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야구인' 류중일(55)의 목표는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였다. 

하지만 이제 그는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생애 처음으로 삼성을 적으로 만나는 류중일 LG 감독의 목표가 바뀌었다. "이겨야죠." 삼성을 이기겠다는 의미다.

LG는 27∼29일 잠실에서 삼성과 홈 3연전을 치른다. 

이 3연전은 류 감독에게 매우 특별하다. 

류 감독은 1987년 삼성에 입단해 '명 유격수'로 활약했다. 1999시즌 종료 뒤 은퇴한 류 감독은 곧바로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삼성 사령탑'에 올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정규시즌 통합우승(2011∼2014년),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2011∼2015년)의 대업을 이뤘다. 

2016시즌을 끝으로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류 감독은 2017년에도 '기술 자문'으로 삼성과 연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제 그는 LG 트윈스 감독이다.  

올해부터 LG를 이끄는 류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두 차례 삼성과 맞섰다. 삼성과 시범경기는 치르지 않았고, 정규시즌에서는 개막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삼성과 첫 맞대결을 펼친다.  

가끔 류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삼성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이승엽(은퇴), 오승환(토론토 블루제이스), 배영수, 권혁(이상 한화 이글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박석민(NC 다이노스) 등 오랜 시간 함께 뛴 선수들이 이제 삼성에 없다. 그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류 감독과 인연이 깊은 '삼성맨'들이 라이온즈에서 뛴다. 사령탑 김한수 삼성 감독만 해도 선·후배로, 코치와 선수로, 감독과 코치로 인연을 이어갔다. 

그라운드 위에서 양보는 없다. 삼성은 10위(10승 18패)로 처졌다. 반면 LG는 최근 6연승 신바람을 내며 단독 3위에 올랐다.  

익숙한 삼성 제자들도 류 감독의 눈에는 '이겨야 할 상대'다. 

류 감독은 "이겨야죠"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