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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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리 - 1

썰렁탕 0 1406 1 0

 

오상리 - 1 

 

제 1 부

1. 서막...

  오상리는 작은 도시에서 약 2시간을 차로 들어가야 나오는  정말 오지의 

동네이다. 마을의 입구에서 밖을 보면 산과 들 뿐으로, 인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완전한 외지에 유배당한  기분이 들정도인 이 곳에  내가 오게 된 

것은 사회에 환멸을 느껴서 였다.

  "부촌이구나."

  "예..."

 어머니의 말에 나는 간단하게 답하였다. 마을은 상당한  부촌이었다. 계획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짜임세 있는 집들이 늘어 있었고, 넓은 마당 한 쪽

켠에 있는 주차장에는 고급자동차가 있었다. 고급벽돌로 지은 집에는 정말 

부티가 흘렀다. 마을은 아주 깨끗했다. 골목 골목마다 아스팔트가 깔려있으

며, 마을 입구에는 유치원인 듯한 건물과 학교인 듯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

다. 그리고 마을 입구 중앙에는 5층규모의 마을회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잠시 앉자."

 어머니는 입구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앉았다. 그

렇지 않아도 여기서 사람을 기다려야만 했다.

  "예.. 우리가 조금 빨리 온 것같은데요."

  "그래.. "

오상리 - 1
 

 하얗고, 갸름한 얼굴의 어머니는 아름답다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그

런 어머니이기에 아버지가 식물인간으로 지낼 때에도 혼처가  들어올 정도

였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론 아예 시달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프로포

즈와 중매가 들어왔었다. 그래서 처음에 나와 같이 이런 시골 구석에 들어

온다고 하였을 때에 조금 놀랐다. 나의 공부도 공부지만, 나는 어머니의 거

추장스런 혹으로서 어머니의 앞길을  막고싶지는 않았기에 자리를  피해줄 

겸하고 말을 꺼내었는데, 선듯 어머니가 나랑 동행하겠다고 하고는 아예집

을 세놓고는 이리로 들어온 것이다.

  "정말 괜찮겠어요?"

 근시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괜찮아."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머니는 웃어보여주었다. 그 이상의  말은 하지않

았다. 나나 어머니나 약간 복잡한 심정이었다. 아니 서운함과 낯선 곳에 대

한 약간의 불안감으로 표현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22년간 한 번도 떠나보

지 못한 고향집을 떠난 심정. 그건 어머니나 나나 같았기에...

  "많이 기다렸니?"

 집을 소개시켜준 민씨였다. 이 곳 마을 수퍼에 5년째 물건을 배달하는 사

람으로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났다.  물론, 이 마을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아뇨.. 별루요."

 나와 어머니는 일어서면서 민씨를 맞이하였다.

  "안녕하세요? 정말 미인이시네요."

  "예.. 안녕하세요. 고마워요."

 민씨는 벌어진 눈과 입을 다물줄을 몰랐는데,  그런 것은 많이 격어서 익

숙하였기에 나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였다. 아니 당연한  반응이다. 검

은 정장차림의 어머니는 남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으니.. 가끔 어

머니가 멋을 낼 때면 나의 가슴도 뛰었었다.

  "어떻게 되었나요?"

 내 말에 그가 흠칫하며, 얼굴을 붉혔다.

  "아..잘 되었지. 내가 누구냐? 그런데 짐은?"

  "차는 밖에다가 세워 두라고 해서, 그 곳에 있는데요."

  "그래..알았다 따라와라. 저를 따라 오세요."

 민씨는 나와 어머니에게 번갈아가며 같은 말을 하고는 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 회관쪽으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1월의 맹추위 속에서도 안내받은 마을 회관의 사무실은 따뜻하다 못해 더

위를 느낄 정도였다. 온갖 고급스런 장식품과  한쪽 켠에는 유리로 막혀진 

방송실인 듯한 곳이 있었다. 나의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멋진 방송시설

은 도저히 50여가구가 사는 마을에 있을 법한 것이 못되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반팔 셔츠를 입은 50세 가량의 남자가  우리를 반겼다. 그 옆에는 수염을 

기른 노인 3명이 서 있었다. 하나같이 멋진 남성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이리 앉으십시오."

