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갈라질 위기의 '친러' 국제복싱협회…가즈프롬과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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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라질 위기의 '친러' 국제복싱협회…가즈프롬과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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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라질 위기의 '친러' 국제복싱협회…가즈프롬과 단절

'최다 올림픽 금' 미국, IBA 탈퇴하고 신생 '월드 복싱' 가입

우즈베키스탄 타슈케트에서 개막한 남자복싱 세계선수권대회 조형물

[TASS=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의 탈퇴로 단체가 둘로 갈라질 위기에 직면한 국제복싱협회(IBA)가 '자금줄' 배후로 지목받았던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 가즈프롬과 단절을 선언했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간) 우마르 크렘레프(러시아) IBA 회장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첫날 브리핑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IBA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일어난 판정 문제와 자정 노력 부족을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종목 관장 권한을 박탈당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복싱은 IBA를 철저하게 배제한 채 IOC가 직접 예선부터 본선까지 운영했고, 2024 파리올림픽 역시 IOC가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 IBA를 이끄는 수장 크렘레프는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조력국 벨라루스 선수의 복싱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허용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남자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 등장한 러시아 국기

[TASS=연합뉴스]

지난해 10월에는 가즈프롬이 IBA 최대 스폰서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IOC와 대립각을 세웠던 IBA가 태세를 전환한 배경에는 새로 출범한 복싱 국제기구 '월드 복싱'이 있다.

미국과 영국 복싱 관계자들은 올림픽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인 복싱을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최근 스위스에 기반을 둔 월드 복싱을 설립했다.

2020 도쿄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로렌 프라이스(영국)와 은메달리스트 리처드 토레스 주니어(미국)가 대표 선수다.

미국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하는 미국 복싱(USA Boxing)은 지난달 IBA에서 탈퇴하고 월드 복싱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46년 AIBA(현 IBA)에 가입해 77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복싱은 올림픽에서 50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27개, 동메달 40개를 획득해 금메달과 메달 합계(117개) 모두 전체 1위를 달린다.

'복싱 최강국' 미국의 이탈로 단체가 둘로 쪼개질 처지가 되자, IBA가 뒤늦게 가즈프롬과 관계를 정리하는 모양새다.

우즈베키스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축사하는 우마르 크렘레프 국제복싱협회 회장

[EPA=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도 크렘레프 IBA 회장의 큰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순은에 금으로 도금한 금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을 겨냥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수들에게 순금 메달을 주는 것과 동시에 우승 선수에게 20만 달러의 상금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복싱계에서는 안 그래도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IBA가 가즈프롬과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만큼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IBA 관계자는 "아디다스와 4년 계약을 체결했고, 10개 이상의 거물 회사가 복싱 지원을 원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인도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상금을 걸었던 IBA는 한국의 오연지를 비롯한 메달 수상자에게 아직 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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