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계산 착오?…ERA 1.56 투수가 6점 열세에 등판, 계속되는 불펜 아이러니
한화의 계산 착오?…ERA 1.56 투수가 6점 열세에 등판, 계속되는 불펜 아이러니
(엑스포츠뉴스 창원, 조은혜 기자) 위기를 대비한 걸까, 위기를 자초한 걸까.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9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65승44패3무를 마크, 1위 LG 트윈스(68승43패2무)와의 경기차가 2경기차로 벌어졌다.
한화는 이번 NC와의 주말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을 김기중, 문동주, 황준서 순으로 꾸렸다.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5선발 황준서의 자리에 김기중이 들어갔는데, 애초 '에이스' 코디 폰세의 순서였던 일요일, 폰세를 며칠 더 쉬게 하기로 하면서 그 자리에 황준서를 집어넣었다.
1군에서는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김기중은 4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고, 이날 한화는 9-2 승리를 거뒀다. 잘 던졌지만 김기중은 이튿날인 16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올라온 투수 없이 그 자리는 그대로 공석으로 남았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장 11회 혈투를 벌였고, 이날 선발 류현진이 7이닝까지 던졌는데도 그 뒤로 불펜 7명이 등판했다. 온전히 1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없었다. 한승혁, 조동욱, 박상원, 김서현 4명의 투수가 ⅓이닝, 김범수와 주현상이 ⅔이닝을 던졌고, 김종수가 1⅓이닝을 막았다.
16일 1군 엔트리에 있던 투수는 12명, 선발투수를 제외하고 불펜이 8명이었다. 이 중 김종수와 정우주, 김범수, 한승혁이 14일과 15일 연투를 하면서 등판이 쉽지 않았다.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는 조동욱, 주현상, 박상원, 김서현 4명.
설상가상 16일 경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선발 문동주가 4회말 타구에 오른팔을 맞으면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2-4로 끌려가던 상황이었고, 너무 많은 이닝을 남겨둔 한화는 결국 조동욱, 박상원, 주현상 3명으로 4⅓이닝을 막았다.
17일 대체 선발 황준서는 김기중의 말소로 비워뒀던 그 자리에 콜업됐고, 이외에 엔트리 변화는 없었다. 황준서는 야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1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다시 불펜들이 남은 6⅓이닝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문동주의 부상 강판은 예상할 수 없었지만, 황준서의 조기 강판은 대비가 가능했다. 하지만 6점 이상을 뒤진 상황에서 김종수가 2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 중이던 김범수도 1이닝을 소화, 필승조로 쓴다고 했던 정우주도 1⅓이닝을 막았다.
조동욱은 4-9로 5점 뒤진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의 8월 13번째 경기에서 9번째 등판이었다. 7회말 위기를 잘 막은 조동욱은 8회말 출루 허용 없이 2아웃을 잡았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마무리 김서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점 열세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 김서현이 등판해 이닝을 끝냈고, 9회초 반전 없이 경기가 끝났다.
30경기 남짓이 남은 현재 한화는 LG와 치열한 1위 싸움 중이다. 1패의 무게감이 남다른 시점, 많은 선수들을 투입한 경기라면 그 후유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미 불펜의 피로도가 눈에 보이는 상황, 한화는 변화 대신 어떻게든 기존 인원으로 끌고 가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