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아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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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아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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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냐옹아 - 4부 

 

 

“오빠.. 좁은 데서 그러지 말고 침대 위로 올라와서 자요...” 

 

냐옹아 - 4부
 

  

침대에서 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난 내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근거리에서 잠시만 같이 있어도 온갖 엉큼한 생각이 떠오르는 판국에 

내 바로 옆에 누워 있을 그녀를 두고 얌전하게 잠만 잘 순 없을 것 같았다. 

  

“괜찮아...정 불편하면 내려가서 차에서라도 자면 돼...” 

“왜 넓은 침대 놔두고 그래요... 그리고 내려가서 자면 저 혼자 여기 있어야 하잖아요...” 

“그건 그런데... 그래도...” 

“그러니까 올라와서 자요. 뒤척이는 통에 저까지 못자고 있잖아요.” 

“정 그렇게까지 네가 날 원한다면야 뭐~~ ” 

“어머~~ 다시 내려가요 그럼!!” 

  

이성과 단둘이 같은 침대에 누워본 지가 좀 오래되다보니 어색함에 태연한척 농담도 해봤지만 

옆으로 다가가 눕는 동안 난 마치 첫 경험을 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 또한 이 상황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는지 자신의 몸에 이불을 둘둘 말은 채 벽을 보며 누워있었다. 

  

“덮을 거 있어요?” 

“어? 아니 하나 밖에 없나 보네 이불이..” 

“그럼.... 같이... 덮을,,, 래요?” 

“아냐..아냐... 술기운이 올라서 그런지 덥기만 한데 뭐... 자다가 추우면 샤워가운 가져다 덮으면 되고...” 

  

혹시라도 그녀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나도 그녀와 등을 진 채 옆으로 누웠다. 

굳이 이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쪽잠을 자 듯 누워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20대 때 화려한 연애 한 번 안해 본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나는 좀 심하게 화려하고 난잡했었다. 

명문대 학생이라는 허울 좋은 간판과 부모님이 주시는 넉넉한 돈 덕분에 

쉽게 여자를 만나고 쉽게 잠자리 갖곤 했었다. 

물론 군대에서 개과천선을 하긴 했지만 나를 배신하고 떠나버렸던 마지막 여자 친구와도 

틈만 나면 MT를 갔을 정도로 여자와의 잠자리에 능숙하고 익숙했던 사람이었다. 

허나 3년 동안이나 여자를 멀리하고 살아왔던 삶은 

나를 소심하고 조심성 많은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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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청하려 머릿속으로 양 천마리는 불러낸 것 같은데 의식은 오히려 더 또렷해져만 갔다. 

혼자 자는 것에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다리 사이에 넣고 자던 베개가 없어서였는지 눈만 껌뻑이며 누워있었다. 

이런 나와는 달리 내 옆자리에선 아까부터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술기운 때문인지 가끔 몸을 뒤척이긴 했지만 냐옹이는 내가 옆에 있는 게 의식도 되지 않는 듯 참 잘도 자고 있었다. 

그녀의 숙면에 남자로써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겼지만 애써 술 때문이라며 자의를 해보게 된다. 

  

잠도 오지 않는데 한동안을 꼼짝 않고 누워만 있었더니 좀이 쑤셔 미칠 것만 같았다. 

이대로 있다간 체크아웃 시간이 될 때까지 이 모양 이 꼴로 있을 것만 같아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왔다. 

  

샤워라도 하면 잠이 올까 싶어 욕실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방안과는 달리 화장실 조명은 무척이나 밝았다. 

혹시나 불빛 때문에 냐옹이가 깨진 않았을까 자는 모습을 재차 확인 한 후 옷을 벗고 샤워를 했다. 

  

“아~~~~ 살 것 같다...” 

  

뜨거운 물이 머리를 지나 발끝에 닿자 오늘 하루 냐옹이로 인해 쌓였던 피로가 훌훌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눌려있던 머리도 감고 양치도 하고 찝찝했던 몸이 상쾌해지니 솔솔 잠이 몰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찬물로 마무리를 하고 몸을 말리고 있던 난 순간 머릿속으로 빼먹은 게 생각나 다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떡줄 사람은 쿨쿨~~자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난 바다워시로 내 물건을 정성껏 다시 씻고 나왔다. 

  

욕실 밖으로 나와 마른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며 침대 쪽을 확인했다. 

좀 전까지 옆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냐옹이를 보고 있으려니 

내 스스로가 참으로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잡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자겠다는 일념하나로 눈을 감고 있자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신이 점점 아득해지는 게 이번엔 필히 잘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하필 막 잠에서 깬 듯 잠기운 가득한 냐옹이의 목소리가 들려와 도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오빠.... 미안한데 저 물 좀....” 