 어머니와 나는 그들의 반대편 소파에 앉았고, 집을 소개시켜준 민씨는 책

상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저는 이 마을의 이장인 김동한이라 합니다.  그리고 제 옆에 앉아 계신   

 분들은 마을의 어르신 분들입니다."

 이장의 소개에 노인들이 고개 짓을 하며 인사를 하였다. 

  "예..저는 이지훈이라 하고, 제 어머니입니다."

  "예. 어머님이 상당히 미인이시군요."

 이장이란 사람은 어머니에게 형식적인 말을 하며, 고개 짓을 하였다. 노인

들도 마찮가지였는데, 뭔지 모를 약간 이상한 느낌이었다.  한 번도 어머니

에게 그렇게 평범한 말을 건넨 남자들은 없었는데.. 괜히 나는 자존심이 상

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어머니는 상당히 평온해보였다. 평상시 현모양처의 

모습을 완전하게 보여주는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이 평상시와 같은 고

개 짓으로 그 말에 답례를 하였다. 

  "이제까지 한 번도 외지인이 마을로 이주해  온 적은 없었습니다. 이 번   

  이 처음입니다. 밖에서 보아서 알았겠지만, 우리  마을은 상당히 부촌 입  

  니다. 또한 마을을 벗어난  가구도 한 번도 없었기에,  우리 마을에는 나   

  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거만한 듯한 이장의 말에 나는 기분이 더러워졌지만, 애써 참았다. 평화로

워 보이기에 이 마을에 집을 알아본 것인데 처음부터 기분이  상하는 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여기에 그 규칙들을 적어 놓았으니 보시십요."

 이장이 내어 놓은 종이에는 삭막할 정도의 규칙들만 워드로  작성되어 적

혀 있었다.

  "자세한 것은 집에 가셔서 읽어보시고, 저는 몇가지 반드시 지켜야만 할  

 규칙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장은 나와 어머니를 한 번 쓰윽 처다보고는 이내 자신의  손에 들린 종

이로 시선을 옮겼다.

  "저녁 5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집에 출입을 금하십시요."   

  "예..."

 기분 나쁜 말이었지만, 어차피  내가 여기에 들어온  목적은 공부를 위한 

것이니 받아넘겼다.

  "다른 집의 가정사에 관하여 묻거나, 알려하지 마십시오."

  "예?....예.."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것인데... 뭔가를  알았다고 하여도 외지에  

  서 발설하시면 안됨니다. 또한 외지에  볼일이 있을 경우에는 저에게 말   

  하여 주십시오."

  ".... 외지에 볼일을 보려면 이장님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것인가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은 해주시길 바람니다."

 나는 기분이 몹시 상하였다. 어머니도 마찮가지 였는지, 인상이 그리 좋지

가 않았다.

  "이 것을 지키실 수 있다면, 이사하셔도 좋습니다."

 나는 잠시 망설여졌다. 도시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면접"이라는  것

을 보며 이사를 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데, 게다가 규칙이라며 내어놓은 

것은 더욱 황당하였다. 그냥  이사를 포기하고 싶어졌지만, 이  마을만큼의 

자연조건과 문화조건을 가진 곳도 없었기에  포기하고싶지도 않았다. 외출

을 할 때에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꺼림직 했지만, 사실 이 곳에 들어

오면서 밖의 출입을 금하겠다고 다짐한 나이기도 하기에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기분이 상한 것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저 어머니랑 잠시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어머니 저랑 이야기 좀 해   

   요."

 나는 이장의 반응을 알아보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재촉하였다.

  "응?..그래..."

 어머니는 이장에서 고개 짓을 하고는 일어섰다.

  "어떻게 할 래요?"

  "글쎄다.."

 회관의 복도에서 나는 어머니에게 말을  건네었다. 복도에도 스팀이 설치

되어 있는지 아주 따뜻했다.

  "그냥 여기서 지낼까요? "

 나는 또 다시 방을  알아보고, 이사를 해야한다는  것이 귀찮아서 그렇게 

말했다.

