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스럽지만, 철저히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소속 선수 2명이 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23일 이들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경찰에 신고가 접수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선수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남동경찰서 관계자는 23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통화에서 "오늘 아침 5시21분경 프로야구 선수 A, B가 인천 시내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여성의 친구가 119로 신고했다"면서 "일단 피해자 본인의 진술을 먼저 확보하고 해당 선수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차차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피해자 진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의 실체에 관해서는 좀 더 상세한 조사가 필요해보인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A, B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어제 경기를 마친 후 외부에서 술자리를 갖고 해당 여성과 함께 숙소로 들어왔다고 한다. 숙소에서 좀 더 마시다가 A선수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고, B선수와 여성이 따로 남았다"면서 "B선수는 강압에 의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경찰 조사에서 사실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은 A, B 선수가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신 뒤 함께 호텔로 들어왔다는 점, 그리고 이 가운데 B선수가 이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이 강압적으로 이뤄졌는지는 경찰 조사가 더 진행된 후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고자의 주장대로 성폭력이 이뤄졌다면 당연히 법적 처벌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만에 하나 상호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구단과 KBO의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성인인만큼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술을 마실 수는 있다. 그러나 여성을 숙소로 불러들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이 문제다.  

KBO 측은 "경위를 우선 파악하고, 위법 요소가 개입됐는 지 살펴봐야 한다.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일시적으로 참가활동 정지 등을 내릴 순 있다"고 밝혔다. 넥센 구단 역시 "사실 관계를 더 파악해야겠지만, 일단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팬들께 정말 죄송스럽다.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한 뒤에 해당 선수에 대한 자체 징계 등을 심사숙고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