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즈시절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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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즈시절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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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리즈시절 - 9부 

 

아버지는 일찍 다니라시며 눈을 한번 부라리시는 걸로 끝났지만 외박에 대해 어머니의 잔소리를 족히 30분은 들어야 했습니다. 

나의 리즈시절 - 9부
 

‘저 녀석 저녁이나 줘’라는 아버지에 말에 겨우 끝나기는 했지만 어머니는 쉬이 화가 풀리시지는 않아 보여 앞으로 용돈 추가 전선에 이상이 생길 징조였다.

저녁을 다 먹을 즈음 정화에게 온 메시지를 보고서야 아직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들이 생각이 났다. 컨디션이 안 좋아 일찍 잔다는 정화와 어제 정화 괜찮냐는 싸가지 없는 후배놈들의 메시지였다. 그리고 부탁할 일이 있다는 은정이의 메시지.

정화는 항상 9시에서 10시사이면 잠자리에 드는 거의 착한 어린이 수준에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동아리 모임이나 특별한 일이 아니면 항상 10시쯤이면 이미 잠이 들고 새벽 6시면 일어났다. 새벽 4시나 되어야 겨우 잠이 들어 오후 12시나 되어야 일어나는 나랑은 완전히 다른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제대를 한지 한달이 겨우 넘었는데 내 생활 습관은 군대 가기 전으로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정화에게 간단히 잘자라고 전화를 해주었더니 몸이 좀 좋질 않았던지 칭얼칭얼 전화를 끊지 않았다. 은정이의 전화 메세지가 신경이 쓰여 정화를 겨우 달랜 후에야 은정이에게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성지니?”

“응 은정아. 삐삐 늦게 들었어 미안하다.”

“호호호 데이트라도 한거니?”

“아.. 좀 일이 있었어. 왠일이야?”

이상하게 그녀에게는 솔직하게 말이 나오질 않았다. 분명 정화랑 사귀고 있고 은정이는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냥 동창생일 뿐인데 정화에 대한 이야기는 자꾸만 숨기거나 말하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좋지 않았다 단순 전화통화일 뿐인데 바람이라도 피우는 것 같은 미안함이 들고 또 마음 한켠이 자꾸만 설레는 것도 사실이었다.

“저녁에 시간 좀 되니?

“응… 뭐 특별한 건 없네… 무슨 일 있어?”

“아 별건 아니구 커피라도 한잔 할래? 부탁할 것도 좀 있고”

“어? 커피? 응 그러자 그럼”

“그래 그럼 좀 있다 샤갈에서 봐”

“그래…”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레이스 스커트에 얇은 하얀 니트를 입고 나타난 그녀를 보자 입이 절로 벌어졌다. 편안해 보이는 복장이면서도 뒤로 질끈 묶어 동여맨 긴 생머리와 어울려 마치 TV속에서 막 뛰쳐나온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았다.

“어…”

“왜?”

“아니… 예뻐서”

“호호호 얘는? 어쨌거나 고맙다?”

“으응… 진짠데 근데 무슨 일이야? 부탁할 일이라는게?”

“저번에 말했잖아 리포트 좀 도와 달라고”

“아~”

저번에 컬러로 프린터 해다 준 리포트를 더 도와 달란 이야기였나 보다. 

“그래 그러지 뭐 어렵지 않아”

“근데 이번엔 그냥 리포트가 아니고 대학원생들하고 같이 한 연구과제를 정리하는 거라 좀 양이 많아. 성지 너 컴퓨터 좀 합니다면서?”

“아… 그래 조금”

“군대도 전산병 나왔다며?”

“조사했니? 흐흐흐흐”

“승용이가 그러던데 뭐”

헐 병과가 전산병인거랑 리포트 만드는 건 사실 차원이 좀 틀렸다. 전산병은 말 그대로 사단내에 행정보급 등을 전산화 시키고 그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고 리포트는 아래아 한글이나 워드 등을 잘 쓰는거지 않는가? 더욱이 전산병은 윈도우나 도스를 쓰는게 아니라 유닉스를 만진다. 전혀 다른 업무인 셈이었다.

“그렇긴 한데”

“왜? 안되?”

“안되기는 해줄께”

그래 안될 것이 뭐 있겠는가? 그냥 정리해서 프린터만 해다 주면 되는 일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첫사랑이 부탁하는 일인 것을 안되는 것도 되게 해야 할 판국이었다.

