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지호 하남직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은 2022년 마지막 고척돔 홈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1루 쪽 홈 팬들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고척돔 일정은 모두 끝났지만, 키움 팬들을 들뜨게 할 경기가 더 남았다.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6-3으로 꺾은 뒤 "KS는 끝나지 않았지만, 홈 최종전에서 승리해서 팬들께 기쁨을 드렸다"고 뿌듯해하며 "힘든 상황이지만, 인천에서도 남은 에너지를 다 쏟아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7전4승제의 2022년 KS는 3, 4차전만 고척돔에서 열린다.

1, 2차전과 5∼7차전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SSG의 홈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치른다.

키움은 4차전에서 승리해 시리즈 전적 2승 2패 균형을 맞추고서 인천 방문길에 오른다.

홍원기 감독이 꼽은 승리의 일등 공신은 선발 이승호다.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탓에 등판이 불가능해지자, 홍 감독은 '선발 이승호 카드'를 꺼냈다.

올 시즌 내내 중간 계투로만 뛴 이승호는 이날 4이닝을 1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고, 4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홍 감독은 "오늘 이승호에게 3이닝, 투구 수 50개 정도를 기대했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서 4회까지 잘 버텨줬다. 이승호가 다른 선수의 투지를 일깨워줬다"며 "타순이 한 바퀴 돌고도 정타가 나오지 않아서 이승호에게 4회까지 맡겼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전략도 승인이었다.

키움은 0-1로 뒤진 2회말 신준우의 스퀴즈 번트를 포함해 번트 3개를 시도하며 1점을 뽑았다.

홍 감독은 "2, 3차전에서 공격 활로 뚫지 못해서, 동점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했고, 송성문의 내야 안타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다. 이용규의 기습 번트는 자신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관람석을 지킨 친구 박찬호도 작은 도움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5, 6, 7차전에 모두 오라고 해야 하나"라고 웃으며 "찬호가 와서 큰 힘이 됐다. 찬호가 온 날 이겨서 좋다"고 했다.

5회까지 6-1로 앞선 키움은 이후 SSG의 공세에 시달렸다.

하지만, 불펜진의 처절한 역투로 승리를 지켰다.

홍 감독은 "오늘 위기가 많았고, 그때마다 고민했다. 모든 선수가 보이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며 "내가 더그아웃에서 감동할 정도로 투지를 보여준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감탄했다.

9회초 2사 1, 2루에서 투수 최원태의 포구 실책으로 만루 위기가 됐을 때를 떠올리면서는 "정말 파노라마처럼 지난날이 지나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홍 감독은 "오늘이 1년 중 체력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경기였다"고 밝혔다.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도 키움은 전력상 SSG에 열세다.

당장 7일 열릴 5차전 선발도 고민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5차전 선발은 내일까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