  "괜찮겠니?"

 어머니도 이장의 조건이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는지, 그리 썩 좋은 표정

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방을  얻으려 다닌 다는 것이 싫었던  것 같

다. 또한 이왕 속세를 벗어나 살고 싶었는데...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듯

하였을 것이다.

  "좋습니다."

 나는 사무실의 문을 들어서면서 말했다.

  "그럼 되었습니다."

 이장은 아무런 변화없이 건조한 음성으로 답하며, 민씨를 바라보았다.

  "그럼 민씨가 집을 안내해 드리게..."

  "예.. 그러죠."

 민씨는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섰다.

  "차가 어디있니?"

 나를 보며 민씨가 말했다.

  "아까 말했잖아요. 아저씨가 말했던 곳에 세워두었다고..."

  "그래?.. 그럼 그리로 가자.."

 이사짐을 실은 차로 가서,  다시 이사할 집으로  차를 운전해가면서 나와 

어머니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건 민씨도 마찮가지였는데, 그도 

이장의 말에 기분이 상한 듯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상시의 이장의 모습

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을의 맨 끝에 위치한, 아니  오히려 조금 동 덜어진  위치에 있는 집은 

아담하였다. 작은 집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보였다. 정원 한편에 겨우 승용

차 한 대만 주차할 공간이 있었고, 가운데에 있는 화단에는 나즈막한 소나

무가 있었다. 그 화단 앞쪽에 수도가  있었는데, 그건 지하수였다. 아직 이 

곳까지 수도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예전에 들었으니...

  "집이 좋구나. 정겨운 냄새가 나는데..."

 어머니는 탄성을 자아내 듯이 말하였다.

  "예..."

  "누가 살았다니?"

  "노부부가 살았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고 해요."

 나는 숨길까 했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실 그대

로 이야기하였다. 어쩌면 그런 점 때문에 나는  어머니가 나와 같이 이 마

을에 들어와 산다는 것에 완강하게 반대하지를  못했는지 모른다. 전에 살

던 사람이 늙어서든, 사고든 죽어서 나간 집은 역시 꺼림직 하긴 했었다.

  "그래..."

 어머니는 나를 한 번 힐끗 처다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저 안으로 날라야죠?"

 이사짐을 날라온 사람이 혼자서 이사짐의 끝을 풀면서 약간 짜증 섞인 말

로 나에게 말하였다.

  "예?...예.. "

 나는 얼른 이사짐이 있는 차로 다가갔다.

  

 집안은 더욱 좋았다. 분홍빛의 벽지가  화사하다 못해 마치, 신혼집  같은 

분위기를 내어 주었고, 분홍색의 커텐과 흰색의 장판이  그와 잘 어울렸다.  

누가 보더라도 신혼집이라 생각할 그런 실내장식들에 순간 나의 얼굴을 붉

게 만들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묘한 분위기가 나를 휩쌓다.

 집의 구조는 간단하였다. 현관을 들어서면 작은 거실이 나왔고, 그 거실의 

한쪽 편에는 커다란 창이  나있었다. 창 밖으로 화단과  그 위의 나즈막한 

소나무가 그림처럼 서있으며, 그 뒤로 산이 조화롭게  펼처져 있었다. 현관

의 바로 옆에는 5평 정도의 상당히 큰 화장실이 있었다. 

  "바닥에 보일러를 깔았데... 여기에 집들 전부 다 최신식이야."

 화장실을 보고 있는 나와 어머니에게 민씨가 말했다. 나는 웃어 보이고는 

이내 다른 곳을 어머니와 살펴보았다. 화장실이 있는 바로 옆에는 작은 방

이 있었는데, 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창고로 만든 것  같았다. 또한 사용

도 그러했는지 전혀 방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방으로 사용하기

에는 너무 작았다. 창고의 한 쪽 귀퉁이에 작은 문이  달려 있었는데, 열어

보니 보일러실이 그 곳에 있었다. 