“호호 진짜지? 약속한거다?”

“그래 자료만 넘겨줘”

“으응? 아 이건 자료를 줘야 하기도 하고 니가 좀 도와 주기도 해야 되는데…”

“응? 프린터만 해주면 되는거 아니야?”

“호호 지금 정리된 건 프린터만 해주면 되는데 정리할 양이 좀 많아서 그것도 좀 같이 도와주면 안되? 선배들이 어차피 대학원 오면 내가 계속 해야 되는거라구 다 나한테 넘겨줘서… 어제부터 집에서 혼자 해봤는데 한글이 양이 많아지니까 줄이 잘 못맞추겠고 이쁘게 잘 안되. 어제 하루종일 이것만 했더니 진짜 눈이 다 아파”

졸업반이 그정도가 안된다는게 좀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부탁하는게 누군가? 은정이가 아닌가???사실 지금이야 그럴 일이 잘 없지만 예전에 워드나 아래아 한글 모두 양이 많아지면 단락이 튕겨 버린다던지 페이지간에 줄간 맞추는 것도 실제로 쉽지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내가 도와줄께”

“너무 고마워 내가 꼭 신세 갚을께”

“신세는 무슨 그래 언제부터 도와주면 되는건데?”

“지금은 정리하고 이것만 좀 정리해서 프린터 해 줘.. 참 그리고 커피 뭐 마실래?”

“뭐 난 아이스커피”

여자들은 만나면 수다가 길다. 맞장구를 쳐 주는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걸 요즘 들어서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나였다.

“아… 심심하다”

“응? 아르바이트니 연구실이니 해서 바쁜 거 같더니?”

“그건 그거고 주말엔 할일이 없어 심심하네 내일은 친구들이랑 영화나 보러갈까?”

“최근에 크게 재미있는 건 없던데”

피식 웃어버리는 그녀, 

“나가보면 알겠지 뭐. 누구한테 전화하지?”

“친구 많잖아?”

“다들 졸업반이다 뭐다 바쁘고해서 잘 못만나게 되네 나는 대학원 간다고해서 좀 시간이 있는편인데 다른 애들은 아무래도 취업 때문에 그런가 봐? 넌 내일 일요일인데 뭐해?”

“나?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그렇구나.. 에이 그냥 집에서 쉴까봐..”

그럼 나는 어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밀려왔지만 차마 그 말까지는 하질 못했습니다. 둘이 영화를 보러 갈만큼 친하진 않은거 같기고 하고 그냥 친구 누구에게 연락을 할까? 그런 고민을 하는 것 뿐인데 나하고 가자고 하면 왠지 들이대는 것 같아 실없어 보일 듯도 하였다.

“왜? 날씨도 좋은데 친구들 전화라도 해봐?”

“호호호호호.. 아니야..”

뜻 모를 웃음만 짓는 그녀.

“여자친구랑은 어때?”

“응? 뭐가???”

“아 어떻게 만난거야?”

“동아리 후배야…”

“예뻐? 키는 커?”

“으응… 키는 크지는 않는데… 괜찮은 편이지”

“그렇구나 니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니?”

“글쎄????? 내 여자친구에게 왠 관심이 그렇게 많아?”

“호호호 그렇네? 그냥 어떻게 만났나 싶어서”

내일 영화라도 같이 보러 갈까? 라던 말은 은정이의 갑작스런 질문공세에 쑥 들어가 버렸고, 오늘따라 유달리 수다스러운 그녀에게 무슨일이라도 있는건지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어쨌던 얼렁뚱땅 은정이에게 디스켓 한장과 과제를 같이 떠 맡게 되었지만 기분은 내심 좋았다. 또 만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텐데 하는 고민이 있을 뿐 과제를 해야 합니다는 부담 따위는 없었다. 어차피 나는 은정이와 전공 자체가 틀렸으니 내가 다 만들어 줄 일도 아니었고 기껏해야 워드를 작성해 주거나 프린터 해주는 일이 다였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내용을 열어보니 별다른 건 없었다. 간단히 정리해서 금방 끝날 수 있는 건이었다.