“어... 언제 깼어?” 

“오빠 샤워하러 들어 갈 때요..” 

“에?.....아.... 나 때문에 깼구나..” 

“아뇨... 그 때 목이 말라서 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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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을 흐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필 욕실 문 근처에 냉장고가 있었으니 냐옹이 입장엔 차마 물을 꺼내러 가지 못한 듯 싶었다. 

  

“근데 남자가 왜케 샤워를 오래해요...” 

“그... 그랬나?” 

“네... 나온 줄 알고 일어나려는데 다시 들어가서 씻는 것 같던데..” 

  

쪽팔렸다. 괜스레 도둑이 제 발 저린 기분이었다. 

  

“그.. 그게 그냥... 그냥 좀 덜 닦인 데가 있어서...” 

“목말라서 혼났잖아요...” 

“그래서 나 올 때까지 누워 있었던 거야?” 

“네.....” 

  

다행이었다. 안도감과 함께 괜스레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으이구~ 곰순아... 목마르면 걍 가져다 마시면 되지.. 그게 뭐 어렵다고..” 

“우~이씌~ 기껏 참았더니...” 

  

쾌재를 부르며 침대에 누우려는 찰나 등 뒤로 비수가 날아들었다. 

  

“별 거 없을 것 같은데... 그럴 걸 그랬어요.. 힛” 

“ㅂㄷㅂㄷ” 

  

잠시 후 

  

“오빠 자요?” 

“어.....” 

“치... 자는 사람이 어떻게 대답은 해요..” 

“잠꼬대야...” 

“아~ 진짜!!..” 

“근데 왜 불렀어.” 

“미안한데 에어컨 희망온도 좀 낮춰줘요. 자는데 더워서 혼났어요,,” 

“이거 많이 낮춘 거야.. 

 가디건도 안 벗고 이불은 몸에 칭칭 감고 자니 그런 거지. 걍 샤워를 하고 와..” 

“보이잖아요... 이따 오빠네 집에 가면 씻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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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딱 걸렸다!!! 

  

“음~~~ 뭐 보여 봤자......” 

“씨... 하지 마요... 하지 말랬어!!!” 

“별 거 없을 것 같은데 키키키” 

“짝~~~~~~~~~” 

  

내 팔에 남아있던 물기가 그녀의 손바닥과 어우러져 참으로 찰진 소리를 만들어냈다. 

  

“야~~ 그렇다고 때리냐... 손 무지 맵네..” 

“치.. 여자한테 할 소리가 있고 안 할 소리가 있죠!!” 

“그런 게 어디 있냐? 남자나 여자나 그....부분은 같은 거지!!” 

“틀려요.. 남자야 하나지만... 여자...는....” 

  

순간 얼굴에 열기가 확 쏠렸다. 

냐옹이도 아차 싶었는지 말끝을 이내 흐리고 말았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렇다 그래... 피곤해 잘랴....” 

  

민망함에 잠시간 정적이 흐르던 사이 그 새를 못 참고 냐옹이는 또 다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오빠 자요?” 

“하~~ 왜 또?” 

“치... 맨날 . 왜..왜...왜” 

“할 말 없으면 잔다~~~” 

“아아~~~ 오빠 때문에 깼으니 잘 때까지 노래 불러줘요..” 

“하아~ 뭔 노래.. 그리고 뭘 나 때문에 깨.. 목말라서 깼다며” 

“오빠 때문이죠!! 오빠가 샤워하고 있지 않았으면 바로 마시고 잤을 건데욧!!!” 

“이건 법적으로도 미필적 고의를 적용하긴 힘들어.. 

 내가 샤워하러 간 사이에 네가 목말라서 일어날 걸 예측하긴 어렵고, 

 더군다나 혹시 네가 깼을지 확인까지 했었는데 내가 볼 땐 영락없이 자는 걸로 보였으니까~~” 

“뭐라 그러는지 건지.... 됐어요.. 남들 앞에선 잘만 불러줘 놓고선...” 

“내가 언제?” 

“전에 모임 할 때 언니들한테 노래 불러줬다던데요...” 

“야~~ 그건 모임에서 술 마시고 노래방 가서 부른 거잖아. 어떻게 이거랑 같냐 그게..” 

“치... 됐네요...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요... 딴 여자들 앞에선 잘만 부르고...” 

“하~~ 참네... 뭔 딴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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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이는 삐졌는지 또다시 나를 등지고 누워버렸다. 