 그 옆에, 즉 거실의 창문 반대편에 5평 정도의 방이  있었고, 거실의 끝에

는 주방이 있고, 주방의 한 쪽 귀퉁이에도 보일러실이 있었다.

  "어머, 여기에도 보일러실이 있구나."

 어머니가 놀란 듯 말하였다.

  "아저씨, 여기에도 보일러실이 있네요."

 나의 말에 민씨가 다가왔다.

  "응...아참.. 이장님이  말해주라는 것을  잊었네..  이 집은  보일러가 두       

   개래. 이 보일러는 주방과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보일러는 목  

   욕탕과 다른  하나의 방과 거실에  들어가는 것이래.  이 곳에 살던  사    

   람들이 큰 보일러를 싫어해서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예..?"

 나와 어머니는 별루 이해가 되질 않아서 되물었다.

  "나두 잘  몰라.. 그냥  그렇데... 너두   알다싶이 내가 이  마을 사람들        

   과 그리 친하지 않잖아. 수퍼주인과 이장만 알 뿐이니.."

 나와 어머니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넘어가고는 주방  옆에 있는 

안방을 구경하는 것으로 집안 구경을 마쳤다.

 안방에 장롱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으로 대충의 이사를 마쳤다. 

  "휴~~~~ 수고 하셨습니다."

  "아뇨..뭘요."

 돈 받을 때가 되었는지, 이사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던 민씨와 기사가 조

금 비굴하게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여기.."

 나는 안 주머니에 준비해주었던 돈봉투를 내밀었다.

  "예..."

  "어.. 나두 주는 거야?"

 민씨가 의외라는 듯이 반응하였지만, 돈 봉투를 낚아채는 그의 손은 아주 

재빨랐다.

  "예.. 고마웠어요. 이제 다음 물건 들어올 때에나 뵙겠네요?"

  "아니..몰라. 나 도매상을 그만 둘지도 모르거든."

  "예? 무슨 말이세요? "

  "무슨 말은.. 말 그대로지."

  "예..."

 자세한 내막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하여 나는 질문하는 것을 그만 두

고 두 사람을 문 앞까지 배웅하고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어머니는 이것저것 자잘한 물건들을 정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언제 갈

아입었는지 원피스 차림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얼굴

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얼마 전 내가 누워서 자고 있을 때에 같은 옷을 

입고 청소하던 어머니가 내 머리맡에서 청소를 할 때에 잠에서 깬 나는 어

머니의 깊은 곳을 보았던 것이다. 시원하게 뻣은 다리를 따라 허벅지가 합

쳐지는 곳까지 보았었다. 당시 나는 너무나  당황하여 잠자는 척을 했었지

만, 오래 동안 그 모습은 나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나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쥐어박고는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집은 마음에 들어요?"

 어머니 곁에 앉으며 말했다.

  "좋구나.. 시골에도 이런 집이 있으리라곤 생각치 못했다."

  "그렇죠?"

  "그래..어서 짐부터 정리하고, 저녁을 먹자."

 짐이 그렇게 많지 않은 탓에 짐정리는 금새 끝이 났다. 나는 짐정리가 끝

나자 샤워를 하려고 욕실로 들어갔고, 어머니는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였

다.

  "얘.. 밥먹어라.."

  "예.."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말리던 나는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다.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요."

  "그랬니?...어서 먹자. 찬거리가 별루 없어서 그냥 있는 대로 준비했는데,   

   내일은 찬거리를 사와야겠다."

  "오실 때에 보았죠?"

  "뭘?"

  "수퍼요. 회관 2층이 수퍼잖아요. "

  "응? 그랬니?"

  "예..그 곳이 얼마나 큰데요. 대도시의 대형 할인점만 할걸요."

  "응.. 그랬구나. 못 보았어."

  "하긴 간판도 달지 않았으니...그럴 만도 하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나와 어머니는  식사를 마치고는 얼른 잠자리에 

들어갔다. 이사라는게 보통 피곤한 것이 아니어서  우선 휴식을 취해야 했

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이 곳, 마을을 돌아다녔는데, 

사람들이라곤 이장과 그 노인들뿐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몇 번이나 이 곳에 와보았지만, 그 외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굉장히 쓸쓸했다.

