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여자농구 자존심 살린 박혜진 '첫 국내 평가전이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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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여자농구 자존심 살린 박혜진 "첫 국내 평가전이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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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여자농구 자존심 살린 박혜진

팀내 최다 22점 폭발·연장서 '펄펄'…"안 들어가도 계속 쏘려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저도 대표팀에서 오래 뛰었지만 국내에서 하는 평가전은 처음이거든요."

연장에서만 5점을 몰아넣으며 라트비아와 2차전을 승리로 이끈 박혜진(32·우리은행)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표팀 간 평가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20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라트비아와 KB국민은행 초청 2022 여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71-66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도 56-55, 한 점 차로 신승한 대표팀은 접전 끝에 연승으로 이번 평가전을 마무리하게 됐다.

박혜진은 경기 후 중계진에 "처음으로 하는 국내 평가전이라 나도 긴장이 많이 됐다. (국내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부담감이 커 어제 몸이 굳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어제보다는 괜찮았다. 그래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가기 전까지 숙제가 너무 많다"며 "선수들이 이를 알고 서로 잘 맞췄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다음 달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FIBA 여자 월드컵 대비차 대표팀과 라트비아 간 두 차례 평가전을 추진했다. 여자농구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진행된 대표팀 간 평가전이다.

월드컵에서 미국(1위), 벨기에(5위), 중국(7위), 푸에르토리코(17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26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된 한국으로서는 장신 선수가 많은 라트비아가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로 이날 리바운드를 12개 더 내주는 등 '높이 열세'를 체감한 가운데 박혜진이 팀 내 최다인 22점을 폭발하며 안방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4쿼터 종료 34초 전 수비 틈을 비집고 들어간 박지현이 어렵게 올려놓은 슛이 흘러나오자, 이를 박혜진이 풋백 득점으로 연결하며 62-60으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이 득점으로 대표팀은 승기를 잡은 듯했지만, 대표팀은 쿼터 종료 직전 일제 제이콥소네에게 3점을 얻어맞고 64-64 동점을 허용했다.

박혜진은 이 장면을 되돌아보며 "누구 매치업인지 모르겠는데, 16번 선수(제이콥소네)가 (마크 없이) 혼자가 됐다"며 "내가 (막으러) 뛰어가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손을 끝까지 뻗었는데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은 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아쉬워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한 박혜진은 연장에서 펄펄 날았다.

3점 라인 두 걸음 뒤에서 과감한 3점을 성공한 박혜진은 자유투까지 모두 침착하게 성공하며 71-66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전날 3점 2개를 시도하는 데 그쳤던 박혜진은 이날에는 3점 6개 중 4개, 자유투는 6개 중 모두 집어넣는 고감도 슛 감을 선보였다.

박혜진은 "요즘 연습할 때 슛 감이 좋지 않아 조금 우울하고 속상한 상태였다"며 "오늘은 무리하더라도 슛을 쏴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들어가도 계속 쏘려고 해서 중요한 순간에 들어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박혜진은 "박지수의 빈자리가 큰 것은 선수들이 다 인지하고 있다. 체육관에서 그 한 명의 몫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응원해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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