그냥 더욱 더 뜨거워지고...

(뜨겁다는 표현을 그때 20-30번 이상하지 않았을까싶다)

자기를 마치 폭발시킬것처럼 그 남자의 그것이 뜨겁더라는것이다.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다리에서 힘이 빠지는듯 하더니

바로 연이어서

귀속에선 웅~~~~~~~우웅~~~~~~거리더란다...

우우우우우~~~~~~~~ㅇ거리는 소리때문에 얼마동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우우우우웅~~~~~~~~거리는 소리가 나는듯 했다고 생각들긴 했는데

그 소리가 고막을 아예 가로막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면서

그담부턴 아예, 아예, 주위의 모든 소리가 "전혀" 안들리더란다.....

눈이 저절로 감기는데

감은 눈에선......까만 어둠속에서 퍼뜩퍼뜩거리는 파란 빛들이 첨엔 깜빡거리더니

나중엔 두 눈이 꼬오오옥!!!!!!힘껏 자기도 몰래 감기더니

그 수십개 수백개의 불빛들이 하나로 거대하게 합쳐지는듯하더니

용광로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그 빛들이 자기 눈을 화악~ 덮치더니

그게 자신의 머리 전체를 갑자기 뒤덥더니 바로 연달아 한 순간,

온몸을 번개쳐버리더란다.

온몸을 번개쳐버린다는 표현이 적절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느낌을 알겠느냐면서 내가 알아듣겠냐면서 내게 물었다.

난 들어서 알긴하겠지만 느낄수는 없다고했다.

(지금 위 글은 그때 그녀의 말을 요약정리해 쓴 글인데,

이 말을 그녀는 몇번이나 수정하고, 반복하고,

마치 횡설수설하듯이 그때의 그 느낌들을 설명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듯했다.

몇번이나 내게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어요?" 이런 투의 말을 자주 자주 하면서

자기 말을 한 후에 내가 알아차린걸 확인시키고,

또 자신이 한 말을 수정, 반복하고 다시 내게 확인시키고 했다.)

그때 자기의 변화를 뒤에 있는 내가 그 변화를 알았느냐고 물었다.

난 알아차리진 못했지만, 거기에서 강력한 조임과 감당할수 없을 것같은 흡입력은 느꼈다고 했다.

허리를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몸이 경직되는 것을 어느정도는 알아차렸다고 했다.

온몸이 한꺼번에 확~~~~~~~!!!!!!!! 뚤려버린듯한 느낌.....

아니...온몸과 영혼이라는게 있다면 그 영혼마저도 한꺼번에 확 뚤려버릴듯한 느낌을 받았단다.

영혼이란 말의 정확한 뜻을 몰랐는데,

아마도 이럴때 느꼈을법한 어떤 신비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런 어떤거...를 얘기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단다.

그런게 어디에 있는지...그런 감정을 내가 알아들을수있는지 재차 내게 물어왔고, 난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 느낌을 알아주지 못하는것에 대해 못내 안타까워하는 듯했고,

말의 한계라는걸 평소에도 느낀적있지만,

세상에 전혀 없었던 소리를 찾아 작곡하는 천재 음악가들이 있지만,

세상에 없는 느낌을 말로 찾아야만 하는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그,

뻥~, 또는 확!~뚫려버릴때

자기는

온 세상이 정말로 태양빛보다도 더 밝게 빛나는걸 느꼈단다.

태양보다 밝은 빛을 본적이 있냐고 내게 물었다.

태양보다 밝은 빛을 난 본적이 없다고 했다.

태양빛보다 밝은 빛이 있는데,

그게 전혀 뜨겁지 않다는 것이다.

그 빛이 태양보다 밝은것같은데

뜨겁지는 않고 "순백"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안된다고 했다.

"순투명"이라는 말이 있다면 아마도 그 상황에 오히려 걸맞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 후에 눈이 떠지고,

귀에선 다시 평소의 바깥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하더란다.

"황홀하다는 말을 아냐"고 내게 물었다.

난 당연히 "안다"고 했다.

그녀가 잠시 사랑스럽게 얼굴에서 힘을 풀고 웃었다.

"황홀하다는게..."

무언가 더 할말이 있는데 그냥 관둔다는 뜻으로 거기에서 말을 끊어버렸다.

아마 그녀가 후훗~ 웃었던 것같았다.

얼마 안있어서 그 남자도 뜨겁게 사정을 했고,

그때 그 남자를 놓치고 싶지않더란다.

그 남자의 한방울도 정말로 눈물겹도록 떨어뜨리고싶지 않더란다.

자기 옷에 그남자의 정액같은게 묻는거에 대해선 전혀 개의치 않았단다.

그때 뒤의 남자가 조심스럽게도 자기 거기로부터 그 "물"들을 받아내더란다.

정확히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성스럽게 그 "물"을 처리하는 것같더란다.

그 세심함에 눈물이 날것같다고했다.

그때, 내가 챙겨간 그때까지 호주머니에 간직하고 있었던 내 손수건.....

그녀의 애액과 내 정액을 받았던 내 손수건을 그녀 앞에 놓았다.

이게 뭔지 아냐면서...

그녀가..."설마..."하면서 그 수건을 바라보았다. 어루만지듯이..

그녀는 그때, 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동안 소리내지 않고 울기만했다.

그녀의 손을 잡아주어야만 할것같았다.

버스에서 자기보다 먼저 내려 가는

나(이때 첨으로 나를 "님"이라고 호칭했다.)를 보았단다.

0.1초정도 되는 찰라의 눈맞춤이었지만,

다시 한번 번개에 맞는 듯한 충격이었단다.

거짓말같지만,

님 눈동자만 남고

나머지는 온통 까맣게 사라져버리더란다.

또 한번 번개에 맞았단다.

(또다시 "번개"라는 표현을 썼다.)

번개에 맞아보지는 못했지만 번개에 맞는다면 아마도 그랬을것같다고 했다.

그 이후 며칠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실성하는게 이래서 하는가보다......생각했단다.

그러다가 정말로 거짓말처럼

**에서 내 글을 보았고,

그 글을 수 십번 넘게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면서

"아무 생각도" 없이 내게 쪽지를 보냈단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지금도 마치 뭔가에 홀린 것같다면서...

"님은.......누구세요?"

라고 그녀가 물었다.

한동안 그녀가 나를 그 한없이 맑고 깨끗하게 영롱하게 반짝거리는 습기찬 눈으로

그렇게 따뜻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저 눈동자 속에서 헤엄칠 수도 있을것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Chet Baker의 감미로운 트렘펫 연주,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가 흘러나왔던 것같다.

아니...어쩌면 그 기타와 트럼펫 싸운드는 내 머리 속에서만 울리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만큼 나도 몽롱해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그날밤의 어두움이

촉촉하고 감미롭게

우리를 감싸주고 어루만지면서

살살살 녹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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