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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검증소 야설 다시, 그 여름으로 1부

나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잔뜩 취해서 비틀비틀 걸어가고 있다.

아까 통화만 생각하면 화가나고,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미치도록 화가 났다. 그래서 근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이기지도 못할만큼 죽도록 마셨다.

나는 올해로 43살이다.

2주전에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30대부터 주식과 선물에 투자하는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면서 1년에 10억 이상 버는 잘 나가는 엘리트였다.

음대를 나온 예쁜 마누라도 있었다.

자식은 없다. 내가 정자수도 적고, 정자의 운동도 약해서 임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번 시술할 때마다 천만원 가까이 드는 시험관아기를 4번이나 했지만 결국 아기는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행복한 결혼생활이었다.

아내는 자기 가꾸기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매우 아름다웠고, 워낙 섹스를 좋아해서 나를 밤마다 매우 기분좋게 해 주었다.

한마디로 아내는 남자없으면 못사는 그런 여자였다.

사까시를 할 때도 스스로 자지를 목구멍 깊은 곳까지 집어넣어서 빨아주고, 섹스할 때는 온갖 체위를 요구한다. 심지어는 후장섹스도 본인이 먼저 요구해서 시작하게 되었었다.

내가 맨날 '너는 남자없으면 하루도 못살 여자야'라고 놀려대곤 했었다.

하지만 몰락은 한 순간이었다.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슬슬 어려움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달러기반 선물에 대량으로 투자해 놓았던 것이, 2011년 미국 신용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달러화가 대 폭락하고, 주가도 폭락하면서 한 달만에 투자자금의 80%를 날리게 된 것이다.

그 때 집이나 땅 등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을 담보잡혀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심지어는 서초동에 사드렸던 부모님 집까지 담보잡혀 자금을 꼴아박았지만 막지를 못했다.

2013년도에 나는 파산을 신청했고, 이에 화가난 투자자들이 고소를 했다.

경찰, 검찰 불려다니면서 조사받고, 결국 2015년 1심에서 2년형을 받고 법정구속을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2주전에 출소를 하게 된 것이다.

아내와는 교도소에 있을 때 이혼을 당했다.

구속 후 7개월 쯤 되었을 때 아내로 부터 이혼서류가 날라왔다.

나는 이혼은 안된다고 하였지만 구속자체가 이혼사유가 되기 때문에 변호사를 통해 이혼소송이 진행되었고,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게 되었다.

출소 후 계속해서 아내에게 한번만 만나자고, 아직도 사랑한다고 계속 전화를 했었다.

그러나 아내는 한번도 만나주지 않았다.

아까도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었다.

아내는 계속 안된다고 했다. 그 때 아내 전화기로 들려오는 어떤 남자의 목소리...

아내는 벌써 어떤 남자랑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남자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여자였으니...

그 남자 목소리를 듣고 힘없이 전화를 끊고 이렇게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신 것이다.

나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배신감만 느껴지고, 미칠 듯이 화만 났다.

비틀대면서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들어갔다. 현재 나는 갈 곳이 없어서 부모님 집에 얹혀서 살고 있다.

내가 부모님 재산도 다 말아먹어서, 이제 부모님은 구로동 구석에 10평짜리 지하 두칸짜리 방에 살고 계신다.

도어락을 열고 숫자키를 누르는데 술이 취해서 그러는지 계속 오류가 났다.

그 때 누가 문을 열어 주신다.

어머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내 어머니...

현재 시각이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어머니는 나를 기다리셨나보다.

"왜 이렇게 늦었어?"    "술은 왜 이렇게 많이 마신거야?"

어머니가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부축해 주시면서 물어보신다.

"그렇게 됐어요. 죄송해요 어머니...."

나는 힘없이 대답하면서 마루바닥에 주저 앉았다.

바로 찬 물을 한 컵 떠오셔서 내게 주시면서 어머니가 내 옆에 앉으신다.

"많이 힘들지? 괜찮아...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엄마는 우리 아들 믿어..." 하시면서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셨다.

난 아무말도 못하고, 어머니를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울지마.. 울지마.. 내 아들... 괜찮아.. 괜찮아..." 어머니가 눈물을 닦어주시면서 다독여 주셨다.

내 나이가 40이 넘었는데도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내가 어린애처럼 보이시나보다.

하긴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나에 대한 사랑이 깊은 우리 어머니시긴 했다.

동생이 둘이나 있는데도 유독 나에게만 더욱 깊은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가만히 어머니 얼굴을 봤다.

이제 나이 64세이신 어머니, 그렇게 예쁘셨던 어머닌데 이제 눈가와 이마에 주름이 지시고, 눈 옆과 손등에 노인들이 피는 검버섯이 보였다.

우리 어머니 키는 165cm이시다. 그 나이 때 치고는 꽤 크신편이다.

처녀 때 공장 사람들이 미스코리아 나가보라고 했을 정도로 미인이시다.

아이 셋을 낳고도 허리 사이즈 24를 유지하셨을 정도로 몸매도 좋으셨었다.

그런 어머니 였는데 아버지 만나서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결국 늙어서 아들때문에 또 고생하시는 어머니...

나는 평생 어머니 손 하번 제대로 잡아드린 적이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 해드린 적이 없고, 따뜻하게 제대로 한번 안아드려 본 적이 없다.

왜 그랬을까?? 어머니는 나에게 이리도 지극정성이신데 나는 왜 한번도 어머니를 제대로 대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일까?

아마, 그 여름 사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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