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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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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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 상편 


또각또각 상편

 

"또각 또각 또각 ... "

아.. 또야..

도대체 누군지 얼굴이나 보고싶네.

벌떡, 후다닥, 퉁탕퉁탕.

아.. 오늘도 확인 못했네. 젠장, 언젠가 꼭 보고만다!

아침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나는 시험 준비를 하기위해 집을 나와 고시원에 살고있다.

내가 사는 고시원은 흔히 다른 고시원처럼 2층은 여자, 3층은 남자가 살고있다.

솔직히.. 3층이라서 지나다니면서 2층에 사는 여자들을 구경(?)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이게 웬걸? 거짓말 안보태고 머리카락도 못봤다. .

아! 정정.. 아침마다 머리카락은 본다..뒷모습이지만..

집에서는 잠이 많고 잠귀가 어두운 나지만 희안하게도 다른 환경에서는 잠귀가 밝다.

그래서 아침마다 출근인지 등교인지를 하는 여자의 구두소리(운동화는 소리가 이리 크지 않을거다.)에 잠이 깨고..

어떤 인간(뇬..)인지 얼굴이나 보자고 후다닥 달려나가면 간신히 뒷모습만 보인다.

뭐..본다고 해도 딱히 뭐라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내 잠 깨우지말라고 운동화 신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아무튼 오늘 하루도 언젠가는 확인을 하겠다는 다짐아닌 다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다음날..

아..하늘이 도네 돌아..

이건 뭐..공부한답시고 집나와서 술을 더 자주 마시니..

부모님 죄송합니다..

아..해가 뜬 정도가 아니구나..

미화원 아저씨들은 벌써 일 끝내셨고..어라, 학교가는 사람들까지..

지금이 몇시냐..

헐.. 7시50분??

학교가는 사람 있는게 당연한거구나....

어라?

그러면..8시의 그녀를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횐가? 으흐흣!!

드디어 그 인간(뇬)의 얼굴을 구경할 수 있겠구나~

아줌마만 아니면 정말 이쁘게 감상할 수 있는데~

(아..솔로생활 몇년차냐..세기도 힘드네..다시 군바리가 된 느낌..사리가 한무더기는 나오겠다.)

자~ 매일 저쪽으로 내려갔으니까..저 모퉁이에서 기다리자~

5분만 있으면 나오겠네..

아..이럴때 한대 빨면 좋은데....

밥(술..) 사먹을 돈도 없는데 담배가 왠말이냐..

땅이나 긁고 있어야지..

긁적긁적..

긁적긁적..

긁적긁적..

또각또각..

어라? 땅긁는 소리가.........

아! 왔다

구두 소리를 듣는순간 잽싸게 고개를 들었다.

헐..

왠만해선 정신줄을 놓는 법이 없는데....

아줌마만 아니면 정말 이쁘다고 하려고 했는데..

이건..이건..

쿨의 "운명" 가사가 생각난다..

"왜 하필 이제야~ 내앞에 나타나게 된거야~ 우!"

정말 이쁘다.

갸름한 얼굴에.. 살짝 처진 눈매는 선해보이고..

동그란 눈..

오똑한 코..

살짝 깊은 인중..

조그만 입..

와..

키도..내가 딱 좋아하는..160을 살짝 넘은듯한 키..

몸매도....전체적으로 날씬하지만..

나올땐 살짝 나와있는 센스!!

아..아..

정말 내가 꿈에만 그리던 이상형이다.

멍때리고 있는사이..

그녀는 어느새 내옆을 지나서 주~욱 내려가고 있었다.

아.........

하긴.. 정신을 놓지 않았어도 소심한 내 성격에 먼저 말을 걸거나 하지는 못할테지.

나는..AB형이다..

남들에게 혈액형 맞춰보라면 가장 늦게 "설마..AB형??" 하고 되묻는..

그 선입관의 결정체인 거다..

난..절대 싸이코나 천재 또는 바보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소심하지만..

술..을 좀 마시면 가끔 덜..소심해진다.

근데..근데..

지금은 술을 마신 상태인데도..(좀 많이 깨긴했지만..)

그녀에게는 말 걸 용기가 안날 것 같다.

에효효효효.................

그래!