  "지훈아..아침 밥 먹어야지.."

 어머니의 말에 잠에서 깨어났다.

  "예...!"

 벌써 창 밖이 훤하게 밝았다.

 아침 식사를 대충하고는 나와 어머니는  수퍼로 물건을 사러갔다. 집안이 

너무 따뜻해서 옷을 제대로 챙겨입지 않아  한기가 느껴졌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회관이 있었기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그 곳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나는 수퍼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안면이 익은 주인을 향해 말했다.

  "아예.. 이사 오셨다구요? 어서와요."

 수퍼여주인은 상당한 미인이었다. 3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데, 피부가 백옥

같이 희었고, 눈은 빛났다. 얼굴이 갸름하였고, 키는 165cm정도로 훤칠하여 

몸매가 아주 잘 빠졌다. 내가 어머니 다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한 여자였다. 

그러나 비단 외모만 예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몇 번 만나보

았지만, 마음 씀씀이라든지, 행동 하나 하나가 정말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

게 하였다. 

  "지훈씨 어머니 신가보죠?"

 항상 나를 지훈씨라고 부르는 그 여자는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예... 제 어머니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 수퍼의 주인이고, 이름은 강윤경라고 해요. "

  "예.. 안녕하세요? 저는 이진희라고 합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아주머니들이 서로가  이름을 밝히면서 인사하는 것도 

낯설었고, 게다가 어머니의 이름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항상 

"지훈이 엄마"라고만 했는데...

  "찬거리 사러 오셨는 가요?"

  "예. 급하게 이사오느라  미처 찬거리를  제대로 준비하지를 못하였거든    

   요."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상당히 길어질 듯하여 나는 자리를  피하여 가

게 안쪽으로 갔다. 아니 그보다 어머니에게  친구가 필요할 듯하여 자리를 

피해주었다. 

 이것저것 내 눈에 걸리는 대로 물건들을  집었다. 장을 보는 것이 한두번

이 아니어서 꽤 꼼꼼하게 물건들을 골랐다. 물건들을 사면서 나는 새삼 우

리집이 갑부인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엄마! 이거면 될까요?"

  "응?"

 나는 불쑥 어머니 앞에  찬거리를 내어놓았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인 어머니이기는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정신이 팔릴 정도는 

아니었었다. 아마도 강윤경이란 수퍼 주인과 이야기가 잘 통하는 모양이었

다.

  "음....."

 어머니는 내가 고른 찬거리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어머.. 지훈씨가 장을 볼 줄 아는가 보네..."

 어머니와 같이 내가 고른 찬거리를 보던 윤경씨가 말했다.

  "나보다 이 얘가 장을 더 많이 보았을 정도지요."

 어머니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 그래요?"

  "예... 이거면 되겠다."

 어머니가 나를 보며 말하고는 미소를 지어 보이곤 이내 윤경씨 에게로 고

개를 돌렸다.

  "계산 해주세요."

  "예... 33000원이네요."

 윤경씨는 미리 계산을 한 듯 어머니의 말에 곧장 대금을 말했다.

  "여기요."

 어머니는 지갑을 열어 돈을 지불하고,  나는 물건들을 준비해온 장바구니

에 담았다.

  "저 괜찮다면, 오늘 밤 저희 집에 초대하고 싶은데..."

  "예?"

 어머니가 약간 놀란 듯이 말했다.

  "초대하고 싶다구요."

  "예.. 그렇지만, 이장님이 저녁부터는 다른 사람의 집에 출입하지 말라고   

  하던데요."

  "아.. 그거요. 괜찮아요. 초대받아서 가는 것은 상관없어요."

  "그렇군요."

  "같이 오실래요?"

 수퍼여주인이 나를 보았다.

  "아뇨.. 저는 오늘밤에 할 일이 있어서..."

 특별한 일이 없었지만, 사람  사귀는 데에 있어서  조금은 내성적인 나는 

그것이 그리 달갑지가 않아 그렇게 이야기했다.  아니 어른들과 만나서 이

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별루 맘에 들지 않았다. 나로선 어른들의 이야기가 

지루함 그 자체였을 뿐이었다.

