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번의 메이저 대회 (2014 월드컵, 유로 2016) 에서 삐걱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럽 최고 수준의 강호로 평가되고 있는 전력. 유로 2016 종료 이후엔 '젊은 감독' 로페테기의 지휘 하에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前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끌었던 스페인은 지나치게 정적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로페테기는 선수단에게 역동적인 움직임을 주문했고, 실제로 최근의 스페인 대표팀은 '빠른 템포의 직선적인 침투' 를 빈번히 연출하고 있다. 이는 유로 2016 에서 대부분을 볼의 외각 지역으로 돌렸던 델 보스케 체제와는 다른 모습. 다행히도 로페테기 감독의 지도력은 주효하게 작용되고 이다. 실제로 스페인은 로페테기 감독 부임 이후에 치른 모든 공식 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총 전적 14전 11승 3무) 가장 큰 강점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평가되는 중원의 인프라이다.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이니에스타와 부스케츠를 필두로, '레알 마드리드와 대표팀의 에이스' 로 자리매김한 이스코, '분데스리가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티아구 알칸타라,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 하에 축구 도사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실바,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가로채기 횟수를 기록한 이야라멘디 등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원의 역량만 따지면 여전히 세계 최고라 평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 이번에 맞붙는 코스타리카는 기본적으로 공을 주도하는 축구에 능하지 않다. 주도권 획득에 능한 스페인의 중원 라인이라면, 이번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가둬 패는 축구를 손쉽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앞둔 코스타리카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나바스의 공백' 일 것이다. 나바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골키퍼를 담당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수. 특히 코스타리카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활용하고 있기에, 후방에서 선수들을 지휘해야 할 나바스는 핵심 중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애석하게도 나바스는 최근 부상을 당했고, 이로 인해 이번 대표팀 소집에 합류하지 못했다. 나바스의 부상 공백은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펨버튼 혹은 모레이라, 스페인 하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카르바할이 메꿀 것이다. 허나 언급한 세 선수 모두 국가 대항전에서 확실한 성과를 검증하지 못했다. 이번에 맞붙는 스페인은 유럽 내에서 손 꼽힐 정도의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팀. 펨버튼 혹은 모레이라, 카르바할로선 이번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의 에이스​' 로 평가되는 요엘 캄벨 역시 나바스와 마찬가지로 이번 소집 명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는 대다수 공격을 역습을 통해 풀어가고 있는 팀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캄벨은 코스타리카의 역습 전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코스타리카 특유의 '선수비-후역습' 은 '선수비' 를 담당할 나바스의 부재, '후역습' 을 담당할 캄벨의 부재로 인해 이번 경기에서 원활히 가동되지 않을 것이다. 팀 자체의 흐름 역시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실제로 코스타리카는 최근에 치른 다섯 번의 공식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총 전적 5전 1승 3무 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