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제발좀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자기야~ 오늘 많이 힘들었지?"

"아니, 당신이 더 힘들지....오늘 쉬지도 못하고 지방 출장을 가야 하잖아?"

"난 괜찮은데..자기 저녁을 준비 못해서 너무 마음이 쓰여..."

"자기도 힘든데 매일 저녁 하지마~"

"라면 절대 먹지 말고 꼭 영희가 준비한 식사하세요?"

"응, 알았어. 조심해서 잘 다녀와..사랑해~"

"나도 사랑해~3일 후에 봐~"

아내가 출장을 가면 처제 때문에 불안해 진다.

언니가 있을 때는 그나마 나은데

나하고 만 있으면 집안에서 너무 노출이 심한 옷차림으로 있어서

보통 난감한게 아니다.

오늘부터 3일간 처제와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한다.

집에 들어오니 여우 한마리가 졸졸 내게 달려온다.

귀여운 얼굴에 눈웃음까지 치는 처제가 이제는 징그럽다.

헐!

이젠 팬티차림이다.

정신이 완전 나갔다.

"처제! 옷차림이 이게 뭐야? 난 형부이기 전애 남자야 남자!"

"우쭈쭈 그래쩌요? 이리 어째 ㅉ ㅉ ㅉ"

"형부가 남자에요? 그러네..남..자..내게 항상 남아 있는 자기...."

"으악~처..처제...나..나...남자 아니야 나 형부야"

그리곤 졸졸 나만 따라다니는데  정말 미칠 지경이다.

처제가 아내보다 더 예쁘고 애교가 많다보니

노골적인 행동에 더 마음이 쓰인다.

간신히 안방에 들어와 샤워를 끝내고 이 더운 날씨에 두꺼운 스웨셔츠를 입고

식사를 하러 안방을 나섰다.

처제가 정성껏 차려준 밥상이 일품이다.

"형부 맛있게 정성들여 준비한 거니까.  많이 많이 드세요?"

"와~ 대단한데...음...맛있는 냄새...처제 정말 최고야.."

처제가 내 칭찬에 거의 넘어간다.

식사를 재미있게 마치고,

여느 때 처럼 설거지는 내가 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처제와 산책을 나갔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 주위에 공원이 있어서 저녁 산책하기에 너무 안성맞춤이다.

밝게 웃으며 내 팔에 매달려 공원을 거닐던 처제가 갑자기 말을 멈춘다.

"어? 왜 갑자기 말이 없어?"

"......."

이젠 아에 눈물까지 흘리며 아무 말도 않고 내 팔을 꼬옥 힘을 주어 안는다.

"무슨 안좋은 기억이 떠 올라서 그래?"

처제가 말없이 눈가에 이슬이 맺힌채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처제가 내게 안긴다.

우리와 단 둘이 있을 때 여러번 같은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고 당황하지 않으려 애쓰며 처제를 안아서 소파에 앉혔다.

그런데 내 목을 감싼 두 팔을 놓지 않는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따스하게 처제와 눈을 마추자

곧 내 목을 감던 팔이 풀렸다.

"놀래키지마...오늘은 심했어"

"형부!"

"웅"

"사랑해"

"나도 처제 사랑해"

"그럼 나 갖어"

"갖고 있잖아? 우리 집에. 곱게 곱게"

처제가 입던 옷을 벗는다.

이 경우도 처음은 아니다.

내 아내도 안다.

옷을 다 벗지는 않는다.

가슴만 드러낼 뿐...

"처제 졸립구나? 이제 그만 자.."

"형부랑 오늘은 같이 자고 싶어요."

"겨울 완전 군장 차림이면 OK"

"안녕히 주무세요"

처제가 큰 가슴을 흔들며 자기 방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돌아선다.

"형부...넌 내꺼야"

처제 날 이성으로 좋아 하는 것 결코 내겐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시집가면 무척 섭섭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