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타 베를린은 직전에 치른 함부르크와의 맞대결에서 두 달 만의 공식 경기 승리를 거뒀다. 다만 해당 경기의 모든 득점은 전방 자원들에 의한 것이 아닌, 중앙 수비수 레키크와 수비형 미드필더 스타크에 의한 것이었다. ​헤르타 베를린의 전방 자원들은 여전히 부진한 면모를 보이며, 함부르크의 수비 조직력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단순히 함부르크와의 경기뿐만 아니라, 헤르타 베를린의 전방 자원들은 개막 이후 자신들의 몫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주포' 이비세비치는 개막 이후에 치른 모든 공식 경기에서 단 한 번의 득점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고, '에이스' 칼루 역시 개막 직후에만 반짝했고 최근엔 좀처럼 매서운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터뜨린 레키는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랴 루간은 지난 시즌 UEL 원정 경기에서 극단적인 수비 전략을 꾀했던 팀이다. 이번 시즌에 치른 첫 번째 UEL 원정 경기에서도 지난 시즌에 고수했던 전략을 그대로 고수하며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전방 자원들의 부진이 심각한 헤르타 베를린으로선, 이번 경기에서도 다득점을 노리기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 임하는 자세 역시 그다지 간절하지 않다. 헤르타 베를린은 지난 두 달 동안의 부진으로 인해, 현재 분데스리가 내에서의 입지가 매우 위태롭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슈미트 감독 이후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와 주말에 맞붙어야 한다. 분데스리가의 승점이 조금이라도 더 필요한 헤르타 베를린으로선, 이미 토너먼트 진출이 불투명해진 UEL 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

루간의 최근 흐름은 매우 순조로운 편이다. 실제로 루간은 지난 한 달 반 동안 치른 모든 공식 경기에서 패배를 허용한 적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총 전적 8전 4승 3무 1패) (자국 리그 + UEL + 컵 대회 경기 통산 기준) 단 한 번의 패배 역시, 중요도가 떨어지는 컵 대회 경기에서 '동유럽의 명문' 샤흐타르를 상대로 한 점 차 석패를 아쉽게 당한 것이었다. 일단 조랴 루간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 자체가 헤르타 베를린보다 더 진중하다. 헤르타 베를린이 참여하고 있는 분데스리가의 상금과 UEL 에서의 부여되는 상금은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루간이 참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리그의 상금과 UEL 리그의 상금은 하늘과 땅 차이다. 분데스리가만 집중해도 이득을 볼 수 있는 헤르타 베를린과 달리, 조랴 루간은 UEL 에서 부여하는 상금을 거머쥐기 위해 매 경기 밀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랴 루간은 지난 시즌 UEL 에서 활용했던 날카로운 '선수비-후역습' 전략을 이번 시즌에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시즌 조랴 루간은 'UEL 우승' 을 거머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네덜란드 챔피언' 페예노르트, '극강의 홈 텃세' 를 자랑하는 페네르바체와 함께 조에 편셩되는 극심한 불운을 겪었다. 허나 조랴 루간은 죽음의 조 내에서도 날카로운 역습 전개를 꾀하며 나름 고춧가루 부대의 면모를 상당히 과시했었다. 지난 시즌 조에 비하면, 이번 시즌 조의 난이도는 현격히 쉬운 편이다. 실제로 조랴 루간은 헤르타 베를린과 빌바오를 제치고 J 조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에 맞붙는 헤르타 베를린은 조랴 루간처럼 역습 전략을 꾀하는 팀들에게 빈번히 발목을 잡혀왔다. 조랴 루간에게 약간의 운만 따라준다면, 이번 경기에서 최소한 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