  

“나 목소리가 별루라 노래도 못 불러....” 

“됐어!! 오빤 여잘 몰라~~!!! 

얘는 가만 보면 지 기분이 나쁠 때면 나한테 항상 반말인 것 같다... 

  

“알았어.. 알았어.. 불러 준다 불러 줘...” 

“됐네요~~~ 엎드려 절 받기...”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달래는 줘야 할 것 같았다. 

  

“아... 해달라는 대로 다 할 테니까...” 

“힛~~ 진짜죠?” 

“차..암네...” 

  

뒤 돌아 씨익~ 웃고 있는 냐옹이의 모습에서 난 파닥파닥~~낚였음을 절감했다. 

  

“노래하면서 팔베개 해줘요.. 나 잠들 때 까지. 단~~ 엉큼한 짓은 안돼요~~” 

  

내게 지금 시키고 있는 일이 날 엉큼하게 만든다는 건 모르는지 

냐옹이는 이제껏 본 모습 중 제일 해맑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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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펴요... 그래요 내가 베지..” 

“자~~ 벼라 벼 실컷” 

“음~~~~ 시원하다.. 샤워하고 나와서 그런지 오빠 팔 무지 시원해요 힛.” 

  

오늘 하루, 아니 전생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거리에 냐옹이가 다가와 있었다. 

그녀가 베고 있는 오른팔에 나도 모르게 힘을 주고 있다. 

분명 방금까지 시원했었는데 내 몸은 마치 불가마에 들어온 것처럼 뜨거워져 있었다. 

  

[다가가면 뒤돌아 뛰어가고 쳐다보면 하늘만 바라보고] 

[내 맘을 모르는지 알면서 그러는지 시간만 자꾸자꾸 흘러가네] 

[스쳐가듯 내 곁을 지나가도 돌아서서 모른 척 하려해도] 

[내 마음에 강물처럼 흘러가는 그대는 무지겐가] 

[뛰어 갈 텐데 훨훨 날아 갈 텐데 그대 내 맘에 들어 오면은] 

[아이처럼 뛰어가지 않아도 나비 따라 떠나가지 않아도] 

[그렇게 오래오래 그대 곁에 남아서 강물처럼 그대 곁에 흐르리] 

[뛰어 갈 텐데 ~~~날아 갈 텐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며는....] 

- 조덕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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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이렇게 잘 부르면서 못 부른데. 더 불러줘요~~” 

“다음에~~” 

“아~~~ 왜요...”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선~~~물” 

“,,,,,,,,” 

“모르냐? 아~~ 세대차이 나네.. 어떻게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모르냐..” 

“뭥미?” 

“됐고.. 한 번에 하나씩이라고” 

“피~~” 

“이제 자자 피곤하다...” 

  

돌아누우려다 노래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내 머리를 베고 있는 냐옹이 때문에 

도로 천장을 바라보고 누울 수밖에 없었다.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내 얼굴을 향해 있는 그녀의 눈빛이 느껴져 

슬금슬금 나도 모르게 실눈을 뜨게 된다. 

  

“오빠 자요?” 

“으음....” 

“그럼 잠꼬대라도 해요..” 

“음” 

“풋.” 

“왜 웃어..” 

“귀여워서요..” 

“쓰읍... 혼난다...” 

“알았어요.. 근데 그거 알아요? 전 오빠 목소리가 무지 매력 있게 들려요.” 

“흠... 너 귀 언제 팠냐?” 

“치... 저 매일 파요...” 

“내가 학교에서 소음진동 공부했거든.. 너 확실히 청력검사 받아봐야겠다...” 

“치.. 정상이라구요.. 왜 오빠는 오빠 목소리가 별로라고 생각해요?” 

“별로니까.. 난 허스키한 내 목소리가 싫어.. 고등학생 때부터 목소리가 스트레스였어..” 

“흠.... 난 맨 첨에 톡에서 오빠 목소리 들을 때부터 좋았는데.. 자꾸 듣고 싶고..” 

  

그녀의 말에 심쿵했지만 애써 참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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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굵은 목소리가 좋지.. 이런 허스키한 목소리가 뭐가 좋냐. 아부하기는” 

“치.. 아부 아니에요.. 저번에 언니네 갔다 오빠 목소리 섹시하다고 해서 그 때 전화..” 

“켁~~~~~~”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 평생 전혀 들어보지 못한 말을 들은 듯 했다. 

아무래도 내 청력검사부터 다시 해봐야 할 듯하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것인지 내 귀가 의심스러웠다. 

  

“미..미쳤다 너...” 

