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언론의 충고 “김상식 감독, 심판에게 한국식으로 고개 숙이면 안돼”

[OSEN=서정환 기자] ‘챔피언’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언론의 충고를 들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베트남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김상식 감독은 미쓰비시컵과 AFF U-23 챔피언십을 같은 해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박항서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경기 막판 해프닝이 있었다. 베트남이 사이드라인에 물병을 던져놨다. 이를 두고 인도네시아에서 “스로인을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두 팀 코칭스태프끼리 실랑이도 벌어졌다. 

결국 주심이 김상식 감독에게 경고를 줬다. 베트남이 물병을 치웠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이때 경고를 받는 김상식 감독이 주심에게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상식 감독은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서 주심에게 복종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베트남 언론에서 이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사오스타’는 “김상식 감독의 행동은 틀렸다. 축구에서 주심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지만 고개를 숙여서 인사할 필요까지 없다. 김 감독이 고개를 숙이면 장기적으로 경기장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선수들이 이런 방식을 배우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국식 인사가 자칫 주심을 조롱하는 것으로 오해를 사서 역효과가 난다는 말이다. 실제로 파울을 당한 베트남 선수가 주심에게 두 손 모아 인사를 했다가 조롱의 의미로 받아들여 6경기 출장정지와 1천만 동(약 53만 원)의 벌금을 문 적이 있다고 한다. 해당선수가 은퇴까지 고려한 큰 사건이었다. 

이 신문은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우승을 안긴 장본인이다. 하지만 심판에게 고개 숙이는 인사를 가볍게 생각하거나 경고없이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축구에서 투지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문화와 규율”이라며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문화를 존중해줄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김상식 감독의 행동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에서 이런 행동이 오해를 살 수 있다면 안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