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치어리더 김맑음이 5회말 후 그라운드 공연을 하고 있다.

이르면 1일부터 KBO리그 10개구단 선수들의 등장곡이 사라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저작 인격권과 관련한 구단 응원가 사용 이슈에 10개구단이 공동 대응을 하기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선은 선수 개개인이 타석 혹은 마운드에 등장할 때 울려퍼지는 이른바 ‘테마송’이 자취를 감춘다. ‘끝판왕’ 오승환(37·토론토)이 삼성 시절 마운드에 오를 때 울려퍼지던 수업 종료 차임벨이 대표적인 테마송이다.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협회 등과 협의를 마친 곡도 있지만 구두 합의 수준이라 추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선수 응원가와 치어리더 공연 등은 정상적으로 진행하지만 일단 선수 등장곡은 잠정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법적 분쟁이 종료된 이후 판결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 등장곡을 비롯한 일부 응원가가 최근 소송에 휘말렸다. 몇몇 저작권자(작사, 작곡, 편곡, 가수) 동의 없이 특정곡을 편곡 혹은 개사한 것을 두고 저작인격권을 위반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구단이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법정 싸움을 진행 중이다. KBO는 지난 2003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음원 저작권료를 지급하기 시작했고, 2011년부터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에도 사용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치어리더 김연정이 공연을 공연을 하고 있다.

소위 ‘떼창’으로 불리는 KBO리그 고유의 응원문화는 해외 토픽에도 등장할만큼 독창적인 문화다. 응원가 사용이 구단 수익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각 구단의 관중들에게 재미와 볼거리를 주기 위해 경쟁적으로 응원가를 도입했다. 익숙한 멜로디로 응원을 유도하는 게 효과적이라 대중가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유명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안무를 재현하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상당 수 팬이 “흥겨운 응원때문에 야구장을 찾는다”고 밝힐만큼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 2016년부터 음원을 편곡하거나 개사할 경우 저작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응원문화에 제동이 걸렸다. 각 구단이 서둘러 응원가에 사용하는 음원에 대한 저작권 협의를 완료해 큰 문제 없이 응원을 이어왔다. 선수들의 등장곡은 잠정 중단하지만 치어리딩이나 선수별 응원이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구단 마케팅팀 관계자들은 “법적 분쟁 요소가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 분쟁 중인 사안이 해결되고 나면 그에 맞춰 대응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