대학 졸업반씩이나 되서 아직 이 정도를 정리 못하다니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이런거라도 연결되고 있으니 이유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6월에 들어서자마자 대학가는 시험기간에 돌입했습니다. 길고 긴 여름방학 전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정화도 바뻐졌다. 워낙에 일찍 일어나는 아이라 새벽에 도서관에 자리잡으면 저녁까지는 꼼짝하지 않고 공부만 하였다. 저녁엔 보통 함께 저녁을 먹고는 일찍 자러 가거나 좀 이르다 싶을 땐 또다시 도서관에 돌아가곤 하였으므로 그 날 이후 우리의 데이트 같은 데이트는 살짝 보류상태였다. 

아직까지 복학을 하지 않은 내가 도서관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무료하기도 하였거니와 밤에는 간혹 은정이가 과외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리포트를 부탁해 오거나 맥주를 같이 한잔 하는 일도 있었으니 대학가가 시험기간이라도 나는 그리 심심하지는 않았다.

다만 졸업반인 은정이는 시험보다는 리포터로 대체하는 과목들이 많아 덩달아 내가 바뻐지곤 하였고, 더욱이 아직 리포트 자체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며 자기 방으로 초대하여 같이 만든 적도 있을 만큼 우리는 상당히 친근해져 있었다.

나의 리즈시절 - 9부
 

어느덧 시험기간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었고, 정화는 전공 두 과목이 시험이 끝나지 않아 도서관에 남아 있기에 저녁만 먹고 돌아오던 날이었다.

다른 학년에 비하면 졸업반이라 수강학점이 조금 적었던 탓에 일찍 시험이 끝난 은정이가 그간에 고마웠다며 맥주 한잔 하자기에 내가 승용이도 부르기로 하여 오랜만에 세명이서 한잔 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농담도 하고 은근히 친해진 우리가 신기한 듯 승용이가 쳐다보았지만 어차피 국민학교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던 사이였고, 워낙에 넉살 좋은 승용이가 둘 사이에서 어색해 할 일도 없었다.

“어 비온다”

맥주가 어느정도 들어가고 있을 때 창밖을 보던 승용이가 창밖을 가르켰다.

“많이오네?”

“소나긴가본데?”

소나기라는 은정이의 말과는 달리 저녁시간이 꽤 늦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는 영 그칠 기미가 안보였다.

‘정화 우산 있을려나?’

워낙에 꼼꼼하게 잘 챙기는 아이니 우산이 있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안주가 하나 더 나오면서 제법 술자리가 무르익고 있을 무렵, 삐삐가 왔다.

[오빠 잉… 나 다 젖었어… 오다가 넘어져서 가방도 다 버리구 옷도 다 버리구 아잉…힝… 또 감기 오는 거 같애 머리두 아프고 어떻해? 맞다 오빠 나 필기구도 다 잊어버렸어 아까 넘어질 때 어디 떨어진 거 같은데 힝]

칭얼 칭얼 거리는 정화의 메시지가 녹음되어 있었다. 몸도 약한 녀석이 또 아프기라도 할려나, 필기구는 또 다 어떻하다 다 잊어버린 건지… 에휴… 걱정스런 마음에 정화에게 전화를 넣었다.

“괜찮아? 어디 안다쳤어?”

“응 다치지는 않았는데 옷을 다 버렸엉… 필통두 어디로 날라갔는지 한 개두 없다. 오빠는 어디야?

집 같지는 않았는 지 정화가 물어왔다.

“아.. 승용이랑 오랜만에 맥주 한잔 하고 있었어. 약은 있어?”

“최근엔 며칠 괜찮아서 약도 안사놨는데 힝”

“기다려 오빠가 갈께”

“이 시간엘 어디와 괜찮아 쉬면 괜찮아 질거야. 친구랑 있다며”

“괜찮겠어?”

“응 괜찮아”

“그래 알았어 일찍 쉬어 오빠 내일 학교로 갈께”

“알았어 내일봐”

괜찮다고는 하였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정화의 목소리가 영 힘이 없었던 것이었다. 도저히 술 자리를 계속하기가 미안해서 은정이와 승용이에게 양해를 얻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정이가 왜 그러냐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은정이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으려니 정화에게 미안해서 안될 일이었다.

