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아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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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아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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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냐옹아 - 3부 

 

 

난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냐옹아 - 3부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나였다면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만세를 불러 젖혔을 것이지만 

지금의 나는 그런 무모한 짓을 할 나이는 지나있었다. 

  

“안 돼... 집까지 태워 줄 테니까 잔말 말고 주소 찍어.” 

“싫어!!” 

“아.... 그러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떼를 쓰는 아이와도 같은 냐옹이의 행동에 마음속은 답답하기만 했다. 

  

“안전벨트 메.” 

“싫어....” 

“지금부터 서울 갈 거니까. 도착할 때 까지 집 주소 말해..” 

“싫다고~~~” 

  

액셀에 발을 디디려던 순간 냐옹이는 느닷없이 차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내 행동이 1초만 빨랐더라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너 미쳤어 정말? 맘대로 해 그럼~ 집을 가든 어디를 가든. 난 알아서 내 길 갈 테니까!” 

  

너무나 화가 났다. 

차안에서 소리쳤지만 꽤나 소리가 컸는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우리를 향해있었다. 

냐옹이는 내 소리침에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만 있었다. 

마치 데자뷰 현상을 겪고 있는 것만 같았다. 

  

번화가에 집이 위치해 있다 보니 새벽녘에 종종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싸우는 모습을 본적 있는데 

대부분의 커플들이 싸울 때 모습과 지금의 이 모습은 무척이나 비슷해보였다. 

난 그들을 보며 사내새끼가 얼마나 못났으면 지 여자를 울리고 있을까 하며 혀를 차곤 했는데 

지금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또한 그렇게 생각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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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사람들의 이목은 끌고 싶지 않았기에 차에서 내려 울고 있는 냐옹이를 일으켜 세웠다. 

  

“그만 좀 울어... 그냥 너희 집에 가자. 응? 우리 집 정리가 하나도 안 돼 있어 지금. 

 난 남들한테 그런 모습 보이는 게 싫고... 그니까 그냥 너희 집에 가자 응?” 

“내가 가서 치워줄게 그럼....” 

“하~~~ 돌겠네. 진짜.. 아니 너한테 그런 모습 보여주기 싫다고.. ” 

“괜찮다고 내가...” 

  

답도 없는 도돌이표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끝없는 실랑이가 계속 되자 그녀도 이제는 지쳤는지 나와 등을 진 채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차에 타. 집에 데려다 줄게...” 

“됐어.. 그 딴 똥차 오빠나 타... 택시타고 갈 거니까..” 

“..........” 

  

내 애마가 비록 외제차는 아니지만 국산 고급 세단 중 하나인데 그 딴 똥차란 소리나 듣게 되다니.. 

난 그녀의 말에 적잖은 충격을 먹고 말았다. 

내가 어이없어 하는 사이 그녀는 뒤이어 나타난 택시를 타곤 금세 시야에서 멀어져갔고 

이렇게 헤프닝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허나 내 예상은 얼마 못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떠난 줄 알았던 택시는 한 바퀴를 돌고 온 것인지 내 차 뒤에 멈춰 서더니 클랙슨을 울려대고 있었다. 

  

“아니 지금 남 영업하는데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예?” 

“서울로 가자고 했다 다시 원래자리로 가달라니. 내가 화 안 나게 생겼소 지금?” 

“죄..죄송합니다.” 

“아 아가씨 빨리 내려요.” 

  

도대체 어디까지 갈 생각인 건지 그녀의 행동은 예측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이봐요 돈 주셔야죠!” 

“네? 아... 얼만가요....” 

“2천원이요..” 

  

택시기사에게 수차례나 사과를 해야 했다. 

앞으로 몇 사람에게 더 사과를 하고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인지 벌써부터 난 진이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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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목말라.....” 

“어휴.... 차에 타 우선... 근처에 주차라도 해놓고 편의점이라도 찾아보게...” 

  

주변을 10분 정도 배회하다 보니 넓은 공터 옆에 편의점이 보였다. 