그래도 아침 내 잠을 깨우는 그녀가 이렇게 이쁘고 착한 얼굴이라는걸 알았으니..

이것도 큰 수확이다!

다음엔 말을 걸수있기를 바라며..고시원으로 들어갔다.

"또각 또각 또각...."

핫!! 벌떡 후다닥 퉁퉁..탁!(계단 중간에서 뛰는 소리)

아.. 오늘은 옆모습까지 봤다.

필사적으로 달려온 보람이 있군..

오늘은 평소보다 흐뭇한 하루가 되..려나?

나는 전에도 밝혔다시피..시험준비중이다.

음..내가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야설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시험인데..

야설 주인공도 한번에 딱딱 붙는 시험을..난..난..

아무튼!

공부하려고 고시원에 오긴 왔는데..

솔직히....공부를 안한다.

내가 있는 고시원이 대학교 앞이다보니..

겜방도 싸고.. 술집도 많고.. 만화방도 많다.

고시원에 올 때는 독한 마음으로 왔으나..

아! 누가 그랬던가..고시생의 마음은 갈대라고..(아무도 안그랬으면..내가 처음 한걸로 치자.)

작심 하루도 못가서 라면먹고 좀 자다가 일어나서 머리 툭툭 털고 겜방갔다가 밤늦게와서 자고..

이게 하루 일과가 돼버렸다.

그래서인가??

아침의 구두소리는 항상 잠에서 깰 때 듣지만....

학생이면 하교! 직장인이면 퇴근! 시간 쯔음에 들려야 할 구두소리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뭐..아까도 밝혔지만..내가 그 시간에 고시원에 붙어있질 않는다..

하지만!!

자명종 그녀(내 잠을 깨워주는..)의 얼굴을 확인한 이상!!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지는게 당연!!

몇시에 들어오는지 알기위해..

공부를 하기로 맘먹었다.

책 빌려다 볼 생각도 했지만..

책빌리러 간 사이 들어오게되면 낭패이므로..

맘 굳게 먹고 책상앞에 달라붙어서..

눈은 책을..손은 연필을 귀는 문밖을 향한채 엉덩이를 고정시켰다.

"또ㄱ..또ㄱ.."

어라? 구두소리같은데..너무 희미하게 들린다.

밖에 지나가는 사람인가??

아!!

이런..

아침엔 2층에서 내려가는 소리고..

지금은 1층에서 올라오는 소리라 이렇구나..

후다다..턱! 헉! 으.........폴짝폴짝..

살금살금..

아..

이미 늦었다.

들어갔나보다.

서두르다 발만 안걸렸어도..아..아퍼.

그래도 몇시쯤 들어오는지 알았으니 이제 겜방과 책을....이 아니라.

좀더 부딪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거다!!

아무튼 지금 시간이..5시 30분이네??

그럼..학생인건가??

학교 앞 고시원이니까..당연히 C학교 학생?

음..좋아좋아..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다니..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하는 기분이야..

미연시에서 호감도가 오르는 기분은..제길..말을 나눠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호감도냐 개뿔!

그녀를 알게 된지도(얼굴을 알게 된 지)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그녀에 대해 알게된 것은 얼굴이 여전히 이쁘다는 것. 단대가 경영대라는 것. 술을 별로 안마신다는 것..정도다.

얼굴이야 처음 볼때부터 알았던 거고, 경영대인건..

전공책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내 시력은 그렇게 좋지 않고..

처음 본 날처럼 술마시다 밤새고..기다렸다가 살~짝 뒤를 따라가서 알게 됐다.

왠지..이사X라는 이름이 생각나긴 했지만..난..5덕후가 아니다.

그리고 술을 별로 안마신다는 건..

학년을 몰라서 확실한건 아니지만, 아무튼 거의 매일 5시 30분쯤 고시원에 오고 또 나가거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먹자 대학생이 아니라는 건가..살짝 부끄러워진다.

아니면 다시 나가는데도 소리를 못듣고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뭐.. 어떻게든 점점 더 알아가겠지....

한달동안 이렇게 알아낸게 어디냐..

한달동안 그녀에 대해 요만큼이라도 알게된 것도 좋지만..

그녀 일상을 파악한답시고 책상앞에 붙어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나름 좋았다.