술집에서 나가자 마자 가장 가까운 문구점으로 뛰어 들어가 필기구와 필통을 사고 근처 약국에서 정화가 주로 먹던 종합감기약을 한통 산 이후에 정화의 자취방으로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이미 필기구와 약을 사느라고 어느정도 젖어버린 몸이 도로가에 내려 자취방까지 가는 길에 흠뻑 다 젖어버리고 말았다. ‘어차피 젖은 거 이런 모습도 한번 보여주지 뭐’ 하는 작전도 있었다.

연락을 받고 내려 온 정화에게 커다란 봉투를 내 밀었다.

“이게 뭐야?”

“응… 약하구, 필기구 하구”

봉투안을 들여다 본 정화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야 오빠 다 젖었었어”

“괜찮아”

“내가 안 괜찮다”

정화를 떼어 놓으려 했으나 정화가 내 품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너 다 젖는다?”

“괜찮다니까…”

그냥 그대로 정화를 잠시 안고 있다가 간혹 지나는 사람들이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또 정화가 더 젖을까 봐 정화를 가볍게 밀어냈다.

“오빠 이제 갈께”

한참을 안겨있던 정화가 눈물을 쓰윽 훔치며 품에서 떨어졌다.

“집에 가서 옷 좀 말리구 우산 가지고 가”

“괜찮아”

“내가 안 괜찮다! 들어가 얼른”

자취방에 들어간 정화가 수건을 한장 내밀며 나를 또 욕실로 밀어 넣었다.

“씻고 나와”

“어차피 옷 다 젖었는데 뭐”

“체육복 있어”

“응 무슨 체육복?”

정화가 남자 트레이닝복을 한벌 꺼내주었다. 아직 포장지도 뜯지 않은 새것이었다. 

“이게 왠거야?”

“혹시나 해서 하나 사둔거야 얼른 씻고 갈아입어”

흐흐흐 비오는데 뛰어다닌 보람이 있으려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욕실안에서 옷을 벗고 머리라도 감으려고 하는데 욕실 한켠에 저번에 사둔 면도기와 칫솔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꼭 신혼부부가 된 것 같은 묘한 마음이 뭉실뭉실 피어올랐다.

머리만 감고 몸을 닦은 후에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방을 나서니 정화가 커피를 끓여놓은 채 필기구를 만지고 있었다. 정화의 눈에는 아직도 약간 눈물이 비추는 것 처럼 보였다.

“감동했니? 좋지? 오빠 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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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오빠는 그런말 안하면 안되? 그런걸 말루하고 그래”

“그..그럼?”

“그런게 있어… 여튼 오빠는… 커피나 마셔 칫”

“그래…”

궁금한걸 어쩌란 말인가? 감동했으면 감동했습니다. 뭐 말로 해주면 얼마나 좋으랴? 좋아하는게 분명한데 물으니 또 물어서 분위기 깬다고 야단이다. 젠장…

내 옷을 주섬주섬 비닐 가방 안에 개어 넣던 정화가 속이 안좋은지 배를 만지다가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우웩… 우웩… 헛구역질을 하는 소리가 그리 두껍지 않은 욕실 문을 넘어 그대로 전해져 왔다.

“괜찮니? 정화야 괜찮아?”

“아… 응 괜찮아”

괜찮다고 하는 정화의 목소리는 이 없었고 곧이어 헬쓱해진 얼굴로 욕실에서 나와 침대 위에 걸터 누웠다.

“왜 그래? 속이 안좋아?”

“응 속이 좀 안좋네 점심 잘 못 먹었나봐”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정화의 얼굴이 창백했습니다. 얼른 사온 약봉지를 털어 약을 건네주었다. 정화는 약을 바라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다가 속이 좀 나아지면 먹겠다고 하였다.

정화가 끓여놓았던 따뜻한 물을 한잔 따라주곤 정화가 잠이 드는 걸 보고서야 조용히 자취방에서 빠져나왔다. 저 녀석 저렇게 약해서야 원… 걱정되는 마음에 혹시 내가 은정이랑 만나고 다녀서 내가 벌을 받나하는 왠지 모를 자책 반, 마음이 심란하였다.

학교 앞 버스정류장 쪽으로 우산을 쓰고 걸어나오던 중 퍼뜩 머리에서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임신??????’

그러고 보니 두번 관계를 맺을 때 콘돔을 한번도 쓴적이 없다!!!! 심지어 저번엔 두번이나 사정을 했지 않는가??? 그래서 약을 먹지 않은건가??