  "그래요.. 그럼 진희씨는...?"

 이번에는 어머니를 보면서 말을 하였다.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다가 잠짠 

생각을 하는 듯하였다.

  "예.. 초대하시면 갈께요."

 환한 표정으로 어머니가 답했다. 아마 친구를 사귀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

하여 그랬지 싶었다.

  "그럼 이따가 저녁 6시까지  저희 집으로 오세요.  이 회관 바로 옆이예    

   요. 입구에 1-09번지로 되어있을 거예요. 물론 저와 가족이름이 다 적혀  

   있으니 찾기는 쉬워요."

  "고맙습니다. 이따가 뵙겠습니다."

  "예.. 안녕히가세요."

 약간 의외의 초대였지만, 어머니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찬거리를  사서 돌

아와 점심 식사준비를 하면서도 내내 어머니는  약간 들뜬 듯하였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은 오래 전,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나 가끔 보았던 모

습이었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고이

후로 너무 경직된 듯한 생활을 하였었다. 절제된 말과 행동은 어떤 고귀한 

인품같은 것을 발산하기도 했지만, 그에 반작용으로 상당한 거리감을 주었

던 것도 사실이었다. 

 점식식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나는 앨범을 보았다. 자잘한  짐정리를 하다

가 우연하게 발견한 앨범을 내가 우겨서 보기로 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어

릴적 모습이 첫장부터 차근차근 정리되어 있었다.

  "어?.."

 앨범을 중반쯤 보았을까. 나는 어머니가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찍은 사

진을 보았다. 늘씬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끈으로 된 수영복은 당시

로선 아주 파격적일 정도가 아닌 충격일 것인데... 

  "엄마..이런 때도 있었어요?"

 나는 엄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 얼굴이 

빨개진체 어머니는 나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곤, 사진으로 눈을 돌

리곤 무언가 생각에 빠졌다.

 멋진 가슴이었다. 평상시에도 어머니의 가슴이  상당히 크다는 것은 알았

지만, 사진에 보이는 가슴은  뇌살적이라고 표현해야 했다. 풍만한  가슴이 

수영복을 찢을 듯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고, 그 아래로 군살 하나없는 잘록

한 허리가 이어져 있었고, 다시  풍만한 하복부가 이어졌다. 글래머?  그랬

다. 매우 육감적일 듯한 허벅지와 시원하게 뻣은 다리리는 정말 그러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성기가 팽창되는 것을 느꼈다. 억제하려고 하였지만, 그 

것은 쉽지가 않았다. 도색잡지나,  포르노는 이미 떼었다고 생각한  나였지

만, 이 것은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만큼  나에게 큰 흥분을 가져다 주

었다. 나의 몸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구부려졌다.

  "이게 언제때 꺼예요?"

 나는 말을 잠시 돌리기로 했다. 앨범을 넘기고 싶었지만, 사진을 응시하며 

알듯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에 빠진 어머니를 보자 그럴 수가 없었다.

  "응?"

 나의 말에 정신을 차린 듯 어머니를 나를 보았다.

  "응... 여고 2학년때..."

  "여고 2학년이면.....?"

  "그래...너의 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지."

 어머니는 나를 19살에 낳았다. 외갓집에 갈때면 외할머니는 종종 그 이야

기를 하였는데, 어머니가 18살  되던 해에 당시  대학 4학년이던 아버지를 

만나, 나를 임신하여 그 이듬해에 나를 낳았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하면

서 외할머니는 아버지를  몹시도 원망했었다. 당시  어머니는 공부를 아주 

잘 하였다고 한다. 

  "그럼.. 이 곳에서 아버지를 만났어요?"

 나는 눈치로 그렇게 말했다.

  "응...."

 대답하는 어머니의 입가엔 미소가 번져있었다. 그 말에 나는 아버지의 사

진을 찾았다. 만약 이 때에 아버지를 만났었다면 분명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을 터이니...  그런데 없었다.