“큿. 우리 언니도 내 친구도 지금 오빠가 한 말처럼 하던데 힛..” 

“그러니까... 자꾸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치.... 뭐가 이상해요. 내가 그렇게 느껴서 그렇게 얘기하는데.. 

 왜 내가 느끼는 걸 오빠 맘대로 판단해요!!” 

  

딱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오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해도.. 오빠 맘대로 판단해서 미쳤다고 할 거에요?” 

“왜.. 왜 그래... 갑자기....” 

“맨 날 농담으로 진짜 자기감정은 숨기려고만 하는 겁쟁이 같은 놈.... 

 좋아하게 만들어 놓고 상대가 다가가면 멀리 달아나버리는 비겁한 놈... ” 

“............” 

“먼저 연락하기 전에는 절 때 연락도 안하는 싸가지 없는 놈. 

 결국,,, 여자가 먼저 말하게 만드는 나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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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이 맞다. 

난,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을 숨기려고 벽을 쌓던 겁쟁이였고 

그녀가 날 좋아한다는 걸 알았지만 혹시 내가 상처 입지는 않을까 싶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비겁한 놈이었다. 

난, 내 연락을 기다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연락을 하지 않은 싸가지 없는 놈이었고 

여자의 자존심까지 버리게 만든 나쁜 놈이었다. 

나를 너무나 완벽하게 분석한 그녀의 말에 입은 달렸으되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나.... 좋아하기는 하니 이 나쁜 놈아??” 

  

약간은 울먹이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가슴 한구석이 저려온다. 

  

“아니...” 

“훌쩍...나쁜 새키.... 훌쩍...이 나쁜 새끼...” 

  

  

  

“사랑해....” 

“뭐... 뭐라고?” 

“사랑한다고...” 

“누구를?” 

“냐옹이를...” 

“이름으로 말해...” 

“최지연 사랑한다고..” 

  

냐옹이의 두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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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줘..” 

“하... ” 

“빨리...” 

“최지연 사랑한다...” 

“부드럽게....” 

“아씨... 나 안 사랑할래...” 

  

나를 향해 날라 오는 그녀의 손을 이번엔 붙잡았다. 

  

“아씨... 아까도 아팠거든!!!” 

“이... 나쁜 놈아...” 

  

심통이 난 듯 삐죽 나와 버린 그녀의 입술이 꽤나 탐스러웠다. 

  

“꿀꺽.....” 

  

그녀의 양 볼을 손으로 감쌌다. 

그리곤 엄지로 흘러내리고 있는 눈물을 닦아주며 입술을 점점 가까이 가져갔다. 

  

“쪼~~옥” 

  

둘 사이의 첫 키스 치고는 과하지도 결코 부족하지도 않을 적당한 키스였다. 

다시 한 번 그녀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포갰다. 

  

“쪼옥.... 쪼옥....쪼옥....” 

  

짧은 키스에 감질을 느꼈는지 떼어지던 내 입술로 그녀의 입술이 찾아들었다. 

키스가 거듭될수록 죽어있던 내안의 연애세포가 하나 둘씩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흐음~~” 

  

그녀의 윗입술을 내 입술 사이에 끼워 살포시 잡아당겼다. 

아슬아슬 내 입술 사이에 물려있던 그녀의 윗입술이 떨어짐에 아쉬워 얕은 숨을 내뱉는다. 

  

“하아...하아.. 하아...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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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숨을 내뱉기 무섭게 잠시 떨어져 있던 입술은 또다시 서로를 갈구하며 부대낀다. 

맞붙은 입술은 더 이상은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서로의 혀가 뒤엉키기 시작했다. 

  

“하아....하아....누가 맘대로 키스하래요?” 

“하아...하아... 그럼 다시 물러~~~” 

“흡~~~ 하~~~” 

  

키스를 하다 황천길을 볼 뻔했다. 

그녀도 나도 입술을 서로에게서 떼려하지 않았다. 

우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서야 겨우 물러날 수 있을 뿐이었다. 

  

삼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처럼 오랫동안 키스를 한 적은 없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참아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만큼 그녀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일까.. 

어느 것이 정답이든 키스만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장시간의 키스로 지쳐버린 냐옹이는 잠깐 사이에 잠이 들어버렸다. 

격렬한 키스로 인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할 겨를도 없었는지 내 옆에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손으로 다듬곤 어루만져주자 그 느낌이 좋았는지 

자면서도 그녀의 얼굴엔 온화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에 이대로 그냥 재울 수는 없었다. 

