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끝내 '수비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한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하상윤 감독은 "그래도 고맙다"며 베테랑 배혜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하 감독은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강 PO 최종 5차전 BNK와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규리그에서는 배혜윤의 체력 관리를 잘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체력적으로) 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있으니까 그렇다. 그래도 혜윤이가 혼신의 힘을 다한 걸 봤으니 고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이 지휘한 삼성생명은 이날 58-70으로 패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 하고 시즌을 마쳤다.
1, 2차전을 내리 진 삼성생명은 3, 4차전을 잡고 여자프로농구 최초 '리버스 스윕'까지 꿈꿨으나 적지에서 열린 운명의 5차전에선 웃지 못했다.
하 감독은 "선수들한테 미안하다. 5차전까지 잘 끌고 갔는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며 "나보다는 선수들이 속상할 것이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가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센터 배혜윤의 골 밑 공략과 가드 키아나 스미스의 외곽포가 공격의 두 축이다.
PO 내내 배혜윤에 대한 BNK의 대처법은 '수비로 힘 빼기'였다.
센터 배혜윤을 계속 외곽 깊숙한 지역까지 끌고 나온 후 적극적으로 1대1 공격을 시도하면서 체력적인 부하를 가중하는 방식이었다.
이날도 힘이 빠진 배혜윤의 활동량이 줄면서 골밑이 헐거워지자 이소희, 박혜진, 김소니아 등이 삼성생명의 골밑을 휘저으며 12점 차 대승을 끌어냈다.
1차전을 마친 뒤 "어쨌거나 배혜윤은 우리 팀의 중심"이라며 믿음을 보인 하 감독은 배혜윤의 수비 약점을 끝내 메우지 못하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경기 막판 배혜윤의 지친 모습을 돌아본 하 감독은 "(김)단비나 이런 선수들이 더 뛰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다"며 "어쨌든 우리 팀의 문화가 있고, 그걸 잘 지켰다. 선수 구성과 출전 시간 등 약속했던 부분을 잘 지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완할 점을 찾으면 너무 많다. 조금 더 악착같은 맛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