공부도 하고 그녀도 알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역시 난 여자를 골라도 잘 고른다니까~ 으흐흐~

뒹굴~ 뒹굴~

덥다 더워..

나는 지금 좁은 고시원 방구석에서 어떻게 하면 그녀와 말 한마디 나눠볼 수 있을까 고민하며..

뒹굴고 있다.

지금은 5월 중순..

내가 그녀를 알게된 지도 어느덧 두달이 됐다.

학생이면 대부분 6월 중순에 방학을 하니..

방학 때 그녀가 계속 고시원에 있으면 모를까 만약 집으로 가게 된다면..

나는 한달 안에 쇼부를 쳐야하는 것이다.

이번 한달을 놓치면..자칫하면 9월에나 그녀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의 일상을 살~짝 알게 된 후로도..

나는 일주일에 2~3번씩은 술핑계로(단순히 그녀를 보기위한 핑계다. 절대 술을 원하지는 않았다.)

아침에 그녀가 등교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차피 나는 백수라 평일이 주말같고, 주말이 평일같은지라..

남들 술마시는 주말에는 그녀가 학교에 가질 않으니 덩달아 술을 안마셨고, 그녀가 학교가는 날에만 친구, 후배한테 연락해서 부어대고 마셔댔다.

저렇게 술을 마셔댄 것은..

술을 좋아하는 것도 살~짝 있지만..

술김에라도 "어? 자주 보네요~?" 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는데..

흔히 무서운거나 불쾌한것은 자주 보면 볼수록 면역이 생겨서 괜찮아진다고 하는데,

그녀는 보면 볼수록 말걸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아..조금만 대충 생겼어도..술김에 확 질러보는건데..

오늘도 후배랑 소주를 마시고 입가심으로 정종한잔 하고, 그녀의 등교시간을 맞추기 위해

겜방에서 죽치고 앉아있다가 고시원앞 모퉁이로 갔다.

"또각~ 또각~"

오늘은 무슨 즐거운 일 있나? 발걸음이 여느때보다 경쾌한것 같다.

술기운에 내 귀가 이상한가??

아니다 얼굴에도 살짝 미소가 걸려있는게.. 기분 좋은 일이 있나보다.

헤헤..나도 좋다..

아..눈부셔.

그렇게 그녀가 나를 스쳐 지나가....다가

"저기요~?"

에??

뭐지??

나??

고개를 잽싸게 돌렸더니..

그녀가 나를 보고 있는게 아닌가?!!

뭐지....

"혹시, 이 동네 사시나 해서요..새벽운동을 자주하시나봐요~?"

허걱!

나한테 말하는게 맞다.

그런데....새벽운동이라니..

아..망할 내 옷차림이 문제구나.

참고로 나는 고시원에 바지는 추리닝바지 두개와 반바지 하나밖에 없다.

당연히 술마시러 갈때는 나름 대학로니..긴바지(=추리닝)를 입고 다녔고....

"아..네.........."

"한달 넘게 꾸준히 하시는 거 보니..정말 부지런하신가봐요~"

"아..네에..(한달넘게 술을 부지런히 마셨죠....)"

"아..제가 가는 길을 붙잡았네요.. 자주보다보니 왠지 아는사람 같은 기분에 그만.. 죄송해요..그럼 이만.."

"헛!! 이건 기회다!! 이걸 놓치면 나는 내시다!!"

"아뇨!! 저도 두달정도 자주 마주치니까 아는 사람같고 그래서 인사하려고 했어요."

"어머, 그래요? 다행이네요~ "

"네~ 학생이신가봐요?? 저 운동 끝날때 항상 어디 가는듯 하시던데.."

(어느새 나도 운동한걸로 마인드 컨트롤 끝냈다.)

"네~ 학생예요~"

"아~ 그러시구나~ 음.. 저..두달동안 얼굴 마주친 것도 인연인데..지금은 등교길이라 힘들꺼 같구..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 있으세요? 잠깐이지만 얘기나눠보니까 너무 즐겁네요."

(잘한다~ 이성호!! 아직 술기운이 남았구나~!!)

"네? 네..좋아요. 오늘 수업 5시에 끝나는데...."

"그래요? 그럼 5시에 제가 경....치 좋은데로 마중 나갈게요."

