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에 '시즌 첫 골'…기성용 '서울에서 첫 트로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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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에 '시즌 첫 골'…기성용 "서울에서 첫 트로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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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에 '시즌 첫 골'…기성용

FA컵 결승 1차전 선제골로 전북 상대 시즌 마수걸이 득점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4)이 이번 시즌 내내 느끼지 못하던 골 맛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가 걸린 결승에서 처음으로 보며 팀의 우승 희망을 피워 올렸다.

기성용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FA컵 결승 1차전 시작 3분 만에 0-0 균형을 깨뜨리는 선제골을 폭발, 서울이 전북과 2-2로 비기는 발판을 놨다.

기성용은 앞서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35경기에 출전했으나 도움만 하나를 기록했다.

FA컵에서도 두 차례 출전해 골은 없었으나 우승이 걸린 경기에서 리그 준우승 팀인 전북을 일격한 한 방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팀이 이후 전반 38분 조영욱의 추가 골까지 나와 2-0으로 앞서가다가 두 골을 내리 내주며 승리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기성용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한 골이었다.

그는 "올해 골대도 많이 맞히고 리그에서 골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한 골이라도 넣어서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기성용은 중거리 슛으로 터뜨린 골 장면 외에도 공수 가리지 않는 맹활약으로 서울의 중심을 잡았다. 특유의 정확한 롱 패스도 여러 차례 나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메운 1만2천여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기성용은 "지난 수원FC와의 리그 마지막 경기도 그렇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선수들을 믿고, 편하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니 플레이도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골을 넣은 뒤엔 양팔로 헤엄을 치는 듯한 세리머니로 궁금증을 낳기도 했는데, "제가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라서 세리머니를 잘 준비하지 못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원래는 서포터스석까지 달려가려고 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지)동원이가 골을 넣으면 자기에게 달려오라고 한 것도 깜빡 잊고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설명했다.

'클래스'를 증명하는 맹활약에도 기성용은 이날 2-2 균형 속에 양 팀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이어지던 후반 21분 팔로세비치와 교체돼 나가며 30일 2차전을 기약했다.

기성용은 "코치진 권한이라 제가 얘기할 부분은 없지만, 몸이 상당히 가벼워서 후반에도 하나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터라 개인적으로는 그때 교체된 것이 아쉽다"며 "코치진의 판단을 존중하고, 금방 또 2차전이 있기 때문에 더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와 영국에서 모두 우승해봤는데, 서울에선 아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다. 어릴 땐 기회가 많이 올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낀다"며 "저에겐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다. 오늘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2차전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창때 각자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함께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는 '절친' 이청용(울산)과 구자철(제주)이 전해준 좋은 기운은 그에겐 큰 힘이 된다.

기성용은 "선수로서, 친구로서 가장 좋아하는 청용이가 K리그1 최우수선수(MVP)를 받고, 자철이도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고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며 "제가 FA컵에서 우승함으로써 3명이 모두 좋은 모습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자고 서로 얘기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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