그곳에 들러 마실 거리를 사들고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냐옹이는 여전히 화가 났는지 내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그냥 우리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왜 내 집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집에 혼자 있기도 싫고.” 

“친구 부르면 되잖아.. 저번에 모임에서 본 친구.,” 

“갠 바빠.. 출근도 해야 하고..” 

“그럼 넌?” 

“난 지금 일하는 곳이 새로 인테리어 들어가서 공사 끝날 때까지 당분간 쉬고 있어.” 

“하나만 더 묻자.. 날 어떻게 믿고 내 집에 가려는 거냐...” 

“치...오빠 그런 사람 아니잖아..” 

  

냐옹이는 뭘 보고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면 어쩌려고?” 

“오빠 그런 사람 아닌 거 알아..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실랑이 하지도 않았겠지...” 

  

그녀의 논리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 지겨운 싸움을 끝내려면 그녀도 나도 한 발씩 양보가 필요했다. 

  

“지금은 못 들어가니까 우선 다른 곳에 있다가 가자 그럼...” 

“왜? 집에 누가 있어? 오빠 유부남이야?” 

“아 무슨 소리야.... 어제 길마형하고 애들 와서 술 먹고 뻗어서 집에서 자고 있어..” 

“점점 더 이상해 오빠...” 

“하 진짜 내가 어떻게 이 이상 너한테 양보를 하고 설명을 해주냐...” 

“길마 오빠한테 전화 해봐 그럼,, 스피커폰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유부남이란 오해는 풀어버리고 싶었다. 

한참이나 연걸음이 울리다 이내 받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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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형님 일어나셨어요?” 

“어?? 너 어딘데 전화야......” 

“아 잠깐 일이 있어서 나와 있어요... 애들은 아직도 자고 있어요?” 

“아우~~~ 죽겠다... 쟤들은 아직도 한밤중인데...” 

“형님 그러면 다들 일어나면요.. 문단속 좀 해주시구요. 열쇠는 1층 오모가리에 맡겨주세요. 

 제가 전화해서 미리 얘기해 놓을 테니 해장은 거기서 하고 가시구요.” 

“그랴.... 근데 우리 진짜 많이 마셨나보다. 나까지 필름이 끊겨버렸다 야...” 

“저도 어떻게 뻗었는지 기억이 없어요.. 암튼 잘 쉬시다 들어가세요.” 

“그랴... 일 잘 보고 담에 또 보자고~~~” 

  

난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당당하게 냐옹이를 쳐다봤다. 

  

“들었냐? 이래도 내가 유부남이냐?” 

“그래도... 누가 알아., 혹시 몰래 여자 숨겨뒀을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널 덮치지 않을 거라곤 어떻게 단정짓냐?” 

“어우 변태... 아까부터 계속 그 얘기야...” 

“아니 난.. 그게..” 

“됐어요... 그냥 저기 노래방에서 시간이나 좀 보내다 가요...” 

  

대략 오전 7시.. 노래방이 이 시간에 열려있을 리가 없었다. 

  

“어떡하지.. 주변에 갈 만한 데가 없는데..”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 시간에 영업을 하는 곳은 딱 한군데 호텔 밖에 없었다. 

  

“하음... 피곤하다....” 

  

적어도 소주 2병은 해 치우고 온 듯한 술 냄새와 오늘 보여준 생쇼를 고려해봤을 때 안 피곤한 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그러게 왜...” 

  

냐옹이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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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런데.. 지금 우리가 갈 수 있는 데는 요 앞에.... 그러니까..아......”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요?” 

  

말하면서도 그녀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이나 염려스러웠다. 

  

“그러니까 그게... 호...텔 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다 다를까 내 입에서 호텔이란 말이 나오자 그녀의 얼굴엔 당황스러움이 역력해 보였다. 

  

“아.. 아니다. 그건 아무래도 그렇지....” 

“오빠 정말 믿어도 되는 사람이죠?” 