(헛..하마터면 경영대로 간다고 할뻔.. 조심조심)

"경치 좋은데요?? 경치 좋은데가 어딘데요?"

"학교 연못으로 갈까요? 학교 연못 인공폭포 옆으로 제가 5시에 갈게요."

" 네~ 좋아요~ 그럼 이따 봐요~ 갈게요~"

"네~ 잘가요~"

끼얏호~~~

이럴수가..

어젯밤 돼지꿈을꿨나..??

아, 잠안자고 술펐지.

어제 돼지안주를....

암튼!! 좋다좋아~

그녀도 나를 기억하고 있었을 줄이야..

내가 키는 좀 크지만 얼굴은 지극 평범인데..

혹시..그녀의 이상형이 지극 평범?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너무 앞서나가지말자..

아무튼 이게 어디냐~

아~ 연못에서 만나서 뭘 해야하나~

지금부터 할게 너무 많네.

잠도 자야하고....숙취해소에..데이트(?) 예상경로까지..

자~ 286뺨치는 머리통아~ 굴러라 굴러~ 최선 최상의 시나리오를 짜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하자꾸나~

아..............

내가 어떻게 됐지..

앞에도 밝혔듯이 고시원에 내 바지는..추리닝 두개에 반바지 하나다.

공부하는 사람이 옷이 왠 필요냐는 생각에 가져온 게 그거밖에 없다.

또....

중요한......

핸..드..폰..

내 핸드폰은 지금 발신, 수신 모두 정지중이다.

이것도 역시 공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수입이 없으니..핸드폰 요금도 부담되서이다.

자~

정리해보면..

옷, 핸드폰.

결국..돈이 문제다.

젠장.. 과외나 학원 강사자리라도 어디 없나?

아! 접때 선부형이 과외자리 들어오면 준다고 했는데..

들어왔으려나?

형만 믿고......

114를 눌렀다.

"......안내원 연결은 0번..........."

"네..정지 해제하려구요....."

자.....이제 남은건 형에게 과외자리가 들어왔느냐!!!!

"RRRRRRRRRRRRR"

역시....우린 나이를 먹긴 먹었어.. 컬러링따위..

"여보세요"

"예 안녕하세요 형~ 저 성혼데요~"

"어~ 그래, 왠일이야?"

"아~ 그냥 형 목소리 듣고싶어서~잘 지내시죠?"

"새끼~ 웃기지말고 왜 전화했어?"

"에이~ 진짠데.. 형~ 다른게 아니라..접때 술자리에서..형이 과외.."

"아~ 그거~ 너 신기있냐? 귀신이다 귀신. 내일 가서 만나기로 했는데 니 전화 수신정지라고해서 다른사람 주려고 알아보고있었지~"

"아앗!! 형! 저 제가 할게요! 저 잘할 수 있어요~ 시켜만 주십쇼~"

" 알았어~ 너 중학교 수학이랑 셤기간엔 암기과목도 가능하지?"

"당연하죠~ 중학교까지는 다 커버되요~"

"그래, 그럼 내일 니가 직접가서 학생이랑 학부모님이랑 얘기해봐라. 일주일에 3번, 1시간씩 15만원정도 생각하고 있는거 같더라"

"네~ 고마워요 형~ 제가 나중에 한턱 쏠게요. 번호랑 주소는 문자로 보내주세요~"

"그래 알았다. 잘지내고 담에 보자~"

"네~ 안녕히 계세요."

아싸!!!!

역시..사람은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햐~~과외를 언제 해보고 안해봤더라?

기억도 안나네.......

잘..할 수 있겠지? 돈이 걸렸다! 내 옷! 내 핸드폰! 나의 그녀!!!!!

자~ 이렇게 하나이자 전부인 돈이 해결됐으니..

이제 그녀를 만나서 어떻게 할까 생각해봐야지~

앗, 벌써 5시가 다돼가네?

휴우..지금당장 옷값이 없으니..뭐..추리닝입고..

나가보자.

화이팅 성호!!!!

술을..한병 빨고 갈까....

우르르~~

아 수업 끝났나보다.

건물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 인터넷에서 봤던..초글링들 몰려나오는 것마냥..

휴우~

자~ 머릿속으로 연습했던것처럼 잘 해보자~!!

아..저기 그녀가 온다.