  "아버지 사진은 없네요?"

  "응.. 없어. 이 사진을 찍은 필름이 마지막 필름이었거든."

  "예?"

  "이 사진 네 아버지가 찍은거야.  그때에 나에게 얼마나 부탁을 하던지..   

   그냥 내 사진이 갖고싶다면서 참 끈질기게 따라다녔어."

  "예..."

 어머니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아마  아버지는 어머니의 수영복차림에 홀

딱 반한 수많은 남성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그럼..이 때가 인연이 되어서 나중에 만나기 시작한 건가요?"

  "풋~~~~!"

 어머니가 웃었다.

  "왜요?"

 그런 말을 하면서 언뜻 나의 머리 속을 스치는 것이 있었다. 나의 생일을 

생각하니 달리 따로 연애를 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즉 속

된 말로 이 사진을 찍었을 때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일을  저질렀어야만 했

다.

  "아..."

 괜시리 나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수영복을 입은 어머니의 알몸이 눈앞에 

확 펼처지면서 아버지와 관계하는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나는 나도 모

르게 어머니를 보았다. 다행히 어머니는 여전히 사진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일도 없었는 것처럼 최대한으로 감정을 억제하면서  사진을 바라

보았다.

  "네 아버지 참 끈질긴 분이셨다. 내가  해수욕장에 있는 동안 내내 나를   

  따라 다녔었지. 아침엔 내가 묶고 있는 방 앞에  꽃을 가져다 놓았고, 낮  

  동안에는 계속 내 주위를 맴돌았지.. 풋~~~~~~!"

 어머니는 뭔가 대단히 우스운 일이 떠오른 듯 웃었다.

  "그리고.. 저녁엔 창 밖에서  노래를 불렀단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를 특히 잘 불렀단다."

 어머니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어머니의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마치 

나의 귀에서 그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달리 나

의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알지 못할 묘한 질투같은 것이 느껴졌다.

 앨범 보기를 마치고, 내 방에서는 책을 보던 나는 깜박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사진 속, 수영복차림의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나를 보

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환한 미소에 나는 어머니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그

런 내 앞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언제 나보다 한발  먼저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고, 꽃을 주었으며, 노래를 불러주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않았다. 너무

나 아름다음 어머니의 모습에 나의 정신이 모두 빼앗겨 버렸던 것이다. 그

러던 어느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해안가 어슥한 곳으로 갔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커다란 바위를 훌쩍 올라  그 뒤로 사라졌지만, 

나는 그 바위를 넘을 수가 없었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그 바위는 커져

만 갔다. 하지만 포기않고 나는 오르고 올랐다. 

 오랜 시간이 걸려 바위를 올랐을 때에...

  "아..아..."

 환히에 찬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였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알

몸으로 뒤엉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몸위에서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허리를 두 다리로 휘

어감았고, 양 팔로 등을 감쌌다. 자세히 보니 어머니의 손톱이 아버지의 등

에 박혀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놀렸고, 그

에 따라 어머니의 뇌살적인 유방이 출렁였다.  어머니의 얼굴은 환히가 넘

처 흘렀다.

 왠지모를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바위를 내려갔다. 내려가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금새 바위아래로 내려갔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근처로는 가지 못

했다. 나는 뒤엉킨 아버지와 어머니의 주위를  맴돌다가 둘의 성기가 결합

된 뒤에서 멈추었다.  커다란 아버지의 성기가  분홍빛의 어머니의 성기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의  눈에 들어왔다. 나는 조금 

더 자세히 보기위하여 앞으로 다가갔다. 아버지의 성기가 들어가자 어머니

의 항문이 오므려졌고, 다시 나오자 이번에는  어머니의 성기에 애액이 흘

렀다. 

 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나의 성기는 폭발직전이 되어버렸다. 어머니의 성

기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어머니의  성기 안으로 나의 성기를 

넣고만 싶었다. 그리고 나의 허리를 놀려 성기를 그 곳에 마찰시기고픈 마

음만 가득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아버지의 허리가 경직되는 듯하였고, 이내 아버지

의 허리를 휘감은 어머니의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는 듯하였다. 나는 급히 

둘의 결합된 곳을 보았다. 완전하게 들어붙어 있었다. 아버지의  성기는 뿌

리 끝까지 어머니의  성기에 박혀있었고, 어머니는  허리를 들어 아버지의 

성기를 더욱 깊이 받아들였다. 