  

차라리 가지 말자고 했으면 맘이라도 편했으련만 그녀의 물음에 난 대답할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지금은 믿어도 되는 사람인데,,, 안에 들어가서는 믿어도 될 사람인지 나조차 모르겠다...” 

“치... 그게 지금 말이에요... 방구에요...” 

“그러게....” 

“흠~~~ 그러면 우리 술 사가요...” 

“뭐? 또 무슨 술?” 

“오빠 술 취하면 자는 게 버릇이라면서요...” 

“그.. 그래도 그건... 아무래도..” 

“가요~~ 오빠 주량 소주 한 병이라면서요. 나 오빠보다 술 쌔니까~~” 

“어...어...” 

  

호텔 앞 편의점에서 팩으로 된 소주 2병과 캔 맥주, 마른안주, 유산균 음료를 사서 

차를 끌고 호텔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 도착하자 직원 한명이 우릴 반겼다. 

직원은 서비스업 종사자 특유의 의무적인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는 아마도 

우릴 오전 7시 호텔에 오는 섹스광쯤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저기 투 베드 있나요?” 

“아~~ 죄송한데 투 베드는 현재 없습니다.” 

  

직원은 마치 자신에게 고마워하라는 양 내게 살짝 눈짓을 보내왔다. 

  

“그럼 방 2개로...” 

“오빠.. 나 혼자는 무서워요....” 

  

결국 방 하나를 그녀와 같이 써야 했다. 

  

“저기 레이트 체크아웃 가능한가요?” 

“네 손님... 2시간까지 가능하십니다.” 

“그럼 죄송한데 1시 정도에 콜 가능할까요?” 

“네 알겠습니다. 손님 그럼. 편안한 시간 되십쇼..” 

  

오전 7시에 호텔이라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도 

나는 주변을 자꾸 의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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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m 609... 

나의 본능과 싸워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쪽엔 꽤나 널찍한 크기의 침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 뒤를 어색하게 뒤따르기만 했던 냐옹이는 침대가 제법 맘에 들었는지 

가장자리로 다가가 잠시 걸터앉아 있었다. 

가방을 내려놓고 어색함에 잠시 주변이라도 둘러보는 시늉을 하고 있던 난 

참으로 난감하기만 한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맙소사~~ 어떻게 화장실을 가라고,,,’ 

모텔에서 이런 식의 화장실을 본 적은 있지만 호텔도 이런 줄은 이 날 처음 알게 됐다. 

그 화장실은 커다란 2개의 통 유리로 돼 있었는데 하필 밖에서 안이 다 보였다... 

일부 문구가 새겨져 있어 완벽하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맘만 먹으면 충분히 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하~~~하하... 화장실이 좀 그렇다....” 

“그... 그러게요....” 

“혹시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얘기해... 잠시 밖에 나가 있을 테니까..” 

“네...” 

  

예상치 못한 화장실의 모습에 우리 둘의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있었고 

방안은 점차 어색함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냐옹이는 침대에 앉아 멀뚱히 TV화면만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침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2인용 크기의 쇼파에 앉아 

괜스레 TV채널만 이리저리 돌려대고 있었다. 

우린 그렇게 한동안 침묵하고만 있었다. 

  

“저기 오빠...” 

“어? 어....” 

“핸드폰을 차에 두고 온 거 같은데 좀 가져다줄래요?” 

“어. 어. 다녀올게 그럼....” 

  

나는 뒤에서 누가 쫓아올 새라 후다닥 방을 빠져나왔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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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의 어색한 공기에서 해방되자 이제야 좀 맘 놓고 숨이라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내 발걸음은 점점 무뎌지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이제 막 오늘이 시작 되었을 시간, 

정신적인 피로에 난 오늘 하루 써야 할 기력을 다 소진한 느낌이었다. 

차에서 핸드폰을 찾아들고는 다시 방으로 올라가는 동안 내 머릿속은 그저 멍~ 한 상태였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방문을 열자 냐옹이가 급작스레 내게 달려왔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무서웠잖아요...” 

  

왠지 모르지만 정말 그녀의 표정은 그녀 말대로 잔득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어... 핸드폰이 의자 사이에 껴있어서 빼느라...” 

