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 ‘신태용호’가 북아일랜드와 전반을 한 골 씩 주고받으며 마쳤다. 공격에서‘유럽 신흥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북아일랜드를 지속해서 두드리며 선전했다. 수비 역시 나쁘지 않았으나 상대 예리한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졌다. 월드컵을 앞두고 ‘쓴보약’을 마셨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에서 킥오프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손흥민~김신욱~권창훈 공격 삼각 편대를 앞세운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2선엔 이재성~기성용~박주호가 짝을 이뤘다. 포백 수비엔 김진수~장현수~김민재~이용이,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애초 손흥민을 축으로 한 4-4-2 포메이션 등 플랜A를 북아일랜드전에서 집중 점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 공격의 핵인 손흥민 뿐 아니라 최근 A대표팀에서 두각을 보인 김신욱을 동시에 선발로 기용, 투톱도 아닌 세 명의 공격수를 전면에 배치하는 변화를 줬다. 

한국은 초반부터 손흥민 권창훈 좌우 공격이 살아났고, 기성용과 박주호가 이끄는 중원이 안정적으로 패스를 공급하면서 북아일랜드 수비를 공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조니 에반스(WBA)가 이끄는 북아일랜드 수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6실점만 내주며 철통 방어를 뽐냈다. 정예 멤버가 모인 한국은 북아일랜드 수비를 초반 흔들었다. 상대 경계 1순위인 손흥민이 초반부터 왼쪽에서 북아일랜드 수비를 흔들면서 예리한 크로스와 슛으로 위협했다. 특히 손흥민과 김진수, 권창훈과 이용 등 측면 요원간의 유기적인 원투 패스로 북아일랜드 수비 뒷공간을 흔들었다. 기성용과 박주호는 중원에서 상대와 힘겨루기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좌우로 양질에 패스를 넣었다.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이 나왔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박주호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든 권창훈을 향해 정확한 로빙 패스를 넣었다. 권창훈이 절묘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돌려세운 뒤 골문 왼쪽을 바라보고 정확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북아일랜드 수비는 보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완벽한 패스워크가 빛난 장면이다.

당황한 북아일랜드 수비는 후방 깊숙하게 내려와 한국 공격을 차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기세를 올리면서 경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전반 20분 상대 세트피스에 당했다. 페널티박스 정면 20여m 지점에서 다이렉트 슛을 예상했는데 북아일랜드는 재빠르게 오른쪽 제이미 워드에게 공을 연결했다. 워드가 날카롭게 차 올린 공을 김민재가 걷어내려다가 골문에 차 넣었다. 자책골이었다. 

김민재. 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전반 25분 기성용이 오른쪽을 파고든 이용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내줬다. 이용이 논스톱으로 문전 쇄도한 김신욱을 향해 크로스했다. 김신욱이 넘어지며 발을 갖다댔으나 아쉽게 빗맞으며 골키퍼에게 잡혔다. 북아일랜드에 동점골을 내줬으나 초반처럼 지속해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북아일랜드도 몇차례 예리한 역습을 펼쳤으나 김민재 장현수가 이끄는 수비진은 일대일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막판 김진수가 불의의 부상으로 김민우가 교체로 들어갔다. 

경기력은 전반적으로 으뜸이었다. 다만 허를 찌르는 상대 세트피스에 대한 대비, 값진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