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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은 손흥민 덕에 외롭지 않았지만 잉글랜드에서는 외로웠다.


잉글랜드는 16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리그A 2조 5라운드 경기에서 벨기에에 0-2로 패배했다.

3-4-2-1 포메이션을 선택한 잉글랜드는 케인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메이슨 마운트와 잭 그릴리쉬로 뒤를 받쳤다. 이번 경기에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처럼 케인의 연계 능력을 활용하려고 했다.

문제는 케인이 중원으로 내려왔을 때 손흥민처럼 종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침투하는 선수가 잉글랜드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일단 케인을 지원하는 그릴리쉬와 마운트가 모두 공간 침투를 잘한다고 보기엔 어려운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 모두 손흥민처럼 달려나가면서 공을 받는 것보단 직접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전진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릴리쉬와 마운트가 케인이 내려오면서 만들어준 공간을 이용하지 못하자 잉글랜드의 공격은 비효율적으로 진행됐다. 케인이 중원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도 패스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측면으로만 볼이 배급됐기 때문이다. 케인의 움직임은 중원의 숫자를 늘려주는 걸 제외하면 팀에 큰 이점을 가져다줄 수 없었다.

비효율적인 공격은 되려 케인의 체력적인 부담만 키웠다. 케인이 연계를 위해 내려오면 잉글랜드는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받아줄 공격수가 부족했기에 케인은 패스를 내주면 곧바로 전방으로 올라가야 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이나 다른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연계한 뒤에 천천히 전방으로 복귀하는 케인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결국 케인은 내려와서 연계도 해주고, 다시 전방으로 침투해 공격도 해결해야 했다. 혼자서 맡기에는 부담스러운 역할을 두 개나 맡은 것이다. 자신에게 부담감이 쏠리자 토트넘에서 간결한 플레이를 보여주던 케인은 혼자서 직접 드리블해 슈팅까지 연결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끝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25분 공간 침투가 가능한 제이든 산초와 페널티박스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도미닉 칼버트 르윈을 투입해 케인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케인은 이미 지친 상태였고, 잉글랜드의 공격은 무뎠다. 경기 내내 손흥민이 그리웠을 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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