시력도 안좋은데 그녀는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구나..

그녀도 날 봤는지 내쪽으로 걸어온다.

내가 평범하게 생겼지만..키는 좀 커서 멀리서도 알아보기는 쉽다.

"안녕하세요..많이 기다리셨어요?"

"아뇨~ 저도 지금 막 왔어요~"

"네.."

자~작년에 산에서 듣고 배운 것들을 명심하고..!!

(작년에 공부한답시고 산에 올라가서 거기 있던 형들한테 연애공부만 하고왔다.)

1. 남자답게 리드.

2. 유머

자세한건 잘 생각이 안나고 우선 이 두가지는 지키라고 했던것 같다.

"아직 식사 전이죠? 제가 맛있는 데 아는데 같이 가시죠."

"네? 네..그래요"

"그럼 자~ 주세요."

"뭐..뭘요??"

"뭐긴요..에스코트하는데..손을..농담이구요..그 책 무거워보여서요..저도 맨몸으로 다니면 학생 아닌거 같아보이잖아요.. 학생처럼 보이게 좀 도와주세요."

"아..괜찮은데.."

"아..님..아! 그러고 보니 여태 이름도 안물어봤네요..이름이 뭐예요?? 전 이성혼데.."

"아..강..미희요."

"아..네 미희씨..음 그러니까..제가 책 달라고 하는건~ 미희씨 무거울까봐 그런게 아니라요~ 제가 학생처럼 보이게 하려고 하는거니까 부담같지말고 주세요~ 설마 책가지고 제가 도망갈까봐 불안해서 그런건 아니죠?"

"네? 푸후후후~ 아~ 성호씨 너무 웃겨요.. 알았어요. 여기요.."

"아..제가 그런 소리는 아~주 가끔 들어요.."

"아~ 그런데 어디로 가시게요?"

"네~ 중문은 많이 가보셨을테고..혹시 칼국수 좋아해요? 칼국수 맛있게 하는데 알거든요~"

"네..좋아해요"

"다행이네요~ 가요~"

양도 많고 맛있다고 좋아하는 그녀..미희를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나보다.

밥먹으면서 그녀와 얘기를 해보니..

역시 경영학과 23살 학생인데 원래대로라면 4학년이지만 중간에 1년 휴학을 해서 지금 3학년이라고 한다.

휴학했다고 말할 때 표정이 약간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휴학한 이유는 천천히 물어보기로 생각했다.

밥을 다 먹고(칼국수에 밥도 나온다. 무한리필!!) 소화도 시킬겸 제일 인기있는 커피숍을 가자고 하면서 나갔다.

제일 인기있는 커피숍이 어디냐고 묻는 미희를 데리고 간 곳은..

도서관 휴게실.!!

살짝 황당해 하는 그녀를 보며..

"가장 잘 되는 커피숍 맞지??"

(식당에서 밥먹으면서 말을 놓기로 했다..그녀와 나는..궁합도 안본다는 4살차이!!)

"하..하..그..그렇네요.."

"밥먹고 바로 앉으면 소화 안될까봐~ 바람도 쐴겸~ 조금 걸을까??"

"네.."

그렇게 소화시킬 겸 산책을 하는데..

그녀가 갑자기 웃는다..

"호호호~"

"엥?? 갑자기 왜 웃어?? 아까 밥이 너무 맛있었어??"

"아..아뇨..그게 아니라..오늘 아침에 처음봤는데 지금 이렇게..밥먹고 얘기하는거 생각하니..웃겼어요..데이트같잖아요.."

"잉? 데이트 맞지 뭐~"

"에이~ 데이트는 사귀는 사이에 하는거죠~"

"그런가?? 하긴~ 본지 하루만에 사귀는건 좀 아니다~"

"네? 왜요? 오빠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 안 믿나봐요??"

흐음..여기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아..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믿는데..그게 첫눈에 반했다고 하면..왠지..

나는 외모만을 중시한다고 광고하는 거 같아서..좀 그래..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에

빠질때는 외모만이 아니라 성격 자기와 맞는정도 등등을 모두 포함해야한다고 생각해. 물론 "와, 저사람 정말 마음에 든다" 이런 건 있을 수 있지. 그런데 그게 꼭 사귀고 싶다 이런건 아니라고 생각해."