  

내가 돌아옴으로써 다시 안심하게 된 것인지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몸이 

내 몸에 닿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황급히 내게서 떨어져 침대 위 이불 속으로 숨어버렸다. 

  

“참네...” 

  

누가 보면 덮치기라도 한 것으로 오해할만한 반응이었다. 

나는 암암리에 내 구역으로 지정된 2인 크기의 쇼파에 앉아 

사가지고 온 음료와 술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헌데 소주 팩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간 주변을 훑어보니 침대 머리맡에 팩 하나가 쭈그러든 채 놓여있었다. 

  

“저기 오빠.. 팩 하나 내가 마셨어요... 혼자 있으려니 겁도 나고 그냥 있기도 뭐해서...” 

  

자신의 말마따나 그녀는 진짜 술이 쌔긴 쌘 것 같았다. 

  

TV를 보며 혼자 홀짝홀짝 처량하게 팩소주를 마시고 있는 사이 

냐옹이는 알콜의 기운이 돌고 있는지 조금씩 자세가 느슨해지고 있었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던 그녀는 어느새 편하게 누워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저기 오빠.. 나 그 유산균 음료 좀 줘요...” 

“에~~~ 넌 안 마신다고 해서 하나밖에 안 샀는데?” 

“지금은 먹고 싶어요.. 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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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지만, 가진 게 하나밖에 없었지만 

술과 잠에 취해 살짝 잠겨버린 그녀의 목소리에 차마 거부 할 수 없었다. 

평소 목소리도 예뻤지만 잠긴 목소리 또한 내겐 꽤나 매력적으로 들려왔다. 

  

쇼파에 반쯤 누운 채로 팔을 뻗어 냐옹이에게 음료를 건네려하자 

그녀 또한 이쪽까지 오는 건 힘에 부쳤는지 침대에서 살짝 몸을 일으켜 엎드린 채로 내 쪽으로 팔을 뻗어왔다. 

닿을 듯 말 듯 손이 닿지 않자 조금 더 그녀가 몸을 내 쪽으로 기울여왔고 

순간 밑으로 처진 나씨티 사이로 그녀의 가슴골이 보이고 말았다.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켜버렸다. 

일부러 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가슴골을 보고나니 

자꾸만 야한 생각이 떠올라 내 평정심을 흔들어 놓고 있었다. 

  

“오빠... 이거 좀요...” 

  

금세 다 비웠는지 그녀는 다시 내게 빈 통을 건네주려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일어나지 마.. 내가 갈게..” 

  

조금 전과 같은 상황은 피하려 일부러 일어나서 침대 근처로 다가서자 

그녀 또한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야주 잠시 동안 근거리에서 마주했을 뿐이지만 난 그녀의 모습에 심쿵하고 말았다. 

목을 한쪽으로 살짝 뉘인 채 헝클어졌던 머리카락을 정리하듯 한쪽으로 모아서 쓸어내리는 모습에 한번 심쿵했고 

그 머리카락을 정리하던 한 쪽 팔이 방안 조명과 씨쓰루 풍의 쉬폰 가디건과 어우러져 

묘한 노출을 만들어 내고 있어 또 한 번 심쿵하고 말았다. 

  

믿을만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자꾸만 이 장소와 그녀는 나를 점점 못 믿을 남자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내 자리인 쇼파로 돌아와 팩소주를 순식간에 비우곤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았다. 

평소 같으면 잠이 올만한 적당한 양이었지만 성인 남자가 자기에는 턱도 없는 사이즈의 쇼파는 

나를 계속해서 뒤척이게 만들었다. 

윗몸 일으키기라도 하듯 다리를 구부려도 보고 상체 일부를 쇼파 밖으로 내밀어도 봤지만 

도저히 사이즈가 나오질 않았다. 

  

그런 내 뒤척임에 냐옹이는 선잠에서 깬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왔다. 

  

“오빠.. 좁은 데서 그러지 말고 침대 위로 올라와서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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