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식중독 딛고 5관왕' 황선우 "푹 익힌 라면 먹고 싶어"
개막 전날 육회 먹고 몸무게 5㎏ 빠져 "앞으로 날음식 안 먹을 것"
전국체전 웃으며 마무리 "며칠 동안은 물에도 들어가지 않겠다"
(목포=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5관왕을 달성한 황선우(강원도청, 오른쪽)가 시상대에 올라 메달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10.19 dwise@yna.co.kr
(목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후쿠오카 수영 세계선수권대회(7월)를 시작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는 "일단 소울푸드인 라면을 푹 익혀서 먹고 싶다"라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황선우는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수영 마지막 경기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5관왕에 오른 뒤 라면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큰 대회를 마친 선수들은 체중 관리 등의 이유로 그동안 멀리했던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황선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에도 라면을 먹으며 본인에게 '포상'을 내렸다.
이번엔 특이하게도 '푹 익힌' 라면을 꼽았다. 이유가 있었다.
황선우 '불태웠다'(목포=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가 경기를 마치고 숨을 고르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체전 5관왕을 달성했다. 2023.10.19 dwise@yna.co.kr
황선우는 전국체전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소속팀 동료들과 목포 시내 식당을 찾았다가 육회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
평소 날음식을 먹지 않지만, 주변 사람이 건넨 육회 한 접시가 문제가 됐다.
황선우는 발열과 배탈 증세에 시달려 이틀 만에 몸무게 약 5㎏이 빠지기도 했다.
황선우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있는 힘을 짜내 출전한 5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 모두 힘들었다"라며 "최악의 상황에서 목표한 5관왕을 달성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황선우는 "앞으로는 날음식을 먹지 않을 것"이라며 "라면도 푹 익혀서 먹을 것"이라고 했다.
식중독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황선우는 4∼5일 정도 훈련하지 않고 회복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며칠 동안은 물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최악의 여건 속에서 5관왕을 차지한 황선우는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는 "2년 전에도 5관왕을 차지했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라며 "특히 일반부 5관왕을 차지해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황선우는 서울체고에 재학 중이었던 2021년 전국체전에서 5관왕에 올라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9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부 대회로 축소 운영된 탓에 '반쪽짜리 대회'라는 지적이 있었다.
황선우는 일반부 소속으로 처음 출전한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4관왕으로 대회 MVP에 올랐고, 올해엔 일반부 개인 첫 5관왕을 달성하며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마지막까지 역영하는 황선우(목포=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가 역영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체전 5관왕을 달성했다. 2023.10.19 dwise@yna.co.kr
황선우가 올해에도 MVP를 받으면 전국체전 사상 첫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게 된다.
그는 "최초 기록은 한 사람만 세울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만큼 꼭 타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MVP는 기자단 투표로 이뤄지고, 19일 오후에 주인공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