"아~ 저도 그래요. 그냥 저사람 잘생겼다. 멋있다. 이런건 있는데..그건 그냥 연예인 볼 때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응..대신..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보면..자꾸 보고 싶어. 왜~ 노래에도 있잖아.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맞아요 맞아~호호~"

계속 얘기하다간 내가 일부러 아침에 가서 마주친걸 밝힐까봐..일부러 다른 얘기를 하며..집(고시원)으로 갔다.

"여기까지 바래다줘서 고마워요~오빠도 이동네 살죠? 그러니 아침에 운동끝나고 이쪽으로 오죠~"

"아~ 아직 말 안했나? 내가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지? 그 고시원이 여기야~"

"네?? 아..그럼 우리 이웃사촌이었네요?"

"에이~ 아니지~ 이웃사촌이라고 해도..우리처럼 한지붕이야? 아니지~ 우린 한가족~"

"아유~ 하여간 오빠는~ 아무튼 오늘 재밌었어요~"

"아~ 맞다! 너 핸드폰좀 줘봐. 연예인 번호 알려줄게~"

"예?? 연예인 누구요??"

"있어~ 줘봐~"

"네..여기요..누구지..??"

"010-****-**** 통화~"

"부르르르르~ 부르르르르르~"

"에?? 설마....."

"아하하~ 연예인이 별거야?? 아까 니가 나더러 웃기다며~ 웃기는 사람이 개그맨이지 뭐~"

"에휴~ 하여간..알았어요.."

"그래~ 잘 올라가봐~ 나도 올라가야지.."

"네~ 오빠 잘가요~"

방긋방긋 으흐흐흐 쓰슥쓰슥

이 의태어는..20일동안 미희랑 가끔 밥먹고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가까워진 성호가..

입이 귀에 걸린채로 공부하고 있는 모양을 표현한 것입니다.

아..공부가 이렇게 즐거울수도 있다니..

복학하고 첫 여친 사귀고 데이트를 도서관에서 하느라 공부할때 이후로 처음있는 현상이다.

요새는 학교를 돌아다니지는 않고 밥만 가끔 먹는다.

지금은 6월초..즉..1학기 기말고사가 빠르면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망할 기말고사같으니!! 나의 미희(어느새 "나의"가 붙어버렸다..)를 볼 시간을 줄이다니!!

모든 시험은 없어져라!!! (내가 준비하는 시험도 그냥 저를 써주세요~!!)

암튼..셤기간이라 볼 시간이 줄어든건 아쉽지만..

그래도 기쁜 소식이 있으니....

바로바로~

방학!!!!!!

방학 숙제도 없는 대학 방학이지만.

미희는 집에는 잠깐 갔다가 방학기간에는 기숙사 신청을 한다고 한다.

즉!! 방학때는 오히려 볼 시간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왕이면 고시원에서 방학을 보냈으면 더 좋으련만..

고시원 상태를 아는 나로선..미희의 건강을 위해서라도..잘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여름엔 없는 병도 걸릴듯한 환경이다.)

사실..요즘에 내가 계획하고 있는게 있다.

바로....

지금처럼만..(요새 분위기 좋다.)

잘 되서 사귀게 된다면 고백을 9월 15일에 해서..

사귄지 100일째 되는날을 크리스마스에 맞추는것이다!!

100일..크리스마스..

기념일이 겹치면..

이벤트도 두번할걸 한번에..찌~인하게 할 수 있지않겠는가!!!!

9월 15일..

우선 내 목표는 9월 15일까지 점점 친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방학기간을 잘 이용해야지~

아~ 드디어 미희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즉, 방학이라는 거다!

오늘은..처음으로 미희랑 술한잔을 하기로 했다.

시험끝난 축하~겸~ 방학시작 축하주!

대학생때 술자리 이유야 갖다 붙이기 나름이지 않나..

두리번 두리번 올 때가 됐는데..

아! 저기 왔다.

아~ 역시 언제봐도 이쁘다..

여름이 빨리와서 그런지..(하긴 6월이면 완전 여름이긴 하지.)

봄에 봤을 때보다 얇고 짧아진 옷차림이..

지나치게 짧은게 아니라 야하거나 퇴폐적으로 보이진 않고 시원하고..에잇..그냥 한마디로 이쁘다.

