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리그 판도는 1강-3중상-5중하-1약이다. 크게 보면 질주하는 선두 두산 베어스와 처지는 꼴찌 NC 다이노스가 가장 눈에 띈다. 리그 양극화로 인해 중위권 혼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은 상황이어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팀전력을 종합해보면 선두 두산의 약진 추세가 갑자기 식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투타가 무너진 NC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은 반대로 높은 편이다. 

팀당 60경기 내외를 치른 5일 현재 두산은 37승20패(0.649)로 2위 SK 와이번스(33승24패, 0.579)를 4게임 차로 따돌리고 있다. SK와 3위 한화 이글스는 0.5게임차 접전, 한화와 4위 LG 트윈스 역시 0.5게임차로 다닥 다닥 붙었다. 두산은 1강다운 여유를 만끽 중이다.

하위권으로 눈을 돌리면 5위 KIA 타이거즈와 9위 롯데자이언츠는 3.5게임차. 그속에 5개팀이 치고박고 싸운다. 꼴찌 NC는 롯데와 6.5게임 차다. 치명적인 연승, 연패 변수를 걷어내면 3게임 차를 극복하는데 보통 한달이 걸린다고들 한다. NC의 반전은 갈 길이 멀다. 

치고 나갈팀이 먼저 떠나고, 처지는 팀이 주저앉으면 중앙은 박이 터진다. 두산은 타팀 상승억제 효과를 발휘하고, NC는 반대로 '보약 효과'를 만든다.

2년전 올시즌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두산은 판타스틱 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를 앞세워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93승1무50패(0.650)으로 2위 NC에 9게임 차로 앞섰다. 꼴찌 KT 위즈는 53승2무89패(0.373)으로 9위 삼성 라이온즈에 11.5게임을 뒤졌다. 

결과적으로 중위권은 혼전이었다. 4위 LG(71승2무71패, 0.500)와 가을야구 커트라인인 5위 KIA 타이거즈(70승1무73패, 0.490)는 1.5게임 차. 6위 SK는 1.5게임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막판까지 가을야구 향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올시즌도 역대급 중위권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7연승을 달린 LG가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을 흔들 태세다.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한 삼성은 7위까지 올라서며 중위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KIA(5위)는 비틀거리면서도 5할 승률을 맞추고 있다. 

초미의 관심은 혼돈을 겪고있는 NC의 미래다. 김경문 감독이 경질되고 유영준 단장이 감독대행을 맡았다. 유 대행은 5일 6대12패로 패하며 혹독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기존 코치진과의 융합, 프런트와의 관계, 선수들의 상실감 회복 여부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NC구단의 이번 결정은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역할과 기대치를 싹둑 잘라버렸다고 볼 수 있다. 누가 감독이 됐든, 야구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도 비춰진다. 감독 교체를 큰 분위기 전환,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지 않는 분위기. 생각보다 상처 치유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 로건 베렛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활용법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구위와 내구성이 부진의 본질이었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무조건 전 감독의 잘못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박석민은 지난해에도 부진했다. 재비어 스크럭스는 상대팀의 장단점 파악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가 맞다. 김경문 전 감독은 일주일 전 대전에서 "우리(NC)가 너무 처지면 리그가 재미 없어진다. 어떻게든 반등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