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VS 사우디아라비아
이번 경기를 앞둔 포르투갈의 가장 이채로운 점은 '에이스' 호날두가 소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날두는 유로 2016 이후에 치른 열네 번의 공식 경기에서 무려 열여덟 번의 득점 횟수와 세 번의 어시스트 횟수를 기록한 대표팀의 핵심 중의 핵심 전력. 아쉽게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이번 대표팀 소집에 합류하지 않았다. 단순히 호날두뿐만 아니라, 나니와 콰레스마, 무티뉴, 알베스, 폰테 등 베테랑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 소집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시즌 라 리가 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드스와 로드리게스, 포르투갈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유망주로 평가되는 네베스 등 기존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새 얼굴들이 대거 합류했다. 산투스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그동안 활용하지 않았던 전술 운용, 그리고 기회를 부여받지 않았던 선수들을 기용하는 '옥석 고르기의 장' 으로 생각하는 듯싶다. 다행히 이번 경기는 막강한 홈 텃세가 살아 숨쉬고 있는 포르투갈의 홈 구장에서 치러진다. 실제로 지난 1년 8개월 동안 포르투갈은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치러진 모든 공식 경기에서 패배를 허용한 적이 단 한 번밖에 없다. (총 전적 11전 10승 1패) 이번에 맞붙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 1년 동안 치른 모든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단 한 번밖에 없는 팀이다. 양 팀이 보이고 있는 흐름을 고려해봤을 때, 포르투갈은 이번 경기에서 기존 전력들의 공백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란과 함께 '수비 축구의 대명사' 로 자리매김한 중동의 강호. '2010 월드컵 준우승' 에 빛나는 판 마르베이크 감독 부임 이후, 눈 부신 발전에 성공했다. 보편적인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들이 '토탈 풋볼' 을 추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재미가 없더라도 일단 이기고 보는' 철저한 '실리주의' 를 표방하고 있는 인물. 실제로 판 마르베이크 감독 부임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비 조직력은 놀라울 정도로 탄탄해졌다. 실제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B 조 내에서 두 번째로 적은 실점 횟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득점 창출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짜임새 있는 역습 체계와 탁월한 세트 피스 수행 능력을 기반으로 B 조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 횟수를 기록한 사우디 아라비아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기량이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도 통할 것이냐' 가 될 것이다. 아시아 레벨 내에선 탑 클래스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이지만, 이번에 맞붙는 상대는 '유로 2016 우승' 에 빛나는 포르투갈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포르투갈은 승패에 집착하기보단, '옥석 고르기' 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긴 하다. 허나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시아 외에 국제 무대에서 확실한 성과를 좀처럼 거두지 못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로선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쉽사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