살짝 짧은 청치마에 흰색 반팔티지만....

그 누가 입은 것보다 내눈엔 이쁘다.

아, 정정..주변에 남자들이 힐끔거리는걸 보니..다른남자눈에도 이쁜가보다.

아..안심할 때가 아니지..아직은 내 여자친구가 아니니..

"조금 늦었죠? 미안해요 오빠~"

"아냐~ 나도 지금막 왔어~ 다리 후들거리는거 보이지??"

"아~ 뛰어온거예요??"

"아니~ 너 기다릴까봐..5시간전에 나와서 서있었더니~"

"에이~ 오빠 또 시작이다.."

사실..같은 고시원이라 같이 나와도 되지만..

그럼 왠지 데이트 느낌이 아니라 정말 오누이같은 느낌이 들까봐..

일부러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은채..

좀더 가까운 사이로 가기 위한..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할까?

어차피 집에 갈때는 함께 가니까..

"아~ 아직 저녁 안먹었지? 술집에 지금 가면..벤또 주는데 있는데 거기루 가자~"

"네 오빠~"

"뭐 먹고 싶은거 있어?"

"음..글쎄요~ "

"여긴 이게 괜찮은데 넌 어때?"

"네~ 저도 이거 좋아해요"

"그래~ 여기요~"

"네~"

"이거랑 이거주시구요..술은..과일소주로 주세요~"

"네~"

미희는 술 마시는걸 즐기진 않지만 그렇다고 주량이 아주 약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소주 반병이 딱 주량이란다.

으흐흐~ 딱좋아 딱좋아~부담이 없어~

과일소주 피쳐하나를 다 먹어가는데 미희도 나도 딱~ 기분좋게 취한 것 같다.

"아~ 잘먹었다. 오빠 담주에 짐 나르는거 꼭~ 도와줘야되요? 오빠말만 믿고 과 오빠들이 도와준다는거 전부 됐다고 해놨어요~"

"그래그래~ 알았어~ 오빠 덩치를 봐라. 오빠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충분해~"

"에이~ 하긴..울과에도 오빠만한사람은 몇명 없지.."

"켁 그래그래..이 오라방이 한 덩치 하시지~"

"담주 금요일예요~"

"그래~ 짐싸는건 안도와줘도 돼?? 많으면 도와줄께~"

"에이~ 남자가 돌아다니면 안되잖아요~"

"뭐 어때~? 고시원에 짐들고 올때 동생(친동생)이 가져왔을꺼 아냐?"

"에이~ 그래도..짐은 그냥 제가 쌀게요~ 오빠는 그냥 날라만 주세요."

"그래..그럼 알았어~자~ 그럼 일어날까?"

"네~"

"아..1층 계단 막아놨다..3층까지 같이 가겠는데? "

"아..그러네요.."

"3층가면..오빠가 눈가려야되는데.."

"네?? 왜요??"

"남자들은..팬티만 입고 돌아다니거든.."

"에~ 정말요?? 설마..오빠도?"

"설마~ 오라버니께서는......반팔은 입는다구~"

"에이~ 뭐야~"

"뭐야 그반응은?? 팬티만 입고 다니길 바란거야?"

"그건 아니구요~"

"암튼 엘리베이터 내리면 내가 먼저 나가서 사람있나없나 볼께~"

"네 "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눈을 안가리고 2층과 3층 계단 사이까지 바래다 주고 방으로 들어갔다.

미희 이사가는 날.

아..아쉽지만..어쩔 수 없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건 나 하나로 족해.

"드르륵~"

메세지 : 오빠 준비다 돼써요~

짐 다 쌌나보다.

2층은 엘리베이터가 안되서..살짝 부담이 됐는데..

짐이 으음..살짝 있구나..

콜벤을 불러서 짐을 싣고 기숙사에 갔다.

서문쪽의 그나마 새 기숙사에 묵게 돼서 다행이다.

다행인가? 바래다 줄 거리가 늘어나서 다행일지도..조금이라도 오래 같이 걸을 수 있어서..

휴~ 이제 끝~

짐을 옮기고..속옷박스빼고 대충 정리까지 마쳤다.

"오빠 여기 물..힘들었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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