그런데 관계 가지고 한 보름이면 헛구역질을 하는가? 그때 벌써 알 수 있는건가? 그런쪽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나는 머리가 망치로 한대 맞은냥 멍해지며 별에 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집엘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임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온갖 생각이 다 머리속을 떠 다녔다.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나? 아니면 지우자고 해야되나? 결혼할까? 어머니는 아들 하나 있는거 장가 일찍 보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으니 정화하나 우리집에 데리고 오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실 것도 같았다.

온갖 떠오르는 생각에 새벽에 동이 터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어머니 잔소리에 자리에서 털고 일어났다. 오후 세시 정화의 마지막 시험도 이제 끝나갈 시간이었다. 오늘 정화를 만나야 했기에 정화에게 연락달라는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오빠~~~~”

날아갈 듯한 목소리로 정화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래 정화야 시험 잘쳤어? 몸은 괜찮구?”

“응 오빠가 준 약 먹고 푹 잤더니 몸이 아주 날아갈거 같은데?”

다행히 정화의 목소리는 아주 밝아져 있었다.

“어제 준 약 먹었어?”

“응 오빠가구 좀 있다가 깨서 다시 먹구 잤어”

마음 한켠에 쌓여있던 걱정이 우르르 무너지며 안심이 되었다.. 정화랑 시험 끝난 기념으로 저녁에 만나서 놀기로 하였다. 아마 내가 괜한 걱정을 한 듯 싶었지만 물어는 보아야 할 것 같았다.

둘이서 학교앞 피자집에서 피자를 한판이나 다 먹고 맥주까지 곁들이고서야 겨우 그 이야기를 꺼내볼 수 있었다.

“정화야… 혹시 말이야 어제 헛구역질한거 혹시… ”

시험 내내 스트레스가 심했던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고 의자 뒤로 기대어 쉬고 있던 정화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바로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호호호호호호 아니야… 오빠 나도 잘은 모르는데 아니야. 정말 어제는 속이 안좋았던거구… 그래서 만약에 그거면 어쩔건데?”

왠지 모를 장난기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어보는 정화의 눈이 빤짝빤짝 빛이나고 있었다.

“뭐 어쩌기는 부모님한테 이야기하고…”

“이야기 하고?”

“너만 괜찮다면 학생부부하지 뭐”

간신히 말을 풀어놓았지만 정화가 어찌 생각할지는 몰랐다.

“호호호호호 그래 우리 오빠 이쁘다. 호호호호 아니야 걱정 안해도 되 나 오늘 아침부터 그거 터졌어”

“그거? 그게 뭔데?”

“여자들 한달에 한번 하는거 호호호호호”

생리가 시작되었음에도 정화의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나 역시 뭐 학생부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기는 하였지만 한편으론 조금 남아있던 근심들이 훌쩍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빠, 엄마가 고향 좀 내려오래”

“아 방학이라고?”

“응 자꾸 몸이 아프다고 하니까 우리 동네 한약방에서 약 좀 짓고 좀 쉬다가 다시 올라오라는데?”

하기사 시험기간 무리하더니만 결국 어제 다시 앓아 눕기까지 한 정화였으니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걱정하실만도 하였다.

“그래 가서 좀 쉬다가 와 방학인데 부모님도 너 보고싶으실거 아냐”

“울 오빠 못봐서 어쩌지?”

“언제 갈건데?”

“이번 주말에 내려갈려구”

“얼마나 있을거 같은데?”

“보통은 한 보름쯤? 호호 보고 일찍 올라올께”

“그래 몸조리 잘 하고 와야되 알았지?”

“네~~ 오빠두 나 없을 때 바람피고 그러면 안되?”

“야야 너나 나 좋아하지 누가 나 좋아할려구”

“아냐 아냐 우리 오빠가 얼마나 멋있는데?”

“퍽이나…”

기껏 시험이 끝났는데 정화를 보름이나 못본다는게 아쉽기는 하였지만 내려가서 보약이라도 한재 먹고 오는게 정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고 당연히 방학이니 고향을 갔다 오기도 하여야 할 일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우리는 정화가 내려가는 주말 전 까지 종강파티등을 핑계로 동아리 사람들이랑 술자리를 가지거나 우리 둘이 못다한 데이트를 즐겼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정화가 생리 중이라 기회를 몇번 엿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계를 가질 수가 없었다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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