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광고회사라지만 중소기업이다 보니 좀 다니다 보니까 이게 한계가 보이더라고 

나보다 경력이 5 ~ 10년 된다는 사람들도 연봉이나 월급 상황보면 이건 뭐 답이 없더라고... 

그렇다고 일이 아주 신나는 것도 아니고 '니가 여기서 얼마 동안 일하면 나중에 뭘 할 수 있다.'식으로 던지는 미끼도 

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는대 보면 그냥 희망 고문일 뿐이고... 

회사에서 경력 더 쌓는다고 나을게 없다고 생각하니 정이 떨어 지더라고 그래서 대충 알바들어 오는 수준을 보니까 

이게 월급 보다 더 낫겠다 싶기도하고 아침 9시에 출근해서 퇴근 시간 없는 생활에 지치고 넌더리가 나더라고 그냥 재능 낭비하는 것 같고

생각해 보니까 그래도 이것 저것 공부해 둔게 있어서 찾아 보면 굶어 죽을 일은 없겠구나 싶더라고...

그래서 사노예에서 용병노예가 됐지...

어찌됐건 간지 프리랜서로 환골탈퇴를 하게 됐어...

회사 다닐 때도 좀 이쁘게 봐주던 거래처들이 있어서 

선후배들 모아서 좀 큰 건도 몇개 잡고 하다 보니까 비슷한 나이 대에 비해서 큰 돈도 좀 만지고 했어 

어디 까지나 상대적으로 좀 많이 번거지 뭐 성공했다 이런 수준은 아니고...

큰 맘 먹고 차도 뽑고 내 소유로 사무실도 내고... 

출근이나 등교를 안한다는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 늦으막히 일어나서 일좀하다 배고프면 밥먹고 

저녁때 누구 만날일 있으면 만나거나 여자 생각 나면 아는 여자 전번 돌려보다 시간되는 애 불러내서 떡이나 치고...

머리도 좀 기르고 다니고 수염도 좀 기르고 누가 봐도 저 ㅅㄲ 존나 영혼이 자유로운 놈이구나 하는 티가 팍팍났지...

그때 빈티지 부츠 같은거 열심히 신고 다니고 그랬다.

염색은 또 개나 소나 다하고 다녀서 그냥 흑발로 다니고...

단발머리는 가끔 만날 때마다 좀 깍으라고 성화였고 누나는 서른으로 꺽어 지면서 그냥 니 편한대로 하고 다녀라 뭐 그런식이더라고

누나는 서른 넘으면서 술도 줄이고 사업하겠다고 허구헌날 나붙잡고 이거 하면 잘 되겠다면서 아이템 찾고 앉아있고 

쇼핑몰이랑 뭘 해보겠다 그러고... 

자세한건 여기다 얘기하기 그렇고... 

집에 돈이 많으니까 하고 싶다고 하면 지가 못할 것도 없겠지...

가끔 누나 오피스텔에서 예전처럼 포르노찍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 누나는 피곤하다고 출근해야 된다고 자고 

나는 거실에서 노트북 펴놓고 밤세도록 게임하다 새벽즈음에 침대로 겨들어가서 자는 거 깨워서 하고 

은근 여자들 자다가 하는 거 또 좋아하더라고 아주 피곤할때는 꺼지라 그러는대... 

아침에 출근하는 소리듣고 잠깐 깻다가 난 계속자고 10시쯤 일어났더니 밥차려 놓고 갔더라고 천으로 된 덥게도 덥어놓고

가끔 이렇게 지혼자 여심 코스프레 같은 거 하고 그랬지... 

반찬 이래봐야 계란말이 소세지 같은 거 볶아 놓는 게 전부지만 그것도 아주 모기 눈꼽만큼 해놓고 가더라고...

- 맛 없어도 먹어 -  

포스트잍도 붙여 놓고...

차려 놓은 거 대충 먹고 설거지까지 해 놓고는 터덜 터덜 나도 늦은 출근을 하지...

사무실 근처에 스타벅스 비슷한 테크아웃 커피 파는 대가 있어서 항상 거기서 커피사들고 들어가는대...

그날은 어디서 본듯한 여자애 하나가 앉아서 책보고 있더라고... 

머리도 길고 키도크고... 짧은 반바지에...

이뻐서 어디서 본듯한 착각, 기시감 같은 거겠지 하는 대...

박하사탕... 

보니까 학교 다닐때 소개팅하고 같이 박하사탕 봤던 애 더라고... 

그때는 밍크 반코트 입고 다니고 그래서 좀 싸가지 없어 보였는대... 

지금은 그냥 동내 기집애 처럼 앉아 있더라고...

아마 소개팅하고 서로 느낌은 좋았는대 몇번 만나다 흐지부지 헤어진 애였어...

영화보고 둘이 설경구의 연기와 기차가 가는 걸 필름을 거꾸로 돌린 연출에 대해서 둘이 극찬을 했었는대...

그때는 내가 아주 달개 탄 카푸치노를 좋아해서 그거 홀짝 거리면서 스윽 갔지...

"어~이"

하니까 처음엔 못 알아 보길래 앞머리를 슥 올려 줬더니 아~ 하고 알아 보더라고...

대충 얘기 들어보니까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백조로 있더라구...

알고보니 집이 내가 있는 사무실 근처더라고... 

사무실이 주택가 근처에 집이랑 상가랑 있는 건물 2층 이었거든... 

책이랑 컴퓨터랑 기자제 같은 거 좀 쌓여 있고 한 쪽에 칸막이 해놓고 샤워 부스도 있고 작은 주방도 있어서 사무실에서 거의 먹고 자고 했지...

사실 목돈이 좀 있었는대 누나가 돈 있으면 무조건 집부터 사놓라고 하고 집에서도 장가갈꺼 생각해서 집부터사라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