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서 끝난 43세 비너스의 윔블던 도전…"잔디 때문에 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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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판서 끝난 43세 비너스의 윔블던 도전…"잔디 때문에 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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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판서 끝난 43세 비너스의 윔블던 도전…

넘어진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저 분명히 죽여 줬는데, 잔디 때문에 죽었네요."

부상을 딛고 윔블던 테니스대회에 도전한 43세의 '백전노장' 비너스 윌리엄스가 첫판 패배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윌리엄스는 3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28·우크라이나)를 상대했다.

오른쪽 무릎에 흰색 압박붕대를 칭칭 동여매고 나왔으나 윌리엄스의 샷은 강하고 정교했다.

스비톨리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2-0으로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1로 앞선 채 맞은 4번째 게임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스비톨리나

[AP=연합뉴스]

윌리엄스는 잔디코트에 미끄러지며 넘어지더니 오른 무릎을 움켜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절뚝이며 벤치로 돌아와 처치를 받고 다시 경기에 나섰으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둔해져 있었다.

윌리엄스는 결국 스비톨리나에게 0-2(4-6 3-6)으로 패해 1회전 탈락했다.

한때 동생 세리나와 함께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한 윌리엄스는 한 살 어린 동생이 지난해 은퇴한 뒤에도 코트를 지키고 있다.

프로 입문 30주년을 맞은 윌리엄스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현역 선수 중 단연 최고령이다.

성적이 좋지는 않다. 올해 나선 WTA 투어 3개 대회에서 모두 1∼2회전 탈락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행복 테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화답한 윌리엄스는 취재진 앞에 밝은 표정으로 섰다.

아쉬워하는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윌리엄스는 "잔디는 원래 미끄럽다. 언젠가는 잔디 코트에서 넘어지는 법인데, 오늘 운이 안 좋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어 "경기를 완벽하게 시작했다. 난 분명히 죽여 줬는데, 잔디 때문에 죽었다"며 아쉬워했다.

윌리엄스는 또 "대회에 참가할 때 컨디션이 좋았고,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충격적이지만, 이게 바로 스포츠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가 1997년 윔블던에 데뷔했을 때 올해 본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53명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스비톨리나는 겨우 두 살이었다.

올해 대회까지 윌리엄스는 24차례 윔블던에 출전했는데, 이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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