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언더독은 경험의 약점을 이겨내지 못한 채 줄줄이 짐을 싸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11개 회원국 가운데 1번 이상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는 79개국이다. 회원국 가운데 60% 이상이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그만큼 월드컵은 출전 자체가 쉽지 않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유독 장기간 공백을 깨고 본선 무대로 돌아온 국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경험의 약점을 이겨내지 못한 채 조기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24일 오전(한국시간) 기준으로 조별리그 2차전까지 결과로 탈락이 확정된 팀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이상 A조) 모로코(B조) 페루(C조) 코스타리카(E조) 튀니지(G조) 등이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5개국의 공통점은 본선 공백이 최소 12년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가장 긴 공백을 깬 것은 1982스페인대회 이후 36년만에 본선 무대 밟았던 페루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강호들이 즐비한 남미에서 치열한 예선을 뚫고 러시아까지 왔지만 결국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 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페루는 2경기에서 무려 28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결국 골 세리머니를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웠던 이집트도 28년만에 도전했던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살라가 어깨 부상의 여파로 조별리그 1차전에 결장한 것이 악재가 됐다. 이집트도 사실상 제대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년만에 월드컵을 찾은 모로코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란에게 0-1로 패하며 스탭이 완전히 꼬였다. 1승의 제물로 봤던 이란이 탄탄한 수비로 버티면서 결국 모로코는 자책골로 패배를 맞았다. 2차전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0-1로 져 탈락이 확정됐다.

나란히 1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도전했던 튀니지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조별리그 2연패를 당하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