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vs 미국
포르투갈은 직전에 치른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3-0 대승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절대적 에이스' 호날두를 필두로 대표팀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던 베테랑들을 과감히 소집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시즌 라 리가 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드스와 로드리게스, 포르투갈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유망주로 평가되는 네베스 등 기존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새 얼굴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꾀한 대대적인 '옥석 고르기' 는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매우 주효하게 작용됐다. 향후 대표팀을 이끌 어린 선수들이 쾌조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 로드리게스는 대표팀의 주전으로 기용됐던 게레이루 혹은 엘리시우에 버금가는 측면 장악력을 뽐냈고, 게데스는 한 개의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 교체로 투입된 마르틴스 역시 짧은 시간 동안 밀도 높은 돌파 능력을 보여줬고, 네베스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능숙한 조율 능력을 선보였다. 이번에 맞붙는 미국은 포르투갈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옥석 고르기' 를 꾀하려 하고 있다. 두 국가 모두 뉴 페이스들을 활용한다 가정했을 때, 보다 더 나은 면모를 보일 쪽은 포르투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의 유망주들과 달리, 포르투갈의 유망주들은 주로 빅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의 무대 역시 자신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낼 포르투갈의 홈 구장이다. 분위기에 민감한 어린 선수들의 성향을 고려해봤을 때, 이번 경기에서 주눅든 모습을 보일 쪽은 미국, 자신감을 얻게 될 쪽은 포르투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양 팀 간의 역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쪽이 포르투갈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포르투갈은 개국 이래로 미국에게 승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총 전적 2전 1무 1패) 물론 표본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해당 기록은 은근히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미국 역시 포르투갈처럼 대대적은 '옥석 고르기' 를 시도하고 하고 있다. 다만 미국 같은 경우 포르투갈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포르투갈은 기존에 활용됐던 주전 선수들을 몇 명 정도 소집했지만, 미국은 파격적일 정도로 A 매치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을 주로 발탁했다. 사라칸 감독 대행이 소집한 스물두 명의 평균 나이는 고작 스물네 살에 불과하다. 이 중 삼십대에 진입한 선수는 단 한 명밖에 없고, 가장 나이 어린 선수는 무려 열일곱 살이라 한다. 더구나 미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분데스리가 최고의 유망주' 퓰리시치마저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야말로 극단적인 세대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대표팀이라 평할 수 있겠다. 이처럼 미국은 지금 당장보다는 오 년 후에 있을 카타르 월드컵 집중하고 있다. 다가오는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은 승패에 집착하기보단,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에 의미를 둘 것이다. 그리고 A 매치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 해외 원정 경기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풋내기들이 가득한 미국으로선, 이번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