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에 돌아온 일본 야구 국가대표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말 그대로 구름처럼 많은 일본 팬들을 몰고 다녔다.

6일 오후 6시 일본 오사카시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과 한신 타이거스의 WBC 공식 평가전 시작을 9시간이나 앞둔 오전 9시부터 구장 근처에는 오타니의 출근길을 보려는 팬이 운집했다.

오타니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오사카 시민들은 일찌감치 일본 대표팀의 평가전 티켓을 모두 구매했고, 구장 외곽에는 '현장 표를 구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정오에 시작한 한국 야구대표팀과 오릭스 버펄로스의 평가전이 끝나고 일본 대표팀 선수들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썰렁했던 교세라돔은 금세 북새통이 됐다.

그리고 오타니가 타격 연습을 위해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자 관중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일본 야구의 영웅을 반겼다.

오타니의 연습 타구가 외야 관중석에 안착할 때마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타격 연습이 끝난 뒤에는 박수로 응원했다.

한신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배팅 연습 때처럼 엄청난 비거리의 홈런 두 개를 터트렸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 2사 1, 2루에서 한신 선발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가운데 담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포를 가동했다.

사이키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 포크볼을 던졌지만, 오타니는 정확하게 공을 따라가 무릎을 꿇으며 퍼 올렸다.

힘과 기술이 결합한 완벽한 스윙이었다.

오타니는 더그아웃을 바라보고 활짝 웃으며 베이스를 돌았고, 오타니의 홈런을 직접 지켜본 관중들은 환호했다.

다음 타석에서도 오타니는 엄청난 타구를 만들었다.

4-1로 앞선 5회 2사 1, 2루에서 이번에는 왼손 투수 도미타 렌과 풀카운트 대결 끝에 몸쪽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가운데 담을 넘겼다.

일본 투수의 까다로운 포크볼과 왼손 투수의 몸쪽 공을 가리지 않고 펜스를 넘겼다.

10일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러야 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투수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장면이기도 하다.

첫 평가전 출전부터 홈런 2개로 괴력을 자랑한 오타니는 6회 대타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오타니는 WBC 사무국을 통해 "시차 때문에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 제대로 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좋은 스윙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두 번째 홈런에 대해서는 "풀카운트 대결 끝에 연타석 홈런을 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