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은 지난 한 달간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 타선을 책임졌다.

비상체제였다. 구자욱이 허리 부상으로 지난 4월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6번 타순에서 26타수 10안타(2홈런), 타율 3할8푼5리로 타격감이 괜찮았던 이원석이 빈 자리를 채웠다. 이원석은 3번 타순으로 이동한 뒤 9일 수원 KT 위즈전 전까지 28개의 삼진을 당했다. 6번 타순에서 단 5개의 삼진에 그쳤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부담감이 문제였다. 타점에 대한 부담 탓에 스윙이 커졌다. 

지난 8일 기존 중심 타자 구자욱이 옆구리 부상에서 복귀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이날 구자욱을 6번 타순에 집어넣었다. 하위 타선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려 기존 3번 타순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김 감독은 "구자욱이 꾸준하게 활약해준다면 곧 3번 타순에 복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렇게 되면 이원석은 다시 6번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원석은 9일 수원 KT전에서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이었던 3회초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2루 주자 김상수를 불러들여 0의 균형을 깼다. 3-3 동점이던 7회초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KT 구원 투수 류희운과 풀카운트로 맞선 상황에서 144㎞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 시즌 7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삼진을 당한게 옥에 티였지만 타점으로 상쇄할만한 아쉬움이었다.

이원석은 9일까지 3번 타순에서 105타수 30안타(5홈런) 18타점,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삼진 한 개가 더 추가 되면서 29삼진이 됐다. 하지만 안타나 타점을 꾸준히 생산해내고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김 감독은 타선 구성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 테이블세터인 박해민-김상수가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강민호도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8일 KT전에서 무릎에 타구를 맞았던 러프는 큰 부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베테랑 박한이도 반등에 성공했고 구자욱도 부상 복귀 후 이틀 동안 9타수 5안타 2타점을 뽑아냈다. 이원석이 타순 변경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삼성 타선은 더 두꺼워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