내 오른쪽 가슴과 어깨 사이에 그녀의 머리를 뉘인 채 잠시 동안 꼬옥 안아주자 

그녀는 우리 둘 사이에 공간을 허용치 않으려는 듯 내 품을 파고들어 왔다. 

  

“흐..음...” 

  

잠투정을 하듯 나지막이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또한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깼어?” 

“우웅....” 

“졸려?” 

“웅~~~~~” 

“넌 왜 자는 모습도 이렇게 예쁘냐 사람 설레게....” 

  

그녀는 내 말에 수줍게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내 눈엔 그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더 안아줘 오빠, 더 꽉” 

  

있는 힘껏 그녀를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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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좋다~~~~” 

  

한 손으론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나머진 한 손으론 잘록한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다. 

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급하지 않게 충분히 여유를 두고 스킨십을 진행해 나갔다. 

반복되는 키스와 소프트한 스킨십을 통해 긴장돼 있는 그녀의 몸을 풀어주고 있었다. 

  

나의 이런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잠시 뒤 그녀는 야릇한 비음을 흘리며 달뜬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알 듯 모를 듯 터치의 강도를 조절하며 그녀가 더욱 스킨십에 젖어들도록 하고 있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한쪽 다리를 밀어 넣고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 

살포시 그녀의 엉덩이를 스치듯 만져갔다. 

내 욕구에 못 이겨 대놓고 온 몸을 마구 만져댔다면 그녀에게 거부감을 일으켰겠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섬세한 터치에 그녀는 자연스레 내 손을 허락하고 있었다. 

  

“야~아~~~” 

“왜~에~~” 

“오빠 너무 선수 같아... 언제부터 내 엉덩이 만지고 있었어?” 

“선수가 아니라 그만큼 너한테 신경을 쓴다는 거지. 거부감이 들지 않고 기분 좋게... 내가 만지는 게 싫어?” 

“싫은 건 아닌데... 그래도...” 

  

사랑한다면 지켜줘야 한다는 말은 나에겐 틀린 말이다. 

그딴 말은 개나 줘버려야 한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그냥 옆에 두고 방치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사랑하니 보고 싶고, 사랑하니 만지고 싶고, 사랑하니 느끼고 싶은데 

 내가 만지는 게 싫으면 언제든 얘기해도 돼. 네가 싫어하는 건 나도 하기 싫으니까” 

“정말이지?” 

“응.. 난 너와 교감을 원하는 거지 단순히 네 몸을 원하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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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진심 그대로였다. 

난 진심이라는 의미로 그녀의 머리와 이마, 눈썹, 코, 입술에 순서대로 입을 맞췄다. 

그녀도 내 말을 믿는다는 의미로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춰왔다. 

  

“흐읍~~~하아~ 오빠~~~~” 

  

어느덧 스킨십은 꽤나 짙어지고 있었다. 

귓불과 목덜미에 연이어 내 입술과 혀가 스치자 그녀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지연아 괜찮아?” 

“어~어 오빠...아~~~”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떨리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으로 내 입술이 향할 곳이 어딘지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녀의 양팔과 어깨를 매만지던 손을 그녀의 가슴 위로 가져갔다. 

내 손이 자신의 가슴위에 닿자 그녀는 순간 몸을 움찔거렸다. 

  

“오빠......” 

  

가늘게 떠져 있던 그녀의 눈은 은밀한 곳의 터치 없이도 벌써부터 약간 풀려있었다. 

그만큼 그녀는 나와의 육체적 교감에 빠져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있지만 그녀의 눈빛에선 어떤 거부감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냐옹아 - 4부
 

  

옷 위로 힘껏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하아~ 오빠!!” 

  

손을 오므리는 순간 물컹한 느낌이 내 손안을 가득 채워왔다. 

막연히 글래머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녀의 가슴을 만져보니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가슴의 일부만으로도 내 손 안을 가득 매우고도 남는 그녀의 풍만함은 내 입을 다물어지지 않게 했다. 

가슴의 크기를 그리 따지지 않는 나였지만 그녀의 맨가슴을 직접 보고 싶었다. 

  

난 다음 단계를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 

  

“지연아” 

“하아 어?” 

“다시 말하지만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야 해, 난 억지로 하는 건 정말 싫으니” 

“응 오빠.~ 하아~ 고마워,,, 하아~”    

  

잠시 동안 양쪽 가슴을 주무르던 난 서서히 손을 내려 그녀가 입고 있던 나씨티 끝단을 붙잡았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황급히 내 손을 붙잡았다. 

  

“오빠.......” 

“보고 싶어 지연아..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어 지연아” 

  

내 온 간절함을 담아 그녀를 바라봤다. 




냐옹아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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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아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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