  "아아......."

  "흐헉......"

 아버지와 어머니의 긴 심음소리가 들렸다. 누가 들어도 그 신음은 환히에 

찬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의 성기는 여전히 발기된채 였다. 미칠 것만 같았

다. 나는 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으며 눈을 감았다.

  "언제 왔니?"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  일어났는지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방금 너를 만들었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호호~~~"

 어머니는 나를 보며 말하곤, 소녀의 웃음소리로 웃었다.  아버지는 말없이 

빙긋이 웃고만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남성이 되는구나.. 내 가슴이 다 뛰네..."

 어머니가 나를 보며,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다.

  "어머.. 그 곳도 굉장히 크구나.."

 깜짝 놀란 듯, 어머니가 나의 성기를 보더니 이내 나의 성기를 손으로 잡

았다. 

  "발기했구나. 나를 보고 발기한 거지?.. 호호~~ 그럼 내가 풀어주어야 겠  

   네.."

 그러더니 어머니는 나의 성기를 입에 머금었다. 나는 놀라 아버지를 보았

지만, 어디로 갔는지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어머니를 보았다. 나의 

성기가 어머니의 입속에 들어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내 어머니의 혀 

놀림에 성기에 전해져 왔다. 멋진 감각이었다. 

 나는 어머니의 머리를 잡고는 허리를 놀렸다. 마음은 어머니의 성기에 넣

고싶었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입이 더 좋았기에... 곧 절정이 왔다. 나는 망

설이지 않고 힘껏 어머니의 입에 정액을 쏟았다.

 찝찝한 느낌에 잠이 깨었다. 급히 나는 나의 아랫도리를 확인했다. 역시나 

축축히 젖어 있었다. 

  "젠장..."

 또 다시 몽정을 했다. 하지만 곧 얼굴이 확 붉어지며, 죄책감이 엄습했다. 

조금 전에 꾸었던 꿈이 생생하게 떠올랐던 것이다.  그런 꿈을 꾼 내 자신

이 몹시도 싫었다. 어떻게 어머니를 성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아니 

꿈이라도 어머니의 입에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이 너무나 죄스러웠다. 죄

스런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죄스러웠다. 

 아래를 확인하니 체육복까지 정액이 스며들었다.  나는 급히 속옷과 새로

운 체육복을 준비해가지고는 욕실로 향했다.

 안방의 문을 조심스레 확인하니 닫혀있었다. 아까 앨범을 본 후에 어머니

는 피곤해서 잠을 잔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욕실의 문을 열고 얼

른 들어가서 체육복과 팬티를 한꺼번에 내리며 한 발을 들어 발을 빼었다. 

느긋하게 해도 되겠지만, 그래야만 조금 전의 꿈이 나의 머리 속에서 떨어

져 나갈 것만 같았다.  아니 조금이라도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성기가 정액에 묻어 번들거렸다.

  "아니...얘...."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나는 엉거주춤하게  서서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가 

탕 속에 있었다. 너무 놀라 나는 멍청하니 그대로 서  있었다. 어머니는 김

이 모락모락 나는 탕속에서 타올로 물위로 자신의 몸을 가리고는  나를 바

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급히 가려서인지 어머니의  검은색의 하체가 살짝 

보였다. 

  "......."

 어머니의 눈이 나의 성기에서 멈추어 서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어서 갈아입어라."

 나는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와 바지를 올렸다. 그런 나의 모습은 거울처럼 

깨긋한 벽에 붙어 있는 타일에 반사되어 보였다. 그 것을 보았는지 어머니

가 말했다.

  "그대로 입으면 어떻하니? 깨끗이 샤워하고 갈아입고 나가라.."

 어머니도 내가 몽정한 것을 안 것같았다. 수치심이 확 몰려왔지만,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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