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연학이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에서 9위를 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연학(27·아산시청)은 첫 올림픽을 즐기지 못했다.

평소 선수 소개 시간에 환하게 웃으며 큰 동작으로 인사하지만,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를 시작할 때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연학은 이날 인상 173㎏, 용상 200㎏, 합계 373㎏을 들어 13명 중 9위에 머물렀다.

합계 400㎏ 이상을 들어 메달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은 파리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틀어졌다.

의욕적으로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다가 무릎과 골반에 통증을 느꼈고, 후유증을 안고서 파리에 도착했다.

결국, 장연학은 자신의 평소 기록보다 30㎏ 이상 가벼운 무게를 들고 첫 올림픽을 마쳤다.

개인중립선수(AIN) 자격으로 출전한 벨라루스 출신의 야우헤니 치한초프는 합계 402㎏(인상 183㎏·용상 219㎏)으로 3위를 차지했다.

'건강한 몸 상태'였다면 장연학도 3위 경쟁을 할 수 있었다.

(파리 EPA=연합뉴스) 장연학이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장연학은 침통한 표정으로 "부상을 핑계 대지 않겠다. 오늘은 내가 경기를 너무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역도 선수 대부분 부상을 안고 뛴다"며 "오늘 나는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연학의 가족들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장연학은 "파리에 오지 마시라"라고 만류했지만, 가족들은 첫 올림픽에 나선 장연학을 현지에서 응원하고 싶어 했다.

장연학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오시지 말라고 했는데…. 나를 위해 헌신한 가족,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장연학이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고 있다.

장연학의 역도 인생에는 고비가 몇 차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역도부 선배가 멋있어 보여서' 역도에 입문한 장연학은 고교 3학년 때 저조한 성적에 화를 참지 못해 역기를 발로 차 수술대에 오른 뒤 "역도를 그만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마음을 잡고 바벨을 잡은 장연학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빛나는 성과였지만, 장연학에게는 아쉬움이 남았다.

당시 장연학은 남자 85㎏급에서 인상 165㎏, 용상 195㎏, 합계 360㎏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합계 361㎏(인상 159㎏, 용상 202㎏)을 든 라시드 마흐무드(이라크)였다. 마흐무드는 용상 3차 시기에서 202㎏을 들어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장연학은 용상 3차 시기에서 부상을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 병역 혜택을 받을 기회도 사라졌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파란만장했던 역도 인생을 돌아보던 장연학은 "모두 추억거리"라고 웃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의 아쉬운 성적표에 그는 다시 미소를 잃었다.

장연학은 2018년 아시안게임 이후 긴 슬럼프를 겪었지만, 2023년 리야드 세계선수권에서 2위(합계 399㎏)에 오르며 반등했다.

파리 올림픽은 아쉽게 끝났지만, 장연학은 다시 힘을 낼 생각이다.

그는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